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18th century, he founded a marital information company in London RAW novel - Chapter 150
150화. 짝사랑
◈ 1781년 6월. 테오 결혼정보회사, VVIP 상담실
“처음 뵙겠습니다. 테오 샌더슨입니다.”
“패트릭 보가트입니다.”
“자리에 앉으시죠.”
“네.”
VVIP 코스로 상담 예약을 하고 만나게 된 남자는 이제 갓 성인이 된 듯한 앳된 모습의 젊은이였다.
지금까지 런던에서 중매 일을 하면서 이렇게 젊은 남자 혼자 찾아온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게다가 VVIP 상담은 예약 진행만으로 500파운드라는 꽤 많은 돈이 들기 때문에 아무리 부유한 귀족이라도 부담스러운 수준이었다.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젊은 남자가 VVIP 상담을 신청할 정도라면 돈을 신경 쓰지 않을 만큼 굉장한 부자이거나, 무척 급한 사정이 있다는 건데….’
자리에 앉은 태오는 패트릭 보가트를 찬찬히 살폈다.
섬세하고 깨끗한 얼굴에 냉정해 보일 정도로 거만하고 차가운 인상.
언뜻 보면 화가 나 있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는데, 그렇다고 실제로 그런 감정 상태는 아니었다.
그동안 워낙 고압적인 귀족들을 많이 보아왔던지라, 패트릭의 표정이나 태도가 그렇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다만 그를 처음 보는 사람은 오해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의 내면에서 풍기는 감정 자체는 겉모습과 달리 순수하고 따뜻한 느낌.
문제는 그런 따뜻한 모습이 냉정한 겉모습에 꼭꼭 숨겨져 있어서 보통 사람은 느낄 수 없다는 점에 있었다.
“혼자 오신 건가요?”
“네.”
아무래도 이상한 생각에 태오가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패트릭 보카트 경이 직접 상담 예약 편지를 보내신 겁니까?”
“아… 네.”
상담 문의 편지에서 스티븐 보가트 자작가의 셋째 아들이라고 밝혔기에, 보가트 자작이나 그 부인이 보낸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
“결혼하려는 당사자가 직접 예약한 경우는 드문 일이라서 물어봤습니다.”
“…네.”
그는 부끄러운 듯 눈을 내리깔고 연신 커피만 홀짝였다.
태오는 일부러 말을 건네지 않고 그를 가만히 지켜보았다.
하지만 그는 눈치만 볼 뿐 도통 입을 열지 않았다.
스스로 비싼 상담을 신청하고 혼자 올 정도라면 뭔가 급한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것에 관해 먼저 말을 꺼낼 법도 한데, 타고난 성향 때문인지 대화의 시작조차 못 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태오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런던 시내에 사신다고요?”
“네.”
“여기까지 오시는 데 힘들지는 않으셨어요?”
“아닙니다.”
“아… 네.”
사실 태오는 처음 그와 대화를 나눌 때부터 이상한 점을 하나 느꼈다.
아니, 이상하기보다 놀랐다는 표현이 더 적당했다.
그것은 그의 특이한 목소리.
가벼운 인사를 나눌 때부터 굉장한 미성이라고 여겼지만, 너무 단답형의 대답과 작은 목소리에 그냥 지나쳤었다.
그런데 가만 들어보니, 그의 목소리는 성인 남성에게서는 보기 드문 특이하고도 고운 음색이었다.
아주 어릴 적부터 사람의 심리를 읽기 시작하면서 덩달아 발달한 것이 시각이나 청각 같은 감각기관.
그런 예민한 태오의 귀에 이 젊은이의 목소리는 다른 차원의 소리로 다가왔다.
분명 외모는 남성임에도 여성에게나 날 법한 아주 깨끗하고 높은 고음의 소리가 나온 것이다.
그런데 그는 의도적으로 그 소리를 죽여서 작게 말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단답형의 대답도 자신의 그런 목소리를 최대한 숨기기 위한 것이 아닌가 했다.
‘자기 목소리에 대해 상당히 부끄러워하고 있어. 일부러 굵은 목소리처럼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워낙 고음에 깨끗한 소리라 작게 말함에도 웅얼거리게 들리지 않고 꽤 명료하게 들린다는 점이었다.
‘평범한 남자 목소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주 좋은 목소리인데, 왜 저렇게 위축돼서 숨기려 하고 있지? 설마 카스트라토가 결혼정보업체를 찾아왔을 리도 없고.’
‘카스트라토’는 1600년 무렵부터 1750년 정도의 바로크 음악 시대의 거세한 남성 소프라노를 말한다.
태오가 현대에 있을 때 보았던 영화 ‘파리넬리’에서의 주인공이 바로 바로크 음악 시대의 카스트라토였다.
하지만 이탈리아도 아니고, 더구나 영국 귀족 집안의 아들이 거세한 ‘카스트라토’일 가능성은 절대 없었다.
“혹시, 취미로 오페라 같은 것을 하시나요?”
“네? 오페라… 라니요? 갑자기 그런 얘기는 왜…?”
태오의 질문에 순간 그의 얼굴이 눈에 띄게 붉어졌다. 자기의 약점이 들킨 것처럼 매우 불쾌해하는 패트릭이었다.
자기 목소리를 부끄러워하는 것을 넘어 수치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저는 오페라를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노래 부르는 것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오페라 관람도 즐기지 않고요!”
처음으로 길게 말을 내뱉자 그의 목소리의 독특함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굵은 척 연기하던 것을 완전히 걷어내니, 목소리가 정말 미성이네. 목소리가 너무 특이하다 보니 사람들이 거세한 카스트라토로 착각해 자꾸 물어보고, 그런 것이 쌓이다 보니 굉장한 스트레스로 작용했나 보군.’
특히, 노래에 관한 얘기에 그의 표정과 몸짓에서 수치스러워하는 감정이 강하게 묻어나오는 것으로 보아, 아주 오랫동안 얇고 고운 목소리에 대한 열등감에 시달린 듯했다.
사실 목소리가 좋다고 해서 노래를 잘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좋은 목소리를 가지고도 형편없는 노래 실력을 보이는 경우도 아주 많다.
태오 자신도 그랬다.
“기분 나쁘셨다면 실례했습니다. 나쁜 의도가 아니라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물어본 것이니 오해하지 마셨으면 합니다. 그나저나 상담 예약을 하신 이유가, 결혼할 상대 여성을 찾으시려는 거죠?”
그가 난감해했다.
“저기 실은… 중매 소개를 받고 싶어서 온 것이 아닙니다.”
“네? 소개받고 싶은 것이 아니라니요?”
패트릭 보가트는 조금 망설이다 곧 자기가 상담 신청을 하게 된 사정을 이야기했다.
“제가 짝사랑하고 있는 여자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지나가는 감정이려니 하고 무시하려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자꾸만 커지는 마음에 이제는 주체하기 힘든 정도가 돼버렸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그녀가 여기 결혼정보회사에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요.”
“그러니까 짝사랑하시는 분이 우리 업체 회원이다?”
“네, 그렇습니다.”
태오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현대인의 관점에서 본다면, 패트릭의 행동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누가 거금을 들여 이런 부탁을 한단 말인가?
결혼정보업체에 찾아가 짝사랑하는 여자가 여기 회원으로 있으니 소개해 달라고 하면 스토커 취급당하고 쫓겨나지 않으면 다행일 것이다.
대부분은 아는 사람을 통하거나, 자신이 직접 상대에게 의중을 전하는 것이 현대인의 상식이다.
그러나 이곳은 18세기.
마음에 드는 여성이 있다고 전화번호를 얻거나 신상을 물을 수 있는 사회가 아니었다.
마음에 들면 직접 그 집 가장을 통해 방문의 의중을 공식적으로 전달하고 허락을 얻어야 한다.
물론 상대와의 일대일 만남도 불가능하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만남만이 가능하다.
이런 시대적 배경 아래에서 패트릭이 취할 수 있는 행동은 태오를 찾아오는 것이 최선이었을 것이다.
“그러셨군요. 그런데 그 여성분과는 서로 친분이 없는 사이신가요?”
“그건… 아닙니다. 친구의 여동생입니다.”
“네?”
친구의 여동생이라면 그 친구에게 잘 부탁해서 연결해 달라고 하면 될 일이었다.
그런데도 왜 구태여 비싼 돈을 들여 결혼정보업체를 찾아왔는지 의문이었다.
“마음에 드시는 여성분이 친구분의 여동생인데, 굳이 절 찾아오신 이유가… 친구분한테 직접 도와달라고 해보면 되는 일 아닌가요?”
태오가 의아해하자, 패트릭이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실은 그 친구와는 동생 소개를 부탁할 정도로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닙니다. 그저 예의를 차리며 인사하는 정도죠. 게다가 그 친구가 그랜드 투어를 3년 넘게 나가면서 더 친해져 볼 기회도 없었고요.”
“그러면 그 친구분의 여동생과는 함께 만나 얘기를 나눠 본 적이 있으셨나요?”
“네, 있었습니다. 처음 잠깐씩 인사를 나눌 때까지만 해도, 그냥 아름다운 아가씨 정도로만 여겼는데, 한번은 가문 모임을 통해 얘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이후로 그만 짝사랑에 빠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그럴 기회가 전혀 없었습니다. 인기가 많은 터라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제게 관심을 주지 않더군요.
그렇게 혼자서 바보처럼 속앓이 하다가 얼마 전에 그녀 집으로 어떤 남자가 찾아가 공식적인 만남 제의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왜 태오를 찾아왔는지 더욱 확실해졌다.
이렇게 다른 남자가 먼저 공식적인 만남을 제안하면, 당분간 기회를 가질 수가 없게 된다.
좋아하던 여자에게 용기를 못 내고 머뭇거리다가 기회를 놓친 격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하필이면 그 남자는 제가 잘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얘기를 전해 듣고 난 이후로 마음이 너무 안 좋고,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괴롭더군요.
그래서 고민을 거듭하다가 이렇게 큰맘 먹고 그녀가 회원으로 가입했다는 테오 결혼정보회사를 찾아오게 된 것입니다.”
남몰래 좋아하던 상대에게 남자가 생기면 괴로운 법이다.
그런데 그 남자가 잘 아는 사람이라면 그 아쉬움과 고통은 몇 배는 더 커진다.
내성적인 성격에다 여성 같은 목소리로 인해 움츠려 있던 패트릭이었지만, 짝사랑하는 여성을 뺏기게 생기자 직접 결혼정보업체를 찾아올 정도로 적극적으로 변해 있었다.
18세기 계몽주의가 널리 퍼지면서 젊은 층의 결혼관이 달라졌고, 이 때문에 패트릭처럼 사랑하는 상대와 결혼하려는 사람이 확연히 늘었다.
물론 여전히 정략적 차원에서 결혼을 생각하고 접근하는 사람이 월등히 많긴 했지만, 지식인과 젊은 층 사이에서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결혼관이 조금씩 자리 잡아가고 있었다.
“그 여성분이 공식적으로 방문한 그분과 사귀는 것이라면, 제가 둘 사이를 방해할 수는 없습니다. 죄송하지만 제가 나서서 할 일이 없을 것 같은데요?”
태오의 말에 손사래를 치는 패트릭이었다.
“아니, 아니요! 그건 아닙니다. 그 친구가 그녀 집으로 찾아간 것은 맞지만, 두 사람이 정식으로 사귀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올리비아가 그 남자를 받아들인 것도 아니고, 페리 후작님이 허락하신 것도 아니니까요.”
순간 태오가 멈칫거렸다.
“올리비아? …페리 후작님? 혹시… 올리비아 페리 양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태오가 구체적인 이름과 성을 말하자 패트릭 보가트는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페리 양을 알고 계세요?”
“맞군요. 네, 알고 있습니다. 알맥스 클럽 강연에 갔다가 몇 번 만났거든요.”
내성적인 성격에 사랑 따위에 별 관심 없어 보이는 남자가 스스로 결혼정보회사에 찾아오게 할 정도의 여자가 과연 누구일까 하고 궁금했는데, ‘올리비아’란 이름을 듣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올리비아 페리.
아서 페리 후작의 스무 살 된 딸로, 매우 아름답고 상냥한 아가씨로 기억됐다.
초창기 햄프스테드(Hampstead)에서 결혼 중매를 하다가 켄싱턴으로 회사를 설립하기 직전에 회원으로 받은 여성이었다.
그때는 회사 설립으로 바빠서 외모와 조건이 좋다고 해도 웬만하면 회원으로 받아주지 않았지만, 알맥스 클럽에서 우연히 본 올리비아 페리 양은 외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눈에 띄는 여성이어서 태오가 오히려 나서서 회원으로 등록했었다.
태오가 올리비아 페리의 이름을 언급하자 패트릭의 표정이 다른 사람이 된 양 아주 밝아졌다.
‘올리비아의 이름만 들어도 저렇게 다른 표정이 되는 걸 보니,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구나….’
하지만 그의 표정이 금세 어두워졌다.
“제대로 고백도 못 하는 사이에 다른 남자, 그것도 제가 평소 알던 사람이 올리비아 양에게 먼저 접근했다는 걸 알고 속으로 저 자신을 얼마나 원망했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우연히 샌더슨 경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페리 양이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남녀 간의 진실한 사랑을 잘 연결해 주신다는 소문을 듣고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렇게 찾아오게 되었죠.”
패트릭은 돌아가신 할아버지로부터 적지 않은 상속금을 받으면서 금전적으로 여유가 된다고 했다.
그래서 일반 코스가 아닌 VVIP 코스로 급하게 신청까지 한 듯했다.
미세하게 떨리는 그의 목소리에서 진심이 묻어나왔다.
그때 태오의 눈에 패트릭의 미세 표정과 입가의 움직임이 우울감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 잡혔다.
‘…….’
패트릭 보가트를 처음 보았을 때 느꼈던 감정은 순수함과 더불어 차가울 정도의 ‘냉정함’이었다.
이런 냉정한 감정은 패트릭의 순수함을 가린 채 올리비아에게 차가움만 전달되었을 것이고, 별로 친해지고 싶지 않은 사람으로 각인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패트릭은 좋아하는 여자에게 자기의 남성답지 못한 목소리를 숨기느라 표정이 굳어지게 된 것이겠지만, 이런 이유를 알 리 없는 올리비아는 패트릭이 자기를 적대적으로 대한다고 느꼈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올리비아의 반응에 패트릭은 더 주눅 들고 우울해졌을 것이다.
‘대략 따져보면 두 사람이 성격상 잘 맞아 보이기는 하는데….’
일단 패트릭 보가트의 성격과 외모를 통해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올리비아 페리와 꽤 잘 어울리는 성향으로 느껴졌다.
어떤 감정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강하게 들어맞는 뭔가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그게 뭔지는 오래된 기억으로 섣불리 판단할 수 없었다.
올리비아를 직접 만나 봐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첫 상담은 여기까지 하고 조만간 제가 올리비아 페리 양을 직접 만나서 얘기를 나눈 후에 진행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 같네요.
만약 페리 양이 이미 그 남자분과 사귀는 사이라고 한다거나 그에게 마음이 가 있다면, 이 중매는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태오의 말에 패트릭의 얼굴에 안타까움이 스쳤다.
그 남자와 ‘사귀는 사이’라는 말조차 그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 같았다.
“네… 당연히… 그래야겠죠. 알겠습니다. 그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 *
태오는 패트릭 보가트와의 상담을 마치고 5층 대표실로 오자마자 여성 회원 명부를 펼쳤다.
잠시 손가락으로 회원목록을 짚어 내려가던 태오의 눈에 ‘올리비아 페리’의 이름이 보였다.
재빨리 오른쪽에 특징을 적어놓은 내용을 살폈다.
‘밝고 긍정적인 성격. 밝은 갈색 머리에 매우 선해 보이는 눈매, 갸름한 얼굴형….’
적어놓은 내용을 훑어보니 태오의 머릿속에 그녀의 모습이 좀 더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때도 찰리가 있었더라면, 더 확실하게 떠올랐을 텐데 아쉬웠다.
‘그래, 초상화는 없지만, 확실히 생각이 나. 여성적 매력이 넘치고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아가씨였지. 성격도 좋았고. 흠….’
사람을 만날 때 첫인상의 느낌을 잘 잊지 못하는 태오였는데, 올리비아는 굉장히 맑고 순수한 느낌이었다.
‘겉으로만 보면 성격 차이가 크게 나 보이지만, 내면의 감정은 두 사람이 엇비슷해. 분명 잘 맞을 것도 같은데 말이야….’
성향으로 꽤 잘 맞는 사이라면, 사실 태오가 나서지 않아도 알아서 연결되었어야 했다.
그럼에도 그동안 제대로 연결되지 못했다면, 두 사람을 가로막는 뭔가가 있다는 얘기다.
아무래도 한시라도 빨리 올리비아를 만나서 그게 무엇인지 살펴봐야 할 것 같았다.
사랑에 깊이 빠진 패트릭 보가트에게는 응급상황일 테니까.
‘그런데, 얇은 목소리에 대한 지나친 열등감이 가장 문제야. 그것 때문에 자신 없고 차가운 인상으로 보이게 하고 있어.’
만약, 올리비아에게 사귀는 남자가 없다면, 패트릭의 목소리에 대한 자신감부터 불어넣어 줘야 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