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other world, I run a territory with my own rent RAW novel - Chapter (154)
제154화
4화 : 땅을 파 봐! 돈이…… 나오네?
“자, 이제 치료가 되었네.”
“와! 진짜 안 아파요! 정말 감사합니다!”
태양 신전의 대주교, 한니발은 성벽 밑으로 내려와 부상자를 치료해 주고 있었다.
그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죽은 사람이 없다니.’
끔찍한 전투였다.
쉴 틈 없이 몰려오는 엄청난 수의 마수를 막는 그러한 전투.
사상자가 몇 명이나 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아무도 죽지 않았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기적이군. 말 그대로 정말 기적이야.”
이걸 기적이라고 하지 않으면 도대체 뭐라고 할 수 있단 말인가.
마탑이 돕고, 성녀가 도움을 줬다고는 하지만 이건 기적이 낳은 결과물이었다.
‘거기에 상급 마수 웨어울프…….’
그는 보았다.
상급 마수인 웨어울프가 광폭화하는 모습을.
광폭화한 웨어울프는 상급 마수 이상 가는 힘을 발휘했다.
멀리서도 느끼지 않았던가.
그 섬뜩한 감각을.
끝을 알 수 없는 거대한 어둠은 인간이 감히 맞설 수 있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신전의 기사단이 와야지만 어떻게든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그러한 웨어울프를 에이든은 단독으로 처리했다.
그가 마지막에 보여 줬던 그 일격.
그는 검술을 배우지 않았지만, 그 일격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한순간이지만 세상의 어둠이 잘리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에이든 사론톤…… 역시 대단한 인간이구나…….’
그리고 용감했다.
영지를 지키기 위해서 그토록 위험한 전장으로 달려 나갈 수 있는 영주가 몇이나 될까.
그는 볼수록 신기한 인간이었다.
욕심은 많으면서 자신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온 사람을 어떻게든 지키려고 하고 있었다.
‘정말이지……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그를 따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허허, 신기한 매력을 가진 남자란 말이지.”
한니발은 넉살 좋게 웃으며 치료 마법으로 사람들을 치료해 줬다.
그렇게 한참 치료를 끝낸 한니발은 헬리아를 찾았다.
하지만 아무리 헬리아를 찾아도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저…….”
“어라? 한니발 님? 무슨 일이세요?”
한니발은 때마침 근처에 있던 알프레도에게 헬리아의 위치를 물었다.
그에 알프레도는 멋쩍은 듯 볼을 긁적였다.
“성녀님은 지금 영주님과 함께 삽 들고 가셨어요.”
“가셨다니? 어딜?”
“저쪽이요.”
“저쪽이면…….”
한니발의 동공이 커졌다.
알프레도가 가리킨 방향에 있는 건, 마수의 숲뿐이었기 때문이다.
“설마 마수의 숲으로 갔다는 겁니까!?”
“네.”
“어째서…….”
“저도 자세히는 듣지를 못했어요. 수리비 땜빵하러 가야 한다고 가셨던 거 같은데요?”
“수리비라니…… 아니, 그런데 성녀님은 왜?”
“성녀님이 필요하다고 모셔 가셨어요.”
“성녀님이 필요하다니…… 설마 마수의 숲에 뭔가 남은 겁니까!?”
“아니…… 그게 아니라…… 하아…….”
알프레도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민망한 듯이 입을 열었다.
“탐지기로 써야 한다고 모셔 가셨습니다.”
그에 한니발은 눈을 깜빡였다.
그리곤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탐지기?”
그게 뭔데?
* * *
에이든은 멀쩡한 경비대원에게 삽을 들려 주고 마수의 숲으로 왔다.
마수의 숲은 생각보다 한산했다.
하긴.
대부분의 마수가 헤스티아 영지로 몰려나왔다가 쓸렸으니 한산할 수밖에 없었다.
혹시나 모를 위험에 경계하고 있던 경비대원들도 차츰 경계를 푸는 것이 느껴졌다.
“그런데…….”
에이든에게 끌려 나온 헬리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경비대원들이 있는 곳이었기에 그녀는 성녀의 가면을 쓰고 있었다.
“저는 왜 데리고 온 건가요?”
“탐지를 부탁드리려고요.”
“탐지요?”
“네.”
“뭘 탐지해야 하는 건데요?”
“마도구를 탐지하려고요. 이 마수의 숲에 마수에게 최면을 거는 마도구가 심겨 있을 거예요. 그걸 찾아야 하거든요.”
“그런 게 있다고요? 잠깐만요, 그럼 이 습격…….”
“맞아요. 누군가가 악의를 가지고 영지를 노린 공격입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사악한 짓을!!”
“누가 있겠습니까?”
에이든은 부글거리는 분노를 가까스로 억눌렀다.
그런 그의 닫힌 입을 비집고 그 이름이 튀어나왔다.
“흑마법사.”
“흑마법사가 헤스티아 영지를 노렸다는 건가요?”
“네.”
“어째서…….”
“글쎄요? 그건 저도 모르겠네요.”
놈들이 무슨 억하심정으로 헤스티아 영지를 노렸는지 에이든조차 알 수 없었다.
원래라면 발포니 영지에서 일어났어야 할 일이 헤스티아 영지에서 일어나고 말았다.
퀘스트는 뒤틀린 원작이라고 했다.
에이든이 불러일으킨 나비 효과다.
처음에는 작게 틀어졌던 일이 지금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틀어지고 말았다.
자업자득이다.
어찌 보면 업보가 돌아온 것이라고도 설명할 수 있었다.
“흑마법사……. 그래서 지금 그들이 심어 둔 마도구를 찾으러 온 건가요?”
“맞아요.”
“그런데 제가 어떻게…….”
“흑마법사가 사용한 마도구에는 암흑 마나가 담겨 있을 거예요. 그걸 탐지해 주시겠어요?”
“암흑 마나……. 그거라면 가능할 거 같아요.”
에이든에게도 탐지 스킬이 있다.
아마 그걸 사용하면 마도구도 어떻게든 찾아내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걸린다.
범위도 그다지 넓지 않고 일일이 스킬을 사용하면서 움직이기 힘들었다.
그에 비해 성녀의 탐지 능력은 넓었다.
특히 신성력과 속성이 반대되는 암흑 마나 감지는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래서 원작에서도 이런 식으로 흑마법사를 추적했었지.’
이건 원작에서도 헬리아가 많이 하던 일이었다.
산속으로 도망친 흑마법사를 쫓는 도중 흔적을 놓쳐서 그대로 놓칠 뻔했을 때.
헬리아가 나섰다.
그녀는 자신의 신성력을 넓게 퍼트려서 도망치는 흑마법사가 어디에 있는지 단숨에 찾아낼 수 있었다.
‘저쪽으로 갔네요. 1km 앞에 달리고 있어요.’
‘그 먼 거리를 찾았다고? 역시 성녀야! 대단해!’
‘이야! 역시 흑마법사 탐지견! 굿독! 아주 잘했어!’
‘레아…… 제가 누누이 말하지만 그 말 쓰지 말라고 했죠?’
‘왜? 어울리잖아? 지금 네가 하는 거랑 개가 냄새 맡아서 목표 찾는 거랑 뭐가 다른데?’
‘달라요!’
‘다르긴, 내가 보기엔 비슷한데? 기운을 느끼는 거나, 냄새를 맡는 거나 그게 그거지.’
‘이익!’
‘탐지견! 다시 추격! 얼른 가자!’
‘레아!!!’
‘어차피 할 거면서 왜 이렇게 투덜거려!’
‘할거긴 하지만……. 아악! 진짜!!’
‘머리 긁지 마! 그러다가 가발 벗겨지겠다!’
‘죽인다! 반드시 죽일 거야!! 솔라시여! 엘프 한 명 올려 보내겠습니다!!’
그랬던 에피소드가 있었다.
성녀의 신성력은 특히 반대 속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니 에이든보다 훨씬 빨리 찾을 수 있었다.
“후우…… 힘든데, 아시죠? 제가 전투에 지원하느라 고생한 거.”
“알고 있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신성력 한번 쫘악~ 뿌려 보시죠.”
“……위대한 신성력을 향수 취급하지 마시죠. 하아…….”
헬리아는 한숨을 내쉬면서 신성력을 끌어올려 마수의 숲에 넓게 퍼트렸다.
눈을 감고 집중하는 헬리아는 조금 지친 기색을 내보이며 눈을 떴다.
“찾았어요.”
“어딘가요?”
“저쪽이에요.”
“크으~ 역시 고성능 탐지견, 굿독!”
“……탐지견이라뇨? 그게 무슨 말이에요? 굿독은 또 뭐고요?”
“칭찬인데요?”
“칭찬이라고 하기에는 기분이 나쁜데요?”
“됐고 얼른 가죠!”
“아니…… 하아…….”
헬리아는 눈을 감았다.
그러고 보니, 헤스티아 영지로 온다고 졸랐을 때 한니발이 자신을 말렸던 것이 떠올랐다.
그녀는 깊게 후회했다.
‘그때 그냥 말 들을걸…….’
“같이 가요!!”
후회는 늘 늦는 법이었다.
* * *
옛날 어른들은 이런 말을 했다.
땅을 파 봐라, 돈이 나오냐? 라고 말이다.
확실히.
땅을 판다고 돈은 나오지 않았다.
돈 대신.
“찾았습니다!”
“이 마도구인 거 같은데요?”
“진짜 깊게도 묻었네. 그래도 전신 운동으로 근육 잘 조졌다!”
마도구가 나왔다.
검은 보석의 형태를 한 마도구였다.
에이든의 입가에 찢어지는 듯한 함박웃음이 그려졌다.
“으하하! 돈이다! 돈이야!!”
원작에서 나왔던 내용이다.
이 마도구는 팔 수 있다.
경매에 올리면 하나에 2만 골드나 한다.
원작에서도 한 번 사용했던 마도구를 팔아서 그 정도나 얻었으니까, 이번에도 그럴 수 있을 터.
“헬리아 님! 다음은 어디죠!?”
“힉…….”
“왜 그러세요?”
“아니…… 눈빛이 이상해서요.”
“제 눈빛이 왜요?”
“눈이 돈처럼 변한 거 같은데…… 아무래도 제가 잘못 본 거 같아요.”
“하하하, 인간의 눈이 어떻게 돈으로 변합니까. 잘못 보셨겠죠. 아무튼 다음은…….”
“저쪽…….”
“좋았어! 얘들아! 가자! 땅 파자!! 땅 파면 돈 나온다!”
“알겠습니다!”
에이든 일행은 자리를 옮겨 헬리아가 지정한 장소를 미친 듯이 파기 시작했다.
“영주님, 정말 이거 끝나면 한스 님께 말씀드려서 저희 휴가 주시는 거죠!?”
“알겠다니까. 나 영주야. 못 믿어?”
“믿습니다!”
“휴가, 휴가!!”
“꿀 같은 휴가를 드디어 가는구나! 얼른 파자!”
동기 부여를 받은 경비대원들이 그렇게 땅을 파고 있을 때.
헬리아는 보았다.
수풀 쪽에서 튀어나온 한 마리의 하운드를!
침을 흘리며 달려드는 하운드를 발견한 헬리아가 깜짝 놀라 외쳤다.
“위험…….”
까아아앙!
채 말을 끝내기도 전에 에이든이 들고 있던 삽이 하운드의 대가리를 후려쳤다.
-깨개갱!!
하운드는 단말마의 비명을 남긴 채 그대로 머리가 깨져 죽었다.
“안 그래도 바빠 죽겠는데 방해하고 X랄이야!”
에이든은 하운드 한 마리를 깔끔하게 처리하고 다시 땅 파기에 들어갔다.
그 모습을 보며 헬리아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교황이 말한 적이 있다.
사람의 인연은 솔라가 정해 준 운명이라고 말이다.
“으하하하하! 돈이다! 땅 파면 돈 나온다!! 봐! 돈이 나오잖아!!”
‘솔라시여…….’
헬리아는 두 손을 모아 간절하게 기도했다.
‘저에게 왜 이런 시련을 주신 겁니까…….’
* * *
렌돌은 부하들에게 들은 소식을 듣고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실패?”
“그, 그렇습니다.”
“실패라니…… 그게 가능한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헤스티아 영지를 공격하기 위해서 천에 달하는 마수를 보냈다.
그중엔 운 좋게 상급 마수 웨어울프까지 있었다.
작은 영지 하나쯤은 가볍게 무너트릴 수 있는 정도의 전력이다.
그렇기에 안심하고 자리를 떴다.
괜히 있다가 마탑에게 감지라도 당하면 귀찮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실패?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하지만 정말 실패했습니다.”
“……그쪽의 피해는?”
“…….”
흑마법사는 차마 대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에 심기가 불편해진 렌돌이 암흑 마나를 풍기며 묻자 그는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전무합니다.”
“전무?”
“죽은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하는 거 같습니다…….”
“…….”
정말 말도 안 된다.
작은 영지 하나를 가볍게 짓밟을 수 있는 전력이었는데 아무런 피해 없이 막았다고?
그게 가능한가?
“설마 헤르메스…… 아니, 그럴 리가 없지. 놈은 우리가 유인해 놨으니까…….”
이번 계획에 헤르메스가 방해되었기에 그를 다른 곳으로 유인해 놨다.
충분한 전력이다.
원래라면 헤스티아 영지는 마수의 습격에 쑥대밭이 되어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피해는 없고, 마수의 공격을 막았다고?’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이유는? 헤스티아 영지에 그 정도의 저력이 숨겨져 있었던 건가?”
“저희 쪽 보고에 따르면 그곳에 성녀가 있었다고 합니다.”
“성녀!?”
“네, 전투를 지켜보고 있던 도중 성녀의 신성력이 병사들을 돕고 마수의 힘을 약화시켰다고 합니다.”
“성녀…… 성녀가 왜 거기에……?”
“아직 거기까지는 모르겠습니다. 태양 신전에 심어 놨던 간자들이 전부 죽어서.”
라바돈 영지 일이 있고 난 후, 태양 신전은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에 더 집중했다.
포토스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그렇다 보니 흑마법사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이들은 전부 붙잡혀 고문당해 죽었다.
때문에 태양 신전의 정보를 얻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허…….”
큰 변수다.
설마 성녀가 헤스티아 영지에 있을 거라 그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성녀라면 이번 습격의 실패도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어쩔 수 없군.”
“어떻게 할까요?”
“별수 없지. 일단 철수한다. 거기에 쓸 시간이 더는 없으니까.”
이쪽도 계획을 실행해야 했고 힘을 집중해야 할 시간이었다.
다른 곳에 시선을 돌릴 시간은 없었다.
“그럼…….”
“일단 마도구를 회수해라.”
렌돌은 마도구 회수 명령을 내렸다.
그 마도구는 흑마법사 측에서도 귀한 것으로 구하기도 힘들고 무엇보다 비싼 물건이었다.
회수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몰랐다.
“……그러니까…… 누군가가 마도구를 가지고 갔다고……?”
“네……. 따, 땅을 판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근처에 이런 쪽지가 남아 있었습니다.”
“쪽지?”
렌돌은 쪽지를 받았다.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네 마도구 쩔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