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apocalyptic world, I'm on a submarine RAW novel - Chapter 172
172화 – 이상징후
우리 정보부 OSSIA는 중국의 이상 동향을 감지하고 있었다.
“부장님 그렇다면 ··· 미얀마, 필리핀 중 하나겠군요.”
“네 저희도 그렇게 예상합니다만. 중국인민군 처지에서 보면, 전선을 넓히는 것이 전략적으로 실익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OSS 함대를 직접 타격하려는 거 아닙니까?”
“그것도 정보분석관이 깊이 분석해 보았는데. 남해함대가 괴멸된 상황에서 황해와 북해함대를 모두 끌고 와도 어렵다는 결론입니다.”
“…”
“그들 중국도 우리 OSS-SC 잠수함 전단의 비대칭적 전투력을 알고 있습니다.”
중국해군이 아무리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지만 대책 없이 남중국해로 남하하는 작전을 세우진 않았을 것 같았다.
“대표님. 중국은 우리 잠수함에 잃은 항공모함만 4척입니다.”
“그렇긴하죠. 바다에선 우리가 절대적인 우위이긴 하죠.”
“중국 해군에게 비공식 명령이 하달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비공식요?”
“그것은 임진왜란 때 풍신수길이 자국 수군에게 내린 것과 비슷한 명령입니다.”
– 풍신수길 (豐臣秀吉) :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한자식 독음.
“OSS와의 해전을 피하라는 것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설마? 아무리 우리에게 깨졌다지만 ···.”
“도, 감청된 내용과 중국군 내 정보자산의 언급 그리고 OSSIA 요원이 입수한 회의록엔 충무공과 거북선까지 언급하면서 ···.”
“?”
“OSS-SC 잠수함 전단과 무인어뢰정에 대한 전술적 해결책이 마련될 때까지 한국과 한국계 OSS와는 해전을 피하란 명시적인 명령과 지침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 혹시, 앞뒤 다 무시하고 핵을 쓰려는 건 아닐까요?”
“그렇다고 보기에는 너무 요란스럽습니다. 핵미사일을 쓴다면 중국고위층 결심과 재가만 있으면 바로 실행하면 그만인데 ···.”
“…”
“뭔가. 비밀스러우면서도 부산스럽게 준비한다는 것이 예측이 안 됩니다.”
“부장님. 어쩌면 중국이 우리 정보력을 간파한 역정보를 흘리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좀 더 면밀하게 정보를 수집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이 부장과 통화 후 손이일 제독과 각 군사령관과의 화상 작전 회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그들도 중국의 의도를 미리 간파하진 못했다.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각 군의 경계 태세를 강화하는 것뿐이었다.
이제 키리바시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빨리 전장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직접 눈으로 보고 결정을 해야만 수렁 같은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돌아가기 전에 항상 마음속에 있던 근심 하나를 해결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혜인을 위험한 신흥캠프에서 기다리게 하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렸던 차였다.
어찌 되었든 내 오지랖 때문에 삶의 변곡이 생긴 사람들이 있었고, 그 삶의 굴곡이 가장 큰 사람이 혜인이었다. 그녀를 안전한 이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혜인아!”
“네, 오빠.”
“여기 키리바시 어때?”
“너~ 어무. 좋아요. 경치도 날씨도. 호호호.”
“그치?”
“네. 어쩜 바닷물이 이렇게 맑은지 신기할 정도예요.”
“혜인, 여기에 집을 지으면 어떨까?”
“집이야 언제든 지으면 되는데 ··· 나더러 기다리란 말이에요?”
“아니, 그렇다기보다. 요즘 워낙 위험한 시절이니 혜인이가 안전한 곳에 있으면 내 마음이 놓일 것 같아.”
그녀의 얼굴이 울긋불긋해지며 눈망울에 눈물이 가득 맺히고 있었다.
“그럼 ··· 기다리는 내 마음은 어쩌구요?”
“그, 그건 ···.”
“내가 오빠 불편하게 만든 게 있어요?”
“아, 아니 그런거 없어 ···.”
그녀의 눈에서 거짓말처럼 커다란 물 덩이가 툭! 떨어졌다.
“난. 좁은 잠수함 속이어도 좋고, 흔들리는 배 위라도 좋아요. 같은 공간이면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어요. 하지만 여긴 ···.”
“그, 그래 ··· 미안해 내가 생각이 짧았네. 어디가 되든 같이 있자.”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아 눈물을 털어버리더니, 촉촉한 얼굴로 웃어 보였다.
“네. 고마워요. 오빠!”
혜인과 대화를 나누는 도중 무전기를 통해 김준명 이사가 날 찾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김준명 이사는 다소 심각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대표님. OSSIA 정보보고를 업데이트 받았습니다.”
“네. 그러게요. 빨리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타위타위로 향하는 건 보류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신흥캠프로 갈 게 아니라 가이언스 호로 가기 위한 건데 ···?”
“대표님! 아시지 않습니까?”
“네?”
“적이 예측할 수 있는 방향으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중국도 위성이 있고, 정보자산이 있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기함으로 돌아가려면 ···.”
“미국에서 일을 마친 대표님이 돌아갈 곳은 신흥캠프가 있는 타위타위 봉가오 공항뿐입니다.”
“듣고 보니 그렇긴 하네요.”
“일단 좀 더 가까운 마셜캠프로 향하시고. 그곳에서, 상황을 파악한 뒤에 행선지를 정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음 ···.”
“마셜캠프에서 잠수함으로 옮겨타시는 게 가장 좋은 대안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어찌 될지 모르니 일단 ARK를 마셜캠프 인근에 위치하여 대기토록 조처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키리바시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김준명 이사의 권유대로 마셜캠프로 향했다.
태평양 위를 날고 있는 OSSAC ONE 안에서, 어쩌면 중국의 목표가 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장을 바꾸어보니 OSS란 조직에서 나만 사라지면, 중국이 뜻한 대로 상황이 돌아갈 것 같았다.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한다고 생각하니, 어떤 압박감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어떤 해답을 찾은 것 같았다.
최근 중국인민군이 보인 이상징후가 OSS의 지휘부를 무력화하는 목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암살이라면 그리 부산 떨 필요가 없을 텐데?’
기내에서 경호 활동을 점검 중이던 김준명 이사를 불렀다.
“네. 대표님.”
“이사님. 소개 작전 이후 신흥캠프 상황은 어떤가요?”
“대표님 지시로 신흥캠프의 비축자원을 분산시키는 작업이 진행 중이고, 소수의 수비대가 남아 지키고 있습니다.”
“음, 일단 신흥캠프의 모든 작업을 중지시키고, 남은 인원들 모두 다른 기지로 소개토록 조치해주세요.”
“대표님 새로운 정보가 있습니까?”
“그런 건 아니지만. 이사님이 말씀하신 위험성이 충분히 있으니 준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캠프를 완전히 비우실 생각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현 상황에서 소수의 인원으로 신흥캠프를 지키는 게 의미가 없을 듯합니다.”
“그렇긴 합니다.”
“만에 하나를 생각해서 그들의 안전이 확보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대표님이 그리로 가지 않으시면 위험도 없을 터인데 ···.”
“그래서 한번 확인은 해봐야겠습니다.”
“네? 어떻게?”
“일단 마셜캠프에 도착하면, 저의 동선 보안을 확보해 주세요.”
“그야 물론 ···.”
“우리는 은밀히 ARK호에 타고, 1호기 OSSAC ONE은 봉가오 공항으로 출발하도록 조치해주세요.”
“그렇다면. 대표님이 신흥캠프로 향하는 것처럼 기만하시려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호위 전투기나 기타 자원은 제가 탄 것을 기준으로 그대로 진행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봉가오 공항 착륙 전에 공중급유로 재급유를 받도록 조치하시고요.”
“그건 왜?”
“봉가오 공항에 착륙 직후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곧바로 재이륙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겁니다. 이 내용 기장님에게 일러두시고요.”
“알겠습니다. 참 ~”
“왜요?”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대표님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다들 지나치는 면을 잘 보시는 것 같습니다.”
“좋게 보면 그렇지만. 저도 저 자신이 피곤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김준명 이사와 대화가 끝나갈 때 즈음.
TV에서는 미국의 대재난의 여파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비행기 안의 모두가 불안 눈빛으로 그 뉴스를 보고 있었다. 그것은 전쟁과는 다른 또 다른 공포였다.
대지진으로 인한 시민들 간의 충돌은 생존을 위한 전쟁으로 비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투쟁은 도무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주 정부와 연방정부도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약탈자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시민 자경단은 인종과 지역 커뮤니티로 조직화 된 듯합니다.
이제 각각의 조직들은 스스로 시민군을 자처하는 무장세력으로 변질하여가고 있습니다.
주 정부는 재난 지원을 위한 물품조차 직접 지원하지 못하고 공중에서 투하하고 있습니다.
공중에서 재난지원품이 투하되면 또 그것을 차지하기 위한 총격전이 벌어지는 상황입니다.
이런 혼란을 종식 시키고자, 몇몇 주 정부는 주 방위군을 동원하여 시민들의 무장을 해재 하는 지침을 내리고 시행 중입니다만.
그 과정에서 주 방위군과 시민군 간의 전투가 벌어지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정부의 이런 조치에 반대하여.
텍사스 러스트 벨트의 일부 지역에서는 ‘위대한 남부’란 기치 아래 무장세력이 모이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지금 미국은 공권력보다. 자신의 손에 들린 샷건을 더욱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가장 어려운 점은 약탈자와 일반 시민을 구분할 수 없는 것입니다.
동시다발적인 약탈이 계속되는 가운데 공권력은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시민들은 더욱 무장을 강화할 수밖에 없었고 이것은 이웃, 인종, 종교 등의 이유로 만들어진 새로운 무장집단을 양산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이웃이 아니거나, 인종이 다르거나,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먼저 총격을 가하고 약탈하는 무법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대지진을 겪지 않은 지역의 시민들도 ‘믿을 건 총밖에 없다.’라는 인식이 더욱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더불어 총기의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총을 팔지 않겠다는 총기 상이 습격당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땅의 20%가 완전한 무법지대로 변하였으며 15%의 준 무법지대, 15%는 우범지대가 되었습니다.
미국의 절반 해당하는 지역에서 공권력이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일각에선 해외 파병된 모든 병력을 국내로 불러들여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 ]
미국은 다양성의 갈등을 잘 조절해왔다. 그것이 미국의 힘이기도 했고 그들의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는 듯했다.
하지만 대격변의 재난을 겪고 공권력이 무력화되자, 그 다양성은 암흑 속의 각기 다른 색깔의 폭력으로 튕겨 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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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탄 OSS 1호기는 태평양 상공을 날아 마셜캠프로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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