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apocalyptic world, I'm on a submarine RAW novel - Chapter 109
109화 – JFN
타위타위의 신흥캠프로 돌아가기 위한 항해는 계속되었고. 함대는 홍해와 아덴만을 빠져나와 아라비아해를 통과하고 있었다.
함교에서 또 담배를 한 대 피워물고는 상념에 잠겼다. 1년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지만 앞으로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가늠이 안 되었다.
극동공화국의 독립으로 인해 동북아시아의 정세는 급변하고 있었고. 그 한가운데 OSS가 놓여있었다.
이제는 그만두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운명 아래 나와 OSS가 놓이게 된 것이다.
우리 함대가 인도양을 지날 즈음, 그동안 전쟁 때문에 가려져 있던 지구의 소식들이 하나씩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첫 번째 겨울이 지난 지금.
라카기가르는 폭발한 지 1년이 넘었음에도 여전히 분화 중이었고, 끊임없이 화산재와 각종 가스를 성층권까지 토해내고 있었다.
바싹 마른 대기는 거의 모든 대륙에 멈추지 않는 산불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와 중부,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와 앨버타, 호주 동부 퀸즐랜드, 볼리비아의 치키타노 드라이 포레스트, 그리스 동부에서 연쇄적인 산불이 발생했고.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의 산불은 그냥 지켜보고만 있을 정도였다.
뉴스 화면에서 보이는 거대한 연기는 지평선을 뒤덮고 지옥을 예고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 연기는 앞으로 다가올 두 번째 겨울이 더 혹독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었고.
아이러니하게도. 지구의 다른 한쪽에서 기습적 폭우와 태풍, 사이클론, 허리케인, 윌리윌리란 이름의 몸살을 앓고 있었고.
홍수에 자동차가 떠내려가는 정도는 큰 감흥을 주지 못할 만큼, 물난리는 일상의 한 부분이 되어갔다.
그럴수록 인류는 에너지와 식량 또 그것의 보고인 땅을 위해 끊임없는 투쟁을 벌이게 될 것을 예고하고 있었다.
그런 생존의 투쟁이 더 많은 환경을 파괴할 것이며, 더 혹독한 겨울을 만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누구도 먼저 멈출 수 없는 숙명처럼 세상은 망해가고 있었다.
나도, 우리도 멈출 수 없었다. 그것이 숙명이든 운명이든 가장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것이 사명이라고 생각했다.
함교에서 상념에 빠져 있는 사이 손이일 제독이 다가왔다.
“대표님. 미 해군 측에서 제안이 있었습니다.”
“네. 제독님. 어떤 건가요?”
“미 해군에 남은 시울프급 SSN 공격원잠 1대를 OSS가 인수하길 바란다고 합니다.”
“그래요?”
“애초에 3대를 건조한 잠수함이었는 데. 그중 2대를 우리에게 주었으니.”
“…”
“남은 한 대의 유지 보수가 애매한가 봅니다. 그렇다고 추가 건조하면 기존 버지니아급 때문에 보급 부담이 커지는 것을 우려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손 제독님이 잘 흥정해보세요. 하하.”
“네. 알겠습니다.”
남은 한 척의 시울프급 SSN 공격원잠은 미국으로선 처치 곤란한 장비였지만. OSS에겐 정말 필요한 것이었다.
손이일 제독의 흥정이 먹혔는지.
고철보다 조금 더 비싼 가격에 남은 시울프급 잠수함을 인수했다. 함명은 늑대 3호로 하였다.
이로써 OSS는 핵 잠수함 5척을 보유하게 되었다.
흑해 해전을 치르면서 이지스 시스템과 함대공 미사일의 위력을 다시 한번 체감했다.
고비용, 고효율의 시스템이었다. 다시 말하면 돈값을 했다.
그렇지만. 무엇이든 승리에 도취하면 패배의 그림자에 가까워지기 마련이었다.
ARK호에 있는 최은석 사령관을 타위타위함으로 불러들였다. 각 제대 지휘관들과 전투 강평을 하기 위해서였다.
손이일 제독과 배흥신 함장 그리고 김준명 이사, 서지석 연대장까지 주요지휘관들이 모두 타위타위함의 작전실에 모여 전투 강평 회의를 시작했다.
“모두 너무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이렇게 한자리에 모두 모이니 감개무량합니다. 하하.”
전투 강평 회의를 위해 타위타위호에 모인 모두가 밝은 얼굴로 인사의 말과 서로의 수고를 위로했다.
– 미군도 못 한 일을 우리가 해낸 겁니다. 하하
– 정말 그렇습니다.
– 함께 승전의 기쁨을 나누어서 너무 좋습니다.
– 최은석 사령관님 별명이 생기셨습니다.
– 네?
– 수병들 사이에서 최 사령관님을 유령 전단장이란 별칭이 생기셨습니다.
– 아 ···. 하하
– 어디 있었는지도 모르는 잠수함들이 갑자기 나타나, 어마 무시한 어뢰를 발사해서 적 함대를 격침하는 잠수함 전단을 보고,
– 수병들은 유령 전단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 잠수함 타는 사람에겐 정말 큰 칭찬이군요. 하하하.
“오! 마린스펙터, 소닉팬텀과 상통하는 별칭입니다. 이제부터 잠수함 사령부 코드네임을 유령전단으로 하죠.”
– 하하하. 좋습니다.
– 멋진걸요.
– 유령전단! 오싹합니다. 하하.
잠시 좌중을 정리하고 회의의 본론에 들어가기 위해 말을 꺼냈다.
“우리가 승리의 기쁨을 이어가기 위해, 지난 전투에서 부족하거나 놓친 부분이 있는지 한번 생각해 봅시다.”
– 함대의 대공 방어능력을 좀 더 보강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그렇습니다. 러시아 전폭기가 80대나 요격을 올 거라곤 생각지 못했습니다.
– 우리 방공능력으로 50% 정도만 격추했고, 나머지는 미 공군의 F22가 해결했으니. 만약 우리 단독작전이었다면. 피해가 상당했을 것입니다.
– 그럴 확률은 낮겠지만. 만약 러시아가 200대쯤 되는 전폭기를 보냈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을 겁니다.
“항공력을 갖추기엔 상당한 시간이 걸릴 듯하고, 이지스 체계를 좀 더 보강하면 되겠습니까?”
– 다층방공망의 3단계를 모두 사용하게 되는 상황을 가정하면, 현재 이지스 전력의 30% 정도만 추가되어도 방어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방공능력을 보강할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곧 양산되는 신형 V-22 AEW가 도입되면 숨통이 트일 것 같습니다.”
– 그리고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네. 말씀해주세요.”
– 솔직히 말해 이번 대승리는 우리가 잘한 것도 있지만, 러시아 흑해함대의 작전 실패도 큰 몫을 했습니다.
– 음 ···.
– 그렇긴 하죠.
– 만약 흑해함대가 러시아 공군과 동시에 공격하는 제병합동 작전을 충실히 했다고 가정하면 ···.
– 러시아놈들 무식해서 ··· 하지만 정말 그랬다면 어려웠겠네요.
– 그렇습니다. 만약을 생각하면. 우리 손실도 만만치 않았을 겁니다. 지휘관 이하 수병까지 큰 혼란에 빠졌을 것입니다.
“그런 약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어떤 것이 필요합니까?”
– 네. 우리 함대 전력이 막강하긴 하지만, 초대형 함선 위주입니다.
– 작전 임무를 분산할 호위함, 초계함급의 중형 함선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음 ··· 알겠습니다. 국가 단위의 전쟁에서 승리를 보장하려면 총체적인 전력의 확대가 필요하군요.”
– 그렇습니다.
묵묵히 회의를 경청하던 최은석 사령관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 우리 잠수함 전력이 SSN 잠대잠, 잠대함 전력에 편중되어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SSGN (원자력 추진 유도탄 잠수함)이 있다면. 전략, 전술적 옵션이 비약적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 아! 맞습니다. 함정의 경우 전력이 너무 손쉽게 전력이 노출되는 것이 단점입니다. 잠수함이라면 ···.
– 그렇다면 SSBN (원자력 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은 어떤가요?
– 제가 알기로 탄도미사일은 핵탄두가 아닌 이상 실효성이 떨어집니다.
– 그런가요?
– 잠수함 발사 미사일의 경우, 탄두 무게가 1t이 넘기 어려운 현실을 생각하면. 정확도가 떨어지는 탄도미사일보다. 토마호크 같은 유도탄을 100발 이상 탑재한 SSGN이 전술적으로 유리할 듯합니다.
“좋습니다. 현재 OSS 함대의 규모를 2배 이상 키우겠습니다.”
– 두 배요?
– 와 ···.
“그에 맞추어 보급과 병력 수급을 계획해 주세요. 소요되는 자금과 함정 조달 부분은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 이번엔 또 어떤 배를 보게 될지···.
이어서 지상군 전투에 대한 강평까지 마쳤다.
장비와 보급엔 큰 문제가 없었으나 대규모 전투를 치르기엔 병력의 숫자가 부족했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회의를 마치고 필요한 일들을 하나씩 해나갔다.
항공모함과 함재기를 갖추려면 수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었다. 그 사이를 메꿔줄 방공능력과 기존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서.
함선의 추가 조달을 추진했다. 한화오션을 중심으로 했지만. 빠른 건조를 위해 삼성과 현대 중공업까지 컨소시엄을 맺어 추진되도록 조처했다.
OSS의 전력보강을 위해 새로이 건조되거나 개발되는 함선은 다음과 같았다.
충남급 호위함 4척, 정조대왕급 이지스함 3척과 CGN 방공순양함 2척, ESB 이동기지선 4척, 타이가급 군수지원함 2척을 추가로 발주했다.
최은석 사령관이 언급한 SSGN은 오하이오급 잠수함 4척을 미국에서 구매를 추진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공로도 있으니, 마사지를 좀 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다.
오하이오급 SSGN 잠수함은 수중배수량 18,775t에 길이 170.7m의 잠수함으로 ARK호보다는 작지만, 이회영함의 2배가 넘는 초대형 SSGN이었다. (미국은 이걸 24척 운용하고 있다.)
오하이오급 SSGN 1척에는 UGM-109 토마호크 미사일이 154발 탑재되어 심해에서 웅크리고 있는 바다의 저격수와 같았다.
그리고 흑해 해전에서 손실된 무인어뢰정과 수중드론의 숫자를 200대와 200대로 맞추도록 했다. (마린스펙터 200대면 1,400발의 어뢰를 동시에 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개념의 초계함 개발과 발주를 함께 진행했다.
기존 초계함에 대공, 대잠 능력을 추가했다. 1척으로는 부족하겠지만 전단을 이루면 충분한 화력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그 모델이 된 함종은 러시아가 프로젝트 20380 코르벳으로 1척을 만들어 시험 배치된 데르즈키급이었다.
초계함이었지만 2,500t의 배수량에 길이 106m를 가지고 있어 호위함에 가까운 크기였다.
원양 작전 수행이 가능하고, 레이더와 소나를 갖추고, 어뢰발사관과 16셀의 VLS 수직발사관을 가지고, 100mm와 30mm 함포를 가지고 있었다. (충남급 호위함과 같은 수량)
이 데르즈키급 초계함의 구조에 우리의 무기체계와 이지스 데이터 링크를 추가했다.
말하자면 이지스 초계함으로 6척이 모이면 이지스 구축함 1척의 역할이 가능했고, 개발과 동시에 18척을 발주했다.
새로운 초계함이 들어오면 기존 OPV인 1번 함은 필리핀 해군에게 무상공여 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동안 개념상으로만 존재했던 원자력 합동화력함의 개발과 동시에 순차적으로 5척의 건조를 추진했다.
우리가 계획한 합동화력함은 미국이 한때 계획했던 아스널쉽이라고 알려진 함종보다 한 발 더 앞서고, 더 거대한 함종이었다.
원자력 추진을 갖추고, 레이더를 제외한 함포와 거추장스러운 장비를 모두 걷어내고. VLS 수직발사관만 704셀을 배치했다. (일반적인 이지스함 88셀)
우리는 그것의 함종 명칭을 JFN (Joint Fireship, Nuclear-powered) 으로 정했다.
…
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