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other world, I run a territory with my own rent RAW novel - Chapter (82)
제82화
7화 : 헤스티아 영지의 의원
파닥파닥!
[검색이 완료되었습니다.]“…….”
에이든의 앞에 책을 두고 뿌듯하다는 듯이 날개를 파닥이면서 사라지는 요정들.
그것을 보며 에이든은 어이가 없었다.
“이걸 검색 완료라고 해야 하는 건가?”
언뜻 보면 최신식 검색 시스템인 듯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전부 수작업이었다.
황당하기 짝이 없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에이든은 요정들이 찾아준 책을 봤다.
[#^&$&*$^#$%]읽을 수 없었다.
제목부터.
안을 펼쳐보니 삽화가 있긴 하지만 내용도 읽을 수 없었다.
“알프레도, 이건 뭐냐?”
“아, 그거 요정의 언어입니다.”
“요정의 언어?”
“네, 요정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오래전에 소실되었다고 알려진 잊힌 언어죠.”
“그럼 뭐야? 못 읽는 건가?”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니…….”
책을 찾아도 읽을 수 없으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때였다.
띠링.
[연구소에 새로운 연구 목록이 추가되었습니다.]“응?”
연구 목록이 추가되었단다.
에이든은 연구소의 목록을 열었다.
[마나석 정화 연구 LV. 2] – 40,000골드. [마법 연구 LV. 1] – 20,000골드. [게이트 연구 LV. 1] – 500,000골드. [포탑 연구 LV. 2] – 10,000골드. [건축 연구 LV. 2] – 20,000골드. [포션 연구 LV. 2] – 20,000골드. [비누 연구 LV. 1] – 10,000골드. [요정의 언어 연구 LV. 1] – 30,000골드.“…….”
이제 슬슬 익숙해질 때도 되었지.
이놈의 시스템은 틈만 나면 골드를 뜯어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이쯤 되면 의심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 시스템을 만든 놈, 혹시 한국인 아니냐? 한국 게임사 운영자 아니야?”
“…….”
“가능성이 있어, 이것 봐, 어떻게든 지르게 만들려고 하는 수단이 너무 악랄하잖아! 왜 판타지에서 한국 냄새가 물씬 나는 건데!”
“그, 그건 저도 잘…….”
“하아…….”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언제까지 릴을 요정으로 둘 수 없었고, 에이든도 개인적으로 요정이 궁금했다.
‘그리고 그 남자도 누군지 궁금하고.’
아스트로 소드를 사용하는 그 남자의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요정 검술 관에서 검술을 배울 수 있었다는 건, 요정과 관련된 존재라는 뜻이다.
‘요정의 언어를 안다면 그 남자에 대해서도 조사할 수 있지 않을까?’
“일단 연구해야겠네.”
[요정의 언어 연구 LV. 1을 구매하셨습니다.] [30,000골드를 사용하셨습니다.] [연구를 시작합니다.] [연구 완료까지 5시간 걸립니다.]연구는 고작 5시간밖에 걸리지 않으니, 이번엔 조금 여유를 가지고 기다릴 생각이다.
“그나저나, 마나석 정화 연구는 얼마나 남았나?”
[연구 진척도 : 48%]연구 진척도는 확실히 오르고 있지만, 속도는 더딘 편이었다.
“어서 연구 끝나라~ 그래야 내가 돈방석에 앉을 수 있을 테니까.”
에이든은 메시지 창을 껐다.
그러곤 서재를 둘러봤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산들바람을 타고 흐르는 책 냄새가 그의 코를 파고들었다.
“오랜만에 책이나 읽어 볼까?”
다른 책은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에이든은 오랜만에 휴식도 취할 겸, 느긋하게 책이나 읽으면서 교양을 쌓아볼 생각이었다.
“아, 저는 잠시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책 읽기 싫어서 핑계는…….”
“크흠! 저는 가만히 앉아서 책 읽는 건, 취향이 아니라서요, 하하하.”
알프레도는 은근슬쩍 자리를 피했다.
에이든은 책장에서 읽을 책을 찾던 도중 눈에 띄는 제목을 발견했다.
[개천에서 드래곤 나는 법! 너도 부자가 될 수 있다! 알뜰살뜰 돈 모으는 법.]“오…….”
흥미를 끄는 제목이 아닐 수 없었다.
에이든은 책을 꺼내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30분 후.
“드르렁…….”
서재에서는 페이지를 넘기는 소리 대신, 코 고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 * *
“후우…….”
트로이는 의원 의자에 앉아, 주위를 둘러봤다.
‘이제 여기서 일하는 건가?’
의원은 상당히 깔끔하고, 고급스러웠다.
외관도 예전에 일했던 의원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좋았으며.
실내장식은 누가 건드린 건지 몰라도 정리가 잘 되어 있었다.
“침대도 좋고, 공기도 좋고, 청결하네.”
의원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청결이었다.
청결하지 않으면 걸리지 않을 병에 걸릴 수 있었고, 상처가 악화할 수도 있었다.
빈민가에 있을 땐 그 부분이 관리가 힘들었는데, 여기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듯했다.
“영지는 좋은 거 같고.”
헤스티아 영지에 대해 언뜻 들은 것이 있었지만, 소문과는 다르게 평화로웠다.
그 무엇으로부터도 지켜줄 듯한 거대한 성벽은 무척이나 든든했다.
정돈되어 깔린 길은 걷기 편할 정도였고, 무엇보다 영지민들이 친절했다.
‘사실 조금 걱정했는데.’
텃세라는 것이 있지 않던가.
원래 박혀 있는 돌은 굴러들어 온 돌을 싫어하는 법이었다.
혹여 기존에 있던 영지민들이 밀어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생각과는 달랐다.
‘의원이라고? 정말 의원이십니까!?’
‘우리 영지에 의원이!? 세상에! 신은 우리를 버리지 않았구나! 드디어 그 근육에서 벗어날 수 있겠어!’
‘영지에 의원이 오셨다! 으하하하! 드디어 해방이다!’
‘어서 오십시오! 환영합니다! 계속 있어 주세요~ 평생 여기서 사셔야 합니다!’
격한 환영.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오기 전에 듣기로는 헤스티아 영지에도 의원이 있다고 들은 거 같은데.
“할아버지!”
“응? 레이 왔구나~”
“네!”
“그래, 여기는 어떤 거 같니?”
“좋아요! 사람들도 많고! 친절해요!! 그리고 여기 물이 시원해요!”
“물이 시원해?”
“네! 시원해서 좋아요~ 헤헤헤, 그리고 친구도 생겼어요!”
“벌써?”
“네!”
“잘됐구나.”
트로이는 흐뭇하게 웃었다.
과연 손자인 레이가 고향을 떠나 잘 적응할지도 걱정되었지만, 괜한 우려였다.
사랑하는 손자의 웃는 얼굴을 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았다.
“아! 맞다! 저 밖에서 친구들이 기다려서! 가 볼게요!”
“그래, 뛰다가 넘어지지 말고.”
“네!”
“너무 늦게 오지 말렴.”
“알겠습니다! 다녀올게요!”
레이는 즐겁다는 듯이 웃으며 나갔다.
의원에 혼자 남게 된 트로이는 가볍게 내부 공기를 환기하며, 손님을 기다렸다.
그때였다.
띠링~
문에 달린 종소리가 울리면서 누군가가 들어왔다.
‘손님인가?’
“누구……. 헙!”
트로이는 들어온 손님의 몰골을 보고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상처가 가득했다.
몇 명은 날카로운 것에 베인 거 같았고, 또 몇 명은 잘못 넘어졌는지, 발목이나 팔목이 심하게 부어 있었다.
“아니, 무슨! 도대체 어디서 그렇게 다치신 겁니까?”
“아하하……. 마, 마수 사냥하다가 실수로…….”
“세상에. 상처가 이렇게 심하다니, 어서 이쪽으로 오시죠, 일단 소독부터 해야겠습니다.”
“네.”
병사들은 트로이의 말을 잘 따랐다.
‘새로 오신 의원이라, 드디어 한스 님께 벗어나는구나!’
한스가 있었다면 이렇게 다쳤다고 의원을 찾아오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가 있는 의원은 뭐랄까…….
가기 싫다고 해야 하나?
한스가 저 의자에 앉아 있으면 의원을 찾아왔는데, 이상하게 도살장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이제 정상적인 의원이 있으니까.’
‘이제 다치면 와야지, 온 김에 편안하게 쉬었다가 가면 더 좋고!’
병사들은 싱글벙글 웃었다.
“소독은 끝났고, 음, 이쪽은 봉합해야 하고, 이쪽은 발목이 심하게 부었군, 침을 놓겠네.”
“침이요?”
“그래, 조금 아프겠지만, 괜찮겠나?”
“물론이죠.”
‘침이 뭐가 무섭다고.’
헤스티아 영지가 어떤 곳인가?
마수와 싸우는 최전방이다.
사악한 마수와 싸우는 병사가 고작 의원이 사용하는 침을 두려워할 리가 없었다.
“허허허, 병사라 그런지, 대단한 용기군, 좋지, 그럼 침을 꺼내도록 하지.”
트로이는 침을 꺼냈다.
한데, 침을 본 병사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그게 침입니까?”
“그런데?”
“침이…….”
원래 저렇게 길던가?
엄청나게 긴 장침을 보고 있으면, 침이 아니라 창이라는 느낌을 줬다.
“그걸로 제 발목을 찌르겠다는 겁니까?”
“그렇네, 걱정하지 말게, 보기와 다르게 안 아프거든.”
“아니……. 크흠! 생각해 보니, 저 아프지 않은 거 같습니다, 이만 나가 보겠…….”
“어딜.”
그때였다.
병사가 나가려고 하자, 트로이의 손이 번개처럼 움직이더니, 작은 침 몇 개가 그의 목에 박혔다.
“커헉…….”
‘몸이……. 움직이지 않아…….’
그때.
트로이의 서늘한 목소리가 의원을 울렸다.
“내 환자는 들어와서 치료를 받아야만 나갈 수 있다, 두 다리 멀쩡하게 나가는 거 아니면 용납할 수 없다.”
“도,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겁니까!”
“나, 나갈 거야! 치료는 필요 없……!”
푹푹푹!
침이 날아가 그들의 몸에 틀어박혔다.
침이 박히자, 마치 마법에라도 걸린 듯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의원 일을 하다 보면 어딜 어떻게 누르면 말을 할 수 있고, 못 하고, 몸을 못 움직이게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되지.”
의학을 집중적으로 파고들다 보면 인체에 대해 알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혈이라는 것이라네, 자네들은 내가 특정한 혈을 짚는 것으로 몸이 마비된 것이니, 걱정할 필요는 없네.”
“…….”
“괜찮네, 다 풀어 줄 거니까, 내 치료를 받고 난 다음에…….”
트로이는 장침을 꺼냈다.
“곧 편하게 해 주지.”
그의 목소리는 온화하기 짝이 없지만, 이상할 정도로 오싹했다.
‘편안하게 해 준다고?’
‘죽인다는 건가?’
‘시체는 고통을 느낄 수 없으니 편하겠지.’
‘아……. 의원이 아니라, 장의사였구나.’
병사들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이제 꼼짝없이 치료당하게 생겼다.
‘아니, 좋은 거 아닌가?’
그런 의문이 잠시 들긴 했지만, 저 장침을 보면 그런 생각은 싹, 사라졌다.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생각보다 아프지는 않으니까.”
그렇게 다가오는 그를 보며, 병사들은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물론, 그 외침이 밖으로 새어 나오는 일은 없었다.
* * *
[연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킬, 요정의 언어를 획득하셨습니다.] [요정의 언어 LV. 1]잊힌 고대의 언어.
요정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알아들을 수 있으며, 그들이 쓰는 문자를 읽을 수 있다.
단, 아직 레벨이 낮아, 모든 것을 해석할 순 없다.
“드디어 끝난 건가?”
쉬고 있던 에이든의 눈앞에 떠오르는 메시지 창.
연구가 끝나니 스킬이 주어지면서, 이제 읽을 수 없는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에이든은 곧바로 책 제목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전에는 읽을 수 없었던 책이지만, 지금은 완벽하게 읽을 수 있었다.
[요정 기사의 모든 것.]요정 기사의 모든 것.
요정들이 찾아 줬으니, 릴이 요정이 된 것에 대한 것과 요정 기사에 대한 것도 나오겠지.
“앞쪽은 읽을 수 있지만, 뒤쪽은 못 읽나?”
아직 연구 레벨이 부족한 듯, 뒤쪽은 읽을 수 없지만 앞쪽은 완벽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앞쪽에 견습 요정 기사에 관한 내용도 나와 있었다.
이거라면…….
“영주님!”
그때였다.
문이 열리면서 릴이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더니, 에이든의 뒤에 숨었다.
“영주님! 제발 살려 주십시오!”
“무슨 일인데?”
“그게! 그게!!!”
“여기에 있었구나!! 으하하, 어딜 그렇게 도망가는 것이냐!”
“히익! 왔습니다!!”
“뭐길래…….”
에이든은 의아한 듯,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볼 수 있었다.
“요정! 그것도 인간이 요정이 되다니! 도대체 어떻게 한 거냐! 크흐흐……. 그 요정들은 만지지 못했지만 너는 만질 수 있겠지, 얼굴은 좀 이상해도! 그래도 요정!!”
요정 덕후, 헤르메스가 그곳에 서 있었다.
“영주님! 저 인간이! 저한테 이상한 짓을 하려고 합니다! 막 잡아서, 이상한 포즈 시키고!!”
“이리 오거라! 요정을 연구할 기회가 얼마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으악! 오지 마! 오지 말라고!”
“…….”
소란스럽게 추격전을 벌이는 두 사람을 보며, 에이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 피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