In another world, I run a territory with my own rent RAW novel - Chapter (11)
제11화
11화 : 준비하다
“상태 창.”
이름 : 에이든 사론톤.
종족 : 인간.
칭호 : 페어리 프린세스.
레벨 : 15 경험치 : 25.43%
특성 : [건물주]
힘 : 20 민첩 : 20 체력 : 20 운 : 20
폭풍 현질의 결과.
레벨이 무려 4개나 더 올랐다.
“저쪽 세계에서 이런 식으로 레벨 업 할 수 있었으면, 대박이었을 텐데.”
경험치를 돈으로 살 수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진다면, 협회나 거대 길드에 들어가서 지원만 받으면 SS급 헌터까지는 순식간에 올라갈 수 있었을 터.
“일단 필요한 건, 다 지었고.”
10,880골드밖에 남지 않았다.
건물 세 개를 지었을 뿐인데, 9,000골드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평민의 90개월의 생활비가 손가락을 몇 번 까딱이는 것으로 사라졌다.
허공중에서 골드가 사라졌을 때, 아름답게 사라지고 난 다음 일어난 공허함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었다.
“월급날, 공과금 나가는 느낌이네.”
공과금과 다른 점이라면, 이건 그에게 필요한 지출이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된 이상, 반드시 영지를 지킨다.
쓴 만큼 회수하기 위해서.
편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헤스티아 영지를 원작처럼 만들지 않아야 한다.
“마수 따위가 감히 내걸 노려? 내 꿀 같은 노후를 방해한다면 누구라도 용서할 수 없지.”
에이든은 다섯 명의 기사를 불러 모았다.
“영주님……. 무슨 일로?”
기사들은 에이든의 눈치를 살폈다.
에이든은 앉아 있는 기사를 살피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도 그럴 것이 기사들의 행색이 이상했기 때문이다.
“너희 왜 앞치마를 입고 있는 거야?”
기사들은 갑옷 대신 앞치마를 입고 있으며,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거기에 용맹스럽게 검을 들어야 할 손으로 먼지떨이를 들고 있었다.
“저……. 그게……. 비앙카 님께서 청소를 도우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저택은 넓고, 오랫동안 관리가 되지 않았다.
비앙카와 알프레도가 열심히 청소하고 있지만 건드려야 할 것이 많았다.
그래서 놀고 있는 기사를 동원한 모양이다.
‘하긴, 아직 연무장도 제대로 안 되어 있으니까, 단련할 곳도 없겠지.’
정말 돈이 들어갈 곳이 차고 넘쳤다.
저택도 한번 손을 봐야 했고, 아직 영지에는 부족한 것들이 너무 많았다.
어째 편한 노후를 보내려면 그 과정이 굉장히 험난할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후우, 됐고, 갈아입고 와. 검도 가지고 와.”
“아, 알겠습니다!”
기사들은 후다닥, 나가서 제대로 갖춰 입은 후, 돌아왔다.
이전에도 봤지만 기사들의 장비도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기사들은 마수의 습격을 받으면 최전방에 서서 싸워야 할 존재.
저런 장비로는 얼마 버티지 못할 거다.
“하아…….”
에이든이 못마땅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자, 한참 눈치를 보고 있던 릴이 동료의 재촉에 총대를 멨다.
“저……. 영주님.”
“왜?”
“그런데 왜 갑자기 이렇게 모이라고 하, 하신 겁니까? 물론, 불만은 없지만요. 누구의 부름인데 저희가 불만을 품겠습니까. 하지만 왜…….”
“마수가 온다.”
“마수요?”
“어.”
마수라는 말에 기사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마수의 습격을 막은 지, 아직 2주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영주님, 마수의 숲에 서식하는 마수는 일정 주기마다 내려옵니다. 2주 전에 마수를 막았는데, 또 오는 건…….”
“왜? 그럼 내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거야?”
“그, 그건 아닙니다!”
“아무튼, 마수가 오는 건 확정이야.”
“그걸 어떻게…….”
퀘스트에 나왔거든, 이라고 설명은 할 수 없었다.
그에 에이든은 미리 준비해 놓은 답변을 꺼내 놓았다.
“요정에게 들었다.”
“요정에게!?”
“그래, 너희도 알고 있겠지? 나는…….”
“페어리 프린세스라고 들었습니다.”
“…….”
에이든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많은 별명 중에 페어리 프린세스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머리가 아프긴 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것보다는 우선 마수를 막는다.’
“아무튼, 요정에게 들었어. 앞으로 10일 후, 마수가 영지를 습격한다고 하더군.”
“요정이 그런 것까지…….”
“대단하군요.”
“그런데 마수라……. 그럼 용병 길드에 의뢰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영주 대리는 항상 그렇게 했는데.”
용병 길드에 의뢰한다.
확실한 방법이긴 했다.
다만.
“열흘 안에 의뢰를 받고, 용병이 헤스티아 영지까지 오는 게 가능해?”
“그것도 그렇군요.”
릴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용병 길드가 존재하는 가장 가까운 영지까지 가려면, 마차를 타고 일주일은 가야 했다.
아무리 빨라도 의뢰를 하고, 모집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그럼…….”
“우리끼리 막아야 한다.”
“그, 그게 가능합니까!?”
“가능하게 해야지.”
반드시.
편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 개꿀 빠는 인생을 살기 위해서.
‘내 거 건드리면 다 뒈지는 거야.’
* * *
에이든은 릴을 제외한 기사들에게 명령을 내려 영지 파악에 나섰다.
지금 중요한 건, 싸울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다.
마수가 얼마나 올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싸움이 가능한 인원은 최대한 뽑아야 했다.
“저는 뭘 합니까?”
“마수의 숲에 다녀와.”
“마, 마수의 숲에요!? 저 혼자요!?”
“그래.”
“하, 하지만 마수의 숲은 너무 위험한데요!? 저 그러다가 죽어요!”
“괜찮아, 이걸 쓰면 되니까.”
에이든은 주머니에서 연고 하나를 꺼냈다.
이건 그가 특별히 제조한 연고다.
약초 화원에서 레이션과 라이센을 각각 1골드와 5골드를 사용해 구매하고 수확해 적당한 비율로 섞은 연고다.
원작에서 주인공들이 마수가 많은 지역을 지나갈 때, 쓰던 것이 떠올라서 만들었다.
“이건 뭡니까?”
“이걸 바르면, 당분간은 마수에게 공격받지 않을 거야.”
“그, 그런 약초가 있습니까?”
“어, 있어.”
“이걸 어떻게……. 설마 이것도 요정이?”
“……맞아.”
요정의 핑계는 정말 편했다.
뭘 해도, 그냥 요정이 알려 줬다~ 요정이 해 줬어~ 하면.
“오오! 역시 신비로운 요정이군요!”
이렇게 어물쩍 넘어가는 것이 가능했다.
요정의 이름만 팔면, 프리 패스로 넘어가서 에이든은 어지간한 일이라면 전부 요정의 이름을 팔았다.
만약 요정이 알면 종족명을 도용당했다면서 하소연을 했을 일이었다.
“그걸 몸에 바르면 마수가 너에게 접근하지 않을 거야. 그동안 알아봐. 할 수 있지?”
“하, 하지만…….”
“못 하겠어?”
에이든의 눈빛에 릴은 흠칫, 몸을 떨었다.
그의 눈빛은 기사 아카데미에서 꼰대라고 불렸던 선배가 자신을 보던 그것과 똑같았다.
‘까라면 까.’
* * *
릴이 울면서 마수의 숲으로 떠났다.
그동안 에이든은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당장 즉완권을 쓰고 싶지만…….’
“돈이 없네.”
즉완권은 남은 시간 1시간에 500골드.
대장간이나, 병사 훈련소, 의원에 즉완권을 쓰려면 지금 가지고 있는 거로는 부족했다.
하루 정도는 기다려야 할 거 같았다.
몇 시간 후, 기사가 돌아왔다.
“영주님, 대충 파악은 했습니다.”
“인원은?”
“224명 정도 있습니다.”
영지라고 하기에는 너무 초라한 숫자였다.
그 정도면 영지가 아니라, 마을이라고 불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그중에 싸울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신체 건장한 사람을 뽑으면 70명 정도 될 거 같습니다.”
마수가 얼마나 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영지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것보다 더 많은 인원이 필요했다.
에이든은 허들을 낮췄다.
“만약 여자까지 끼우면?”
“여자까지 합세한다면……. 155명 정도는 될 거 같습니다.”
“좋아. 그리고 영지에 대장장이가 있나?”
“있습니다.”
다행히 헤스티아 영지에 대장장이가 남아 있는 듯했다.
에이든은 곧바로 기사, 랄스의 안내를 받아 대장장이를 찾아갔다.
대장장이는 대장간에서 요정들에게 들려 쫓겨난 상태였다.
그는 멍하니, 대장간을 보고 있었다.
들어가고 싶어도 요정들이 막고 있으니, 어떻게 할 수 없었다.
그러다 대장장이는 에이든을 발견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영주님, 오셨습니까?”
“그래, 이름이……?”
“전 레비라고 합니다.”
레비는 건강한 구릿빛 피부에 대장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근육질 몸매의 남자였다.
이제 50대 초반쯤 되어 보였다.
“영주님, 한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여쭈어도 괜찮을까요?”
“뭔데?”
“저……. 요정이 저를 갑자기 내쫓았는데, 혹시…….”
“아, 내가 시킨 거다.”
“어째서…….”
“지금 영지로 마수가 찾아오고 있다.”
“……마수가 말입니까? 어떻게 그걸…….”
“요정이 알려 줬어.”
“아……. 그렇군요, 요정이…….”
에이든은 요정의 이름을 파는 것을 망설이지 않았다.
순간, 대장간에서 망치질하던 몇몇 요정이 이상한 시선을 보냈지만, 끝까지 외면했다.
어찌할 건데?
신고라도 할 거야?
할 테면 해 보라는 식이었다.
“마수가 온다면 준비해야겠군요. 당장 용병 길드에…….”
“아니, 시간이 부족해. 우리끼리 막아야 해.”
“……저희끼리 막는다니,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말 그대로야. 용병 길드에 의뢰하기엔 시간이 부족해.”
“……시간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10일.”
레비는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막을 순 있습니까?”
“막을 수 있어. 요정이 날 도와줄 거니까.”
“요정이 도와준다라…….”
그는 대장간을 고치고 있는 요정을 보더니, 이해했다는 듯, 에이든에게 시선을 돌렸다.
“요정들이 대장간을 고쳐 주고 있다는 건, 저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는 것이겠지요.”
“맞아.”
“뭘 하면 됩니까?”
그 말에 에이든은 씩- 웃었다.
기사들이 인원수 파악에 나섰을 때, 에이든은 어떻게 마수를 막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에이든은 근처에 있는 나뭇가지를 주워, 바닥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설계도였다.
조잡하며, 엉성한 설계도이긴 하지만, 레비는 진지하게 그것을 보고 있었다.
“활이군요.”
“맞아. 하지만 활은 숙련된 사람도 쓰기 힘들지. 그래서 이거라면…….”
“그저 당기고, 레버를…….”
“방아쇠야.”
“그렇군요. 방아쇠를 누르면 화살이 쏘아지는 것이니……. 초보자라도 손쉽게 쓸 수 있겠군요.”
활을 쏘는 데 가장 힘든 건, 화살로 적을 맞추는 것에 있었다.
잘못하면 화살이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서 아군에게 맞을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왕국에서도 궁수를 키울 때, 오랜 시간을 들인다.
‘하지만 이거라면, 적응만 하면 능숙하게 적을 맞출 수 있겠구나.’
조금 이상한 모양이긴 하지만, 그 실용성은 혁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영주님……. 이건 도대체 뭡니까?”
“뭐긴.”
에이든은 씩- 하고 웃었다.
에이든이 레비에게 보여 준 것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법한 바로 그것이었다.
한국의 전통 무기.
“쇠뇌야.”
* * *
그리고 다음 날.
[대장간 건축이 완료되었습니다.] [병사 훈련소 건축이 완료되었습니다.]의원은 일찌감치 건축이 끝났고, 뒤이어 대장간과 병사 훈련소 건축이 끝났다.
“이걸로…….”
에이든이 쇠뇌 양산에 나서려고 할 때.
다른 메시지가 떠올랐다.
[건물주 상점이 갱신되었습니다.]갑자기 건물주 상점이 갱신되었다.
에이든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건물주 상점에 들어갔다.
[포탑 공장 LV. 1 – 5,000골드.]“이게…….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