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18th century, he founded a marital information company in London RAW novel - Chapter 190
190화 국왕 부부의 부탁 >
나폴레옹이 이끌고 온 5만이라는 대군을 반나절 만에 격퇴하자 나폴리 왕국은 온통 축제 분위기로 들썩였다.
며칠 전만 해도 악명 높은 프랑스군이 밀어닥치고 있다는 소식에 멀리 피난을 가거나 깊은 산속으로 숨어드는 왕국 사람들이 부지기수.
어떤 주민은 프랑스군에게 단 한 톨의 식량도 내어줄 수 없다면서 남은 식량을 모조리 불태워버리고 피난길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시칠리아섬으로 도망갈 것이라는 말이 무성했던 국왕과 왕비가 끝까지 나폴리 왕국의 궁을 지킨다는 소문이 돌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지만, 지금까지의 나폴리 왕실에서는 흔치 않은 모습.
페르디난도 국왕의 의연함이 전해지자 나폴리 왕국의 국민 역시 각자의 집에서 항전할 준비를 했다.
그렇게 숨죽이고 기다린 전쟁의 결과는 예상을 넘어선 엄청난 대승이었다.
프랑스와의 전투에서 보인 태오의 압도적인 전략과 지휘력은 서둘러 왕궁에 도착한 전령을 통해 삽시간에 나폴리 왕국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얘기 들었어? 샌더슨 백작님의 지략으로 프랑스 놈들을 모조리 다 쓸어버렸다는구먼?
-말도 마! 땅속에 숨어있다가 불쑥 튀어나와 뒤에서 쏘아대니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나자빠져서 다 도망쳤다는 거야!”
-보나파르트 녀석이 우리 샌더슨 백작님의 수에 완전히 말려든 거래요. 마차하고 수레는 보나파르트를 속이기 위한 거였대. 여우처럼 영리하다는 그 대단한 프랑스 장군도 우리 백작님한테는 안된다는 거지. 하하하.
-우리 군인들은 피해가 거의 없었답니다. 정말 고마운 일이지요.
승리를 거둔 나폴리 왕국과 영국 연합군이 당당히 산에서 내려오자, 수많은 왕국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이들을 열렬히 환영했다.
-와- 짝짝짝-
-나폴리 왕국군 만세!
-영국군 만세!
태오가 모습을 드러내자 주민들의 환호는 절정에 달했다.
나폴리 왕국 사람들은 목이 터지라고 태오의 이름을 연호하며 칭송했다.
– 만세! 만세! 샌더슨 총사령관님 만세!
– 테오 샌더슨 백작님 만세! 만세!
– 감사합니다! 백작님 감사합니다!
그런데, 한 노인이 갑자기 모자를 벗더니 태오를 향해 바닥에 두 무릎을 꿇었다.
이번 전투에 참여했던 두 아들이 무사히 살아 돌아온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
그러자 길 양옆으로 늘어서 있던 수많은 주민도 태오가 앞을 지나칠 때마다 바닥에 무릎을 꿇어 진심 어린 감사함을 표했다.
감동을 주는 이들의 모습에 태오는 모자를 가슴에 얹고서 정중한 묵례로 답했다.
◈ 1797년 1월 말, 나폴리 왕국의 궁전.
프랑스와의 카시노(Cassino) 전투가 끝이 난 지도 두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태오는 두 달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대승을 거뒀다고 방심했다가는 적에게 틈을 보여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오히려 이번 전쟁을 통해 나폴리 왕국군의 전투력을 몇 단계 상승시키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며, 태오는 실전 맞춤형 훈련에 매진했다.
프랑스군과의 전투에서 미비했던 점을 복기하며 더욱 강한 군대로 거듭나기 위한 필승 전략을 찾아 나폴리 왕국 군에게 전수했다.
특히 매복이나 수색, 위장 전술, 매듭법, 전술 수신호, 응급처치법 등 현대적 전술을 접목한 태오의 세세한 전략은 나폴리 왕국군은 물론 영국군 지휘관들 사이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
그렇게 두 달의 시간이 흐르고, 더는 프랑스군의 위협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영국군은 일주일 뒤 고국으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
그런데, 영국군이 돌아간다는 보고에 나폴리 국왕은 영국군을 위한 성대한 연회를 제의했다.
이번만큼은 태오도 마다할 수 없는 상황.
그렇게 5일 뒤. 나폴리 왕국의 넓은 연회장에서는 흥겨운 파티가 벌어졌다.
나폴리 왕국의 국왕인 페르디난도 옆으로 태오와 넬슨 제독, 주드 로저스 대령 등이 앉아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1만여 명의 영국군 병사들도 나폴리 최고의 요리사들이 선보인 요리와 술을 실컷 즐기며 전쟁의 승리와 귀국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때 외국 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나폴리 왕국 시종의 안내를 받아 줄줄이 페르디난도 국왕 앞으로 다가갔다.
근처 왕국과 공국에서 찾아온 축하 사절단들이었다.
“국왕 폐하! 프랑스군과의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둔 것을 축하드리옵니다. 우리 공국에서는···.”
“폐하! 대승을 축하드리며 사르데냐 왕국의 국왕께서 승리를 기념해···.”
나폴리 왕국이 프랑스 혁명군에 맞서 대승을 거뒀다는 소식은 이미 유럽 전역에 퍼져있었다.
그리고 그 소식은 프랑스의 위협으로 골치 아파하던 많은 공국이나 왕국들에는 귀가 번쩍 뜨일만한 반가운 소식이었다.
특히, 파르마 피아첸차 공국, 사르데냐 왕국 등 주변의 여러 공국과 왕국들이 프랑스를 물리친 나폴리 왕국과 군사적 동맹을 맺으려고 가진 애를 썼다.
그런데 마침 나폴리 왕국에서 큰 연회가 벌어진다는 소식을 듣고서 부랴부랴 사절단을 보내 축하 인사와 선물을 보내온 것이다.
*
페르디난도 국왕이 외국 사절단을 접견하고 있는 사이,
“피에트로, 너는 왜 아까부터 그렇게 인상을 쓰고 앉아 있는 것이냐?”
카롤리나 왕비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피에트로 왕자를 타박했다.
그러나 피에트로 왕자는 시큰둥한 채 별 대꾸가 없었다. 연회가 따분한지 지루함만이 가득해 보였다.
“또 어제 도박을 하느라 밤을 꼬박 새운 것이냐?”
“······.”
피에트로는 나폴리 왕국의 셋째 왕자였다.
똑똑하고 착한 성품으로 어릴 때 많은 귀여움과 기대를 받았지만, 성인이 된 후로 음주와 도박을 즐기고 많은 아가씨와 염문을 뿌리고 다니면서 국왕 부부에게 큰 근심을 안겨주고 있었다.
그때 둘째 왕자인 움베르토가 끼어들었다.
“어머니? 저 녀석도 정신을 차리려면 장가를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제 곧 어머니 생신입니다. 아마 이번에 어머니의 생신에 맞춰 여러 왕국이나 공국의 사절단들이 대거 방문할 것 같은데, 이참에 그중에서 적당한 가문으로 신붓감을 찾아보는 게 어떨까요?”
움베르토 왕자의 말에 침묵을 지키고 있던 피에트로 왕자가 발끈했다.
“형! 난 아직 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시끄러워, 이 녀석아!”
결혼하라는 말은 피에트로 왕자가 요즘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었다.
왕비가 엄한 얼굴로 피에트로를 꾸짖었다.
“보는 눈들도 많은 이곳에서 형한테 그 무슨 말버릇이냐! 그리고 결혼 생각이 없다니! 하루라도 빨리 짝을 찾을 생각은 하지 않고 언제까지 그런 한심한 생활을 계속하고 다닐 생각인 게냐, 쯧쯧.”
어머니의 잔소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려 하자, 피에트로 왕자는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죄송합니다, 어머니. 실은 제가 아침부터 몸이 너무 안 좋아서요. 들어가서 조금 쉬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꾸벅 고개를 숙인 피에트로 왕자는 곧장 뒤돌아서 층계로 나가버렸다.
“아···아니, 저놈이···”
화가 머리끝까지 났지만, 귀빈들이 많아 더는 성질을 부릴 수 없는 왕비였다.
그때 카를로 왕세자가 국왕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태오를 슬쩍 살피더니 왕비에게 귓속말을 전했다.
“어머니? 그럼 이렇게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
“지금 샌더슨 백작이 와 있지 않습니까? 백작이 결혼 중개를 잘하기로 유명하니, 피에트로의 결혼 상담을 부탁해 보는 거죠. 사람 보는 눈이 워낙 탁월하신 분이니까, 저 망나니 같은 녀석을 꽉 잡아줄 아가씨를 찾아 줄지도 모르지 않겠습니까?”
씩씩거리던 왕비는 왕세자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래. 그렇겠구나! 내가 왜 그 생각을 진즉에 못하고 있었지?”
방금까지도 수심 가득했던 왕비의 얼굴이 활짝 펴지더니 국왕과 대화를 나누는 태오를 유심히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래. 왕국을 떠나기 전에 꼭 부탁해야겠어.”
“아닙니다, 어머니. 이제 이틀 후면 영국으로 간다는데, 그러면 시간이 너무 촉박합니다. 내일모레 영국으로 가는 군함에 타지 말고, 한두 달만 더 있다가 가라고 하면 어떻겠습니까?
안 그래도 지금 세공에 들어간 마리아의 생일 선물도 있고, 샌더슨 백작에게도 많은 선물을 챙겨줘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준비하다 말지 않았습니까?”
“그렇지. 승전 기념으로 여러 선물이 속속 들어오고 있는데, 곧 가야 하니, 나중에 언제 전해주나 고민하고 있었지.”
“네, 맞습니다. 그러니까 이곳에 한 달 정도만 더 있다가, 피에트로의 신붓감도 골라주고 선물도 모두 챙겨서 가라고 말해주는 거죠.”
“그래, 그래. 그거 아주 좋은 생각이다.”
* * *
다음 날.
국왕 부부와의 점심 식사가 끝날 즈음, 페르디난도 국왕이 영어로 태오에게 말을 건넸다.
“샌더슨 백작? 내 어려운 부탁이 하나 있는데 들어줄 수 있겠나?”
태오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럼요, 폐하. 말씀해 보시지요.”
옆에 있던 카롤리나 왕비는 모른 척 두 눈을 끔벅였지만, 이미 서로 얘기가 오간 눈치였다.
“내일 영국으로 떠나는 것을 한 달만 연기해 줄 수 없을까?”
“네? 귀국을 연기하라고요?”
“그렇다네.”
“무슨 일 때문이신지···?”
국왕은 기다렸다는 듯이 열심히 설명했다.
“일단, 이번 마리아 공주의 선물에 문제가 생겼네. 왕비의 가문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귀중한 보석을 선물하기 위해 세공을 맡겼는데, 그게 생각보다 시간이 걸려서 완성되려면 최소 2주는 더 필요하다고 하더군. 샌더슨 백작이 완성된 목걸이를 직접 가지고 가서 마리아 공주에게 전달하면 너무 좋을 것 같거든.
또, 승전 기념으로 나폴리 왕국의 많은 귀족이 자네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고 있네.
하지 말라고 해도 서로 하겠다고 저 난리들인데, 그것이 준비하는 기간이 제법 걸리나 보더라고.
예의를 차린다고 그 선물들을 받으러 나중에 또 시간을 내서 자네가 여기까지 오느니, 차라리 이번에 한 달만 기다렸다가 그걸 모두 가지고 런던으로 돌아가는 게 낫지 않나 해서 말이지.”
태오는 난감했다. 아직 아내의 생일까지는 넉 달 가까이 남아 있다지만, 보고 싶은 마음에 하루라도 빨리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국왕의 말대로 마리아 공주의 소중한 보석뿐만 아니라, 나폴리 왕국의 귀족들이 애써 준비한 선물이라면 예의를 표하기 위해서라도 나중에 다시 올 수밖에 없다.
고민하는 태오의 모습에 국왕이 재빨리 왕자 얘기를 꺼냈다.
“그리고 실은 정말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말이지.”
“···?”
“우리 셋째 왕자의 혼사 문제를 자네에게 맡기고 싶어.
어서 빨리 런던으로 돌아가서 할 일이 많겠지만, 이것도 결혼정보회사의 사업의 하나로 생각하고 정신 못 차리는 피에트로에게 꼭 맞는 짝을 찾아 줄 수는 없겠나?
마침 다음 주 왕비 생일에 다른 왕국이나 공국의 좋은 가문이 많이 올 것이니 그중에서 골라주면 어떨까 싶어.”
잠자코 있던 왕비가 얼른 거들었다.
“오호- 그거 아주 좋은 생각이네요. 우리 사위가 그 누구보다 사람을 잘 보니 이번에 왕국에 온 김에 피에트로 왕자의 좋은 짝을 골라서 좀 사람답게 만들어 봅시다.”
태오는 고민에 빠졌다.
선물 문제라면 다음에 마리아 공주와 함께 와서 받아 가겠다고 하면 되겠지만, 처남의 결혼문제 부탁을 단칼에 거절하기는 어려웠다.
‘피에트로 왕자라···.’
피에트로는 유난히 차갑고 냉소적인 감정을 강하게 띠고 있는 왕자로, 나폴리 왕국의 왕자 중에서 태오와 가장 서먹한 관계였다.
그 때문인지 그간 그와 긴 대화를 나누어 본 기억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미세표정과 몸짓, 말속에서 왕자의 감정 상태를 대략 파악하고 있었다.
사람의 감정에는 각각의 고유한 심리적 에너지가 숨겨져 있기 마련이다.
가령 ‘슬픈 감정’에는 그 슬픔을 위로받고 싶은 숨겨진 에너지가 있고, ‘외로운 감정’에는 마음에 맞는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고 싶다는 에너지가 들어있다.
하지만 이런 감정에 숨겨진 에너지가 적절히 해소되어 완결되지 못하면, 그런 것들이 하나씩 쌓여 어느 순간 적절치 못한 행동으로 표출될 수 있다.
물론 해소되지 못한 감정의 에너지도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점차 사그라들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특정한 감정의 에너지가 지나치게 민감하게 각인되면서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그 사람의 마음을 괴롭히는 에너지로 남겨지는 경우가 더러 있다.
피에트로 왕자의 지나치게 차가운 감정이 바로 그러했다.
마리아 공주의 말에 따르면 원래 다정다감한 성격이었는데 크면서 어느 순간 변했다고 한다.
다소 예민한 성향에 어린 시절에 겪은 슬픔과 외로움의 감정 에너지가 적절히 위로받고 풀어지지 않으면서, 차가운 감점과 일탈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럴 때 그러한 감정을 잘 이해하고 어루만질 수 있는 배우자를 만나면, 해결되지 않았던 감정이 해소되면서 마음의 치유를 경험하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마리아 공주가 피에트로 왕자에게 빨리 짝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말을 여러 번 하기는 했었습니다.”
태오의 말에 국왕의 얼굴에 금세 화색이 돌았다.
“오- 마리아가 그랬는가? 맞네. 어릴 적 마리아가 피에트로를 정말 끔찍하게 챙겼지.
샌더슨 백작이 동생을 생각해 결혼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을 알면 마리아도 무척 기뻐할 걸세.”
“······.”
“귀국 날짜를 한 달만 연기하고, 자네가 보기에 가장 어울리는 가문으로 골라줄 수 없겠나?
왕자의 배우자는 나라의 안위와도 직결된 일이기 때문에 꼭 좋은 배필을 이어주고 싶은데, 그런 일에 백작만 한 적임자도 없으니···.”
결혼에 있어 가문보다는 서로의 적합도를 먼저 살피는 태오의 방식을 국왕은 제대로 모르고 있는 듯했다.
더구나 감정에 문제가 있는 피에트로 왕자의 경우에는 가문보다는 그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여성이 필요했다.
그저 나라에 적합한 가문만을 보고 연결했다가는 다른 사람보다 결혼생활에 더 큰 불만을 느끼고 불행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따라서 결혼 상대자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성향이 맞는지 확인해보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
태오는 자신의 이러한 결혼관을 설명하고, 그것을 허락한다면 나서보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래서 아무래도 피에트로 왕자의 적당한 배우자를 고르려면 그 나라에 직접 가서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저의 뜻을 받아들여 주신다면, 피에트로 왕자와 몇 주간 함께 다니면서 견문도 넓히고 훌륭한 배우자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결혼에 있어 가문만을 중시하는 당시 시대상에 비춰 뜻밖의 제안이었지만, 국왕은 의외로 태오의 의견을 크게 반겼다.
평소 견문에 대한 중요성을 누구보다 강조하던 국왕 부부인지라 철없는 왕자에게 아주 좋은 기회로 여긴 것 같았다.
“샌더슨 백작 같은 훌륭한 사람이 같이 가준다면야, 우리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울 뿐이지. 당장 내무 대신에게 명해, 적합한 신붓감 후보를 왕자와 직접 찾도록 지시하겠네. 그런데···”
“?”
국왕이 조금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왕자가 순순히 따라가자고 할는지, 그게 염려되네.”
태오가 웃으며 대답했다.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잘 설득해 보겠습니다.”
“오- 그럴 수 있겠나? 꼭 좀 부탁하겠네. 우리말은 도통 듣지를 않아서 말이지. 그나마 마리아 공주 말은 들었는데, 공주가 없으니···.”
“네, 너무 심려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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