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other world, I run a territory with my own rent RAW novel - Chapter (125)
제125화
25화 : 잘 좀 하지~
해밀턴 왕성.
니케 해밀턴은 자신의 아버지이자, 해밀턴 왕국의 국왕, 레스 해밀턴을 알현하고 있었다.
레스 해밀턴은 보레아스 가문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 보고받았다.
그는 짐짓 걱정되는 표정으로 니케를 바라보며 무거운 입을 열었다.
“많은 일이 있었던 모양이구나.”
“……네.”
“설마 로사 보레아스가 그런 일을 저지를 줄이야. 그나마 우리 쪽에 우호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사건은 귀족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감히 왕족을 살해하려고 하다니.
이는 명백한 왕족에 대한 도전이자, 왕의 권위를 무시하는 행위였다.
원래대로라면 놈들을 잡아들이고 배후에 누가 있는지 알아내야만 했다.
‘보레아스 가문 혼자서 이런 일을 저지를 순 없다.’
보레아스 가문이 백작 가문이긴 하지만, 왕족을 건드릴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레스는 보레아스 가문의 가주, 릴럭스에 대해 조사해 봤고 몇 번 만나 봤다.
국왕의 자리에 앉은 레스는 사람 보는 눈 하나는 탁월하다고 해도 될 정도로 좋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 자리에 앉으면 보는 눈이 길러질 수밖에 없지.’
왕좌에 앉고, 왕국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사람을 잘 봐야 했다.
도움이 되는 인간, 도움이 안 되는 인간, 쳐내야 하는 인간 같은 식으로.
대충 얼굴을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해서 도움이 될 사람이라면 품고.
안 될 사람이라면 과감하게 쳐내야만 이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관상을 잘 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레스는 오랜 경험을 통해 기른 통찰력으로 이 자리를 유지해 왔다.
‘보면 대충 보이지. 내 뒤통수를 칠 놈인지, 아닌지.’
그런 그의 눈으로 본 릴럭스는 이런 대담한 짓을 저지를 만한 담력은 없었다.
“배후가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그렇겠죠.”
“하지만 아쉽게도 죄인을 후송하는 과정에서 습격이 있었다고?”
“네.”
로사와 릴럭스는 왕도로 후송 중, 괴한들의 습격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아마 그 배후가 뒤처리한 것이리라.
“배후로 짐작 가는 이가 있더냐?”
“…….”
“있는 모양이구나.”
“심증만 있을 뿐이지, 물증이 없습니다.”
심증은 있다.
다만, 심증만 가지고 움직이기엔 너무 위험했다.
배후를 압박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지, 그러지 않으면 도리어 역공을 당할 수 있었다.
“좋다, 이 일은 너에게 위임하도록 하마. 원하는 대로 한번 찾아보아라.”
“감사합니다.”
“됐다, 만약 나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말하거라.”
“네, 배려에 감사합니다.”
“네가 지금까지 해 온 일이 있는데 너는 이 정도의 배려는 받아도 될 자격이 있다.”
니케 덕분에 식량을 대량으로 확보해서 흔들렸던 민심을 어느 정도 잡는 게 가능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태양 신전이 니케를 지지해 주고 있어서 귀족들을 견제하는 것도 한결 수월해졌다.
공치사는 확실하게 해야 했다.
“그런 전 이만 나가 보겠습니다.”
“그래, 고생이 많았구나. 피곤할 테니, 이만 물러가거라.”
“네.”
* * *
“후우…….”
알현실 밖으로 나온 니케는 자신이 있는 방으로 가기 위해 긴 복도를 걸었다.
그런 긴 복도에서 달갑지 않은 손님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니케야, 왔구나.”
“……크라토 오라버니, 무슨 일이시죠?”
크라토를 보는 니케의 눈은 냉담하기 짝이 없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서릿발이 내려앉은 듯한 한기를 가득 머금고 있었다.
“하하하, 오랜만에 만난 오라버니를 왜 그런 눈으로 보는 것이냐? 좀 서운하구나.”
“서운하다라……. 글쎄요? 저와 오라버니가 그런 감정을 느낄 정도로 가까운 사이는 아니지 않았나요?”
“이런, 어릴 때는 귀엽게 오빠~ 하면서 붙더니…….”
“그건 옛날이야기입니다.”
“냉정하구나.”
“이성적인 것뿐입니다. 감상에 빠져 있기엔 너무 위험해서요.”
“하하하, 그래. 그런 경각심을 가지고 있는 편이 좋지.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
크라토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었다.
언뜻 보면 동생을 좋아하는 오빠처럼 보이겠지만, 저건 철저하게 계산된 행동이었다.
“그나저나, 내가 사랑하는 동생을 위해서 선물을 보냈는데 잘 받았는지 모르겠구나?”
“선물이요?”
“그래, 선물.”
그렇게 말하며 웃는 크라토의 분위기가 일순 섬뜩하게 변했다.
그의 말뜻을 이해한 니케도 마주 보며 지지 않고 도리어 미소를 지었다.
“오라버니께서 주신 소중한 그 선물을 말씀하시는 거죠? 잘 받았죠~”
“그래? 잘됐구나.”
“그런데 정말 아쉽네요~”
“뭐? 아쉽다고?”
“네~”
니케는 당한 것이 있으면 어떻게든 돌려줘야 속이 풀리는 성격이다.
지금까지는 많이 참았다.
괜히 드러내 봤자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그녀도 슬슬 본색을 드러내기로 한 이상.
더는 참을 생각은 없었다.
“오라버니께서 정성스럽게 준비해 주신 선물 말이에요, 제가 실수로 망가트리고 말았거든요. 너무 싸구려로 쓰신 거 아닌가요?”
“……싸구려?”
“네, 오랫동안 준비하신 거 같은데 못 쓰게 되어서 어쩌죠?”
니케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말하고 있지만, 그 말은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크라토를 공격했다.
속뜻은 이러했다.
‘오랫동안 준비해 온 일인 거 같은데 실패해서 어쩌나? 그러게 잘 좀 하지~’
제법 돌려 말하긴 했지만, 크라토가 이 속뜻을 못 알아차릴 리가 없었다.
“하하……. 그, 그렇구나. 싸구려라. 나름 준비한다고 했는데 실망스럽게 했구나.”
“네~ 저는 오라버니가 아니라 젤로스 오라버니가 보낸 건 줄 알고 깜짝 놀랐거든요.”
“……젤로스?”
“네, 조금 많이 허술해 보였거든요. 딱~ 젤로스 오라버니 수준이라고 생각했는데 크라토 오라버니였을 줄은 몰랐네요.”
“…….”
크라토는 괜찮은 척했지만, 포커페이스가 살짝 깨졌다.
자신의 밑이라고 생각했던 젤로스와 비교되어서 기분이 나쁜 모양이다.
니케가 그의 속을 제대로 긁었다.
“아쉽다라……. 그럼 다음엔 더 좋은 선물을 준비하도록 하마. 기대해도 좋을 거다.”
“어머~ 그렇다면 이번엔 제 수준에 맞는 선물을 기대하고 있어도 되겠네요?”
크라토의 표정이 조금이지만 일그러진 것이 보였다.
그는 치밀어 오르는 미지의 감정을 가까스로 억누르며 몸을 돌렸다.
“나는 이만 가도록 하마. 편히 쉬어라, 피곤할 텐데.”
“배려에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 선물도 기대하면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크라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렇게 멀어져 갔다.
그런 크라토의 뒷모습을 보고 있던 니케의 얼굴에서 미소가 깔끔하게 사라지고 형형한 눈빛만이 남았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오라버니……. 그때는 저도 당하고만 있지 않을 거거든요.”
* * *
[일일 퀘스트, ‘검술 훈련’을 클리어하셨습니다.] [일일 퀘스트, ‘스텝 훈련’을 클리어하셨습니다.]“후우…….”
에이든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일일 퀘스트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처음에는 좀 힘들었지만, 이제는 몸에 익어서 그런지 제법 할 만했다.
“상태 창!”
이름 : 에이든 사론톤.
종족 : 인간.
칭호 : 건물주의 권리.
레벨 : 72 경험치 : 10.55%
특성 : [건물주]
힘 : 115 민첩 : 125 체력 : 125 운 : 91
“제법 올랐네. 역시 현질인가?”
사냥보다는 현질이었다.
수십 마리의 마수를 잡는 것보다 한 번의 현질로 더 많은 경험치를 얻을 수 있었다.
에이든은 다시 한번 돈의 위대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돈이 최고지.”
에이든은 이번엔 스킬을 확인했다.
[아스트로 소드](숙련도 : 27.41%) [검술](숙련도 : 75.44%) [아스트로 스텝](숙련도 : 4.58%) [마나 블레이드](숙련도 : 21.44%)“흐음……. 다른 건 잘 오르는데…….”
검술 숙련도와 마나 블레이드 숙련도는 오르는 게 눈에 보인다.
다만, 아스트로 소드와 스텝은 생각보다 많이 오르지 않았다.
“이러면 퀘스트는 언제 깨나…….”
에이든은 한숨을 내쉬었다.
[스텔라리온 블레이즈]아스트로 소드와 아스트로 스텝을 일정 이상, 숙달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비기.
지금 당신의 능력으로는 이 비기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스텔라리온 블레이즈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숙련도가 필요합니다.
아스트로 소드와 아스트로 스텝의 숙련도를 올려 스텔라리온 블레이즈를 습득하십시오.
성공 조건 : 아스트로 소드 숙련도 35% 이상.(27.41%) 아스트로 스텝 숙련도 35% 이상.(4.58%) 성공 보상 : 스텔라리온 블레이즈 스킬 획득, 칭호.
실패 시 : 없음.
“이야……. 이거 언제 올리냐?”
에이든은 까마득한 표정으로 퀘스트 창을 들여다봤다.
성공 조건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두 스킬의 숙련도를 35%까지 올려야 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가면 올리는 데 한참 걸릴 거 같았다.
“그 검술을 얻고 싶긴 한데…….”
그 남자가 보여 줬던 검술.
스텔라리온 블레이즈의 선명하게 그려졌던 한 줄기의 빛이 아른거렸다.
압도적이었다.
지금의 에이든은 이해할 수 없는 심오한 묘리가 담긴 검술을 보니 탐이 날 수밖에 없었다.
‘힘이 필요할 때가 올 거야.’
이미 불씨는 던져졌다.
제파르의 패배가 사론톤 가문에 알려졌을 것이고 곧 반응이 올 것이다.
‘세실리아라면 반드시 어떠한 행동을 취할 거야.’
원작에서도 그랬으니까.
세실리아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헤스티아 영지가 위험해질 수 있었다.
지금이야 에이든이 영주로 있지만, 헤스티아 영지는 엄연히 사론톤 가문의 산하에 있는 영지.
가문에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뺏어 갈 수 있었다.
‘그 전에 독립해야 해. 하지만 독립한다고 끝이 아니란 말이지.’
독립이 끝이 아니었다.
독립 후, 사론톤 가문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면, 주변에서 헤스티아를 가만히 내버려 둘 리가 없었다.
영지를 지키기 위해선 힘이 필요했다.
‘마탑주가 요정에 환장한 덕후라고 해도 귀족 간의 전투에 끼어들진 않겠지.’
마탑은 중립이다.
그나마 에이든에게 호의를 베풀고 있기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그 호의에 언제까지 기댈 순 없었다.
자립할 힘을 길러야 했다.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어야만 했다.
“진짜 할 게 많구나……. 이래서야 언제쯤 꿈을 이룰 수 있나……. 하아…….”
에이든은 탄식을 흘렸다.
에이든의 꿈은 임대료나 받으면서 개꿀 빠는 노후를 보내는 것이다.
귀족의 꿈치고는 소박하지만, 그 소박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높고, 험난한 산을 몇 개나 넘어야만 했다.
그리고 그 산을 넘으려면 강한 힘이 필요했다.
그래야 영지도 지킬 수 있었다.
“내 거 건드리는 새끼들은 다 죽는 거야. 난 내 밥그릇은 절대 안 뺏기거든.”
에이든은 자신의 밥그릇을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 줄 생각이다.
미친개의 밥그릇은 건드리면 안 된다는 것을.
* * *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에이든의 눈앞에 메시지창이 떠올랐다.
[영지의 수용 인구가 500명을 초과했습니다.] [영지의 규모가 커졌습니다.] [새로운 건물이 추가되었습니다.]이주민은 꾸준히 있었다.
당연하겠지만, 알아서 돈 내러 오겠다는 사람은 막지 않았던 에이든이었기에 전부 받았다.
그 숫자가 꽤 되었는지 영지민의 숫자가 500명을 넘은 모양이다.
‘뭔가 조건을 충족했구나?’
건물주 상점은 이런 식으로 무언가 조건을 충족할 때마다 새로운 건물이 추가되었다.
한마디로.
“또 지를 게 왔구나?”
현질 요소의 추가!
에이든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건물주 상점을 열어 새롭게 추가된 건물을 확인했다.
그리고 새롭게 추가된 건물을 본 에이든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이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