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apocalyptic world, I'm on a submarine RAW novel - Chapter 107
107화 – Far East (극동)
타타르스탄(Tatarstan) 공화국은 자치정부가 주도적으로 독립을 선포함으로써, 경찰력과 행정력 그리고 약간의 군사력까지 그대로 유지하게 되었다.
러시아가 연방을 탈퇴한 타타르스탄을 진압하려면 또 하나의 전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타타르스탄의 연방 탈퇴는 미국 CIA와 우크라이나 SBU의 조력이 있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서로 짠 것인지 ···.
체첸 공화국까지 러시아 연방 탈퇴를 선언했다.
본래 이슬람 수니파 중심의 체첸 공화국은 러시아와 어울리지 않는 자치국이었으나, 그 시기가 너무 절묘했다.
한술 더 떠서.
체첸 공화국과 인접한 북카프카스 산맥에 있는 잉구셰티야 (Ingushetia)까지 러시아 연방을 탈퇴하였다. 잉구셰티야 역시 이슬람 수니파가 주류였다.
세베르나야오세티야(Severnaya Osetiya)도 러시아 연방 탈퇴에 동참하였고.
이 세 나라가 체첸을 중심으로 체츠니야 연방 (Chechnya Federation)을 선포했다.
세베르나야오세티야는 러시아 정교와 이슬람이 섞여 있었으나, 지리적 요건 때문에 체체니야 연방에 합류한 듯했다.
예전의 러시아 연방 같았으면 꿈도 못 꿀 상황이었지만.
우크라이나 전장에 발목이 빠지고. 타타르스탄에 뒤통수를 맞은 러시아는 진압도, 정치적 타협도, 인정도 못 하는 상황이었다.
시시각각 세계의 지도가 바뀌는 가운데. 이 부장이 비화 통신을 요청해왔다.
“이 대표. 고생이 많구먼.”
“고생은요. 뭔가 일이 있으신가 보군요?”
“그렇네. 분위기가 무르익어서, 이 대표 결심이 필요할 거 같아.”
“네. 말씀해보세요.”
“첫 번째. 극동 공화국 그러니까 블라디보스톡부터 동시베리아를 포함하는 독립국이 생기려 하는데.”
“…”
“우리 OSS가 직접 개입해도 되는지 말이야. 그리고 그것을 위해 자금이 수조 원대로 들어갈 것 같은데 괜찮은지 결심해주게.”
“직접개입이라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좀 더 듣고 싶습니다.”
“음 ··· 블라디보스톡, 하바로프스크, 사할린 일대로 트란사무르 공화국의 독립이 준비 중인데.”
– 트란사무르 공화국 (Transamur Republic) 아무르강 너머를 뜻함 – 고조선, 고구려, 발해의 영토 일부
“주축세력이 고려인과 반 모스크바 러시아인으로 고려인 4세가 정부 수반이 될 예정이고. 독립세력의 상당수는 우리 정보국 OSSIA와 연줄이 있다네.”
“…”
“그러기 위해서 독립 세력에게 약간의 자금지원과 함께 러시아 극동군관부 사령부를 매수해야 하네.”
이 부장이 제안한 이야기는 블라디보스톡을 중심으로한 극동 아시아에 우리의 영향력이 미치는 친OSS 국가가 생기는 것의 의미했다.
극동 아시아에 반러, 친OSS 국가가 생기는 것은 러시아의 힘을 빼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대부분 친한파일 텐데. 왜 한국 정부와는 교섭하지 않는 거죠?”
“그게 ··· 알지 않나? 그런 결심이 정부 차원에서 쉽지 않다는 거. 러시아는 물론 중국 눈치도 봐야 하고, 사할린은 일본까지 엮여있고.”
“그렇긴 하네요.”
“그리고 트란사무르 독립세력 입장에서도 정권이 바뀌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특정 국가의 지원을 받는 것보다.”
“…”
“국제질서에서 비껴가 있는 우리 OSS가 훨씬 편하고 빠른 길이란 걸 아는 것 같네.”
“…”
“국경을 맞대게 될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도 있고 말이야. 그래서 우리 공작이 먹힌 이유도 있어.”
“네. 그대로 추진하십시오. 러시아를 이대로 두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상태이니, 확실히 힘을 빼는 게 좋겠네요.”
“그려. 알겠네.”
“그리고 돈은 수조 원이 아니라 수십조가 들어도 상관없으니. 일이 어그러지지 않게 단단히 해 주세요. 나중 일도 생각해서.”
“나중 일이라니?”
“불안한 정국에 정권이 다시 바뀌거나, 내부 노선투쟁으로 복잡해지지 않게 해달라는 겁니다.”
“아, 알겠네! 걱정하지 말게. 우리 정보부에서 협조, 매수, 중립, 반대 등 각 인사에 대한 분석과 분류를 마쳤고. 그에 따른 공작계획이 모두 마련되어 있네.”
“…”
“독립 선포 시 핵전력을 인수하는 계획도 포함해서 말이야.”
“부장님! 핵전력 인수도 가능할 것 같습니까?”
“아무리 자원지대라고 하지만. 그게 아니면, 뭐하러 이리 힘든 공작을 하겠나? 그리고”
“…”
“독립세력도 우크라이나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핵전력 확보를 우선시하고 있네. 그래서 돈이 들어가는 것이기도 하고 말이야.”
“그런데 이 공작에 대해 미국은 어떻게 반응합니까?”
“아 맞아! 그 말을 못했구먼. CIA는 구체적인 내용은 몰라. 그냥 사보타주 공작의 하나로만 알고 있지.”
“…”
이 부장은 본능적으로 목소리를 낮추면서 대화를 이어 나갔다.
“만약 CIA가 이 공작을 알게 되면 자기들이 주도하려고 할 거야.”
“그렇겠군요. 알겠습니다. 이 부장님 판단에 따라 진행해주시고요. 돈은 없어져도 상관없으니 주저하지 말고 쓰세요.”
“그려. 고맙네. 왠지 발해 땅을 되찾는 기분이야. 허허허.”
OSSIA의 보고에 의하면 블라디보스톡을 중심으로 한 러시아 극동지역의 운동은 단순히 러시아 연방을 탈퇴하는 것으로 되지 않을 것이라 했다.
독립주의 세력은 트란사무르 공화국 (Transamur Republic)이란 다소 민족주의 적인 국호를 극동 공화국(Far East Republic)으로 변경했다.
그 이유는 극동 연방관구 내 소수 자치공화국의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랐다고 했다.
가장 중심이 되는 프리모스키가 문제였다. 주도인 블라디보스토크가 위치하고, 인구도 가장 많았으나.
자치정부 수반인 유리 트루트네프가 푸틴의 보좌관을 지낸 친러시아파이기 때문이었다.
독립세력은 무장 쿠데타를 계획하고 있었고, OSS 정보부 OSSIA가 깊숙이 개입하게 되었다.
러시아 연방군 동부 군관구의 4개 육군 중 우수리스크에 주둔하고 있는 제5군을 주축으로 쿠데타를 계획하고 있었다.
치타주의 29군은 사령부를 매수하여 중립을 지키게 하였고, 35, 36군은 보안상 이유로 쿠데타 성공 후 설득 또는 제압하기로 했다.
그 외 제17 독립전자여단 (하바롭스크), 제106통신여단, 제7 독립철도여단, 제11 항공군, 러시아 태평양함대의 51 훈련파견대 (블라디보스토크) 등이 독립세력과 함께하게 되었다.
동부 군관구 병력의 30% 정도가 쿠데타에 참여 혹은 중립을 지키기로 했다.
쿠데타군에 참여하는 군 세력이 커짐에 따라 보안 유지의 위험성 때문에 병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기습적으로 쿠데타를 감행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 주둔 중인 51 훈련파견대의 스미르노프 대령과 일단의 병력은 연방관구 청사와 관사 등에 침입했고.
극동 연방관구의 대통령 전권 대표인 유리 트루트네프와 정부 주요 인사를 잡아 가뒀다.
동시에 제5군에서 급파된 쿠데타군은 블라디보스톡 내의 각 방송국과 언론사를 장악했고.
란 제목의 쿠데타 선언문을 반복적으로 방송하게 하였으며, 극동 지역의 모든 언론이 쿠데타를 알리게 되었다.
러시아 동부 군관구에 속한 각 부대가 차례로 쿠데타군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기 시작했고, 그 내용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어 방송전파를 타게 되었다.
동부군관부 군의 처지에선, 남은 병력까지 지옥 같은 서부전선 돈바스로 끌려가기 직전이었던 이유도 있었겠지만.
체첸과 타타르스탄의 연방 탈퇴로 기울어져 가는 러시아의 국운을 짐작한 것 같았다.
동부군관부의 군부는 쿠데타군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하였다.
쿠데타군은 고려인 4세인 최 이바노비치를 임시 대통령으로 선출하고, 극동 공화국은 러시아 연방 탈퇴와 함께 독립을 선언했다.
이로써,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롭스크를 포함한 11개의 자치구로 구성된 극동 공화국이 러시아로부터 독립하였다.
인구 840만 동토의 독립국이 탄생한 것이었다.
러시아는 태평양 함대를 포함한 20%가 넘는 군사력을 잃게 되었고, 비슷한 비율의 핵무기 역시 극동공화국에 넘어갔다.
이 부장이 공을 들인 최 이바노비치 대통령을 비롯한 극동 공화국의 핵심 각료들 그리고 일부 군사령관은 OSS 정보부의 영향력 아래 있는 인사들이었다.
쿠데타의 성공이 확인되자. 이 부장이 연락을 해왔다.
“이 대표. 성공이네! 허허허.”
“부장님 고생하셨습니다.”
“그건 그렇고, 시급히 민사작전을 좀 해줘야겠네.”
“어떤?”
“이곳에 민간인과 병사들에게 생필품과 부족한 물자를 좀 공수해주었으면 해”
“아 ···.”
“지금은 독립을 축하하는 분위기에 들떠 있지만. 곧 현실을 깨달을 테니 실제적인 변화를 느끼게 해줘야 할 것 같아.”
“네. 알겠습니다.”
“이건 최 이바노비치 대통령의 부탁이기도 하네.”
“그렇군요. 신속히 처리하겠습니다.”
“고맙네. 우리에게도 우방이 생겼네! 그려. 허허허.”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OSSAC의 보잉 777F 수송기들이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 생필품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러, 우 전쟁으로 수출입이 막혀 천정부지로 가격이 올라간 의류, 의약품, 가전제품은 물론 필리핀에서 각종 과일과 냉동육류까지 실어다 날랐다.
그 민사작전이 제대로 수행되기 위해 OSS 대원들을 파견해서 민간인과 각 말단 군부대로 분출하는 과정을 관리 감독하도록 했다.
민사작전으로 극동 공화국은 빠르게 안정되어서 갔고, 민심도 진정되었지만.
OSS 마크가 새겨진 수송기가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 내리고, OSS 대원이 원조 물품을 관리하는 장면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그 뉴스의 파장은 생각보다 컸다.
미국은 겉으로는 기뻐하였지만. 배가 아픈 표정을 감추려고 했고, 러시아는 크림반도에 이어 극동 지역을 국가도 아닌 사기업 OSS에 빼앗긴 꼴이라 애써 외면하는 모습이었다.
중국은 강력한 우방이었던 러시아가 찌그러진 것보다, 그 현장에 OSS가 있다는 사실에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중국은 자신들의 항공모함 2척을 침몰시켰던 OSS가 대륙을 넘어 크림반도를 탈환하더니, 다시 반대편 동쪽 끝에서 신생 독립국을 지원 하고있는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OSS가 무작정 극동 공화국에 무상원조를 한 것은 아니었다.
당장 급한 물자와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향후 개발될 유전과 천연가스의 개발권과 함께. 앞으로 수출되는 모든 에너지자원에 대한 우선 협상권을 얻게 되었다.
과거 러시아 동부군관부의 군대는 빠르게 극동 공화국군으로 재편되었다. 그런 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극동 공화국은 러시아 본국의 재정적 지원이 끊긴 상태에서 군대를 유지해야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