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other world, I run a territory with my own rent RAW novel - Chapter (127)
제127화
2화 : 현질 금단증상
-도울게!
-응응! 도울 수 있어!
-우린 할 수 있어! 믿어! 믿어!
-도와줄 거야! 도와줄 거야!
쿠오오오오!!
땅의 정령, 노옴의 힘으로 인해 성벽보다 훨씬 거대한 골렘이 성벽을 부순다.
성벽 확장을 위해 우선 성벽을 부수는 것이었다.
파닥파닥!
파닥파닥!
요정들은 요리조리 날아다니면서 정령들에게 세밀하게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응응! 이쪽? 이쪽!
-알겠어! 알겠어!
언뜻 보면 정령들이 말을 잘 듣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콰아아앙!!
-앗!? 실수했다!
-여기 아닌데……. 잉잉…….
-돌이 튀었다! 집이 무너졌어!
힘이 과했다.
골렘이 부순 성벽 잔해가 쏟아지면서 집 위로 떨어졌다.
집은 무너졌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파닥파닥…….
탁!
그 광경에 요정들은 이마를 탁! 하고 쳤다.
우우웅!
빛무리가 열리더니 요정들이 나와 부서진 집을 다시 수리하기 시작했다.
파닥파닥!
-응응! 잘못했어……. 더 잘해 볼게!
-맞아, 맞아! 우리 할 수 있어! 믿어줘! 믿어줘!
요정들은 한숨이 나왔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이 작업은 정령의 도움이 없으면 이루어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포기도 할 수 없다.
이미 입금되었으니까.
파닥파닥!
끄덕끄덕.
요정들은 심기일전했다.
돈을 받은 이상, 받은 만큼 일은 해야 했다.
요정들은 정령들을 다독이면서 골렘을 움직이게 하며 일단 성벽을 부쉈다.
쿠웅! 콰앙!!
“이제 하다 하다 성벽을 부수네.”
“도대체 뭘 하는 건지…….”
“뭐, 요정들이 있다는 건, 영주님이 뭔가 하신다는 거 아니겠어?”
“그렇긴 하지.”
그런데.
“요정들이…….”
“피곤해 보여…….”
성벽에서 일하는 요정들이 굉장히 힘들어 보였다.
이제 신비하다기보다는 불쌍해 보일 정도였다.
* * *
성벽은 착실히 넓혀 가고 있었다.
에이든은 될 수 있다면 즉완권을 사서 빨리 끝내고 싶었지만.
‘비싸.’
시장, 어린이집, 과수원, 토목 작업실은 어떻게든 했지만, 성벽은 불가능했다.
[성벽 확장 공사 완료까지 96시간 남았습니다.]성벽 확장 공사가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 걸렸다.
96시간.
즉완권은 한 시간에 500골드이니 총 48,000골드가 필요했다.
문제라면.
‘돈이 없어.’
195,598골드가 있었지만, 지금 수중에는 31,598골드밖에 남지 않았다.
개털이 되고 말았다.
추가로 거주용 집도 짓고 농막도 몇 개 지었더니 이렇게 되고 말았다.
월급 줄 것까지 생각하면 이 이상 돈은 쓸 수 없었다.
‘아, 돈은 언제 오나, 제파르 형님, 얼른 돈 주세요! 니케 공주님한테도 돈 받아야 하는데…….’
돈 받을 곳은 있는데 이놈들이 돈을 보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러고 싶지는 않았는데.
“재촉 좀 해야겠군.”
“네? 왜 그러십니까?”
“아, 아니야.”
그런 에이든의 앞에는 에스텔이 서류를 들고 서 있었다.
“그래서 상황은?”
“영지민들은 무척이나 만족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생겨서 그만큼 많은 이가 장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장을 만든 효과는 좋았다.
경제적인 이익과 만족감이 크게 상승했다.
상점보다 상업이 더 활성화되고 시장을 통해 상인들이 상품을 판매하고 구매할 수 있게 되어 경제 활동이 촉진되었다.
거기에 시장 운영을 위해 상인들이 직원을 추가로 고용해서 일자리도 많이 늘어났다.
심지어 수익이 증가하는 이로운 효과까지!
만약 메시지 창이 있다면.
[영지민들의 만족도가 크게 상승했습니다.] [수익 증가로 더 많은 임대료를 걷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이런 것이 떴을지도 모른다.
“그럼 어린이집은?”
“이것도 반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어린이집도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처음에는 ‘어린이집? 그게 뭐지?’ 하는 반응이 많았다.
당연했다.
이쪽 세계에는 어린이집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았기에 생소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엔 모두가 꺼렸다.
하지만.
“지금은 좋아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대신 맡아주는 덕분에 여유시간이 늘어서 여성분들도 일할 수 있게 되었다고요.”
“생산성이 늘어났다는 거네?”
“네, 안 그래도 인력이 부족했었는데 잘됐습니다.”
역시.
현질한 보람이 있다.
시장, 어린이집 거기에 과수원까지 전부 영지에 자리를 잘 잡았다.
‘지른 값을 하니까, 기분은 좋네.’
이 맛에 현질하지.
지를 땐 아깝더라도 지르고 나면 그것만큼 좋은 건 없었다.
이래서 현질을 못 끊는 것이다.
“좋아, 어린이집 선생은 성실한 사람으로 뽑아야 해.”
“네, 잘 선별했습니다,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뽑았습니다, 듣기로는 어느 귀족 가문의 유모였다고 합니다.”
“유모?”
“네, 주변 평가도 좋았습니다.”
“그래도 잘 관찰해, 아무리 아이를 좋아해도 그게 직업이 되면 힘들 수 있어.”
취미로 좋아하는 것과.
일로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법이었다.
취미로 할 때는 순수하게 즐겼겠지만, 이게 일이 되면 자연히 스트레스가 쌓일 수 있었다.
특히 어린이집 선생의 경우, 더 확실하게 감시해야 했다.
“어린아이들은 약하기 때문에 선생이 나쁜 마음을 먹으면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어.”
“무엇을 염려하시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몇 번이고 확인해, 알고 있겠지?”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도 한 아이의 아빠로서 그 부분에 관해서는 확실하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아.”
에스텔은 든든했다.
그가 행정관이 된 이후로 영지의 체계도 확실하게 잡혀가고 있었다.
거기에 에이든이 해야 할 일도 확실히 줄어들어서 움직이는 것도 편했다.
“일은 어때? 할 만해?”
“네? 아, 네, 괜찮습니다, 아직 잡아야 할 게 좀 있긴 하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편입니다.”
“잘됐네, 만약 불편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해.”
“알겠습니다,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사용인은 어떻게 되었어?”
에이든은 사용인에 관해 물었다.
그에 에스텔은 들고 있던 서류를 뒤로 넘기며 내용을 확인했다.
“조건이 좋아서 그런지 지원자가 꽤 있습니다, 현재 사용인 지원자가 20명, 주방은 5명, 정원사가 8명 정도 됩니다.”
사용인 고용 조건이 꽤 좋았다.
숙식 제공에 월급도 한 달에 250골드로 사용인치고는 상당히 후한 편이었다.
거기에 주말에 일하면 특별 수당까지 주어지고, 연차라는 것도 사용해서 쉴 수 있었다.
“그런데……. 이건 너무 조건이 후한 거 아닙니까?”
에스텔은 이러한 조건을 들어 본 적이 없었다.
다른 귀족가의 사용인들이 받는 대우를 생각하면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지원자가 몰리는 것도 그러한 이유였다.
“뭘 그 정도로.”
“월급이 너무 높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백작가의 사용인 월급이 200골드에 주말에 출근했다고 특별 수당까지…….”
“주말에 출근하는 게 얼마나 서러운지 알아? 남들 다 쉴 때, 나와서 일해 봐, 퇴사 마렵지.”
“……보통 그렇지 않습니까? 그리고 연차는…….”
“쉬고 싶을 때 쉬어야 하지 않겠어?”
“흐음…….”
“좋은 대우를 받아야, 그만큼 우리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열심히 일하지 않겠어?”
“그거야 그렇겠지만…….”
“열정 페이가 아니라 페이에 열정이 있어야 하는 법이야.”
그 말에 에스텔은 조금 당황했다.
‘그렇게 돈을 밝히는 인간이 왜?’
에스텔이 지켜본 바로는 에이든은 돈에 대한 욕심이 하늘을 찌르다 못해서 뚫을 정도였다.
한데, 그런 그가 사용인의 월급에 대해서는 관대하기 짝이 없었다.
모순투성이다.
다른 욕심 많은 귀족은 사용인에게 주는 월급조차 아까워서 떼어먹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그런데 에이든은 그런 곳에 돈은 아끼지 않았다.
‘참 이상한 영주님이시라니까…….’
“영주님의 생각은 잘 알겠습니다, 그럼 이렇게 처리하고…… 나머지는…….”
“그 부분은 어머니와 상의해 봐.”
“알겠습니다, 비앙카 님과 상의해서 이 부분은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아, 그런데 이건 어떻게 처리할까요?”
“뭘?”
그는 한 장의 서신을 꺼내며 에이든이 읽을 수 있게 보여 주며 말했다.
“헤르메스 님께서 세금 내게 해 달라고…… 애원하시는데 이건 어떻게…….”
* * *
그렇게 에스텔과 한참 대화를 나누던 에이든은 집무실에 혼자 남았다.
에이든은 새삼 많은 것이 변했다고 생각했다.
예전에는 마수 잡고, 현질하고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뼈 빠지게 돌아다녔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어느 정도 정상 궤도로 올라와서 그런지 한결 여유로워졌네.’
여유가 느껴졌다.
물론, 아직 해야 할 일이 산처럼 쌓여 있긴 하지만, 에이든은 당장의 여유를 즐겼다.
“그런데 그건 얼마나 되었나?”
에이든은 지도 해독이 얼마나 되었나 확인했다.
[암호 해독 진행률 : 65%]잘 진행되고 있었다.
과연 이 지도가 가리키는 곳에는 어떤 보물이 숨겨져 있을지.
그게 기대되었다.
에이든은 그다음 구원자 칭호 효과를 확인했다.
[정화 진행률 : 90%]정화 진행률도 이전보다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었다.
그 끝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
기대가 되었다.
과연 정화가 완료되면 뭘 소환할 수 있을지.
‘얼른 나와라…….’
“그래야 성실하게 부려 먹지, 힘이 강하니까, 마수의 숲에 던져 놔도 좋고 아니면 던전에 돌려놓을까? 월급은 안 줘도 되겠지?”
에이든은 싱글벙글,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저번에 보니까, 밥도 안 먹어도 되는 거 같던데 얼른 부려 먹고 싶다.”
황금 거위알을 보는 느낌이 이런 걸까?
얼른 소환해서 마수의 숲에 던져놓고 앵벌이를 시키고 싶었다.
[……정화 진행률 : 90%]“그나저나…….”
에이든은 저 멀리 성벽 공사가 한창 이루어지는 것을 쳐다봤다.
부수고, 다시 짓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돈만 있으면 그냥 즉완권 질러 버리는 건데…….”
그의 수중에 남은 돈이 없었다.
과도한 현질로 인한 부작용이다.
“적당히 지를 걸 그랬나……. 이게 전부 알프레도 때문이야.”
알프레도 때문이다.
에이든이 그렇게 말려 달라고 했는데 놈이 옆에서 ‘포기하면 편합니다.’라면서 말리지 않은 잘못!
놈이 말렸다면 이렇게 가난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알프레도, 그놈 혹시 시스템과 한패인 거 아니야? 그런 게 분명해.”
아직 질러야 할 것도 많고, 연구해야 할 것도 많은데 돈이 없으니 현질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상하게 답답하고 초조한 감정을 쉬이 감출 수 없었다.
현질하고 싶은데 돈이 없다니!
그에 에이든은 심각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이게 현질 금단증상인가?”
* * *
“에이든 님, 큰일 났습니다!”
며칠이라는 시간이 다시 지났을 때.
바루스가 허겁지겁 저택으로 뛰어 들어와 다급한 음성으로 에이든을 찾았다.
그에 한적하게 쉬고 있던 에이든은 고개를 돌렸다.
“무슨 일이야?”
“그, 그게…….”
“진정하고, 침착하게 말해 봐, 여기 물도 마시고.”
“감사……. 푸우우우웁!!!”
에이든이 건넨 커피를 마신 바루스는 자신도 모르게 그것을 뿜고 말았다.
분수처럼!
그도 그럴 것이.
“으아악! 이, 이게 뭡니까! 엄청나게 쓰잖아요!”
“에스프레소.”
“에, 에스프레소!? 그게 뭔데요!?”
“커피의 농축액이지, 물을 타지 않으면 쓰거든.”
“그런데 그걸 왜 저에게 주신 겁니까!?”
“어떤가 해서.”
“아니…….”
독인 줄 알았다.
이 인간이 드디어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줄 알았다.
“콜록콜록…….”
“진정됐어?”
“……덕분에요.”
강제로 진정되었다.
“그래서 무슨 일인데?”
“아! 영주님, 큰일이 났습니다!”
“그래서 뭔데?”
“제가 이전에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마나석을 대량으로 구매하려고 하는 호구……. 아니……. 고객이 있다고.”
“그랬지, 왜? 그게 무슨 문제라도 있어?”
“있습니다, 그분이 던전을 찾아서 들어갔는데, 그 던전에서 행방불명되었다고 합니다.”
“행방불명? 사라졌다고?”
“네.”
“그럼 대금은?”
“결제해 줄 책임자가 사라져서, 아직…….”
“……당장 가자.”
“에? 어딜요?”
“사람이 사라졌다면서! 그럼 당연히 찾으러 가야지!”
“그를 구하러 가시겠다는 겁니까?”
“당연하지!”
그 말에 바루스는 깜짝 놀랐다.
설마 에이든이 이런 반응을 보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기 때문이다.
‘직접 구하러 가려고 하시다니, 역시 영주님은 정의로운…….’
“그 인간 죽으면 그 대금 누가 주는데!! 죽어도 주고 죽어야지!!!”
욕망과 욕심이 한곳에 어우러져 번들거리는 눈빛을 보며 바루스는 안심한 듯, 숨을 내뱉었다.
“휴우…….”
속을 뻔했네.
하마터면 에이든이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뻔했다.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