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18th century, he founded a marital information company in London RAW novel - Chapter 162
162화. 루시의 마음
“뭐라? 우리나라 사람이 프랑스 신문에 기고했던 글이라고?”
“그러하옵니다, 폐하.”
접견실이 술렁였다.
프랑스인이 아니라 영국인이 5년 전에 이런 치밀한 내용의 비판 글을 썼다는 사실에 조지 왕은 물론 대신들과 의원들 모두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
프랑스의 언론 검열은 철저하고, 그 처벌 또한 엄하기로 유명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정부를 비판하는 비밀 언론 역시 활개를 쳤다.
‘libelles’라고 알려진 프랑스 내의 불법 출판물은 군주나 귀족, 그리고 성직자를 비판하고 풍자했으며, 심지어 그들의 추악한 비리가 포함된 팸플릿이나 신문 등을 만들어 당사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워낙 검열이 심한 프랑스였기에 자국 내에서의 비판물 제작은 어려웠다.
이런 출판물은 주로 네덜란드나 스위스, 영국 같은 곳에서 제작되어 프랑스로 밀수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조지 왕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프랑스 신문에 실렸다는 기사… 혹, 자네가 말한 인재 중의 한 사람이 쓴 글인 겐가?”
태오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러하옵니다, 폐하.”
흡족한 미소를 띤 조지 왕이 태오에게 지시했다.
“경은 어서 빨리 그 뛰어난 프랑스 전문가들이 누군 인지 하나하나 말해보라.”
조지 왕의 재촉에 태오는 콜린 피터슨과 사이먼 휴즈, 그리고 스키피오 마셜의 이름과 경력을 대면서 그들이 왜 프랑스와의 협정에서 특별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다.
태오의 설명에 조지 왕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대신이나 귀족 의원들은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사이먼 휴즈 자작의 경우 런던의 귀족 출신인 데다, 그의 영특함을 알고 있는 대신들도 많았기에 설득이 크게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스키피오 마셜이었다.
“그런데 샌더슨 경, 방금 말씀하신 스키피오 마셜 박사라는 사람… 혹시, 흑인 노예 출신 아니오? 마셜 백작님의 후원으로 대학에서 강의까지 했던?”
대학 교수 출신의 앨버멀 백작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쏠렸다.
“네, 맞습니다. 해방 흑인 노예 출신으로 대학에서 강의했던 사람입니다.”
흑인 노예라는 말에 여기저기서 성토가 터져 나왔다.
특히 재무장관의 날 선 비판이 접견실을 쩌렁쩌렁 울렸다.
“아니, 나라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협상에 흑인 노예라니요! 그런 자를 데리고 간다면 프랑스 협상단 측에서 우리를 얼마나 비웃고 무시하겠습니까? 절대 불가합니다!”
태오가 차분히 반박했다.
“네, 당연히 그런 생각을 가질 수 있겠지요. 하지만 두 나라의 거의 모든 품목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치열한 한판 대결을 벌여야 하는 몹시 어렵고 복잡한 협상입니다. 총만 들지 않았을 뿐, 품목당 이득을 따져 프랑스와 대대적인 전쟁을 벌여야 한다는 말이죠.
국운이 걸린 이런 중대한 일에 백인이냐, 흑인이냐가 뭐가 그렇게 중요하겠습니까? 정작 중요한 것은 우리 영국이 가지게 될 실리입니다. 마셜 박사는 제가 본 그 어떤 지식인보다 치밀하고 똑똑한 머리를 가진 사람입니다.”
그러나 태오의 설득에도 여전히 미덥지 않아 하는 표정들이었다.
그런 그들을 둘러보면서 태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사실 아까 5년 전 프랑스 신문에 투고했던 내용을 읽어드렸던 이유도 바로 이러한 편견을 깨보려는 방편이었습니다.”
눈치를 챈 조지 왕이 물었다.
“그럼. 그 신문의 글… 혹, 스키피오라는 해방된 흑인 노예가 작성한 글이라는 소리란 말인가?”
태오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러하옵니다, 폐하. 스키피오 마셜 박사가 수년 전에 프랑스의 경제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쓴 글이었습니다. 그는 프랑스 신문사의 요청으로 ‘피오’라는 가명으로 여러 차례 신문과 잡지 등에 프랑스어와 영어로 기고했었고,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제가 여기 가지고 있는 다른 자료를 보시면, 더욱 놀라운 기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컨대, 2년 뒤 프랑스 총생산량의 변화라든지, 각종 업종별 수익 예상치를 국제정세에 맞춰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예측하고 있었습니다.”
조지 왕이 시종무관에게 지시했다.
“시종무관! 가서 샌더슨 경의 자료들을 내게 가지고 오라.”
국왕의 명령에 시종무관이 태오가 발췌한 신문과 잡지의 자료를 받아서 조지 왕에게 전달했다.
조지 왕은 보기 좋게 정리된 스키피오 박사의 기고문을 찬찬히 훑어보며 연신 머리를 끄덕였다.
“흠… 프랑스 협상단에 이런 통찰력을 가진 자가 끼어있었다면, 영국으로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을 터. 그런데 알고 보니 그자가 영국인이었다라….”
적군이라면 너무나 껄끄러웠을 상대가 우리 편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번 협상에서 큰 효과를 보아 영국이 무역에서 많은 이득을 얻게 되고 국민이 풍족해진다면, 흑인이 협상단에 들어있다고 상대가 비웃는 게 무슨 대수일까.
신문 기사 밑에 조그맣게 쓰여 있는 ‘피오’라는 가명에 조지 왕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그동안 골머리를 앓던 문제가 샌더슨 경 덕분에 한시름 놓이는 기분이었다.
◈ 런던 메이페어(Mayfair), 태오의 저택.
윈저성에서 회의를 마친 태오는 연구소에서 퇴근한 스키피오 마셜 원장과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식사하면서 나누는 대화는 당연히 프랑스 무역협정과 관련된 얘기였다.
스키피오 원장의 긴 설명이 끝나자 태오가 당부했다.
“네, 정말 좋은 의견이시네요. 앞으로 협상단이 실제로 어떻게 꾸려지고 참여하는 사람이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원장님께서는 최대한 프랑스 관련 정보를 모아서 오늘 말씀하신 협상에 관한 대비책을 세워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대표님.”
번거로운 일을 맡은 셈이었지만, 스키피오 원장의 목소리와 표정은 무척이나 밝았다.
맨체스터 공장에서 보았던 그와는 전혀 다른 활기로 가득했다.
식사를 마치고 서재로 올라오는데, 가정부 메리 부인이 태오를 찾았다.
“주인님, 저….”
“부인, 왜 그러시죠?”
메리 부인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다른 게 아니라, 루시가 좀… 어딘가 아픈 듯해서요.”
“네? 루시가요? 아침에만 해도 멀쩡했는데?”
아침에 회사로 출근하는 모습을 기억하는 태오였다.
“네, 당장 몸이 아프다는 소리는 아니고요. 열흘이 넘게 지나칠 정도로 말이 없고, 얼굴도 너무 우울해 보여서요…. 아무리 맛있는 걸 해줘도 통 먹지를 않습니다. 혹시 마음에 큰 병이라도 든 것이 아닌가 해서요.”
태오는 문득 오전에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윈저성까지 따라와 로저스 대위를 살피던 루시의 모습이 떠오른 것이다.
태오가 빙긋 웃으며 메리 부인에게 말했다.
“네, 알겠어요. 부인은 걱정 마시고 가보세요. 제가 신경 써볼게요.”
“감사합니다, 주인님.”
◈ 다음 날 아침, 테오 결혼정보회사, 5층 대표실.
슥-슥-
결재서류에 사인하던 태오가 고개를 들어 루시를 바라보았다.
가만히 보니 정말 메리 부인의 말대로 며칠 사이 얼굴이 핼쑥해져 있었다.
“루시? 이제 너도 결혼할 나이가 됐는데, 적당한 남자를 만나 봐야 하지 않겠어?”
태오의 느닷없는 결혼 얘기에 루시가 당황해했다.
“대표님? 갑자기 결혼… 이라니요?”
늘 명랑하던 루시의 목소리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주드 로저스 대위에게 온통 마음이 뺏겨 버리면서, 이루어지지 못할 사랑이라는 생각에 몸과 마음이 한없이 처져있는 그녀였다.
“내가 그동안 너무 무심했어. 다른 사람들 결혼은 챙기면서 정작 루시 결혼은 신경도 안 썼으니… 그때 루시 어머님과도 약속한 것도 있고, 실은 루시 짝을 내가 심사숙고해서 골라놓은 사람이 있는데 한번 만나보는 게 어때?”
“…….”
대답 없는 루시를 태오가 가만히 쳐다보았다.
사실 루시를 결혼정보회사의 매니저로 일하게 한 것에는 글을 읽고 쓸 줄 알고, 눈치가 빠르다는 점도 있었지만, 호감 있는 외모도 한몫했다.
결혼하고 싶어서 상담을 왔는데, 그 상담을 해주는 사람의 외모가 비호감이라면 사업을 진행하는 데 마이너스일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단아하면서도 귀여운 매력을 가진 루시는, 신뢰감과 친근함을 동시에 갖춰야 할 매칭 매니저로서 제격이었다.
그래서인지 남성 회원 중에 루시에게 은근히 관심을 두는 회원들도 여럿 있었다.
하지만 그들과 루시는 성향이 맞지도 않았을뿐더러, 루시의 감정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에 연결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어제 윈저성에서 본 루시는 로저스 대위에게 깊이 빠져있었다.
“소개해 주려는 사람이 사실 이전부터 루시 짝으로 딱 맞을 것 같은 사람이었거든. 언제 한번 꼭 둘을 소개해 줘야겠다 그러고 있었는데 많이 늦어졌네. 그러니 거두절미하고 일단 만나 봐. 아주 마음에 쏙 들 테니.”
“대표님. 죄송하지만 저는 지금 누구를 만날 만한 여유가 없습니다.”
태오는 루시의 대답에 웃음이 나왔다.
‘훗- 로저스 대위를 생각하느라 여유가 없는 거겠지.’
3년 전 하우 장군의 반란 사태를 계기로, 태오와 로저스 대위는 각별한 관계가 되었다.
충성스럽고, 좋은 머리에 타고난 지도력까지 갖춘, 당시 주드 로저스 중위는 태오의 눈에 미래의 훌륭한 장군감으로 보였다.
하우 장군이 반란의 봉기를 들었을 때, 대부분의 젊은 장교들이 반란군 편에 섰지만, 로저스 중위는 명분이 없다는 판단에 조지 왕의 편에 섰고, 정부군 임시 연대장이었던 태오를 보좌하며 목숨을 걸고 싸웠다.
평민 출신이라 비록 다른 장교들처럼 든든한 배경이 있지는 않았지만, 매 순간 몸을 사리지 않고 최선봉에서 싸우는 참군인의 모습을 보고 끝까지 그를 돕기로 결심했다.
‘로저스 대위가 근위대 중대장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힘을 썼으니, 이번에는 결혼까지 내가 도와줘야겠어.
로저스 대위의 인생에서 루시가 함께한다면, 정말 영국을 이끌 제대로 된 명장이 탄생하고도 남을 거야.’
루시와 로저스 대위는 함께 일을 하며 바로 옆에서 지켜본 터라, 굳이 점수를 매겨보지 않아도 둘의 성향이 얼마나 잘 맞는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거기다 루시가 로저스 대위에게 흠뻑 빠져있는 것을 본 이상 더 지체할 필요도 없었다.
“루시, 내가 강요하는 건 아니야. 그냥 다음 달 초에 시간을 잡아두었으니, 딱 한 번만 나가서 만나보자고.
후후- 그럴 리는 없을 것 같지만, 내가 소개해 준 남자가 루시 마음에 안 들고 맞지 않다면 더는 강요하지 않을게.”
루시는 몹시 난처한 표정이었다.
“대표님. 저한테 신경 써주셔서 정말 감사한데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지금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요.”
“왜 여유가 없는 건데?”
“지금은… 일을 하고 싶어요. 돈도 벌고 싶고요.”
“진짜 그게 이유의 전부야?”
“네…. 다른 이유가 뭐가 있겠어요?”
“그러지 말고, 루시가 보면 딱 이 남자라는 생각이 들 테니 한 번만 만나 봐.
어휴, 안 되겠다. 그래 전부 사실대로 말할게. 내가 소개해 주려는 사람이 누구냐 하면 말이지, 로저스 대위라고 내가 정부군 임시 연대장으로 있을 때….”
태오가 로저스 대위에 대해 자세히 얘기해 주려 하자 루시가 말을 끊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대표님. 제가 요즘 컨디션도 너무 안 좋고, 몸도…”
변명을 늘어놓으려던 루시가 갑자기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표님…? 혹시 이러시는 게, 메리 부인이나 이자벨 매니저에게 무슨 얘기를 듣고서 제 마음을 오해해서 이러시는 거 아니세요?”
“뭐? 오해?”
“네, 대표님이 절대 이러실 분이 아닌데 이상해서요. 제가 지금 결혼하고 싶다고 착각하셔서 소개해 주려는 것이 아닌가 해서요.”
“그게….”
“저한테 이렇게 신경 써주시는 건 정말 감사하고 너무 고마운 일이지만… 전 정말 관심이 없습니다.”
눈치가 워낙 빠른 루시라 평소와 다른 태오의 집요함에 어떤 낌새를 챈 것 같았다.
그런데, 이런 루시의 행동은 태오까지도 헷갈리게 했다.
‘뭐지? 정말 우연히 로저스 대위를 쳐다본 것뿐인데 내가 착각하고 있는 건가? 거리가 너무 멀어서 표정을 제대로 읽지 못하긴 했지만, 그래도 루시의 감정이 평소와는 많이 달라 보였는데…?’
로저스 대위 얘기를 꺼내면 크게 기뻐할 것이라고 여겼는데, 이름을 듣고서도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어쩌면 자신이 착각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태오는 여러 가지로 조심스러워졌다.
하지만, 그런 것을 떠나 둘은 너무나 잘 어울릴 것 같은 한 쌍.
이왕 이렇게 된 일, 소개를 강행해 보기로 했다.
“그래, 알겠어. 알겠는데, 일단 30분 정도는 시간을 낼 수 있잖아? 올해가 가기 전에 제발 어머님과의 약속은 좀 지키게 해 줘. 응?”
몇 년 전 딸을 만나러 런던에 들른 루시의 어머니는, 적당한 짝이 보이면 꼭 소개해 달라고 태오에게 몇 번이나 부탁했었다.
루시도 그런 측은한 엄마의 모습이 떠올랐는지 더는 거절을 못 하고 망설였다.
그리고, 작은 한숨을 내쉬며 수락했다.
“네, 대표님께서 이렇게 신경 써주시는데… 한번 만나보기는 할게요.”
“오- 그래. 그럼, 내가 그 친구에게도 말해두지. 정말 둘이 딱이라니까? 천생연분이라고. 나를 한번 믿어봐.”
말없이 고개를 꾸벅 숙인 루시는 한없이 어두운 표정으로 대표실을 나갔다.
‘거-참, 아닌데. 분명 그때 로저스 대위에 대해 감정이 있어 보였는데….’
◈ 테오 상업교육연구소(Theo Institute for Mercantile Studies and Education), 소장실.
1782년 5월 초.
최근 국내외의 사정으로 큰 재정적 위협을 느낀 프랑스 정부는 ‘샤를 드 칼론(Charles Alexandre de Calonne)’ 재정 총독을 수장으로 하여 이미 영국과의 무역 협상을 위한 협상단을 꾸렸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심각한 국내 재정문제에 당면한 프랑스로서는 영국과의 무역협정에 사활을 걸고 있었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조치였다.
영국으로서도 가장 큰 시장인 프랑스와의 자유무역을 통해 산업발전에 큰 도움이 되리라 여기고 적극적으로 협정에 응하는 분위기였다.
양국 간의 1차 협상은 내년 초인 1783년 2월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에서 시행하기로 사실상 합의를 보았다.
이에 조지 왕은 태오가 추천했던 세 사람을 비롯해 보좌진을 포함하여 총 7명의 협상단을 꾸리도록 지시했다.
5명의 협상단 위원은 만장일치로 협상단 총책임자로 테오 샌더슨을 지목하면서 예상치 못하게 태오가 협상단의 대표가 되었다.
앤드류 홀 재무장관의 측근은 프랑스 측 협상단의 수장이 재정 총독이라는 점을 들어 재무장관을 적극적으로 추대하였으나, 조지 3세는 협상단 위원 5명의 말에 귀를 기울여 태오를 협상 대표로 임명했다.
그리고 이들은 주로 테오 상업교육연구소(Theo Institute for Mercantile Studies and Education)에서 내년 초에 있을 프랑스와의 협약에 대비해 구체적인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그렇다면 이 자료에서 보이는 수치가 영국산 직물과 공산품의 수출량입니까?”
태오의 질문에 사이먼 휴즈 자작이 답했다.
“그렇습니다. 지난 5년간 영국 내에서 생산한 직물과 공산품의 가격과 그에 대한 수출량입니다.”
자료에는 5년간 가파르게 오르는 수출량이 표시되어 있었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프랑스에 대한 수출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높은 관세로 인한 결과였다.
그때 스키피오 마셜 소장이 입을 열었다.
“프랑스 측에서 농산물과 포도주 등을 대량으로 영국에 수출한다고 보고, 관세율을 10%에 맞췄을 때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한 결과는 이렇게 나왔습니다.”
소장이 건네준 보고서를 보면서 태오가 콜린 피터슨에게 물었다.
“피터슨 경. 면직물에서 프랑스에 관세율을 13%로 잡고 넘겼을 때 대략적인 기간별 수치가 나왔나요?”
“네, 그렇습니다.”
콜린 피터슨이 건네준 자료에는 월별 산출량에 관세율을 계산해서 실제 판매 예측량이 달별로 기록되어 있었다.
흡족한 표정으로 그들의 자료를 살피던 태오는 세부적인 관세율과 그에 따른 이해득실을 하나하나 따져나갔다.
이렇게 원래 역사에 있던 윌리엄 이든 남작의 ‘이든(Eden)조약’은 사라지고, 테오 샌더슨 남작의 새로운 무역협정이 준비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