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other world, I run a territory with my own rent RAW novel - Chapter (207)
제207화
7화 : 새로운 일꾼
카가가강!
제2 드워프 마을 연무장에서는 병장기가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고 있었다.
그곳에선 에이든과 알폰스가 서로 공격을 주고받고 있었다.
검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가벼운 대련이었다.
카강!
검과 검이 부딪칠 때마다 그 충격이 근처까지 퍼질 정도로 강렬했다.
“후웁…….”
에이든은 빠르게 발을 굴렀다.
‘아스트로 스텝.’
스텝을 밟은 에이든의 신형은 잔상을 남기면서 알폰스의 빈틈을 찾았다.
하지만 빈틈을 찾는 건 쉽지 않았다.
‘철옹성을 보는 거 같네.’
그저 검을 잡고 서 있을 뿐인데 알폰스는 하나의 성을 보는 거 같았다.
거대한 성벽으로 보호받고 있는 성.
어딜, 어떻게 공략해야 할지 좀처럼 감이 잡히지 않았다.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역시 쉽지 않나?’
“이럴 땐…….”
빈틈이 보이지 않는다면 빈틈을 만들어 내면 그만이었다.
“아스트랄 블레이드.”
우우웅.
에이든의 검에 불투명한 빛이 맺혔다.
강렬한 빛이었다.
생각보다 강한 출력에 에이든은 조금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뭔 출력이…….’
역시 오리할콘이라는 건가?
오리할콘으로 만든 검이라서 그런지 조금만 힘을 줘도 이전과는 다른 출력을 만들어 냈다.
기존에 사용했던 검은 10의 힘을 사용하면 7~8의 출력밖에 내지 않았다.
마치 저항이 있듯이 말이다.
하지만 오리할콘은 달랐다.
10의 힘을 내면 10의 출력을 냈다.
검이 그의 요력을 저항 없이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었다.
‘이래서 사람은 좋은 아이템을 써야 한다니까?’
에이든은 철옹성 같은 알폰스의 방어를 비집고 들어가며 빈틈을 만들어 내기 위해 움직였다.
하지만 빈틈을 찾기는 힘들었다.
힘으로 강제로라도 비틀어 보려고 했었지만, 알폰스의 검술은 에이든보다 몇 수 위였다.
우웅.
알폰스의 검에 푸른빛이 맺혔다.
푸른빛과 불투명한 빛이 부딪치려고 했다.
출력은 에이든이 압도적으로 강한 것처럼 보였다.
부딪치는 순간, 알폰스가 밀릴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다.
스윽…….
“윽!”
알폰스는 노련했다.
에이든의 강력한 공격을 자연스럽게 받아서 흘리면서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덕분에 힘든 건, 공격하는 에이든이었다.
호흡이 흐트러지는 에이든과는 다르게 알폰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호흡이 일정했다.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지나 대련이 끝났다.
“후우…… 힘들다.”
“고생하셨습니다.”
“고생은 뭐…….”
“그런데 검은 어떻습니까?”
이번 대련은 검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대련이었기 때문에 한 질문이었다.
에이든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좋아, 착착 감긴다고 해야 하나? 처음 쓰는 검인데 마치 오래전부터 썼던 검처럼 손에 익어.”
“그건 그 드워프가 영주님의 손에 맞춰서 제작했기 때문입니다. 보급형과는 다르겠죠.”
호그가 만든 검은 오로지 에이든을 위한 것이었다.
그래서 검을 제작할 때, 그는 에이든에게 수없이 질문을 쏟아냈었고 검 쓰는 모습까지 몇 번이나 보여줘야만 했었다.
심지어.
“나는 솔직히 내 몸을 더듬길래 그놈이 미친놈인 줄 알았는데…….”
“사용자의 몸 상태를 알아야 더 완벽한 검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근육의 형태, 근골, 자세 같은 것을 알아야 더 정확한 검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에이든의 검은 균형이 잘 잡혀 있어서 굳이 길들이지 않아도 상관없을 정도였다.
“그나저나…… 너는 지치지도 않나 보네?”
“네? 하하하, 그거야 당연합니다. 저는 효율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효율적으로?”
“네. 저는 적은 힘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낼 수 있게 움직이지 않았습니까.”
“아.”
그러고 보니 그랬다.
에이든은 격하게 움직이며 공격했지만 알폰스는 그와 다르게 조용했다.
낭비가 없었다.
이건 천 년 전, 많은 전투를 치르면서 쌓은 경험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아마 영주님께서도 금방 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지금도 충분히 빨리 강해지고 있으십니다.”
“그런가?”
“네. 제가 보장합니다. 지금 영주님은 그 누구보다 빠르게 강해지고 있으십니다.”
이건 그를 숭배하거나 하는 그런 겉치레가 들어간 찬양 멘트가 아니었다.
실제로 대련 도중, 알폰스는 에이든의 공격에 몇 번이나 간담이 서늘해졌다.
지금이야 경험이 부족해서 그렇지 그 부족한 부분이 채워진다면 에이든은 비약적으로 강해질 것이다.
“그런데 말이야.”
“네?”
“왜 내 검은 불투명한 거야?”
에이든은 검을 들며 아스트랄 블레이드를 사용하면서 물었다.
이전부터 궁금했다.
분명 같은 아스트랄 블레이드인데 알폰스가 사용하면 푸른빛이 맺혔다.
‘저번에 카덴이 싸우는 거 보니까 놈은 노란색이었지.’
그에 비해 에이든의 검에는 불투명한 색이 맺혀 있었다.
에이든의 질문에 알폰스는 뭔지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신념입니다.”
“신념?”
“네. 어떠한 신념을 품고 있느냐에 따라서 그 색이 바뀐다고 했습니다. 영주님의 검이 불투명한 건, 그 신념이 확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럴 리가. 내 신념은 확실한데? 돈 많은 백수가 되는 것이…….”
“그건 욕망이지 않습니까. 욕망과 신념은 다른 법입니다만…… 아무튼, 훗날 영주님도 알게 되는 날이 오실 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내 검도 변한다는 건가?”
“그렇습니다.”
“그렇단 말이지…… 그럼 말이야. 옛날의 왕은 어땠어?”
“레오스 님을 말씀하시는군요. 그렇군요. 천 년 전, 왕의 검은 전장을 비추는 빛과 같았습니다.”
“빛?”
에이든의 질문에 알폰스는 그날을 회상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절망으로 가득했던 전장을 비추는 희망으로 가득한 찬란한 백색의 빛이었습니다.”
“…….”
그 말을 듣자 에이든은 강한 위화감을 느꼈다.
‘멸악의 기사’에서 나왔던 문구 중 하나였다.
왜 갑자기 이 문구가 떠올랐는지 모르겠지만, 에이든은 강한 위화감과 동시에 한 가지의 가설을 떠올렸다.
말도 안 되는 가설.
있어서는 안 될 가설을 세웠던 에이든은 이내 고개를 저었다.
“……착각이겠지…….”
* * *
“자네에게 부탁이 있네.”
호개는 에이든을 따로 불렀다.
“부탁이요?”
“그렇네.”
“뭔가요?”
“우리를 좀 도와주겠나?”
“도와달라고요? 뭘요?”
호개는 말하는 것을 망설이고 있었다.
과연 이런 부탁을 해도 될는지…….
그렇다고 해서 지금 일족의 상황을 봐서는 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자네도 알고 있지 않나? 우리 아이언 일족은 망치를 두드리는 것을 제외하면 할 수 있는 게 그다지 없네.”
“네.”
“그렇기에 우리는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인간 상단과 거래할 수밖에 없었네.”
이들이 굳이 위험하게 인간과 거래를 하는 건, 살아남기 위함이었다.
아이언 드워프들은 대장장이 기술은 뛰어나도 농사나 그런 쪽으로는 재능이 없었다.
그렇기에 식재자 같은 건 인간들을 통해서 구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 때문에 이미 한 번 크게 위험에 처하긴 했었지만,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래서 자네의 도움을 좀 받고 싶군.”
“상단을 소개해 달라는 건가요?”
“그렇네.”
“하지만 저도 인간인데요?”
“인간이지만, 요정의 축복을 받은 페어리 프린세스가 아닌가? 자네가 소개해 준 사람이라면 믿을 수 있지 않겠나.”
물론, 그것만 가지고 그를 믿는 건 아니었다.
에이든은 일족을 구해준 은인이다.
만약 그가 없었다면 지금쯤 일족은 그 귀족에게 붙잡혀서 노예로 부려졌을 것이다.
“그리고 모든 인간이 나쁜 건 아니지 않나.”
“그렇긴 하죠.”
“거기에 게렌에게 들은 것도 있네.”
“게렌에게요?”
“그렇네.”
사실 향후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해서 일족끼리 회의하고 있을 때.
게렌이 슬그머니 끼어들어 자신의 의견을 늘어놓았다.
‘그 인간이라면 믿을 수 있습니다.’
‘저희 일족은 이미 그 인간이 영주로 있는 헤스티아 영지에서 살고 있습니다.’
‘못 믿겠으면 직접 와서 보셔도 됩니다. 다른 인간이라면 몰라도 그 에이든은 믿어도 괜찮습니다.’
‘오른 님의 이름을 걸고 맹세하도록 하겠습니다.’
게렌은 진지한 표정으로 호개에게 에이든이 어떤 인간인지 설명했다.
심지어 그와 연관된 상단도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다른 놈들도 수긍하고 고개를 끄덕였네. 어떤가?”
“그거라면.”
에이든도 나쁜 건 아니었다.
아이언 드워프가 만들어 낸 장비들은 실패작이라고 해도 비싸게 팔 수 있었다.
‘드워프 입장에서나 실패작이지 우리 입장에서는 하나같이 명품이잖아.’
소리가 들린다.
돈이 굴러들어 오는 소리가!
안 그래도 돈 들어갈 구석이 넘쳐났다.
사람들 월급도 줘야 하지, 영지 유지 보수에 현질해야 할 것도 한참 남았었다.
거기에 오리할콘 검을 만들겠다고 현질하느라 제법 돈도 많이 썼었다.
지출이 심했었다.
하지만 아이언 드워프와 거래를 시작하면 그 정도의 지출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머릿속에서 계산은 끝났다.
‘이거 안 잡으면 호그가 아니라 호구지!’
그리고 호개의 결정이 조금 대단했다.
보통 드워프라면 인간에게 그 정도로 뒤통수를 맞았다면 아직도 경계심이 강하게 남았을 것이다.
아직도 뒤통수가 얼얼할 텐데 이런 결정을 내린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역시 드워프 장로라는 자리에 앉은 이유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렇게 하죠!”
“하하하! 자네라면 그럴 줄 알았네! 아, 그리고 말이네…… 크흠, 게, 게렌이 말일세.”
호개는 답지 않게 에이든의 눈치를 살폈다.
“이, 이런 말을 하더군…….”
“무엇을…….”
“자네 쪽 흑맥주가 그렇게 맛있다지?”
“…….”
“게렌 그 자식이 흑맥주를 안 마셔 봤으면 어디 가서 맥주 마셔 봤다는 소리를 하지 말라면서 그 자리에서 얼마나 떠들던지…… 꿀꺽…….”
“그건…….”
“될 수 있다면 그 흑맥주…… 우리도 맛볼 수 있을까?”
그 말에 에이든은 그제야 드워프들이 왜 그렇게 뒤통수를 맞고도 다시 거래를 재개하려고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을 구해준 은인에 대한 신뢰?
그런 게 아니었다.
거기에 있는 건.
‘이 새끼들 흑맥주에 넘어갔구나!’
술에 대한 강렬한 욕망이었다.
* * *
헤스티아 영지, 대장간.
대장간에서 게렌을 도와서 커피 그라인더와 필터를 만들고 있던 작업자들은 조용히.
그리고 묵묵하게 일하고 있었다.
“…….”
입은 닫고 있지만, 손은 어느 때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물건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작업하고 있던 남자가 중얼거렸다.
“게렌 님은 왜 안 돌아오시는 걸까…….”
“그 드워프…… 우리는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데 혼자 휴가를 가셨겠다…….”
“돌아오기만 해 봐라…… 이번엔 정말 묶어서 일만 시킬 거니까…….”
흉흉한 살기가 대장간 내부에 감돌았다.
작업자들은 그렇게 묵묵하게 커피 그라인더와 필터를 만들며 한곳에 쌓아놨다.
마치 분노를 쌓듯이 말이다.
그때였다.
벌컥!
“으하하! 내가 돌아왔다!”
며칠 만에 게렌이 돌아왔다.
그를 보자마자 작업자들은 그동안 쌓였던 분노를 그에게 쏟아내려고 했다.
하지만 돌아왔을 땐 게렌은 혼자가 아니었다.
게렌은 마치 너희들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방패막이를 앞으로 내세우며 말했다.
“소개하마! 이제 우리와 함께 일할 노…… 노동자! 호그다!!”
대장간에 새로운 일꾼이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