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other world, I run a territory with my own rent RAW novel - Chapter (133)
제133화
8화 : 남겨진 유산(1)
에이든 일행은 요정의 저주받은 창고 던전을 빠르게 공략해 나갔다.
특별한 방법은 없었다.
“던져.”
“넵!”
콰아앙!
신성력 폭탄을 던지고 최상급 성수를 뿌리면 아무리 강력한 언데드라고 해도 죽을 수밖에 없었다.
상성의 차이다.
언데드는 ‘어둠’ 속성이고 신성력은 ‘빛’ 속성을 가지고 있었다.
빛은 어둠을 몰아낸다.
그러한 빛이 듬뿍 담긴 아이템을 사용하니 어둠을 품은 언데드는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
[경험치를 획득하셨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오.”
언데드의 숫자는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고 죽인 만큼 경험치가 쌓였다.
“상태 창!”
이름 : 에이든 사론톤.
종족 : 인간.
칭호 : 건물주의 권리.
레벨 : 74 경험치 : 0.55%
특성 : [건물주]
힘 : 117 민첩 : 127 체력 : 127 운 : 93
벌써 레벨이 74가 되었다.
몇 달 전과 비교하면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나쁘진 않네.’
헌터에게 레벨은 강함의 척도다.
레벨이 높아지면 그만큼 능력치가 오르고 그만큼 강해질 수 있었다.
지금의 에이든에게 필요한 건, 힘이다.
훗날, 사론톤 가문과 대적해야 할 때가 올 터인데 그때를 대비해서 확실하게 힘을 길러놔야 했다.
‘나중에 날 잡고 레벨을 올릴 던전을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
“그나저나…….”
-키에에엑!
-키엑!
몬스터가 많다.
이상했다.
원작에서도 제법 많이 나왔다고 묘사가 되긴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복도를 가득 채우는 언데드.
끔찍할 정도로 많은 언데드를 보며 릴도 질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영주님, 정말 많은데요?”
“음.”
“신성력 폭탄과 성수도 거의 떨어져 가는데 어떻게 할까요?”
“됐어, 그건 아껴 놔.”
보스에게 사용할 건 남겨 놔야 했다.
이곳의 보스는 데스나이트.
죽음의 기사를 상대하려면 아이템을 아껴 둘 필요가 있었다.
-크어어어억!
-카아악!
언데드가 몰려온다.
압도적인 물량에서 오는 압박감이 상당했다.
신성력 폭탄이나 성수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싸우려고 하니 긴장되는 모양이다.
“후우…….”
경험이 많은 릴이야 딱히 긴장은 하지 않았지만, 랄스, 헤틴, 칼, 클로의 경우.
전투 경험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눈에 띄게 긴장한 모습이 보였다.
‘우리가 할 수 있을까?’
‘가능할까?’
‘릴은 강해졌지만, 우리는…….’
두렵고, 무섭다.
과연 이길 수 있을까?
저 압도적인 숫자를 보면 치솟던 사기가 가라앉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때였다.
“하아아압!!!”
릴이 먼저 움직였다.
압박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거친 기합을 내뱉으며 돌진하는 릴.
그런 릴의 검에 희미한 빛이 맺혔다.
우웅!
빛이 희미하게 궤적을 그리자 가장 앞에 있던 언데드의 목이 베였다.
서걱!
툭.
머리가 몸과 안타까운 이별을 하며 바닥을 구른다.
언데드는 원래는 시체.
목을 벤다고 해서 죽일 수 있는 그러한 존재는 아니었다.
방법은 몇 가지 있다.
하나는 움직일 수 없게 전신을 자르든가 그것도 아니면 가루로 만드는 것.
또 하나는 신관에게 축복받은 검으로 놈들을 베는 것이다.
그래서 에이든은 신성석을 준비했다.
신성석은 마나석과 비슷하지만 마나 대신 신성력이 깃들어 있는 특수한 돌이다.
‘신성석에는 특별한 능력이 있지, 그냥 가지고 있으면 부적처럼 쓸 수 있겠지만…….’
“이게 또 신성석으로 검을 갈면 검에 신성력이 깃든단 말이지.”
원작에서 주인공이 알아낸 것이었다.
주인공 일행이 이 던전을 공략할 때 우연히 이 방법을 알아냈다.
현재로서 신성석에 이러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축복이 깃든 검에 베인 언데드는 다시 움직이지 못하는 시체가 되었다.
“허…….”
“와우…….”
“역시…….”
남은 동료 기사들은 그런 릴의 모습을 감탄하며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똑같은 훈련을 받았다.
예전에만 해도 비슷했던 실력이 시간이 지날수록 그 격차가 벌어지고 있었다.
감탄과 질투 그리고 자신들도 저런 식으로 강해지고 싶다는 열망이 눈빛에 서렸다.
“까짓거 해 보자고!”
“죽기야 하겠어?”
그런 릴의 모습에 자극을 받은 걸까?
랄스, 헤틴, 칼, 클로도 각자 검을 휘두르며 돌진해오는 언데드를 처리해 나갔다.
그런 기사들은 보며 에이든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쁘지 않네.’
기사들은 앞으로 헤스티아 영지의 중요한 핵심 전력이 될 것이다.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면 저들은 강해져야 했다.
지금보다 훨씬.
‘나중에 계약서 새로 작성해서 요정 기사로 만들고……. 검술은…….’
“음…….”
문제는 검술이다.
기사들의 훈련은 한스가 봐 주고 있다.
다만, 헬창이 바벨이나 휘두를 줄 알지 검을 휘두르는 법을 알 리가 없었다.
‘검술이요? 으하하하, 제가 알 리가 없지 않습니까!’
‘검술은 못 가르쳐 드려도, 스쿼트랑 런지는 알려드릴 수 있는데, 어떠신가요? 하체 함께 조지실래요?’
‘아니면 제가 이번에 생각해 낸 전신 근육을 조지는…….’
검술은 할 줄 아느냐고 물었다가 하필이면 놈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다음 날에 근육통으로 죽을 뻔했던 것을 떠올리면 아직도 치가 떨렸다.
‘빌어먹을 헬창, 내가 잘못한 거지, 다시는 놈에게 뭔가 물어보지 말아야지.’
기승전 헬스인 놈에게 물은 자신의 잘못이리라.
아무튼.
그런 한스에게 배워서 그런가?
‘저 기사 놈들, 이상하게 검술이 느는 게 아니라 헬스하는 법만 늘었다니까.’
기사라는 놈들이 검술이 늘어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헬스 기술만 늘어나고 있었다.
심지어 아까 곡괭이질 할 때 몸을 보니까 근육이 터지려고 하고 있었다.
‘……슬슬 뭔가 조치가 필요하겠는데?’
위험했다.
헤스티아 영지가 점차 헬창에게 집어삼켜지는 듯한 묘한 불안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놈 지금…….
‘그러고 보니, 비앙카 님께서 자주 기절하신다면서요? 그거 몸이 약해서 그런 겁니다, 그러니 영주님…….’
‘이번 기회에 비앙카 님도 운동하는 게 어떨까요? 체력과 근육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하니…….’
비앙카를 노리고 있었다.
* * *
언데드는 수가 많긴 했지만, 신성석의 힘을 사용하니 순식간에 정리할 수 있었다.
에이든 일행은 언데드를 정리하며 빠르게 앞으로 나아갔다.
던전이라 함정도 있긴 했지만.
“탐지!”
에이든의 탐지 스킬로 함정은 간단하게 피하면서 움직이는 것이 가능했다.
쾌적한 던전 공략.
“역시 현질이 최고야, 이것 봐, 질러 놓으니까, 다~ 쓸데가 있잖아.”
원래 이 던전은 이렇게 쉽게 공략할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었다.
끝없이 몰려오는 언데드.
아무리 신성석을 사용했다고는 하지만, 그 많은 수의 언데드를 상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사론톤 공작가의 늑대 기사단쯤은 와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할까?
그러한 물량을 고작 5명이 버텨 냈다.
‘이게 다 현질해 둬서 그렇지, 정령 연구소로 얼마나 올려놨는데.’
에이든의 무장지대, 정령 연구소로 인해 기사들은 확실히 강해졌다.
“후우후우…….”
“여기가 보스의 방인 거 같죠?”
던전의 끝.
거대한 철문 앞에서 에이든 일행은 휴식을 취하며 장비를 정비했다.
“으……. 힘들다.”
“마수의 숲에서 마수와 싸우는 것보다 힘든데?”
“그러게 말이야.”
“그런데 말이야, 우리 좀 강해진 거 같지 않아?”
“너도 그렇게 느껴?”
“그렇지?”
기사들은 오늘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언데드를 상대할 때 이상하게 몸이 가볍고 휘두르는 검에 실리는 힘이 이상할 정도로 강했다.
옛날의 자신이라면 그 정도의 언데드를 처리하는 건, 불가능했을 것이다.
‘우린 강해졌구나, 그것도 제법 많이.’
감회가 새롭다.
마수를 상대하는 것이야 늘 있는 일이라 익숙해서 새삼스럽지도 않았다.
하나, 오늘 던전을 공략하니 알 수 있었다.
힘, 체력, 반사신경, 민첩성까지.
예전과는 비교 안 될 정도로 강해졌다.
‘원래라면 지금쯤 녹초가 되어 쓰러져야 하는데 아직도 여력이 남았단 말이지…….’
릴이 어떻게 강해졌는지 알 거 같았다.
에이든과 함께 다니면서 항상 이런 모험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경험이 그를 강하게 만들어준 것이다.
“릴, 너 혼자 이런 좋은 걸 하고 있었어?”
“좋은 거라니? 무슨 개소리야?”
“뭐긴! 너 영주님과 함께 다니면서 항상 이런 모험을 했던 거 아니야!?”
“치사한 놈, 혼자서 이 좋은걸…….”
“부럽다, 나도 그런 모험 하고 싶은데…….”
“아니…….”
릴은 기가 찼다.
경험?
많이 하긴 했다.
하지만 이들은 알까?
자신이 그러한 경험을 할 때마다 거의 사경을 헤맨다는 것을 말이다.
타락한 대주교와 생일파티 갔을 땐, 죽기 직전까지 두들겨 맞았다.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맞은 부위가 쑤실 지경인데 뭐? 부럽다고? 치사해?
“나중에 영주님께 데려가 달라고 부탁해 봐.”
“그래야지.”
“좋았어! 다음에는 나야!!!”
릴은 웃으면서 다음 순번을 뽑는 동료들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다음엔 혼자 죽지는 않겠구나.’
다음엔 같이 사경을 헤맬 동료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묘하게 마음이 든든했다.
이들이 그렇게 쉬는 동안.
에이든은 거대한 철문을 바라봤다.
‘원작 묘사대로다.’
원작에서 나왔던 그 철문이다.
한데, 원작에서 활자로 봤던 것과는 압박감이 달랐다.
그저 그곳에 존재할 뿐인데, 압력이 느껴졌다.
손을 대보니 차가운 기운이 손바닥을 통해 전신으로 퍼지는 거 같았다.
“영주님, 이제 보스인 거죠?”
“맞아.”
“후우…….”
“왜? 긴장했어?”
“당연하죠, 던전 보스잖아요, 어떻게 긴장을 안 하겠습니까.”
호들갑을 떠는 릴을 보며 에이든은 피식- 웃었다.
“됐고, 준비해, 이제 들어갈 거니까.”
“알겠습니다.”
릴은 쉬고 있는 동료들을 불러와, 들어갈 준비를 했다.
에이든은 전투에 앞서 보스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
“안쪽에는 데스나이트가 있을 거야.”
“데스나이트요? 죽음의 기사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맞아.”
“그걸 어떻게…….”
“요정이 알려줬어.”
“……요정이 던전 보스도 알려 줍니까?”
“건물도 짓는 신비로운 요정인데 던전 보스도 알려줄 수 있지.”
“…….”
“너 나보다 요정하고 친해?”
“그건 아닙니다만…….”
“그럼 말을 마, 내가 요정과 더 친하거든? 요정이 다~ 알려 준단 이 말이지! 의심하지 마.”
릴은 마치 익숙하다는 듯이 태연했지만 남은 넷은 당황한 기색이 강했다.
“아무튼, 데스나이트는 제법 강하긴 하지만, 성수랑 신성력 폭탄을 사용하면 어떻게든 잡을 수 있을 거니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알겠습니다.”
“좋아, 그럼 준비하고……. 들어간다.”
설명을 마친 에이든은 문을 열었다.
넓은 공동이 나왔다.
축구장보다 조금 더 큰 정도의 넓은 공간.
원작대로라면 이 던전의 보스는 데스나이트다.
공략법이야, 원작을 봤고 이쪽엔 공략에 필요한 아이템도 있으니 수월하게…….
-침입자……. 침입자……. 침입자!! 끼에에엑!!!!
“…….”
“영주님.”
“…….”
“데스나이트가 아닌데요?”
뭔가 이상했다.
원래라면 보스 룸 안에는 데스나이트가 있어야 했다.
한데, 있는 건 전혀 다른 존재였다.
유령이었다.
하지만 평범한 유령은 아니었다.
그 희미한 형체는 빛을 흡수하여 어둠으로 뒤덮여 있었다.
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져 있으며, 마치 수억 개의 얼굴이 번갈아 가며 떠올랐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듯 기괴한 모습이었다.
그림자처럼 몸이 흘러 다니면서 어둠의 손길을 뻗치며 죽음의 냄새를 실어 나르고 있었다.
두 눈은 죽음의 흑점으로 뒤덮여 있으며, 시야를 마주치면 마음속까지 얼어붙을 듯한 차가움이 퍼져 나왔다.
그런 존재를 보며 에이든은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누구세요?”
-키에에에엑!
대답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