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18th century, he founded a marital information company in London RAW novel - Chapter 122
122화. 베일에 싸인 작가
◈ 2주 뒤, 인텔리젼스(Intelligence) 클럽.
“안녕하세요? 샌더슨 경!”
클럽에서 쉬고 있던 태오에게 누군가가 말을 걸어 왔다.
고개를 들어보니 런던에서 책 대여점을 여러 개 운영하고 있는 딕슨 씨였다.
처음 결혼정보회사 일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을 때, 기발한 아이디어라면서 누구보다 큰 응원을 해줬던 사람이기도 했다.
하지만 몇 년간 서로 바쁜 일로 엇갈리면서 한동안 얼굴을 보지 못했었다.
태오가 자리에서 일어나 반가워했다.
“딕슨 씨! 이거 정말 오래간만이네요. 그간 별일 없으셨지요?”
“뭐, 저야 비슷하죠. 허허.”
“자, 여기 앉으세요.”
“감사합니다.”
그렇게 그간의 안부를 묻던 중, 사업 관련해 긴히 할 얘기가 있다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업에 제 도움이 필요하다고요?”
“네, 제가 듣기로 샌더슨 경께서 켄싱턴에 있는 거리에 결혼정보회사와 카페, 의류점 등을 위해 건물을 매수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딕슨 씨가 잠시 머뭇거리다 다시 입을 열었다.
“제가 사실 최근에 ‘유료 도서 대여점’을 조금 다른 형태로 운영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다른 형태의 도서 대여점을요?”
“네, 기존에 다른 대여점처럼 단순히 대여와 판매 라운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카페의 맛있는 차와 함께 양질의 책도 읽을 수 있도록 해서 새로운 문화공간을 창출해 보자는 거죠.”
일종의 북카페 같은 것을 말하는 것 같았다.
이 당시에도 아주 고급스러운 유료 도서 대여점에서는 카드 게임이나 사교 문화를 즐기는 곳도 있었지만, 일반적인 형태는 아니었다.
그런데 딕슨 씨는 여기서 더 나아가 카페와 연계된 대여점을 구상하고 있는 듯했다.
“샌더슨 경의 T&S 카페를 가보니까 옆에 제법 큰 규모의 빈 상점이 하나 있던 것 같던데요?”
“네, 그렇습니다.”
결혼정보회사 1층 카페 오른편으로 꽤 넓은 공간이 아직 비어 있는 상태였다.
“거기다가 책 대여점을 고급스럽게 차리고, 바로 옆 T&S 카페에서 판매하는 커피를 책 대여점에서도 마실 수 있도록 연계해 보면 어떨까 싶어서 문의드렸습니다. 끝장나는 맛의 T&S 커피를 마시며 책을 보는 거죠. 향기로운 커피와 책은 무척이나 잘 어울리지 않겠습니까?”
현대라면 흔한 모습이었지만, 지금 시대에 딕슨 씨 얘기는 무척 생소하고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다.
원래는 카페를 확장할 생각이었는데, 딕슨 씨의 얘기를 들어보니 나쁘지 않은 생각 같았다.
“좋은데요? 커피의 향과 책은 정말 궁합이 잘 맞을 것도 같고요.”
“그렇지요? 허허.”
인테리어를 좀 더 신경 쓰고, 단순히 대여점 형태가 아닌 북카페 형태로 꾸미면 카페에 자리가 없어서 못 마시던 사람도 이용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이제는 능숙하게 일 처리를 하고 있는 쌍둥이 남매를 각각 독립시켜 매장을 운영해 볼 필요도 있었다.
“딕슨 씨, 그러면 이 사업안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시간 내서 의논해 보기로 하시죠?”
“아이고- 감사합니다. 허허.”
일이 잘 풀려 기분 좋아하는 딕슨 씨를 보다 보니, 문득 ‘로건’ 작가가 떠올랐다.
왠지 책 대여점을 크게 운영하는 딕슨 씨는 로건 작가를 잘 알고 있을 것만 같았다.
“혹시 아시는 소설가가 많으세요?”
“소설가요? 네, 물론이죠. 이 바닥이 뻔하다 보니 웬만한 소설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러시죠?”
“제가 궁금한 소설 작가가 있어서요.”
“껄껄. 샌더슨 경이 궁금해하는 작가가 있다니. 그게 누군지 더 궁금하군요. 말씀해 보세요. 작가분 이름이 어떻게 되지요?”
“LOVE라는 책을 쓴 ‘로건’ 작가입니다.”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는 딕슨 씨였다.
“LOVE요? 아, 그 ‘로건’ 작가라면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혹시 내용이 좀 불순한… 그러니까 은근히 귀족 사회의 위선을 꼬집는 글을 쓰는 작가 아닙니까?”
“아… 네. 좀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더군요.”
고개를 끄덕이며 딕슨 씨가 미소 지었다.
“그럼, 맞을 겁니다. 그 로건 작가는 출판인들 사이에서 제법 이름값이 있는 편입니다. 글은 정말 잘 쓰거든요.
하지만 내용 때문에 호불호가 심해 대중성이 많이 부족하지요. 글 속에 담긴 비뚤어진 사고가 수시로 튀어나와 읽기 불편하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독특한 서술 형태와 날카로운 필력으로 그 작가를 추종하는 독자도 꽤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로건 작가는 왜 물어보시는 거죠?”
“아, 제가 얼마 전에 우연히 LOVE라는 소설책을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로건 작가님이 쓰신 것으로요.”
“그러셨군요. 허허. 어떤 점이 그렇게 인상적이셨나요?”
“뭐랄까. 문장이 담백하면서도 폐부를 찌르는 맛이 있더군요. 사랑의 본질과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담담하게 파헤치는 깊은 내용 역시 인상적이었고요.”
태오의 대답에 묘한 웃음을 흘리는 딕슨 씨였다.
“후후, 그래요? 그 책을 읽어보시니 로건 작가가 몇 살쯤 된 걸로 생각되셨어요?”
“음… 적어도 40대는 되어 보이던데요? 더 위일 수도 있고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딕슨 씨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허허. 맞아요, 저도 처음 로건 작가의 데뷔작을 읽어보았을 때도 그런 성숙함을 느꼈었죠.”
빙긋 웃으며 남은 차를 입에 털어 넣은 딕슨 씨가 놀라운 사실을 전했다.
“사실, 로건 작가는 지금 나이가 20대 중반 정도밖에 안 된 아주 젊은 분이랍니다.”
순간 태오는 자기의 귀를 의심했다.
“로건 작가가 20대 중반이라고요? 제가 잘못 들은 거 아니죠?”
“네, 그렇습니다.”
글에는 글쓴이의 사고와 경험이 묻어나기 마련이다.
그 사람이 그동안 살아오면서 익혔던 지식이나 가치관,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온 신념이 들어있다.
그래서 글만 봐도 그의 나이와 사고의 유연함을 쉽게 알아챌 수 있다.
로건 작가의 글은 최소 30대 중반 이상이 되어야 맞고, 50대 이상이라고 해도 자연스럽게 고개가 끄덕여졌을 것이다.
하지만 20대 중반이라니….
“로건 작가를 직접 만나보신 건가요?”
“뭐… 제가 직접 본 건 아닙니다. 하지만 로건 작가가 지금까지 출판해 온 ‘제이든(Jayden) 출판사’의 대표인 제이든 쿠퍼 씨를 제가 예전부터 잘 알고 있는 사이거든요. 그 사람한테 제가 수년 전에 직접 들은 내용입니다.”
“…….”
태오는 20대라는 소리를 듣자 무슨 이유에서인지 에바가 떠올랐다.
‘로건 작가가 20대라고 한들 에바와 연결될 까닭이 없는데, 왜 이렇게 신경 쓰이는 거지?’
하지만 꼭 에바 때문만은 아니었다.
2주간 정신없이 다섯 권의 책을 연달아 읽으면서 어느새 태오도 로건 작가의 열렬한 팬이 되어 있었다.
에바 문제가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 만나 한번 얘기를 나눠보고 싶었다.
“저기… 딕슨 씨?”
“네.”
“로건 작가를 직접 뵙고 싶은데 방법이 있을까요?”
“네? 샌더슨 씨가요? 갑자기 왜… 만나신다는 건지?”
“책을 읽으면서 꼭 한번 대화를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묻고 싶은 부분도 많고요.”
딕슨 씨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죄송하지만, 그건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왜죠?”
“로건 작가는 워낙 베일에 가려진 인물이거든요. 제이든 출판사의 대표인 쿠퍼 씨 정도를 제외하고 얼굴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겁니다. 물론 저도 본 적이 없고요.”
잠시 고민하던 태오가 다시 부탁했다.
“그럼, 혹시 제가 제이든 출판사의 대표님을 만나 뵐 수 있을까요?”
“제이든 쿠퍼 씨를요?”
“네.”
“혹시, 쿠퍼 씨를 통해서 로건 작가를 만나려고 그러시는 건가요?”
“네, 할 수 있다면 그렇게라도 해보고 싶어서요.”
딕슨 씨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야 뭐, 그 친구에게 전하는 거야 어렵지 않지요. 더구나 쿠퍼 씨는 T&S 커피 광팬이거든요. 자주 그곳에 들러 커피를 사 마신다고 하더라고요.”
“아, 그렇습니까?”
딕슨 씨는 메모지를 집어 제이든 출판사 주소를 적어서 건네주었다.
“제가 내일이나 모레쯤 쿠퍼 씨에게 말해 놓을 테니, 시간 되실 때 여기 주소로 찾아가시면 될 겁니다.”
주소를 보니, 런던 세인트 폴 대성당 뒤편의 파터노스터 로우 인근이었다.
◈ 며칠 뒤. 런던 세인트 폴 대성당 인근, 파터노스터 로우 길.
제이든 출판사는 큰길가에 바로 연결되어 있어 찾기가 어렵지 않았다.
끼이익-
커다란 철제문을 밀고 들어가니 인쇄한 종이들이 넓은 탁자 위에 여기저기 쌓여 있었다.
그때 한쪽 구석에서 무뚝뚝한 얼굴로 인쇄된 종이를 담고 있는 키 큰 남자가 보였다.
그에게 제이든 쿠퍼 씨를 물으니 말없이 손짓으로 안쪽 나무 문을 가리켰다.
똑똑-
“들어와-”
안에서 걸걸한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덜컹-
문을 열고 들어가니 좁은 방 안에는 많은 책과 인쇄지로 가득했다.
안경을 콧잔등에 올린 채 열심히 뭔가를 적고 있던 중년의 사내가 태오를 보고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누구요?”
태오가 모자를 벗어 정중하게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쿠퍼 씨? 저는 딕슨 씨 소개로 온 테오 샌더슨이라고 합니다.”
“아, 네! 샌더슨 경!”
사내는 콧잔등 위에 올려둔 안경이 바닥으로 떨어지는데도 신경 쓰지 않고 달려 나왔다.
“딕슨 씨에게 엊그제 얘기 들었습니다. 이렇게 유명하신 분이 이런 곳에까지 오시고. 일단 앉으시지요, 허허.”
태오는 손에 들고 온 물건을 건넸다.
“이거 별거 아닙니다만….”
“이게 뭐죠?”
“딕슨 씨에게 들어보니 우리 커피점에 자주 오신다고요?”
“하하. 네, 맞습니다. 제가 커피광인데 우연히 맛을 보고 완전히 반해서 자주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약소하지만,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T&S 오리지널 원두를 선물로 가지고 왔습니다.”
“아니, 이 귀한 걸! 하하, 너무 감사합니다, 샌더슨 경. 우선 앉으시죠? 앉아서 얘기를 나눕시다.”
“네, 감사합니다.”
기쁜 얼굴로 커피를 받아 든 제이든 쿠퍼가 태오를 소파에 앉혔다.
차를 우려내며 쿠퍼 씨가 물었다.
“딕슨 씨 말로는 로건 작가를 만나고 싶어 하신다고요?”
“그렇습니다. 그분이 제이든 출판사에서만 지금까지 작품을 출간해 왔고, 대표님께서 로건 작가와 직접 만나기도 하는 사이라고 하셔서요.”
쿠퍼 씨가 들고 온 차를 태오 앞에 내려놓으며 자랑스레 대답했다.
“네, 사실 로건 작가가 처음 책을 출간하려고 했을 때 대부분 출판사에서 거절했었죠. 하지만 제가 글을 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서 무리해서 출간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태오는 제일 궁금했던 부분을 바로 물었다.
“그러시군요. 그런데 딕슨 씨 말로는 로건 작가가 20대 중반이라고 하던데… 그게 사실인가요?”
제이든 쿠퍼가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렇습니다. 올해 스물다섯이니까요.”
“…….”
딕슨 씨에게 들었을 때도 믿기지 않았지만, 만나고 있다는 출판사 관계자에게서 실제 나이를 들으니 더 충격적이었다.
“대단하군요. 그 나이에 그런 글을 쓰다니… 로건이 실제 본명은 아니겠죠?”
“하하. 네, 아닙니다. 필명이지요.”
“진짜 이름은 비밀인 건가요?”
“네. 그게, 본인의 신분을 드러내기 싫어해서요. 이것도 말하면 안 되지만, 로건 작가가 실은 명망 있는 가문의 남작 작위를 가진 귀족입니다. 아마도 그래서 더 숨기려는 것 같기도 합니다.”
“네? 남작 작위를 가지고 있다고요?”
“네, 후후.”
프라이스 공작부인은 에바의 배우자 조건으로 귀족 명부로 확인할 수 있는 분명한 작위가 있어야 한다고 했었다.
만약 로건 작가가 귀족 명부에 올라가 있는 진짜 귀족이라면, 일단 공작부인의 원하는 조건에 부합했다.
“그런데 이제 겨우 스물다섯인데 벌써 남작 작위를 가진 특별한 사정이라도 있나요?”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작위를 물려받게 됐습니다.”
“아- 남는 작위를 받은 것이 아니라 상속을 했군요.”
“네. 그게… 집안에 사정이 좀 있었습니다.”
로건의 아버지는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에 관여하였다가 큰 손해를 보았고, 뒤이어 1720년 남해회사의 주식 거품 사건으로 거의 전 재산을 날리게 되었다.
이로 인한 손해가 막대해서 죽을 때까지 채무 빚에 시달리다가 비참하게 돌아가셨다고 한다.
결국 큰아들이었던 로건은 작은 집과 몇 명의 하녀만을 상속받았다.
“가문의 재산이 전무한 로건 작가는 사실상 출판으로 나오는 돈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귀족으로서 부족할 수도 있는 수입이라 글을 조금 더 대중의 입맛에 맞춰 써보라고 해도, 그 돈이면 충분하다며 고집을 피우고 있지요.”
예단하기에는 일렀지만, 거짓말처럼 조건이 하나하나 들어맞아 갔다.
“쿠퍼 씨, 혹시 제가 로건 작가님을 개인적으로 만나볼 수 없을까요? 책을 읽고 꼭 한번 만나서 얘기를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그는 조금 난처한 표정이었다.
“사실 그동안 로건 작가를 직접 만나보고 싶다고 찾아온 사람들이 제법 됩니다. 하지만 그분이 만나려고 한 적이 없었어요. 무척 귀찮아하더라고요. 물론 샌더슨 경이 만나고 싶어 한다는 말 정도는 전해드릴 수 있습니다.”
태오는 준비해 온 작은 나무 상자 하나를 더 건네주면서 말했다.
“네, 그러면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것도 T&S 커피인데요, 로건 작가님께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꼭 전해드리지요. 하지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아 주십시오.”
“네, 그럼요.”
◈ 5일 뒤. 테오 결혼정보회사, VVIP 특별실.
태오가 1층 VVIP 룸에서 초조한 표정으로 시계를 보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약속한 시각이 넘었는데… 길을 못 찾는 건가?’
며칠 전 태오는 제이든 출판사 대표로부터 무척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로건 작가가 태오를 만나겠다고 한 것이다.
쿠퍼 씨로부터 얘기를 전해들은 로건 작가는 처음에는 인상을 쓰며 거절했다고 한다.
그런데 커피를 전달받으며 ‘테오 샌더슨’이라는 이름을 듣자 한참을 고민하더니 갑자기 만나보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쿠퍼 씨는 로건 작가가 누군가를 만나보겠다고 나선 적은 한 번도 없던 일이라며 굉장히 놀라워했다.
‘왜 이렇게 안 오는 거지? 혹시 마음이 변했나?’
태오는 현대와 과거를 오가며 수많은 매칭을 해왔지만, 이번처럼 긴장된 적은 없었던 것 같았다.
똑똑똑-
카페 종업원의 노크 소리에 정식이 번쩍 드는 태오였다.
“대표님, 출판사 관계자분이 오셨습니다.”
혹시 몰라서 종업원들에게는 로건 작가라는 말을 일부러 하지 않았다.
태오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직접 문을 열고 나갔다.
덜컹-
“어? 대표님?”
문을 열려던 점원이 놀란 표정이었다.
“고마워요. 가서 일 보세요.”
“네, 대표님.”
종업원을 보낸 태오가 재빨리 뒤에 서 있는 사내에게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작가님? 일단 들어가서 인사 나누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