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18th century, he founded a marital information company in London RAW novel - Chapter 177
177화 이별 (10/25 수정) >
일주일의 시간은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갔고, 두 사람이 헤어질 시간이 내일로 다가왔다.
마리아 공주는 일주일 내내 태오와 함께했다. 마지막 날인 오늘도 그랬다.
하지만 마지막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은 없었다.
평소처럼 테오 스트리트를 거닐며 식사를 한 후 차를 마셨고,
새로 생긴 가게에 들러 동생들 선물로 물건 몇 개를 샀다.
저녁에는 태오 집에서 둘만의 조촐한 이별식을 가졌다.
마지막 밤이 깊어 갈수록 마리아 공주는 슬픔에 젖어갔고, 그런 그녀를 태오가 다독였다.
“먼저 가 있으세요. 지금 하고 있는 중요한 일만 마치면, 나폴리 왕국으로 바로 따라가도록 하겠습니다.”
“허락받지 못할지도 몰라요.”
“아니요! 제가 가서 반드시 허락받을 겁니다. 걱정 마세요.”
“정말··· 정말 오실 건가요?”
“네. 꼭 뒤따라가겠습니다.”
그제야 안심한 공주는 태오의 목소리를 자장가 삼아 쌔근쌔근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떠보니 마리아 공주는 옆에 없었다.
대신 베개 위에 편지가 놓여 있었다.
태오는 편지를 집어 들어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나의 사랑 테오에게.
이렇게 작별 인사도 없이 몰래 빠져나가는 저를 용서하세요.
하지만 당신의 눈을 보면 도저히 떠날 용기가 없을 것 같았답니다.
.
.
.
저는 꼭 허락을 받고 런던으로 돌아와 당신과 결혼할 거예요.
그렇게 돌아오면, 당신이 불러 준 노랫말처럼 우리 부부가 되어 영원히 함께 살아요.
만약, 두 달이 지나도 연락이 없다면, 허락받지 못한 것으로 생각해 주세요.
그렇게 되면, 약속처럼 저를 찾으러 꼭 오실 거죠?
기다릴게요.
내 사랑··· 우리 조금만 참고 기다려요.
당신의 사랑 마리아」
공주의 편지를 조심스레 접어 서재로 향했다.
그리고 서재 책상 서랍 안에 고이 보관했다.
태오는 알고 있었다. 공주가 쉽게 런던으로 돌아오지 못 하리라는 것을.
결국 자신이 나폴리 왕국으로 찾아가 담판을 지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상인에 대해 경멸에 가까운 가치관이 지배하는 시대였다.
그나마 산업혁명이 일어난 영국은 돈이 최고라는 인식이 잡혀가면서 대접이 많이 나아졌지만, 나폴리 왕국은 여전히 고귀한 혈통을 최우선시하는 나라.
공주와의 결혼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태오는 답답한 마음에 서재에 틀어박혀 술을 마셨다. 하지만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았다. 술병 채 입에 들이부어서야 겨우 취기가 올라왔다.
그러다 정신을 잃고 고꾸라졌다.
* * *
죽은 듯이 쓰러져 있던 태오는 밖에서 들리는 부산스러운 소리에 눈을 떴다.
누가 옮겼는지 침대에 누워있었다.
“으···.”
숙취로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고 속이 메슥거려 토할 것 같았다.
하지만 마리아 공주가 런던에 없다는 사실이 불현듯 떠오르자, 다시금 태오의 마음을 괴롭게 했다.
똑- 똑- 똑-
다급하게 두드리는 노크 소리.
“주인님?”
집사였다.
“들어오세요.”
덜컹-
“주인님···.”
집사의 안색이 좋지 못했다.
“왜 그러세요? 회사에 무슨 일이라도 났나요?”
어제 반드시 처리해야 할 일이 있었는데 출근을 못 했다. 그것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그게···.”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의 그에게서 불길한 감정이 뿜어나왔다. 회사 일이 아닌 것 같았다.
갑자기 드는 불안한 마음에 태오가 재촉했다.
“무슨 일입니까? 빨리 말해보세요.”
집사가 결심한 듯 어렵게 입을 뗐다.
“마리아 아가씨가 타고 가신 배에···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주인님께 이 얘기를 빨리 전해드리는 것이 맞는 것 같아서요.”
직접적인 말은 안 했지만, 태오와 마리아 공주의 관계를 모를 리 없는 집사였다.
그의 말에 깜짝 놀란 태오가 자리를 박차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마리아의 배가··· 배가··· 어떻게 됐는데요···?”
태오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집사는 자신이 들은 이야기를 전했다.
“방금 심부름을 다녀온 마부 말에 따르면, 아가씨가 타고 갔던 배가··· 풍랑에 그만··· 침몰한 것 같습니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그 배를 타고 갔던 선원 몇 명만 간신히 살아남아 돌아왔다고 합니다. 지금 런던이 그 일로 아주 시끌벅적하고요.”
태오가 어지러움에 비틀거렸다.
놀란 집사가 달려와 몸을 붙들었다.
“어이구, 주인님! 괜찮으세요?”
부축해주는 집사에게 태오가 확인하듯 물었다.
“그러니까, 배가··· 지금··· 마리아가 탄 배가··· 난파됐다는··· 그런 얘깁니까?”
“···네, 주인님. 그런 것 같습니다.”
태오의 입에서 거친 숨소리가 터져 나왔다.
마리아 공주의 배가 난파돼 침몰했다니. 아직 술에서 깨지 않은 것임을 간절히 빌었다.
그러나 꿈이 아니었다.
태오는 허우적대듯 옷장으로 걸어가며 고함쳤다.
“어서! 어서, 마차를 준비해주세요! 어서!”
“네? 네, 네. 알겠습니다!”
*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간 항구는 사고 때문인지 많은 이들이 몰려와 북적댔다.
심각한 얼굴로 삼삼오오 모여 무언가를 의논하는 사내들부터, 망연자실해 넋을 놓고 있는 사람, 땅을 치며 울부짖는 이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에서 대형 사고가 터졌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꽤 큰 상선이었고, 많은 짐과 승객이 타고 있었던지라 항구에서는 그에 대한 대책 마련으로 분주했다.
태오는 대책본부처럼 보이는 사무실로 서둘러 들어갔다.
책상에 앉아 있는 대여섯 명의 사람들이 몰려든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확인하고 있었다. 승객 명단이나 화물 목록인 것 같았다.
그때 누군가 태오를 알아보고 다가왔다.
“아니, 샌더슨 대표님 아니십니까?”
무역회사를 운영하면서 알게 된 사람이었다. 그는 이곳 항구 책임자로 근무하고 있었다.
“맞군요, 샌더슨 자작님! 그런데 여기는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태오는 급히 사정을 얘기하고 도움을 구했다.
평소 태오를 존경하고 있던 항구 책임자는 적극적으로 나서 주었다.
“대표님. 그럼, 저쪽 안쪽 사무실로 가시죠? 그곳에 난파된 배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조사받고 있습니다.”
항구 책임자는 태오를 데리고 다른 사무실로 갔다. 그리고 살아남은 선원들을 만나게 해주었다.
태오는 침몰한 상선에서 겨우 구조된 선원들로부터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자세히 전해 들을 수가 있었다.
“······출발할 때와 달리 이상할 정도로 풍랑이 거칠고 기상이 심상치 않았습니다요.”
8월의 지중해는 보통 날씨가 온화하고 바다가 가장 평온한 때라 항해하기에 좋은 시기였다.
하지만 배가 출항한 지 하루 정도 지났을 때 바람이 이유 없이 강해졌고, 높은 파도가 일렁이며 위협을 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곧 지나가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시간이 갈수록 바람이 심해졌습니다. 부랴부랴 선장님의 지시로 선원들이 급히 돛을 걷으려고 했지만, 바람이 너무나 강해 걷을 수가 없을 정도가 돼버렸죠.”
돛을 걷기도 전에 큰 풍랑과 거친 파도에 휘둘린 배는 이리저리 휩쓸리다, 그만 암초에 부딪혀 선체 앞쪽이 심하게 부서지고 말았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사람들은 탈출할 시간도 벌지 못했다.
뒤이어 배를 집어삼킨 거대한 파도에 많은 승객이 속수무책으로 바닷속으로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그러면, 배에 탔던 승객들은··· 승객들은 어찌 됐소?”
선원은 어두운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 풍랑이었고, 어두운 밤이라 대부분 선실 안에서 자고 있었습니다. 배가 부서지면서 바닷물이 밀고 들어와 바로 침몰하기 시작했고요···.
갑판 위에서 상황을 정리하던 저희 몇 명만 간신히 살아남아 나무판을 붙잡고 바다 위에 떠 있었습니다. 그러다 지나가던 다른 상선에 의해 간신히 구조되었습죠.”
다리에 힘이 빠진 태오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따라온 집사가 다급히 물었다.
“그럼 승객은··· 승객은 단 한 사람도 살아남지 못한 거요?”
선원들이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렇습니다요. 그 상황에서 살아남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선장님도 돌아가셨고요.”
*
‘내가 죽인 거야··· 내가 죽였어···.’
집으로 향하는 마차 안에서 태오는 숨죽여 눈물을 삼켰다.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줄 알았다면 절대 공주를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비참한 미래를 알았더라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마리아 공주를 붙잡았을 것이다.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지면서, 자신의 비겁한 선택을 한없이 자책했다.
그리고, 18세기 전생으로 들어오게 하고, 그녀를 빼앗아 간 신(神)을 원망하고 저주했다.
*
닫힌 문이 열리고 태오가 탄 마차가 메이페어 저택 안으로 들어섰다.
따그닥. 따그닥.
마차 벽에 머리를 기댄 채 넋이 나가 있던 태오는 이 감정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도무지 감당되지 않았다.
생각나는 해결책이라고는 술뿐이었다.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내고 힘들어하던 수많은 환자에게 쉽게 조언을 던졌던 자신이 한없이 가증스럽게 느껴졌다.
태오는 손으로 얼굴을 틀어쥐며 이 끔찍한 고통을 어떡하든 삭혀보려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다 부질없었다.
시간··· 오로지 시간만이 이 처절한 고통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걸 태오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아픔의 시간을 과연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두려움이 밀려왔다.
그런데···
고통으로 몸부림치던 그때였다.
‘······?’
우연히 창밖을 내다본 태오는 순간 자기 눈을 의심했다.
정원 한편에 마리아 공주가 보이는 것이 아닌가.
‘인젠··· 헛것마저 보이나···?’
비슷한 외모를 가진 사람인 것인지, 아니면 아예 있지도 않은 사람이 허상으로 보이는 것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사랑으로 마음의 상처를 심하게 입은 사람들에게서 가끔 보인다던 환각 증상 중의 하나일 수도 있었다.
‘하··· 내가 왜 이래···.’
정신을 차리려고 머리를 세차게 흔들며 다시 정원 쪽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마리아 공주를 닮은 여인이 정원을 거닐고 있었다.
‘·····?’
태오는 도움을 구하듯 옆에 앉은 집사를 돌아보았다.
갑자기 자신을 노려보는 태오의 행동에 집사가 영문을 몰라 하다가, 화들짝 놀라 소리쳤다.
“엇! 주인님? 저기··· 저기 마리아 아가씨 아닙니까?”
집사에 눈에도 그녀가 보인 것이다.
‘!’
태오의 눈이 부릅떠졌다.
집사까지 보고 있다면 이건 환각 증상이 절대 아니다.
그리고···
뒤늦게 마차를 발견한 공주가 손을 흔드는 모습에 태오는 숨이 멎는 듯했다.
꿈도 아니었고, 다른 사람도 아니었다.
마리아 공주가 분명했다.
터질듯한 가슴을 부여잡고, 황급히 마차에서 내린 태오가 한걸음에 달려갔다.
“마··· 마리아 공주? 이게···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샌더슨 경···.”
눈물을 글썽이는 마리아 공주를 태오가 으스러지듯 껴안았다.
이 시대에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과감한 행동이었지만, 이제는 그 어떤 시선도 두렵지 않은 태오였다.
*
서재에서 둘은 서로의 손을 꼭 맞잡고 마주 보고 있었다.
“그럼, 배가 출발하려는 순간 맘을 바꾼 것이었군요?”
마리아 공주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내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출발하는 날 아침에, 항해하기 정말 좋은 날씨라고 했거든요. 마침 나폴리 왕국으로 가는 아는 귀족분도 계셨는데. 그럼 그분도··· 하- 정말 안타깝네요.”
천운이었다.
떠나려던 순간, 처음으로 공주는 부모님의 뜻을 거역했다고 한다.
런던을 떠나게 되면, 다시는 태오를 볼 수 없다고 여겼고, 이제는 태오 외에 다른 누군가와 결혼해서 살아갈 자신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떠나려던 배에서 공주는 일행을 데리고 하선하기로 결심했다.
“배에서 내렸으면 바로 저를 찾아오셨어야죠?”
공주는 원망 섞인 투정을 부렸다.
“애초에 제가 나폴리로 돌아가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지 않으셨잖아요? 그래서 배에서 내려 자작님을 찾아가면, 저를 걱정하시면서 왕국으로 먼저 가 있으라고 밀어낼 것 같아 망설이고 있었어요.”
태오가 지옥에 빠져있는 시간 동안, 공주는 차마 태오에게 도움을 청하지도 못하고 머물 곳을 알아보고 다녔던 것 같았다.
그러다 배가 침몰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태오 집으로 바로 달려온 것이다.
태오는 집사에게 말해 공주와 수행 하녀들이 머무를 방을 정리하라고 지시했다.
* * *
며칠 뒤. 메이페어(Mayfair), 테오 샌더슨의 저택.
태오의 지시로 예쁘게 꾸며진 방에서 마리아 공주는 저녁 내내 뭔가를 열심히 쓰고 있었다.
나폴리 왕국에 보내는 두 번째 편지였고, 그 안에는 첫 번째와 달리 공주의 강한 의지가 들어있었다.
최대한 예의 바르게 썼지만, 이 편지가 왕국에 도착하게 되면 왕실은 또 한 번 큰 홍역을 치를 것이다.
혹시나 태오에게 피해가 갈까 회신주소도 적지 않았다.
‘휴- 어머니는 물론 아버지도 크게 노여워하시겠지···. 하지만 그날 그대로 배를 타고 갔으면 난 이 세상에 없었을 거야. 다시 사는 세상이라면 난 샌더슨 경과 행복하게 살고 싶어.
엄연히 자작님도 영국의 귀족이시고, 우리 왕국의 국민에게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주실 수 있는 분이시잖아?’
마음을 굳힌 공주는 편지를 밀봉하여 집사에게 건네주었다.
◈ 1789년 9월 초. 이탈리아 나폴리 왕국, 왕실 사저.
쾅-
마리아 공주의 편지를 읽은 나폴리 국왕이 의자의 손잡이를 내리쳤다.
“아니, 이게 무슨 망신이란 말인가! 결혼도 안 한 공주가 영국의 그 천한 장사꾼의 집에 들어가 살고 있다니!”
어릴 때부터 마리아 공주를 아끼던 한 고위 대신이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폐하- 그래도 천만다행이지 않습니까? 그날 공주님께서 왕국으로 온다고 배라도 탔다면, 안드레아 백작처럼 큰일을 치를 수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나름대로 여기저기 알아본 바로는 그 ‘테오 샌더슨’ 자작이라는 자는 생각보다는···”
대신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카롤리나 왕비가 호통을 쳤다.
“경은 무슨 말을 그렇게 하시오? 중매쟁이와 결혼해 사느니 차라리 명예롭게 죽는 편이 더 나았을 것입니다. 이제 이 사실이 알려지면, 우리 국민은 물론 영국 국민도 우리 왕실을 얼마나 우습게 알겠습니까?
또 그자가 어떤 방식으로 영국 국왕에게 아부를 떨어 그 자리에 설 수 있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근본이 없는 자는 결국 내쳐지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면 우리 왕국과 영국과의 관계는 더 악화만 될 것이고요! 절대 막아야 하는 일입니다!”
서슬 퍼런 왕비의 말에 대신은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씩씩거리던 페르디난도 국왕이 소리쳤다.
“카를로! 카를로!”
그러자 대신들 사이에 있던 한 남자가 앞으로 나왔다.
“네, 폐하!”
“당장 영국으로 떠날 채비를 해라. 당장 런던으로 달려가 부끄러움도 모르는 네 동생을 하루라도 빨리 잡아 오라는 말이다!”
마리아 공주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국왕은 카를로 왕자 이외에는 그 누구도 공주의 고집을 꺾지 못할 것이라고 여겼다.
나폴리 국왕의 명령을 받은 ‘카를로 드 부르봉’ 왕자는 마리아 공주의 큰오빠이자 차기 왕위 계승 서열 1순위의 왕세자이기도 했다.
아버지의 지시를 받은 카를로 왕세자는 허버트 남작이라는 영국 귀족을 왕궁으로 급히 불러들였다.
허버트 남작은 평생을 런던에서 살다, 십여 년 전 나폴리 왕국에 정착한 영국인이었다.
영어도 서툴고 지리도 어두운 왕세자로서는 런던 출신의 귀족인 그의 도움이 꼭 필요했다.
사흘 뒤, 카를로 왕세자는 허버트 남작과 배를 타고 영국 런던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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