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other world, I run a territory with my own rent RAW novel - Chapter (63)
제63화
13화 : 정령 도로 공사소
“마탑이 본산을 옮겼다고?”
“네.”
정보부의 보고를 받은 국왕, 레스 해밀턴은 고운 미간을 찌푸렸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마탑이 어딘가?
왕도에 자리를 잡고 단 한 번도 본산을 옮긴 적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본산을 옮겼다고?
“확실한가?”
“몇 번이나 확인했습니다, 부마탑주가 움직이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그렇다면 진짜겠군.”
이해할 수 없었다.
본산을 옮긴다.
도대체 왜?
본산을 옮겨 봤자, 아무런 메리트도 없었다.
도리어 디메리트만 있는 행위를 마탑이 왜 했는가, 그것이 가장 큰 의문이다.
“일단 왕도에는 지점을 남겨 둔다고 합니다, 기존에 하던 일도 그대로 진행한다고 하니, 일에 차질은 없을 겁니다.”
“텔레포트 게이트 연구도 그대로 진행하는 건가?”
“아마, 그건 본산에서 진행할 듯합니다, 괜찮을 겁니다, 그건 저희 쪽과 계약했으니.”
“그렇겠지.”
텔레포트 게이트는 먼 옛날에 소실된 고대의 유물이다.
먼 거리를 단숨에 이동할 수 있는 게이트라니.
그것을 복원할 수 있다면 왕권은 이전보다 훨씬 강력해질 것이다.
“그쪽 연구에 대한 지원은 아끼지 마라.”
“알겠습니다.”
“그런데 어디로 옮겼지?”
“헤스티아 영지라고 합니다.”
“헤스티아 영지? 거기가 어디지?”
아무리 국왕이라고 해도 자신의 영토에 대해 모든 걸 알진 않았다.
“헤스티아 영지는 마수의 숲에 인접한 영지로 사론톤 가문에 속한 영지입니다.”
“사론톤 가문?”
“네, 지금 그곳의 영주는 에이든 사론톤이라고 합니다.”
“에이든 사론톤…….”
들은 기억이 있다.
“사론톤 가문의 사생아라고 했던가? 왜 그곳에 있지?”
“방출되었다고 합니다, 적합한 이유 없이 제명할 수 없으니, 그곳으로…….”
“유배를 보냈군.”
귀족들이 특정 영지를 유배지로 쓴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그 또한 묵인하고 있던 일이다.
“그곳으로 본산을 옮겼다라…….”
여러모로 걸렸다.
왜 하필 헤스티아 영지로 간 것인지.
혹시 사론톤 가문과 뭔가 관계가 있는 건 아닌지……. 만약 마탑이 사론톤 가문에 붙는다면 일이 골치 아파진다.
안 그래도 강한 권력을 가진 사론톤 가문의 권력이 왕실을 위협할 수 있었다.
“옮긴 이유는?”
마탑의 본산을 옮기는 것이다.
몇백 년 동안 있던 터전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니 그에 따른 중대한 이유가 있을 터.
마탑주의 성격이 조금 특이하긴 하지만, 마탑에 관해서는 한없이 진지했다.
‘내가 모르는 숨겨진 비밀이 있는 건가? 모든 것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옮길 정도의 일이.’
“죄송합니다, 그 부분은 아직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금방 알아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라, 마탑주가 본산을 옮겨야 할 정도로 커다란 일이다, 혹은 세계적인 이유일 수도 있지.”
레스 해밀턴은 자신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이유가 숨겨져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니 알아내야 한다.
무엇 때문에 옮겼는지 알아야, 그에 관한 대비를 하지 않겠는가.
왜 하필 그곳이고.
사론톤 가문과 무슨 관계인지.
“반드시 알아내야 한다.”
“알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본산을 옮기는 이유를 알아내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몰랐다.
마탑이 본산을 옮긴 이유가 마탑주인 헤르메스가 요정 덕질을 편하게 하려고 하는.
그냥 오타쿠가 오타쿠했다는 것을.
* * *
[연구 진척도 : 15%]“얼쑤!”
에이든은 진척도를 보며 웃었다.
단 하루 만에 진척도가 눈에 보일 정도로 빨라졌다.
역시 사람은 기강을 잡으려면 한 번에 확실히 해야만 했다.
“생각보다 잘 됐군요? 저는 솔직히 영주님이 거기서 그들을 패서 잘 안 될 거라 생각했거든요.”
“나만 했으면 그렇겠지.”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뭐긴, 생각을 해 봐, 외부자인 내가 그냥 패면 놈들은 도망치면 그만이거든.”
“그렇긴 하죠.”
“하지만 외부자인 나만 팬 게 아니라, 직장 상사가 직접 팼단 말이지, 이러면 또 이야기는 달라지거든.”
에이든만 했다면 마법사들은 적당히 상황을 보고 도망쳤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 헤르메스가 추가되니, 저들의 입장에서는 달리 선택지가 없었을 것이다.
“마법사인 이상, 마탑에서는 절대 벗어날 수 없거든.”
쇄애액!
에이든은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전신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그렇게 몇 번이나 검을 휘두르자.
[일일 퀘스트, ‘검술 훈련’을 달성하셨습니다.] [아스트로 소드의 숙련도가 0.08% 상승합니다.] [힘이 1 상승합니다.] [체력이 1 상승합니다.] [민첩이 1 상승합니다.] [검술 숙련도가 0.87% 상승합니다.]일일 퀘스트가 끝났다.
시간은 고작 2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다.
예전에는 온종일 해야만 했던 것이 검술 스킬을 얻고 숙련도가 오르자, 이제는 2시간 컷이다.
“여기 땀 닦으시죠.”
“어.”
에이든은 수건으로 땀을 닦았다.
일일 퀘스트를 끝내고 나면 몸이 한결 가벼워지면서 상쾌했다.
단순히 기본기를 갈고 닦는 것뿐이지만 하루하루 강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상태 창.”
이름 : 에이든 사론톤.
종족 : 인간.
칭호 : 마탑주를 굴복시킨.
레벨 : 54 경험치 : 61.35%
특성 : [건물주]
힘 : 74 민첩 : 74 체력 : 74 운 : 63
“나쁘지 않네.”
“많이 강해지셨군요, 이 정도라면 이곳 주인공보다 강한 거 아닙니까?”
“뭐, 현 상황의 주인공이라면 그렇겠지.”
문득, 떠오르는 의문이 있다.
주인공.
이곳은 ‘멸악의 기사’ 소설 속이다.
당연하겠지만, 주인공은 따로 존재한다.
“원래 같았으면 지금쯤 주인공 이름이 들려와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지난 날짜를 생각하면, 어느 정도 소식은 들려와야 정상인데,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너 뭐 아는 거 없어?”
“에이, 제가 그걸 어떻게 압니까? 저 영지에서 나간 적이 없는데요.”
“……무능한 놈.”
“무능이라뇨, 저는 제 할 일을…….”
“나를 보좌하는 일인데, 그걸 못하니까, 무능한 거지.”
“요즘……. 저에 대한 취급이 너무하다는 생각 안 드십니까?”
“너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거, 어머니가 청소시킬까 봐 피난 온 거 모를 줄 알아?”
“크흐흐흠!!”
“처음 만날 때, 청소 잘한다고 자랑질을 하더니…….”
“그건 약간의 허세가…….”
“됐고.”
확실히 이상했다.
‘멸악의 기사’에는 주인공이 있어야만 넘어갈 수 있는 위기가 몇 개 있다.
만약 그가 없다면, 골치 아픈 일이 많아진다.
“한번 찾아보라고 해야겠네.”
“이제 뭐 하실 생각이십니까?”
“뭘 하긴, 해야 할 일은 태산이거든?”
에이든은 귀찮다는 듯 한숨을 쉬면서 손가락을 놀리며, 건물의 상태 창을 열었다.
[정령 도로 공사소 LV. 1]정령의 힘을 이용하여 땅을 정돈하여, 깨끗하게 길을 만든다.
사유지 밖과도 연결할 수 있다.
절벽과 절벽을 잇는 다리를 만들 수 있으며, 늪지대, 호수를 가로지르는 다리 또한 제작할 수 있다.
정령이 만든 도로는 쉽게 손상되지 않으며, 그 위에서 마차가 이동할 경우, 이동 속도가 빨라진다.
이걸 이용할 생각이다.
안 그래도 드워프들의 불평이 많았다.
‘매일 그 거친 산길을 걸어 내려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느냐!’
‘거기에 마나석을 가지고 영지까지 가는데, 몇 번 넘어질 뻔했는지!!’
‘저번엔 가다가 맥주를 엎었다고!!’
마나석 광산과 영지와의 거리도 있고, 마수의 숲은 산길이 험했다.
그래서 길 하나를 뚫으려고 했었지만, 차마 엄두가 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 정령 도로 공사소가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어디.”
[도로 공사를 시작하시겠습니까?]“어.”
피잉-
커다란 지도가 펼쳐졌다.
마수의 숲과 헤스티아 영지가 보였다.
에이든은 조금 더 축소해서 더 넓게 보려고 했다.
[정령 도로 공사소의 레벨이 낮아, 이 이상 축소는 불가능합니다.] [더 넓게 지도를 보고 싶다면 레벨을 올리셔야 합니다.]“…….”
“현질을 하라는 거군요?”
“……레벨을 올리라는 게 왜 현질을 하라는 거야?”
“현질을 해야 레벨이 오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현질하라는 거죠.”
“…….”
그런가?
하긴,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구나.
아무튼.
지금은 헤스티아 영지와 마수의 숲까지가 한계였다.
옆으로 밀어 봐도 지도는 고정되어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쉽네, 벨베스 영지와 연결하면 딱 좋았는데.’
어쩔 수 없나?
에이든은 지도에 손가락을 댔다.
[편집에 들어갑니다.] [도로 공사할 장소를 지정해 주십시오.]“파란색이 공사할 수 있는 곳인가?”
“그런 거 같습니다.”
에이든이 손가락으로 긋자, 파란색이 보라색으로 변했다.
“드래그하는 형식으로 지정하는 건가? 그럼 대충 이 정도는 얼마나 되려나?”
에이든이 손가락을 떼자.
[지정한 장소를 공사하시겠습니까?] [공사 비용은 총 100골드입니다.]“대충 10m에 100골드 정도인가?”
헤스티아 영지에서 마수의 숲까지 생각하면 대략 3.8km는 될 터.
그렇다면.
“……38,000골드인가?”
지금 에이든의 수중에는 63,192골드가 있다.
“에휴……. 돈을 벌면 뭐 하나…….”
한숨이 나온다.
개 꿀 빠는 편한 노후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돈을 벌었다.
하지만 악착같이 벌어도 나가는 건, 순식간이었다.
[지정한 장소를 공사하시겠습니까?] [공사 비용은 총 47,900골드입니다.]“끄응…….”
그래도 도로는 필요했다.
언제까지 울퉁불퉁한 길을 걷게 할 순 없었다.
거기에 마차를 타고 지나갈 때마다 덜컹거림은 상당히 불편했다.
나중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야 한다.
“지정…….”
촤르르르륵!
마법 주머니가 열린다.
마탑주에게 선물받은 주머니 안에 들어 있던 골드 대금화 479개가 하늘 위로 사라졌다.
에이든의 눈빛이 멍해졌다.
공허함이 가득한 눈은 오로지 금화가 사라진 그 허공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애틋하게.
그때였다.
“영주님! 지금 밖에 큰일 났습니다! 엄청 큰 골렘들이 땅을 막! 엎고 있습니다!”
“…….”
쿠구구궁!
-쿠오오오오!
굳이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대충 예상이 갔다.
에이든은 웃으며 말했다.
“미친 노옴들 또 시작이네.”
* * *
도로 공사는 시작되었다.
-공사공사!
-할 거야! 해야 해!
삐익- 삐익-!
-응응!
-거기거기?
정령 도로 공사소에서 나온 땅의 정령들은 호각을 부는 요정을 따라 움직였다.
수십, 수백 마리의 정령들이 호각 소리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삐익-!
-할게! 할게!
-응응!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헤헤헤, 명령! 따른다!
-그런데 우리가 왜 해?
-왕님이 말했어! 따르라고! 계약이랬어!
-그랬나? 그럼 해야 해!
-응응!
우르르, 몰려나온 정령들은 일제히 기운을 일으키며, 땅을 뒤엎기 시작했다.
“어어? 뭐야? 뭔 일이야?”
“요정들이 길을 막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요정들이 사람들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왜왜? 너, 넘어가지 말라고?”
끄덕.
“넘어가면 어떻게 되는데?”
…….
“아……. 그렇게 노려보진 말고.”
“흐음, 요정들이 이렇게 나온 거 보니까, 또 영주님께서 뭐 하시나 보네.”
“이번엔 정령인가? 설마 여기 땅을 뒤엎는 건 아니겠지?”
그때였다.
논을 갈아엎던 골렘이 나오더니, 이내 사람들이 걷는 길을 뒤엎는 것이 아닌가!?
그나마 다행인 건, 그때보다 조금 작다는 것 정도?
“어어!? 엎는다!”
“이런! 흙 튄다! 피해!!”
“뭔 공사를 저렇게 무식하게 해!!”
우르르륵!
하늘 위로 치솟던 흙이 쏟아지며, 그대로 요정들이 뒤집어썼다.
…….
…….
…….
요정들은 잔뜩 미간을 찌푸렸다.
호각을 불고 있던 요정의 호각 소리가 조금 거칠어진 건, 착각은 아닐 터.
삐익- 삐익-
-아하하하! 흙이다!
-뒤엎어~ 엎어엎어~
-재밌어~ 꺄륵 꺄르르륵!
웃는 노옴들을 보며, 요정들은 생각했다.
‘쉽지 않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