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apocalyptic world, I'm on a submarine RAW novel - Chapter 100
100화 – 경고
최은석 사령관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러시아 흑해함대가 우리가 바라는 데로 움직여주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뿔뿔이 흩어진 흑해함대를 우리가 일일이 찾아다닐 순 없을 테고 ···.”
“그렇습니다. 1,000km 가까이 되는 흑해에 흩어져 제해권을 유지하면서, 우리 함대가 2, 3개의 전대로 나누어지길 기다릴 겁니다.”
“만약 그렇다면 ···.”
“대표님. 무슨 복안이 있으십니까?”
“저들이 요격을 나오지 않는다면, 안 하면 안 될 상황을 만들어야겠지요.”
“어떻게 그리 만드실 생각인지?”
“일단, 우리의 디코이가 먹혀드는지 두고 봅시다.”
– 디코이(Decoy) : 오리 사냥에 쓰이던 새 모양의 인형. 적 유도탄과 탐지 장비를 교란하기 위한 장비 혹은 그것을 활용하는 전술과 작전을 뜻함.
…
최은석 사령관 우려는 현실이 되는 것 같았다.
우리 잠수함이 보스포루스 해협을 빠져나오면. 러시아 함대와 잠수함이 방어 기동할 것이라 예상지만. 러시아 흑해함대는 꼼작하지 않았다.
요격 나온 적을 매복한 OSS의 무인 어뢰정으로 결정적 타격을 주려고 했던 작전이 어그러진 것이었다.
러시아 흑해함대는 흑해 곳곳으로 뿔뿔이 흩어져 결전을 피하고 있었다.
그들은 패배 시 복구 불능한 결전을 피하고, 우리의 해상전력을 견제하는 수 싸움에 들어간 것이었다.
나는 우리 함대의 기함인 타위타위함의 손이일 제독에게 보안 전통문을 보냈다.
흑해로 진입하라는 명령문이었다.
[… 9번 함과 병원선만 알로바에 남기고, 전 함대 흑해로 진입하여, ESB 드론모함 전단을 호위할 것 ···.]OSS의 모든 함선엔 특별히 제작한 OSS 선기(Ensign)를 달도록 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국기를 함께 게양했다.
우리의 함대는 천천히 흑해의 한가운데로 진입했다. 러시아의 멱살을 잡고 시비를 붙기 위한 조처였다.
의례적인 러시아 해군의 무선통신엔 다음과 같이 답했다.
[ ··· 우리 OSS는 무국적 군사집단이다. 우크라이나 의용군으로 전쟁에 참전했다.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에서 24시간 이내에 러시아군이 철군하지 않으면, 공격하겠다 ···.]국가가 아니기에 선전포고라 하긴 어려울 것이다.
어쨌든 우린 미리 경고했다. 좋은 말로 ···.
무전으로 알아듣기 어려운 말들이 들려왔다. 그것이 욕설이란 것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러시아 해군은 꿈쩍하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 공군의 전투기 2대가 위력정찰을 나온 듯했다.
하지만 정조대왕급 이지스함인 5번 함의 수직발사관에서 2발의 SM-2 미사일과 신형 해궁 함대공 미사일이 차례로 발사되었다.
해궁과 SM-2는 적외선 유도와 5번 함에서 보내는 데이터링크를 통해, 마하 3.5의 속도로 러시아 전투기를 추격했다.
하얀색 발사 궤적을 그리며 날아간 함대공 미사일은 2대의 러시아 전투기를 차례로 격추하였다.
러시아 조종사는 무사히 비상 탈출했고. 검푸른 흑해 위에 솟구쳐 펼쳐지는 하얀 낙하산을 볼수 있었다.
2명의 러시아 조종사는 우리의 호위함인 2번 함과 3번 함에 각각 구조되었다.
우리 OSS 함대는 검푸른 바다의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크림반도와 러시아를 잇는 크림 대교에서 불과 150km 떨어진 지점이었다.
그런데도 러시아 해군은 꿈적하지 않았다. 불필요한 교전을 피하려는 것 같았다.
‘그렇게 나온다면, 안 할 수 없게 만들어야지.’
나는 타위타위함의 손이일 제독에게 명령문을 보내고 그와 비화통신을 시작했다.
“제독님!”
“네. 대표님. 명령문 확인했습니다.”
“시간을 끌면 우리에게 불리합니다. 러시아 해군의 대잠전력과 잠수함을 끌어내야 합니다.”
“네. 명령문을 보고 짐작했습니다. 그런데 미사일 소모량이 많은데 ···.”
“우물쭈물하다가 기회를 놓칩니다. 모든 함선이 실사격 훈련한다 생각하시고 30분 간격으로 포격을 해 주십시오.”
“대표님! 한 가지 더 ···.”
“네?”
“그런데 이 타켓이 우크라이나, 미국과 협의가 이뤄진 것입니까?”
“아닙니다. 협의를 시작하면, 세월만 낭비하게 될 겁니다. 흑해의 작전권은 우리에게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고 작전 시행해 주십시오.”
국가라면 아무리 작전권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외교적 마찰을 피하기 위해 통보와 협의가 필요하겠지만.
‘알게 뭔가?’ OSS는 삽이든 포크레인이든 땅만 파면되는 업자일 뿐이다.
“네 알겠습니다. 명령서대로 2시간 뒤 시행하겠습니다.”
“네. 수고해 주십시오”
…
내가 OSS 함대에 내린 명령은 다음과 같았다.
OSS의 호위함, 구축함, 순양함, 잠수함에서 순차적으로 30분 간격으로 72시간 동안 함대지 미사일을 순차적으로 발사해 목표물을 파괴하는 것이었다.
주요 타켓은 크림 대교를 복구 불능할 정도로 파괴하는 것이다. 특히 대교의 상판이 아닌 교각하나를 완전히 파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크림반도 내 러시아의 주요 군사시설, 예브파토리야 (Yevpatoriya) 주변 보급기지, 예비 사단의 병영, 세바스토폴(Sevastopol) 흑해함대 기지가 목표였다.
그것은 우리 함대가 보유한 함대지 미사일의 50%를 단 사흘 만에 소비하는 것이었다.
가장 저렴한 해성2 함대지 미사일 한 발에 20억, 현무4는 40억이 넘었다.
전략목표를 파괴하는 의미도 있었지만, 러시아 흑해함대를 우리가 만들어 놓은 함정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목적이 컸다.
그리고 해성3 함대지 미사일이 크림 대교 교각을 타격하는 모습을 드론으로 촬영해 그 영상을 언론에 공개하도록 했다.
흑해함대가 인내심을 보이더라도, 모스크바 크렘린의 수뇌부는 흑해함대 가만두지 못할 것이고.
그럴 경우, 흑해함대 입장에서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전략 수단인 잠수함을 앞장세울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
이에 대비해 우리는 마린스펙터 무인 어뢰정 21대를 24시간 교대로 출격시켜 수중요격에 대비했고, 소닉팬텀 수중드론 50대를 곳곳에 24시간 배치해 적을 기만하도록 했다.
소닉팬텀엔 각국 잠수함과 함정의 소리와 음파를 재생할 수 있는 장치가 되어있어서, 적이 우리 잠수함과 대잠 전력의 위치를 착각하게 만들 수 있었다.
…
시간이 되었고, OSS의 함정에서 VLS 수직발사관을 통해 함대지 미사일들이 발사되기 시작했다.
SSN 공격원잠 늑대 1호와 이회영 함에서도 수중을 뚫고 크루즈 미사일이 발사되었다.
크림 대교의 중요 교각이 해성3 미사일을 맞고 쓰러지는 장면이 각 언론과 유튜브를 통해 퍼져 나갔다.
또한, 크림반도 내의 러시아 주요 군사시설 중 탄약고와 보급기지만을 골라 미사일이 떨어졌다.
3일 동안 쉬지 않고 미사일의 발사 궤적이 흑해의 하늘을 갈랐고, 크림 대교는 복구할 수 없을 정도로 폭파되었다.
한발에 최소 수십억에서 100억까지 하는 미사일을 140발 이상 발사했다. 1조 원 가까이 하늘에서 뿌린 것이다.
흑해함대의 인내심은 대단했다. 그럼에도 그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ESB에서 출격한 MQ-9 STOL 10여 대와 바이락타르 30여 대 역시 24시간 상공을 배회하며 크림 대교의 복구시도를 무력화시켰고,
간헐적으로 발견되는 러시아 전차와 러시아 해군의 초계함을 박살 내었다.
OSS의 군사행동은 CNN을 비롯한 다양한 언론에서 생생하게 세계로 전파되었다.
우리는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OSS의 기함인 강습상륙함 타위타위에 CNN 기자를 승함을 허용했다.
CNN의 방송화면을 위해 잠시 포격을 멈추었다가. 7대의 OSS 함정에서 동시에 함대지 미사일이 발사되는 장면을 연출해 주기도 하였다.
타위타위함에 F35B가 해역통제와 초계를 위해 출격하는 장면도 그대로 CNN의 전파를 탔다.
사흘간 144발의 미사일 포격을 마치고, 2차 포격을 계획할 때 즈음.
러시아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의 첫 번째 반응은 공군으로 시작되었다. 러시아 수호이 전투기 편대가 출격한 것이었다.
SU-27와 SU-30 수십기가 동시에 출격했다.
미 해군 항공대의 조기경보기로부터 미리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고. 미 공군은 공중의 지배자(Air Dominance)라 불리는 F22 Raptor 편대를 출격시켰다.
우리의 레이더에도 새카맣게 러시아 전투기가 표시되었다. 개량된 SU-27, SU-30이 나름의 스텔스 기능을 갖추고 있어 워낙 작게 표시되었지만. 80여 기에 달하는 대규모 공격 편대를 단번에 출격시켰기 때문에 그 속도와 군집형태를 통해 그것이 전투기란 것을 알 수 있었다.
러시아가 작정한 모양이었다. 그들이 보유한 전투기의 30% 이상을 한번에 출격시킨 것이었다.
OSS가 보유한 F-35B는 출격시키지 않았다. 공중작전의 혼선도 우려되었지만, 우리에겐 12기가 전부였다.
우리의 이지스 5, 6번 함과 CGN 방공순양함 2척에서 60여 발의 SM-6 함대공 미사일이 240km 밖의 수호이 편대로 날아갔다.
SM-6는 한발에 50억이 넘는 미사일이었다. 몇 분만에 3,000억 원이 공중으로 솟구친 것이다.
180km를 날아간 SM-6 미사일은 39발이 명중하여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했고, 수호이 공격 편대 전체를 회피기동 하게 만들었다.
SM-6 미사일이 시간을 벌어준 사이, 튀르키예의 인시를릭(İncirlik) 미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F22 랩터 편대가 도착했다. 그리고 러시아와 미국의 흑해 공중전은 미국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이 났다.
공중전에서 살아남아 OSS 함대에 접근한 전투기조차, OSS의 5, 6번 함과 CGN 원자력 방공순양함에서 발사된 SM-2와 해궁 함대공 미사일에 떨어지기 일쑤였다.
대규모 정규전에서 이지스 시스템을 활용한 함상 미사일 실전은 미국도 아직 하지 못한 경험이었다.
OSS의 전투는 한국과 미국 방산 업체의 무기시험 무대가 되고 있었다. 그 무대는 각 언론을 통해 그대로 생중계되었다.
추락하는 러시아 공군기의 모습은 그대로 CNN의 전파를 탔고. 비상 탈출해서 우리 호위함에 구조된, 러시아 전투기 조종사를 CNN 기자가 인터뷰하기도 했다.
몇몇 공중전으로 흑해의 제공권은 미군이 완전히 장악하게 되었다.
게다가 러시아의 이지스급 함정들은 흑해 곳곳으로 흩어져 있으니, OSS의 항공전력을 투사하는 데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비록 타위타위함의 12대의 F35B 전폭기뿐이었지만, 우리는 그것을 알토란 같이 사용했다.
헤르손 수복과 크림반도 탈환을 노리는 OSS와 우크라이나 남부군을 지원하기 위해 적재적소의 요충지에 전폭기의 폭격이 이어졌다.
OSS 특임대의 SOTEC 요원이 전송 또는 불러주는 좌표엔 어김없이 타위타위함에서 출격한 F35B가 날아갔다.
…
– 음탐보고. 러시아 잠수함입니다.
러시아 흑해함대도 더는 버티지 못한 것 같았다.
그것이 인내심의 끝인지, 모스크바의 압박인지 확인할 수 없었지만.
OSS 소닉팬텀의 기만 음파에 속은 러시아 잠수함의 움직임이 포착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