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other world, I run a territory with my own rent RAW novel - Chapter (120)
제120화
20화 : 블랙아웃 길드(1)
블랙아웃 길드.
정식으로 등록되지 않은 불법 길드로 보통 음지에서 일한다.
음지의 특성인가?
이런 길드의 경우, ‘어둠 길드’라고 불리면서 보통은 더러운 일을 도맡아 한다.
겉으로 드러나서는 안 될 더러운 일을 한다든가 혹은 귀족들에게 의뢰를 맡고 살인, 납치 같은 일도 맡았다.
‘블랙아웃 길드는 원작에서도 몇 번인가 언급된 어둠 길드 중 하나지.’
원작에서도 블랙아웃 길드는 몇 번이나 나왔기에 에이든도 잘 알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살인과 납치는 기본이다.
인신매매도 하고, 이놈들은 흑마법사와 거래하는 것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원작에서는 사람들을 납치해서 흑마법사에게 팔아넘겼지?’
주인공이 블랙아웃 길드를 찾은 이유도 흑마법사와 관련된 길드였기 때문이다.
우연히 발견한 흑마법사의 연구실에서 자행된 끔찍한 인체 실험.
한쪽에는 실험당해 잔혹하게 죽은 인간들이 쓰레기처럼 산을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그 연구실에서 발견한 문서에서 블랙아웃 길드와 거래한 명세서를 발견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에스텔을 구하고 블랙아웃 길드에게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하는 내용이었던가?’
블랙아웃 길드는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된다.
원래 이런 길드는 영주가 직접 나서서 처리해야겠지만, 아쉽게도 영주는 움직일 수 없다.
‘약점이 잡혀서 그렇다고 했지?’
이들이 에스텔에게 대놓고 그런 짓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경비대에 넘겨도 의미 없던 것도.
영주의 약점을 블랙아웃 길드의 마스터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치명적인 약점이라 영주는 어쩔 수 없이 블랙아웃 길드의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여기야?”
에이든은 눈앞에 있는 작고 허름한 주점을 보며 말했다.
“맞습니다. 이곳 지하가 블랙아웃 길드의 본거지입니다.”
“용케 알아냈네?”
“원래 맞다 보면 자연스럽게 입이 가벼워지기 마련이죠.”
“거짓말일 가능성은?”
“없습니다.”
“그걸 어떻게 아는데?”
“패다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놈이 거짓말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어떻게?”
“느낌적으로?”
“…….”
에이든은 고개를 저었다.
아쉽게도 원작에서는 블랙아웃 길드가 어디에 있는지 자세히 나와 있지 않았다.
시간대가 달랐다.
‘원래라면 더 나중에 주인공이 이곳을 찾아왔었지? 그때는 에스텔이 이미 블랙아웃 길드에 잡혀 있고.’
리오는 이미 죽어 있고 말이다.
원작에 의지하기엔 시간대가 다르기에 이런 식으로 발품을 팔 수밖에 없었다.
“일단 들어가자.”
“들어가시죠.”
한스가 앞장서서 허름한 주점 안으로 들어가고 에이든이 그 뒤를 따랐다.
그렇게 둘이 주점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우르르르!!
테이블에 앉아 있던 이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둘을 향해 검을 뽑았다.
주점 주인은 들고 있던 맥주를 던지려는 포즈까지 취하고 있었다.
날카로운 살기와 적의가 물씬 풍기고 있었다.
그때.
한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영주님.”
“응.”
“아무래도 여기가 맞는 거 같습니다.”
“내가 봐도 그런 거 같거든?”
“역시…….”
한스는 부드럽게 주먹을 쓰다듬었다.
“주먹이라면 안 될 것이 없군요.”
“…….”
“얼마나 쉽습니까.”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 경우, 몸이 너무 좋아서 머리가 좀 나빠도 괜찮은 거 같았다.
“저놈들이다!”
“죽여!”
블랙아웃 길드원이라고 생각되는 이들이 둘을 향해 달려들었다.
제대로 배운 게 아닌 건지, 빈틈투성이였다.
한스는 앞으로 나아가며 달려드는 이들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멍청한 놈!’
검을 맨손으로 상대하려고 하다니.
심지어 그런 검을 향해 주먹을 뻗는다는 건, 대놓고 손을 잘라 달라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괜히 쫄았네!’
길드 마스터의 명령이 있었다.
이곳을 찾아오는 놈들이 있으면 죽이라는 명령이었다.
누굴 죽이는 건, 늘 하는 일이었기에 거부감은 없었다.
어둠 길드에 들어왔다는 것 자체가 어딘가 나사 하나가 빠져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죄책감이나 양심 같은 것을 바랄 순 없었다.
그리고 찾아온 방문객!
솔직히 한스를 처음 봤을 때, 엄청 쫄았다.
험상궂은 얼굴에 얼굴을 가로지르는 흉악한 흉터!
거대한 체구에 터질 듯한 근육에서 느껴지는 압도적인 존재감까지!
그런 그를 보면 감히 누구라도 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마스터의 명령은 절대적이었기에 일단 달려들었는데 이토록 멍청한 놈이라니!
쫄 필요가 없었다.
‘일단 놈을 처리하고 뒤에 있는 놈까지 죽이면 깔끔하게 끝낼 수 있겠지.’
그는 자신의 계획이 성공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고 있었다.
다음 순간, 검과 주먹이 부딪쳤다.
쨍그랑!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보통 검과 주먹이 부딪치면 주먹 쪽이 다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검이 부러지며 한스의 주먹은 그대로 남자의 면상에 꽂혔다.
퍼어어억!
“커헉…….”
한 방에 남자를 보내 버린 한스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을 발했다.
남자를 처리하는 순간, 다른 길드원이 그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피하긴 늦었다.
한스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나는! 피하지 않는다!”
울끈불끈!
순간!
그의 몸을 감싸고 있던 옷이 터지는 것과 동시에 근육이 부풀어 올랐다.
보통 사람이라면 피했어야 할 상황이지만, 한스는 그런 상황 속에서 도리어 포징을 취했다.
까앙!
“…….”
“근육으로…… 검을 막아?”
“인간의 몸에서 왜 쇳소리가 나는 거지?”
이곳에 있는 그 누구의 검도 한스의 근육을 베는 건 불가능했다.
극한으로 단련된 그의 근육은 이제 갑옷이라고 해도 될 수준이었다.
“미친놈.”
에이든은 맨몸으로 검을 부수고 검을 막는 한스를 보며 질린 표정을 지었다.
인간의 한계는 끝이 없다고 한다.
그래도 저건 너무하지 않나?
‘진검을 근육으로 막아? 저게 가능해?’
원래라면 절대로 불가능했다.
아무리 근육을 단련해도 검을 막을 수 있을 정도로 단련하는 건, 불가능하니까.
하지만 한스는 그 불가능을 가능의 영역까지 끌어내렸다.
지금의 그라면 총알도 맨몸으로 버텨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완전 하드 탱커네.”
* * *
“이게 무슨 소란이냐?”
블랙아웃 길드 마스터, 아르고는 밖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에 얼굴을 구겼다.
그에 길드원이 고개를 숙였다.
“아무래도 침입자가 온 모양입니다. 아르고 님께서 말씀하셨던, 그 침입자가 아닐까요?”
“아아, 그럴 수 있겠군.”
아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꼬맹이는?”
“약을 먹이고 방 안에 가둬 놨습니다.”
“잘 보살펴라. 귀중한 인질이니까.”
“그런데…… 한 가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뭐지?”
“그 에스텔이라는 인간에게 왜 그렇게까지 하시는 겁니까?”
길드원은 아르고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었다.
에스텔은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처럼 보였다.
딱히 강해 보이지도 않고, 머리가 좋은 거 같지도 않았다.
처음 아르고가 그를 영입한다고 했을 때도 그냥 그러려니 했었고, 실패할 때도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르고는 그를 포기하지 않고, 이번엔 사기꾼까지 동원해서 그를 함정에 빠트렸다.
그는 아르고가 왜 계속 그에게 그 정도로 신경을 쓰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거야 당연히 길드를 위해서지.”
“길드요?”
“그래.”
예전 아르고는 우연히 에스텔과 함께 일했었던 적이 몇 번 있었다.
그때 보였던 그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상인이었던 그는 뛰어난 정보 수집 능력을 갖추고 있었고 협상 능력도 좋았다.
거래 수완도 얼마나 좋은지 남들은 따내지 못했었던 일거리도 금방 따냈었고 서류 작성 능력도 뛰어났다.
“에스텔, 그놈이 있다면 우리의 길드는 금방 올라갈 수 있어.”
어둠 길드도 결국 ‘장사’하는 길드라고 할 수 있다.
에스텔이 있다면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지금의 길드를 더 크게 만들 수 있었다.
“그 정도입니까? 보기엔 평범해 보였는데…….”
“원래 그런 놈이 더 대단한 법이지.”
쿠웅! 쿵쿵!
그렇게 둘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동안에도 밖은 계속 소란스러웠다.
아르고는 짜증 난다는 듯이 얼굴을 찡그렸다.
“정리가 오래 걸리는군.”
그의 심기 불편한 목소리에 길드원은 황급히 고개를 숙이며 그의 눈치를 살폈다.
“크흠, 아무래도 제압이 여의치 않은 모양입니다. 제가 금방 확인하고 오겠습니다.”
“빨리 정리해라.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있으니까.”
“알겠습니다!”
* * *
확인을 위해 밖으로 뛰어나온 길드원, 마크는 얼굴을 구겼다.
“이 빌어먹을 놈들! 도대체 뭐 하고 있는데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거야!”
들어온 보고에 의하면 침입자는 고작 둘!
길드원들의 저력을 생각하면 금방 처리할 수 있는 숫자였다.
‘이놈들 설마 또 놀고 있는 건 아니겠지? 안 그래도 아르고 님의 심기가 불편한데…….’
마크는 짜증을 내며 계단을 타고 주점으로 올라왔다.
홀과 연결된 문을 열고 나온 그는 신경질적으로 소리를 쳤다.
“야! 정리가 왜 이렇게 오래 걸려!? 지금 마스터의 심기가 불편해서…….”
끔뻑끔뻑.
홀로 나온 마크는 눈을 끔뻑였다.
뭔가 이상했다.
원래라면 지금쯤 길드원이 침입자를 제압하고 있어야 했는데 상황이 정반대가 되어 있었다.
“후웁! 으하하! 그딴 검으로 나의 근육에 상처를 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 단백질이나 더 먹고 와라!”
오히려 길드원이 쓰러져 있었고 그 가운데에서 웬 이상한 놈이 포징을 취하고 있었다.
“오우……. 몸매가…….”
근육이 살벌했다.
마크는 태어나서 맹세코 저런 근육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저 등 근육을 봐라.
흉악한 악귀가 웃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게 뭔…….”
“너.”
그때였다.
이런 난장판 사이에서도 태연하게 앉아 있는 한 남자가 자신을 보고 있었다.
남자는 손가락을 까딱였다.
그의 살벌한 눈빛에 마크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는 눈치가 빨랐다.
딱 봐도 각이 나왔다.
‘이건 못 이긴다.’
“저……. 크흠, 저희 대화를 하는 게 어떨까요?”
“대화? 좋지, 나도 대화하는 걸 좋아하거든.”
“아하하, 그, 그렇죠. 그런데…… 왜 주먹을 말아 쥐시는 거예요? 그리고 왜…… 다가오시는 거죠?”
남자가 일어나 다가오자 마크는 흠칫, 몸을 떨며 뒤로 주춤했다.
그에 남자, 에이든의 입꼬리가 기분 좋게 말려 올라가고 있었다.
“나는 이쪽 대화(물리)를 더 좋아하거든.”
* * *
“괜찮을까요?”
“괜찮을 겁니다.”
에스텔은 에이든의 당부로 트로이와 함께 집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과연 둘만 보내도 괜찮을까?
에이든이 안심해도 된다고는 했지만, 상대는 길드다.
아무리 둘이 강하다고 해도 단체를 이기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안 되겠습니다. 직접 가서 확인해 봐야 할 거 같습니다.”
“그냥 여기서 영주님을 믿는 게 어떻습니까? 영주님은 강하십니다. 한스도 강하고.”
“하지만 상대는 길드입니다. 둘이서는 힘들 수 있습니다.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을…….”
“그러지 말고 기다리는 게…….”
“그럼 트로이 님은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십시오. 제가 가서…….”
“이거 참……. 이건 안 쓰려고 했건만…….”
“무엇을…….”
그때.
에스텔은 보았다.
트로이가 품속에서 기다란 장침을 꺼내는 것을 말이다.
살벌한 그 장침에 에스텔은 기겁을 하며 그를 쳐다봤다.
“그건 왜……?”
“이건 제 치료용 침입니다.”
“치료용이요?”
그걸로 치료가 가능한가?
저 살벌하게 긴 길이를 봐라.
저걸로 사람을 찌르면 치료가 아니라 관통이다.
죽을 게 뻔했다.
“그런데 그걸 왜…….”
“에스텔 님이 너무 불안해하시는 거 같아서 말이죠. 이 침 한 방이면 진정될 겁니다.”
“…….”
진정되겠지.
찔리면 죽으니까.
시체가 흥분하는 거 봤나?
“저, 저는 그래도! 제 딸을 구하러…….”
푸욱!
에스텔이 나가려고 하자 트로이의 손이 번개처럼 움직이더니 에스텔에게 침을 꽂아 넣었다.
반항할 틈도 없었다.
“컥…….”
“조금 아플 겁니다.”
“커억!!”
“곧 편해질 겁니다.”
트로이는 빠르게 에스텔의 몸에 장침을 박아 넣었고 다음 순간.
에스텔의 몸이 바닥으로 쓰러졌다.
죽지는 않았다.
그저 그가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침을 찔러 넣어 사지를 마비시킨 후, 기절시킨 것뿐이었다.
“이래서 영주님이 나를 이곳에 두고 가셨구나.”
에이든은 말했다.
에스텔이 돌발 행동하면 어떻게 해서든 막으라고 말이다.
‘고구마 사절이라고 하셨는데…….’
“고구마를 싫어하시나?”
트로이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느긋하게 자리에 앉아 에이든을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