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other world, I run a territory with my own rent RAW novel - Chapter (74)
제74화
24화 : 견습 요정 기사(3)
‘릴!’
이 바보 같은 것!
타락한 포토스의 마법은 지금의 릴이 막을 수 있는 그런 공격이 아니다.
아무리 무장지대의 버프로 장비가 강화되었다고 해도, 저건 고작 그 정도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당장…….”
비켜라! 라고 소리 지르려고 했었지만, 그의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기사 릴이 숭고한 충성심과 기사도로 인하여, 조건을 충족했습니다.] [기사 릴이 요정 기사로 임명되었습니다.] [요정 기사, 릴의 능력치가 요정 기사의 적정치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견습 요정 기사가 되었습니다.]‘이게 뭔?’
에이든은 보았다.
릴의 몸에서 희미한 빛이 일렁이는 듯하더니, 포토스의 공격을 완벽하게 막고 있다.
[견습 요정 기사는 왕을 수호하는 방패이며, 왕의 적을 배제하는 한 자루의 검입니다.] [무장지대에서 전투 시, 견습 요정 기사의 모든 검술 숙련도가 일시적으로 상승합니다.] [무장지대에서 전투 시, 견습 요정 기사의 공격력, 방어력, 신체 능력이 향상됩니다.]“하아아압!!”
[견습 요정 기사가 착용한 장비에 요정의 가호가 깃듭니다.]거친 기합과 동시에 릴이 방패를 밀며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거 같았던 포토스의 마법을 막아냈다.
“영주님.”
“너…….”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이제부터 제가 지켜드리겠습니다, 영주…….”
“앞, 앞!”
“에?”
“막으라고!”
“헉!”
앞을 보니, 다시 검은 마법이 날아오고 있었고, 에이든은 황급히 릴의 뒤에 숨었다.
“방패 들어!”
“바, 방패 들어!”
릴은 황급히 방패를 들었다.
포토스의 마법은 강력하긴 하지만, 견습 요정 기사의 방패를 뚫을 순 없었다.
문제는.
“크윽…….”
견습 요정 기사가 되었다고 해도 타락한 포토스의 압도적인 마법을 연속으로 막긴 힘들어 보였다.
요정의 가호가 깃들었지만, 방패도 슬슬 한계처럼 보였다.
장비의 한계였다.
‘돌아가면 나도 좋은 장비 만들고 말 테다!’
“릴!”
“네!”
“간다, 따라와.”
“……명을 따르겠습니다.”
릴이 합류하자, 에이든은 여유가 생겼다.
언데드가 길을 막으며 포토스가 마법을 쓸 수 있는 시간을 벌려고 하고 있었다.
“하압!”
릴은 이전과 다르게 언데드를 빠르게 정리했다.
언데드를 벨 때마다 느껴지는 흥분감.
드디어 에이든의 등을 보는 것이 아니라, 옆에서 함께 싸울 수 있다는 고양감.
가슴이 웅장해지는 기분이다.
오랫동안 이 순간을 얼마나 꿈꿔 왔던가.
“나의 주군이 가는 길, 그 누구도 막지 못한다!”
릴의 검이 움직인다.
희미한 빛이 감도는 검이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자, 언데드가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갔다.
방패로 밀고, 균형을 잃은 적의 목을 찔렀다.
한데.
-키에에엑!
목을 찔린 언데드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릴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때.
한스가 주먹으로 언데드의 머리를 터트렸다.
“언데드에게 찌르기 공격은 좋지 않다, 뭉개거나, 박살을 내거나 혹은 베어야지.”
“……감사합니다.”
아직 경험이 부족했다.
하지만 이건 곧 시간이 해결해 줄 일이었다.
힘을 기르면 되는 것이고, 경험은 쌓으면 되는 일이었다.
그는 이제 시작 지점에 간신히 섰을 뿐이다.
남은 건,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였다.
“여기다!”
“이쪽이구나!”
“포토스 대주교!!”
통로 쪽에서 한니발을 포함한 성기사와 니케 일행이 공동으로 들어왔다.
한니발은 포토스에게서 흘러나오는 사악한 기운을 보며, 경악했다.
그의 얼굴에 강한 노기가 서렸다.
“포토스 대주교!! 타락했구나!! 태양 신전의 대주교이면서도 어둠을 탐하다니!!”
한니발은 이를 갈았다.
그는 대주교라는 직책에 앉아 있으면서 혐오스러운 짐승 같은 놈들과 손을 잡고.
심지어 짐승과 같은 위치로 추락한 포토스를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
“성기사들은 들어라! 포토스는 더는 태양 신전의 대주교가 아니다!! 그는 어둠이다! 태양의 신, 솔라님의 이름 아래! 집행해라!”
“……집행하겠습니다.”
“악은 죽인다!”
포토스는 태양 신전의 수치요, 그의 존재 자체가 솔라에 대한 모욕이다.
“……나를 죽이겠다고?”
“죽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것이냐! 나는 새로 태어났다!! 나는 그분에게 선택받았다!”
포토스의 몸에서 지금까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암흑 마나가 뿜어졌다.
아니.
이 어둠은 암흑 마나보다 훨씬 어둡고, 음습하며, 깊었다.
마기에 가까운 마력이다.
“다크 캐논!”
거대하면서도 검은 광선이 성기사들을 향해 쏘아졌다.
“방패를 들어라!”
“홀리 실드!”
“홀리 실드!”
성기사들은 신성 마법을 사용해 방패를 강화해 마법을 막았다.
“절망을 보여 주마.”
포토스는 곧바로 다음 마법을 사용했다.
그에 성기사들도 신성 마법으로 대응했다.
“홀리 소드!”
“홀리 에로우!”
“홀리 프레이어!”
빛과 어둠이 격돌한다.
포토스가 사용한 암흑 마법과 성기사들이 사용한 신성 마법이 충돌하며, 공동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빛이 쏟아지며, 어둠을 잠식하려고 한다.
“고작! 그 정도로 나를 죽일 수 있을 것 같으냐!”
그에 저항하는 어둠이 커지며, 도리어 빛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신성력과 암흑 마나는 상극의 기운.
신성력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10의 신성력으로 100의 암흑 마나를 정화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암흑 마나가 101이라면?
10의 신성력으로 전부 정화하지 못하고 남는다.
한마디로 아무리 빛이 강할지라도 더 강력하고 많은 어둠 앞에서는.
“빛이……. 잠식된다!”
“제길!”
“말도 안 돼!”
어둠이 빛을 잠식한다.
한니발은 보았다.
빛조차 잠식하는 어둠 속에서 은연중 느껴지는 솔라의 존재를.
말도 안 된다.
“어째서……. 저자는 타락했는데, 어째서 솔라님의 존재가 느껴진단 말이냐!”
“나는 새로운 존재로 태어났다.”
포토스에게서 흘러나오는 증오, 분노, 악의가 파도치며 주변을 잠식했다.
신성으로 보호받고 있던 성기사들의 정신이 어둠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아아…….”
“솔라시여…….”
“이길 수 없어…….”
격이 달랐다.
압도적인 어둠 앞에서 그 어떠한 빛도 제힘을 발휘할 수 없었다.
검은 마력이 마음에 스며든다.
인간 내면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던 공포를 어둠이 자극하며, 강제로 끄집어내기 시작했다.
‘저것은 어둠…….’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존재가 아니야…….’
‘우리는 졌다.’
흑마법사와 비교할 수 없는 어둠 앞에 굴복한 성기사들이 할 수 있는 건 하나뿐이다.
그저 공포에 떠는 것뿐이었다.
“절망했군, 하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다, 나는 라바돈 영지를 시작으로, 전 세계에 어둠을 뿌리겠다.”
“왜 그런 짓을 하는 거지……. 당신은 대주교이지 않았나! 포토스 대주교!”
“나는 보여줄 생각이다, 나의 존재를! 그리고 복수할 것이다, 나에게 이런 모욕과 치욕을 안겨준 놈들에게!”
포토스의 눈이 검게 물들기 시작하며, 광기가 들어차기 시작했다.
그는 철창을 향해 손을 뻗었다.
“원래 제물로 사라져야 했던 놈들……. 네놈들의 역할은 이제 끝이다.”
포토스의 손에서 검은 화염구가 만들어지더니, 빠른 속도로 철창을 향해 날아갔다.
“그, 그만둬!!”
한니발이 잡혀간 사람들을 구하려고 했지만, 거리가 너무 멀었다.
그때였다.
“하아아압!”
그 누구도 움직이지 못하는 절망 속에서 한 명의 기사가 움직여 방패를 들었다.
릴이었다.
릴은 날아오는 검은 화염구를 방패로 막아냈다.
그것을 본 한니발은 깜짝 놀랐다.
“어떻게 이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건, 그 혼자만이 아니었다.
“웃기는 소리 하고 있네.”
에이든은 근처에 쓰러진 성기사의 검을 들며, 포토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한스는 에이든을 가로막는 언데드를 처리하며 길을 텄다.
지면을 박차 돌진해 거리를 좁힌 에이든이 검을 휘둘렀다.
[스킬, 마나 블레이드를 사용합니다.]카가가강!
에이든의 검이 포토스가 친 방어막에 손쉽게 가로막혔다.
그 순간, 포토스의 손가락이 에이든을 향했다.
“데스 핑거.”
“웃차!”
에이든은 빠르게 몸을 비틀며 손가락 끝에서 쏘아지는 검은 광선을 피했다.
“뭔가 숭고한 목적이 있는 것처럼 말하는데, 너는 그냥 좌천된 게 빡쳐서 이런 짓을 저지르는 거잖아.”
“…….”
“대주교라는 놈이 쪼잔하고, 속이 좁아서 말이야, 고작 좌천됐다고, 이딴 짓이나 벌이고.”
그에게 어떠한 이유가 있다고 해도 그가 한 행위는 절대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로 인해 고통받은 피해자가 있는 이상, 그는 철저한 가해자일 뿐이다.
“믿었던 사람들을 배신하고, 신전도 배신하고, 믿고 있던 신조차도 배신하고, 대단한데? 배신 삼관왕 달성했어.”
“네놈…….”
그가 왜 이런 짓을 저질렀는지, 원작을 읽었던 에이든은 전부 알고 있었다.
그의 심정은 이해가 되지만.
그가 한 짓은 이해의 범위를 벗어났다.
“있을 때, 잘 좀 하지 그랬어, 안 그랬으면 이렇게 좌천도 안 됐을 거 아니야.”
“네놈은 내가 반드시 죽인다!”
포토스의 몸에서 암흑 마나가 폭발했다.
발작 버튼이라도 눌린 듯 갑자기 급발진하는 그를 보며, 에이든은 이를 악물었다.
어그로는 끌었다.
이제 더는 철창에 있는 사람들은 노리지 않을 터.
‘저기에 트로이의 손자가 있단 말이지, 손자가 죽으면…….’
“공짜 노예 못 얻잖아.”
에이든은 검을 강하게 쥐었다.
“죽여라!”
언데드가 움직이며 에이든을 덮쳤다.
“포탑! 포화!”
에이든의 명령에 포탑이 움직이며, 언데드의 움직임을 막아냈다.
에이든의 검이 그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며, 언데드의 몸을 조각냈다.
거대한 어둠이 에이든을 주시했다.
“공포에 절망해라!!!”
정신 마법인 듯했다.
하지만.
[스킬, 건물주의 의지를 사용합니다.] [그의 존재는 그 무엇보다 고고하며, 그 의지는 절대로 꺾이지 않는다.] [그것은 고귀한 이상을 가졌으며, 그것은 절대로 꺾이지 않으리.]정신 마법은 스킬로 보호받고 있는 에이든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강력한 정신 보호 마법.
성기사들의 신성으로 보호받고 있던 정신조차 침범했던 어둠이 그의 정신은 침입할 수 없었다.
이것이 그의 왕도.
‘벤다.’
에이든은 검에 의지를 담았다.
막지 못하면 라바돈 영지도, 헤스티아 영지도 놈의 손에 의해 파멸한다.
그는 영주이자, 왕이다.
저쪽 세계에 있을 때와 다르게 이곳에서는 지켜야 할 사람이 많았다.
한스도, 릴도. 게렌과 레비를 포함한 모두가 그가 지켜야 할 소중한 존재다.
‘이번엔 반드시 지킨다, 더는 도망치고 싶지 않아.’
강인한 의지에 호응하듯, 마나 블레이드의 빛이 더욱 선명해졌다.
거대한 어둠.
아무리 버프를 받은 에이든이라고 할지라도, 과연 그를 S급 헌터라고 부를 수 있을까?
아니.
그는 속 빈 강정이다.
아무리 레벨이, 능력치가 S급이라고 할지라도 그 속에 담고 있는 것이 달랐다.
경험이.
지금까지 쌓아온 기반이 그들에 비해 한참 부족했다.
‘그러니 지금 담는다.’
부족해도 물러설 수 없을 때가 있는 법이다.
지금이 바로 그때였다.
이번엔 도망치지 않는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 검에 의지를 담았다.
‘반드시 벤다, 지키기 위해서.’
문득, 그 남자가 떠올랐다.
엄청난 숫자의 마수 앞에서도 태연하게 검을 휘두르던 그 남자.
그 남자가 누구인지, 모른다.
그의 검술을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에이든의 실력은 아직 그의 발끝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하나, 지금 그게 중요한 건 아니었다.
‘할 수 있다, 할 수 없다가 중요한 게 아니야, 나는…….’
“지금 해야 한다.”
그때.
요정 검술관에서 봤던 남자가 고개를 돌려 에이든을 바라봤다.
그는 흐뭇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바로 그거다.]“아스트로…….”
검의 끝에서 흐르는 빛은 강렬한 별빛을 닮아있고, 주변을 어둠으로부터 해방시키는 듯한 눈부심을 뿜어낸다.
강렬한 빛은 주변을 잠식하는 어둠을 걷어내기 시작했다.
밤하늘에 떠오른 아름다운 별은 북극성처럼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듯, 오만한 존재감.
‘이것이 나의 검, 나의 왕도.’
다음 순간.
어둠 속에 떠오른 하나의 별은 궤적을 남기며 지면으로 떨어졌다.
“소드.”
어둠이 갈라진다.
이곳에 있는 모두가 목격했다.
찬란한 빛이 만들어 낸 기적의 순간을.
신성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순수하며, 숭고한 의지가 담긴 빛의 권능.
어둠은 절대 범접할 수 없으며, 소중한 것을 지키겠다는 마음.
그것이 지금 에이든이 검에 담고 있는 ‘왕도’였다.
“커헉……!”
황급히 마법을 사용해서 몸을 보호하려고 했지만, 에이든의 검은 보호막과 함께 포토스의 몸을 두 갈래로 찢었다.
동시에 그를 이루고 있던 어둠이 산화하며 사라졌다.
사라지기 전까지 그의 눈동자는 오로지 에이든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분노와 경악.
지금 상황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황망함이 가득한 눈이었다.
“뭘 꼬나봐?”
에이든은 다시 검을 휘둘러, 포토스의 눈을 찢어 냈다.
[아스트로 소드의 숙련도가 3.15% 상승합니다.] [검술 숙련도가 7.2% 상승합니다.] [마나 블레이드 숙련도가 7.22% 상승합니다.]메시지가 올라오며.
[퀘스트, ‘타락한 포토스’를 클리어하셨습니다.]퀘스트까지 클리어했다.
동시에 에이든은 전신의 힘이 쭈욱, 하고 빠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 영주님!”
“영주님!”
그때.
한스가 달려와 그를 부축했다.
에이든은 그런 한스의 부축을 받으며, 정신을 잃었다.
‘아……. 딱딱하다…….’
이것이 그가 정신을 잃기 전, 느꼈던 감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