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other world, I run a territory with my own rent RAW novel - Chapter (9)
제9화
9화 : 대격변!
“꺄아아악! 도와줘요!”
한 여인이 길을 걷는 도중, 소매치기를 당했다.
헤스티아 영지의 치안은 말 그대로 최악에 치닫고 있었다.
영지민들은 도망치는 소매치기를 그저 바라볼 뿐, 도와줄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인심이 없어서?
정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니었다.
‘도와줘 봤자, 달라지는 건 없잖아.’
범죄자를 잡으면 뭐 하나?
예전이야, 적극적으로 도와줬지만, 지금은 도와줘도 의미가 없었다.
잡아도 범죄자는 금방 풀려나 당당히 돌아다닐 뿐이었다.
범죄자의 세상이다.
범죄자들도 그것을 잘 알고 있으므로 벌건 대낮에 저런 짓을 저지르는 것이다.
‘바보 같기는. 그렇게 소리 지른다고, 누가 도와줄 거 같아?’
소매치기범은 어쩔 줄 모르는 여인을 비웃으며, 발을 빠르게 놀렸다.
잡혀도 자신을 처벌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헤스티아 영지는 말 그대로 무법지대가 되어서, 선량한 영지민이 고통받고 있었다.
쿵!
달리던 소매치기범은 한눈을 팔다,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
“아으! 뭐야!? 여기에 웬 벽이 있는 거야? 원래는 없었는데?”
소매치기범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헤스티아 영지를 헤집고 다녔던 그였기에 길을 상세하게 알고 있었다.
여기엔 분명 벽이 없었다.
“도대체 뭔……?”
고개를 든 소매치기범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벽에 부딪힌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사람에게 부딪혔던 것이었다.
말도 안 된다.
부딪혔을 때, 분명히 돌같이 딱딱한 벽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벽이라고 생각했던 건, 알고 보니 복근이었다.
“무슨……. 복근이……. 허업!”
고개를 더 들자, 소매치기범은 벽보다 튼튼한 복근 주인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는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얼굴을 가로지르는 흉악한 흉터가 안 그래도 험악한 얼굴을 더 험악하게 만들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무슨 근육이…….’
근육이 장난 아니었다.
소매치기범도 몸에는 나름대로 자신이 있었는데, 남자 앞에서는 어림없는 소리였다.
“누, 누구세요……?”
평소 주체할 수 없었던 분노가 저절로 조절되는 신경험을 체험하게 되었다.
그에 남자는 무심하게 명령을 내린다.
“붙잡아라.”
“알겠습니다!”
“붙잡아!!”
“너, 너희들 뭐야!? 네놈들이 왜 여기에 있는데!?”
소매치기범은 그제야 자신을 붙잡은 사람들의 얼굴을 확인했다.
아는 얼굴이다.
“리크, 리롤, 라엔, 라딘, 크샨? 너희들, 도대체 뭐 하고 있는 거야!? 경비소에 있어야지!?”
바로 경비소를 점거하고 있던 양아치들이었다.
그런데 이들의 행색이 뭔가 이상했다.
“너희들 얼굴이 왜 그러냐? 한 대씩 맞은 것처럼? 옷은 또 왜 그렇게…….”
“…….”
“아니! 그것보다! 이거 놓으라고! 왜 그래? 너희들 나 알잖아? 케넨이라고! 케넨!”
“알고 있어.”
“그런데 왜!? 너희가 왜 저 남자의 말을 듣고 있는 건데!? 어!?”
이들의 갑작스러운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던 케넨은 발버둥을 쳤지만, 우악한 손아귀에서 벗어날 순 없었다.
근육질 거구의 남자는 케넨이 훔친 주머니를 뺏었다.
“뭐야! 내놔! 그거 내 거야!”
“이건 주인에게 돌려주지.”
“뭔데!! 네가 누군데, 그걸 마음대로 돌려줘!?”
반항하는 케넨을, 남자는 무심하게 내려다봤다.
그의 시선이 닿자, 케넨은 흠칫, 하고 몸을 떨었다.
그에 남자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는 에이든 사론톤 영주님의 명으로 오늘부로 헤스티아 영지의 경비대 대장으로 임명된, 한스다.”
“……경비대 대장?”
그 얼굴로?
케넨이 황당하다는 듯, 진짜냐는 식으로 자신을 붙잡은 양아치들을 봤다.
그들도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누가 저 얼굴을 보고 경비대 대장이라고 생각이나 할 수 있을까.
얼굴과 근육만으로, 누가 봐도 이쪽 과인데 말이다.
조금 전도 가까스로 버텼지,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허리를 90도로 숙이고, 들고 있던 지갑을 상납할 뻔했다.
상납을 부르는 얼굴이었다.
“뭐야? 무슨 일이야?”
“저놈! 소매치기잖아?”
“저거……. 경비소에서 살던 양아치들 아닌가? 왜 갑자기 나왔지?”
“저……. 거구의 남자는 뭐야……? 새로운 대장인가?”
갑작스러운 소란에 영지민들의 관심이 모여들었다.
저 멀리, 돈주머니를 도둑맞은 여인이 허겁지겁 달려오고 있었다.
“아……. 저…….”
“주머니의 주인이시군요, 가져가십시오.”
“저……. 그……. 가, 감사합니다!”
여인은 한스의 얼굴을 보고 흠칫, 하고 놀랐지만, 그가 도와줬다는 생각에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얼굴은 무섭지만.
도움받았다는 사실은 진짜니까.
물론, 근육도 부담스럽지만.
“됐습니다. 저는 헤스티아 영지의 경비대 대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이건 그냥 넘길 수 없었다.
“겨, 경비대 대장이시라고요?”
“그렇습니다. 오늘부로 영주님의 명으로 경비대 대장이 되었습니다.”
그는 굳이 몇 번이나 강조했다.
영지민들의 시선이 모이자, 한스는 지금이라면 적기라고 생각했다.
그는 가볍게 목을 가다듬었다.
“나는 경비대 대장, 한스라고 한다. 이제부터 헤스티아 영지의 치안은 내가 담당하게 되었다. 그러니 앞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놈이 있다면, 나에게 알려라. 내가 알아서 처리해 줄 테니까.”
“…….”
왜일까.
보통 저런 말을 하면 든든해야 했다.
만약 다른 사람이 경비대 대장이 되고, 저런 말을 했다면, 손뼉이라도 쳤을 것이다.
미래를 기대한다면서 응원했을 것이다.
그런데 한스가 말하니.
‘이 구역은 내가 접수했다. 이건가?’
‘조직 전쟁인가? 이 구역에서 내 허락받지 않고 일 치는 놈 있으면 죽는다고?’
말의 해석이 이상한 쪽으로 흘러가는 거 같았다.
저 얼굴을 봐라.
몸은 또 얼마나 부담스러운지, 저거에 한 대 맞으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려울 정도였다.
“만약 불만이 있다면 얼마든지 말해도 된다. 대화는 언제든지 환영이니까.”
그 대화가, 입으로 하는 대화일까? 아니면 다른 대화일까?
저 몸과 얼굴을 보면, 말보다 주먹이 더 빠르게 나갈 거 같은데.
“돌아간다.”
“뭐!? 나, 나는 놔줘! 물건을 돌려줬잖아!”
“물건을 돌려줬다고, 네가 저지른 짓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
“그래도!”
“그리고 이런 짓을 하는 걸 보니, 할 일 없어 보이는데, 너는 이제부터 경비대 대원으로 일하게 될 거다.”
“뭐!? 내가 경비대로 일한다고? 푸하하하하, 무슨 개그를 그딴 식으로 해? 내가 그런 걸 할 거 같아!?”
“네 옆에 있는 놈들도 같은 말을 하더군.”
“에……?”
그제야 이상했다.
왜 이 양아치들이 저놈의 말을 듣는 걸까?
“너희들 설마…….”
“……우리는 경비대원이다.”
“한스 님의 직속 부하다.”
“…….”
설마가 사람을 잡았다.
가장 경비대에 어울리지 않는 놈들이 이제는 제복을 입고, 경비대원이 됐단다.
“너희들……. 미쳤냐?”
“……너라고 다를 거 같아?”
처음, 이들 또한 경비대원이 될 생각은 없었다.
맞아 죽더라도 절대 안 하겠다고 했다가, 정말 맞아 죽기 직전까지 갔다.
저 주먹 앞에서는 모든 것이 평등했다.
한 대 맞으면 신념이 꺾이고, 두 대 맞으면 좌우명을 뒤엎어야 했다.
용병이었던 한스는 어떻게 해야 뼈를 안 부러트리고 고통을 줄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반항은 의미 없었다.
저 근육을 봐라.
오히려 때리는 쪽이 더 아플 정도였다.
“일손이 한참 부족한데, 이렇게만 가면 인원을 채우는 건, 쉽겠군.”
한스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케넨을 끌고 경비대로 돌아갔다.
사람들은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었다.
과연 저런 놈들이 갱생되어, 영지를 지키는 경비대원이 될 수 있을지.
* * *
퀘스트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보상으로 당분간 범죄는 일어나지 않고, 영지민들의 이탈을 막았다.
대충 급한 불 하나는 끈 셈이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게 문제지만.”
에이든은 상태 창을 열었다.
이름 : 에이든 사론톤.
종족 : 인간.
칭호 : 목책 오우너.
레벨 : 7 경험치 : 1.00%
특성 : [건물주]
힘 : 12 민첩 : 12 체력 : 12 운 : 12
레벨이 7이 되었다.
편했다.
굳이 위험하게 싸우지 않고 건물주 특성으로 현질만 해도 레벨이 올랐다.
“이러면 돈이 많이 필요하겠는데?”
영지를 위해서.
편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영지를 지금보다 더 크게 키워야만 했다.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게.
마수가 감히 얼씬도 못 하게!
그러기 위해서는 선행 투자가 필요했다.
에이든은 건물주 상점을 열었다.
건축 즉시 완료 – ??? 골드.
임대차 계약서 – 300골드.
목책 LV. 2 – 6,000골드.
경비소 LV. 1 – 3,000골드.
약초 화원 LV. 2 – 6,000골드.
병사 훈련소 LV. 1 – 3,000골드.
대장간 LV. 1 – 3,000골드.
정령 화원 LV. 1 – 3,000골드.
의원 LV. 1 – 3,000골드.
…….
손가락으로 쭈욱, 내리자 그제야 원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거주용 집 LV. 1 – 1,000골드.
퀘스트 보상으로 받은 거다.
내용을 보아하니, 이건 영지민들을 위한 집인 듯했다.
남은 골드는 46,880골드.
에이든은 골드 일부를 영지민을 위해서 투자할 생각이다.
‘집이 너무 낡았어.’
언제 무너질지 알 수 없는 집.
비가 오면, 비가 새고.
겨울에는 차가운 바람이 틈새로 불어서, 밖이든, 안이든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럼 안 되지.’
사람에게 있어서 집은 중요했다.
집은 편안하고 안락하게 쉴 수 있는 장소이며, 반드시 돌아와야 하는 거점이다.
가족과의 추억을 쌓는 장소가 엉망이라면, 그 누가 영지에 머물고 싶을까.
일시적으로 이탈은 막았지만,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결과는 반복될 뿐이었다.
‘나도 내 집에 비 새거나 그러면 서러워서 도망치고 싶었지.’
저쪽 세계에 있을 때, 에이든은 옥탑방에 산 적이 있었다.
한창 가난했던 시기였기에 싼값에 들어갔다.
하지만 집값이 싼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비는 새지,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덥고, 곰팡이도 피고, 심지어 심할 땐 물도 안 나왔었지.’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머리가 지끈거렸다.
심지어 나갈 때, 집주인이 곰팡이 핀 벽지나, 그런 것을 전부 원상 복구 하라면서 노발대발을 했었다.
에이든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 집이 낡아서 비가 새서 그런 것인데.
집주인은 고쳐 줄 생각도 하지 않았으면서 모든 잘못을 에이든에게 뒤집어씌우기만 했었다.
“후우…….”
그때 느꼈던 설움은 아직도 잊히지 않았다.
집은 중요했다.
좋은 집이라면 사람들은 정을 붙이고, 오랫동안 머물고 싶어질 터.
이건 선행 투자다.
이런 식으로 투자를 해야, 나중에 임대료……. 아니, 세금을 걷을 때, 명분으로 내밀 수 있으니까.
“뿌린 것의 두 배, 아니, 세 배는 거둬야지.”
투자이니, 나중에 확실하게 회수할 생각이다.
더 편한 노후를 위해서!
에이든은 손가락을 움직여, 거주용 집을 구매했다.
[거주용 집 LV. 1을 25개 구매하셨습니다.] [25,000골드를 소모하셨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한 번에 많이 질러서 그런지, 단숨에 레벨이 4개나 올랐다.
동시에.
[칭호, ‘나 오늘 월급날이야!’를 획득하셨습니다.] [나 오늘 월급날이야! : 건물주 상점 이용 시, 추가 경험치를 획득한다.]새로운 칭호와 더불어, 주머니가 열리면서 우르르르르!! 골드가 하늘 위로 솟구쳤다.
무려 25,000골드!
평민의 250개월의 생활비가 손가락 한 번 까딱이는 것으로 사라졌다.
[거주용 집 건축을 시작합니다.] [건축 완료까지 2시간 걸립니다.]쿠구구구궁!!
영지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빛이 영지를 뒤덮었다.
대격변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