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apocalyptic world, I'm on a submarine RAW novel - Chapter 159
159화 – RICE Pact
유사시 중국 본토로 진공할 것이라는 발표에 회의 참석자들이 술렁이는 것을 화면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잘 아시겠지만. 제가 무모한 선택을 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전략적 옵션이니 염두에 두시라고 미리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 알겠습니다만, 동북 3성을 점령하더라도 ···.
– 통치는 어떻게 하시려고?
“조선족 정부를 세우고 ESSO에 가입시킬 것입니다.”
– 신 삼국이군
– 네?
– 아, 그냥 해본 말입니다. 대표님 말씀대로 되면 한민족이 다시 3개의 나라를 가지게 된다는 말입니다.
– 아니죠. 3국이 아니라 4국이죠
– 네?
– 사실 극동공화국도 지도층은 고려인 아닙니까?
– 아, 그렇네요.
“하여튼, 혼자 생각하고 조용히 준비하던 상황을 말씀드렸으니. 비밀 유지하시고 각자 그에 맞추어 준비와 계획을 해주세요.”
– 네.
– 알겠습니다.
– 뭔가 두근두근합니다.
“아, 혹시 오해가 있을 것 같아. 부연합니다만 이것은 목표가 아니라 돌발 상황 시 시나리오입니다.”
– 네. 알겠습니다.
– 그런데 이상하게도. 대표님이 뭔가 그런 시나리오를 발표하시면 늘 그렇게 흘러가는 것 같아서···.
– 이 사람! 말 가려서 하게.
– 아, 죄송합니다. 조심하겠습니다.
“괜찮습니다. 제 말대로 흘러간다 생각하시고 준비와 보안 유지를 빈틈없이 해주십시오.”
– 네 /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현재 중동 상황을 브리핑 해주십시오.”
– 중동 담당관 이수민 과장입니다.
– 현 전황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절멸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과 지상군 진입으로 1만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민간이 희생되었고. 하마스에 배타적인 주변 국가 대부분이 반유대 전쟁에 참전을 선언한 상태입니다.
–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 등 수니와 시아파 구분 없이 참전을 선언했고. 팔레스타인의 구원을 넘어 이스라엘의 축출과 예루살렘의 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또한, 이라크의 60% 차지하는 시아파 국민은 이란의 진군을 환영하는 분위기로 이라크 군중 시아파 장교들은 이란 편에서 길잡이 노릇을 하는 상황입니다.
– 현 상황이라면 2주일 이내에 이란군이 시리아군과 합세하여 이스라엘 침공에 나설 것으로 예상합니다.
– 이에 미국은 추가적인 항모전단을 배치하였으나 페르시아만까지 도착하려면 최소 2주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 그전에 상황이 종료되겠군요. 제5함대가 전투력을 회복하는 덴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까?”
– 미군이 제해권은 어느 정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이란의 자폭드론 공격으로 항공모함의 이, 착함이 불가능한 상태이고.
– 대부분 방공자원이 소모된 상태이기에 항공 공습의 전투능력을 회복하는 데는 4주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스라엘이 사라질 위기인데 협상 움직임은 없습니까?”
– 이미 시기를 놓친 것으로 보입니다.
– 이란이 이라크와 시리아를 관통해서 예루살렘으로 진격하는 것은 거의 10년을 계획한 것으로 보입니다.
– 사우디와 이집트도 이란과 동참하지 않는다면. 범이슬람권에서 정치적으로 배척당할 위기입니다.
– 미국은 유럽과 중동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 같습니다.
“과장님 생각은 어떠신가요?”
– 음, 미국은 셰일가스 혁명 이후 중동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낮습니다. 다만 경제에 타격은 있겠지만,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이면 유럽을 지키겠죠.
“그럼 이스라엘은요?”
– 로마 시대, 십자군 전쟁 때에도 예루살렘의 주인은 여러 번 바뀌었습니다. 또 바뀌지 말라는 법이 없지요.
“알겠습니다. 현 정세를 보니, 만약 중국이 오판하면 온전히 우리 힘만으로 지켜야 할 것 같습니다.”
– …
그렇게, 몇 가지 점검과 현황논의를 마무리하고, OSS 확대 안보회의 종료했다.
미국은 자국의 군대가 그것도 항공모함이 기습공격을 받아 전투 불능이 된 일로 패닉에 빠진 모습이었다.
일본에 진주만을 공격당했을 때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상대도 안 되리라 생각했던 중동의 한 국가에 일격을 당한 것이었다.
그제야 미국의 언론들도 이란이 아리아인으로 구성된 아랍과는 다른 나라이며, 과거 페르시아 제국을 계승한 국가이고 140만 이상의 지상군을 거느린 군사 강국임을 인지하는 분위기였다.
당장 응징을 위해 지상군을 이란에 상륙시켜야 한다는 여론도 많았지만, 그것이 과거 이라크를 침공했던 ‘사막의 폭풍’ 작전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란군은 미 해군이 5함대의 피해를 수습하는 동안 이라크 영토의 중간지점까지 진격하였고. 당장 이스라엘의 국운이 풍전등화인 상태였다.
게다가 러시아가 폴란드를 침공하고 우크라이나의 옆구리를 향해 진격하고 있으니 그들도 진퇴양난의 위기였다.
그러던 사이, 진민규 사무총장이 연락을 해왔다.
“대표님. 미국에서 새로운 요청이 있었습니다.”
“혹시 추가 파병을 이야기합니까?”
“네. 그렇습니다.”
“아니, 그 많은 NATO 국가들은 뭐하고 국가도 아닌 우리에게 맨날···.”
“그게 서유럽 국가들의 평화가 너무 오래갔나 봅니다.”
“그렇긴 해도···.”
“이번엔 지상군 파병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아, 정말. 어림도 없다고 하세요. 지금 중국도 흔들흔들하는 마당에···.”
“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일본, 한국에도 같은 요청을 했을 것 같은데?”
“네 그렇습니다만. 일본, 한국도 난색을 보인 듯합니다. 중국이 터지기 직전인 것을 우리만 아는 것은 아닐 테니까요.”
“알겠습니다. 미국은 사무총장님이 적당히 시간을 끌면서 막아주세요. 지금 괜한 이념이나 진영논리에 빠지면 우리가 죽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서로 멱살을 쥐고 다른 한 손으로 서로를 겨눈 것처럼. 함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TV에선 뒤죽박죽 진흙탕으로 변해가는 세계를 중계하고 있었다.
[ … 피의 보복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200만 명이 갇혀있는 거대한 감옥과도 같은 가자지구는 이제 공동묘지, 아니 거대한 집단 매장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이스라엘의 포격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는 몇 구의 시신 묻혀 있는지 확인조차 되지 않습니다.
가자지구에 진입한 이스라엘 지상군과 하마스 간의 전투가 치열해지는 가운데, 민간인의 희생 또한 집계가 어려울 정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자살폭탄의 위험 때문에 군에 접근하는 모든 사람과 차량에 대해 무차별 공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제는 응급환자를 태운 승용차를 무차별 공격하여 일가족이 모두 사망하였고, 그 장면이 촬영되어 소셜미디어에 공개되기도 하였습니다.
전쟁은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싸움이 아니라 범이슬람권과 유대인 간의 복수전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스라엘의 거의 모든 주변국이 참전을 선언했으며, 내전을 수습한 시리아 역시 골란고원에서 치열한 전투를 치르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란군의 이스라엘 진격을 기다리면서 전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 이란의 혁명 수비대가 바그다드를 우회해 요르단에 입성했습니다. 예루살렘까지 150km 남짓한 거리입니다.
요르단도 이스라엘 접경으로 군대를 전진 배치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이스라엘은 추가적인 예비군 동원령을 내렸으며, 시리아와 레바논 국경에서 맹렬한 전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
[ 이스라엘 웨스트 뱅크(서안 지구)에서 새롭게 조직된 팔레스타인 민병대가 이스라엘 군경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습니다.팔레스타인에서 온건파가 장악한 웨스트 뱅크에서도 하마스와 이란의 대이스라엘 전쟁에 동조하여 조직된 민병대입니다.
그들은 레바논 헤즈볼라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헤즈볼라는 이란의 영향권에 있는 군사 정파입니다.]
…
[ 러시아, 벨라루스 연합군이 폴란드 회랑지대를 우회해 우크라이나 리비우 코앞 20km 지점까지 진격했습니다.또한, 벨라루스 브레스트에서 남쪽으로 진격한 또 다른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루츠크를 점령하고 리비우로 진격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키이우 방어군 중 일부를 리비우로 증파하고.
마리우폴, 도네츠크, 자포리자등에 주둔하고 있던 동부군 일부도 키이우와 리비우를 지원하기 위해 출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크림반도와 흑해는 OSS의 크림군단과 흑해함대가 지키고 있어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평화를 유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
인간은 지구의 응징이 오기 전에 스스로 절멸의 길을 선택한 것 같았다.
중동은 복수의 폭주로 무엇이 선이고, 어떤 것이 악인지 구분할 수 없는 혼돈의 지옥이 되어가고 있었다.
사우디와 이집트가 중재에 나섰지만. 누구도 선 듯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과거 이스라엘과 협상을 했다가 암살당한 지도자가 한둘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1979년 안와르 사다트 (Anwar Sadat) 이집트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협정’으로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었지만 군 사열 도중 사열식에 참여한 군인들의 총격에 사망하였고.
PLO(팔레스타인 해방기구) 수장이었던 야셀 아라파트 (Yasser Arafat) 역시 1990년대 중반 이스라엘과 평화협상을 추진하다 암살당하였다.
2006년 레바논의 정치인 피에르 아마린 (Pierre Amine Gemayel)도 이스라엘과 관계 개선을 주장하다가 암살당하였다.
그것은 이스라엘도 예외는 아니었다.
1995년 이츠하크 라빈 (Yitzhak Rabin) 이스라엘 총리는 평화협상과 오슬로 협정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같은 유대인에게 암살당하였고.
그것을 계기로 이스라엘은 보수적 성향이 더 강해지고 급기야 극우가 득세하게 되었다.
네타냐후는 자신의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하마스보다도 더 극악한 극우 유대 집단을 정치체계의 중심으로 끌어올렸고.
그것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비극을 더욱 앞당기는 계기가 된 것이다.
…
세계가 아노미적 혼란에 빠진 가운데 중국과 인도는 착실하게 자국의 이익을 챙기고 있었다.
중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RICE Pact 경제조약이 생겨났다.
몇몇 언론은 그것을 쌀(RICE) 조약이라며 비아냥 되었지만. 경제 안보에 실제로
그것은 중국의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사용하는 경제 블록에 참여하는 조약으로, 미국과 서방의 경제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 되고 있었다.
RICE Pact는 Russia, Iran, India, China, and Sahel Economic Pact의 약자로 중국, 러시아, 이란과 사헬 아프리카 국가에 인도까지 가입한 경제 블록 조약이었다.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석유와 천연가스는 물론 각종 광물자원과 중국의 공산품을 거래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써 UN을 위시한 각종 경제제재가 사실상 그 힘을 잃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