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apocalyptic world, I'm on a submarine RAW novel - Chapter 176
176화 – 마피아키 (Mafiarchy)
CNN 뉴스화면에는 상륙정에 타고 있는 미 해병대 병사들의 모습이 오버랩 되고 있었다.
* * * * * *
“이상 CNN 유진 킴이었습니다. 스튜디오 마이크 받아주십시오.”
화면에는 상륙주정의 문이 해안으로 열리고, 미 해병들이 빠른 걸음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안전이 확보된 해안 교두보였지만 그들은 경계를 늦추지 않은 모습이었다.
“감사합니다. 유진 킴!미국이 이란을 응징하고 중동에 대한 영향력을 회복할지 계속 지켜봐 주십시오. 이상 CNN 존 워커였습니다.” ······
* * * * * * * *
미국은 OSS에 의해 중국의 위협이 충분히 차단되었다고 판단, 아니 OSS에게 중국을 맡겨놓고. 이란을 침공했다.
시쳇말로 ‘썩어도 준치’라고 했던가.
미국은 과거 이라크 침공의 ‘사막의 폭풍’ 작전을 재현하는 듯 이란 땅에 보기 좋게 상륙했다.
하지만, 이란과 이라크에 이르는 넓은 땅 때문에 이란의 군사력이 분산된 것은 이란에만 불리한 조건은 아닐 것이었다.
미국이 전략목표를 무엇에 두느냐에 따라 또 다른 수렁에 빠질 수도 있는 문제였다.
미국의 군사력이 아무리 커도 그 넓은 땅을 점령하고 통치할 순 없는 노릇이다.
결국, 미국은 어느 순간 정치적 협상을 염두에 두고 있겠지만.
이슬람 원리주의와 시오니즘이란 정치와 종교 복합된 신념이 일으킨 전쟁에서 정치적 타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었다.
이로써, 전 지구가 전쟁의 영향을 받게 되었고. 모든 대륙이 전쟁과 약탈에 시달리는 상황이 되었다.
그리고 미군의 작전명이 마음에 걸렸다.
Operation Phoenix Rising. ‘불사조의 부활’ 강한 미국의 영광을 불사조에 빗 댓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불사조는 수 백 년 동안 살다가 자신을 스스로 불태운 뒤에 그 재 속에서 되살아나는 새를 말했다.
미국은 수 백 년을 존속했고, 지금 불타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어쩌면 자신을 조금 더 빨리 태워 재가 되기 위한 길을 택한 것은 아닐까 하는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이런 대혼돈에서 그나마 평화를 유지하는 곳은 ESSO 에 속한 동북아시아 국가뿐이었다.
필리핀도 ESSO 의 일원이긴 했지만, 중국이 신흥캠프를 공격함으로써 중국전쟁에 휩싸이게 되었고,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조차 PATA에 파병함으로써 전쟁 수행국가로 분류되었다.
…
정보부 이 부장과 보안통신을 연결했다.
“아, 대표님 ···.”
“부장님. 미국의 이란 침공을 뉴스를 보고 알았네요.”
이 부장에게 미국의 이란 침공징후를 미리 보고받지 못한 것을 지적하자, 그의 목소리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죄송합니다. 대표님. 저희가 중국에 신경 쓰느라 긴장을 놓았나 봅니다.”
“군사자원의 대규모 이동이 있었을 텐데. 부장님!”
“네. 말씀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동향에 대해 직접 정보에 의존하는 것도 좋지만, 간접정보를 분석하고 업데이트할 조직과 예산을 좀 더 확충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심려 드려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죄송할 것까진 없고요. 우방이라 하더라도. 알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네. 명심하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중국이 가만히 있지는 않을 듯한데 ···. 어떻습니까?”
“네. 조금씩 혼란을 수습하는 모양입니다만, 전략 수단을 결정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들이 고민 중인 옵션은 어떤 게 있습니까?”
“감청내용과 중국 내 정보자산을 통해 입수한 정보를 종합하면. 대략 3가지 선택을 고민하는 듯합니다. 첫째, 윈난성의 55만 병력을 인해전술로 그대로 라오스로 밀어 넣는 것입니다.”
“6·25 때랑은 다를 텐데 ···?”
“중국인민군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대응태세로 볼 때 병력이 그냥 갈려 나갈 것이란 걸 알고 있죠. 그렇다고 마냥 기다린다고 해서 뾰족한 수가 없으니 뭉뚝한 수라도 밀어 넣으려는 모양입니다.”
“아무튼, 알겠습니다. 그다음은요?”
“두 번째는 남은 미사일을 총동원해 OSS 함대를 공격하는 것입니다. 아직 미완성인 초음속 미사일 사용도 고려 중이라고 합니다.”
“…”
“그런데 이 공격이 실패할 경우, 거의 모든 재래식 전략 자산을 소모하게 되는 것이라.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수단으로···.”
“?”
“세 번째로 고민하는 전략이 북해와 황해 함대를 총동원하는 것입니다. 두 함대를 모두 끌고 남중국해로 내려와 일전을 치르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건곤일척(乾坤一擲) 승부를 본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그런데 중국해군이 해전에 자신감을 잃은 상황이고, 공산당도 미덥지 못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음 ··· 부장님. 일단 중국 북해, 남해의 함대가 빠지면 극동공화국과 북한이 동북 3성으로 진격할 것이라는 역정보를 흘려주세요.”
“그건 역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중국이 선제공격할 수도 있고 ···.”
‘중국이 북해와 황해 함대가 남하할 경우 OSS와 ESSO 국가가 중국의 동북 3성을 침공할 수 있다’라는 역정보를 흘리라는 지시에 이 부장은 우려의 뜻을 표하고 있었다.
“대표님. 역정보가 중국이 극동공화국을 선제공격하는 오판을 유도할 수도 있습니다.”
“현 상황에서 중국이 자발적으로 전선을 넓히진 못할 겁니다. 그리고 극동공화국은 러시아와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고, 북한은 침공의 실익이 없습니다.”
“말씀 듣고 보니 그렇긴 하네요.”
“하지만 만약 중국이 앞서 말한 3가지 옵션을 동시에 실행한다면 ···.”
“아 ···.”
“그렇게 되면, 우리에게도 버거울 수 있습니다. 손쉽게 한가지 옵션을 리스트에서 지운다는 의미이고, 또 이런 정보를 좋아하는 중국 내 세력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즉시 준비하여 시행하겠습니다.”
우리가 중국보다 우월한 군사기술을 바탕으로 바다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절대적인 물량 면에서는 중국을 따라갈 수 없었다.
그리고 중국의 그 덩치가 가진 회복 탄력성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문제였다.
만약 중국이 모든 수단을 남중국해에 있는 우리 함대를 공격한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것 중 가장 큰 것이 아직 건재한 북해와 황해 함대였다. 그 두 함대가 남하하여 우리를 공격한다고 해서, 우리가 흘리는 역정보처럼 중국을 공격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당장 실익도 없었다.
이번에야말로. 몇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 때문에 국가를 침공하고, 백여 발의 미사일을 1,500발로 갚아 준 악명을 활용해야만 했다.
…
전 세계가 연쇄적인 전화에 빠진 것으로 인해서 피해를 본 국가 중 하나가 우크라이나였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침공하고, 중국이 베트남과 전쟁을 벌인 상태에서 미국은 이란과 새로운 전쟁을 벌인 상태였다.
이런 기회를 틈타 대공세를 벌인 러시아는 드네프르강 동쪽의 대부분 점령하였고 이것은 우크라이나 국토의 40%에 해당했다. 드네프르강에 걸쳐있는 과거 수도였던 키이우가 최전선이 된 것이다.
폴란드의 지원으로 서부와 북부지역을 수복했지만, 거기까지였다. 폴란드로선 충분한 군사적 완충지대를 확보하였고, 서방의 지원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발을 동동 구르는 것은 우크라이나뿐이었다.
우리 OSS 흑해함대와 크림여단이 세바스토폴 인근에 주둔하고 있었지만. 동부전선을 도와줄 형편은 아니었다.
우리는 흑해의 곡물과 자원 수송로 확보 때문에 주둔한 것이었고, 크림반도를 지키기에도 벅찬 병력이었다.
우크라이나는 병력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크림반도에 있던 해병사단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정규군의 대부분을 동부전선에 배치하였고, 크림반도와 흑해는 OOS군이 홀로 지켜야 하는 형국이었다.
그동안 비교적 평화로웠던 유럽도 점점 뒤죽박죽되어 가는 형편이었다.
인종청소가 시작된 과거 유고슬라비아 땅은 비극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대혼돈의 아비규환에 빠졌다.
세르비아와 코소보 간의 전쟁은 인접국인 몬테네그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알바니아에 이어 북마케도니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까지 번졌다.
그리스와 헝가리 사이의 모든 나라가 전쟁에 휩싸였고 언론은 ‘유럽 속의 3차 대전’이라 불리고 있었다. 유럽판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한 것이었다.
세 번째 겨울 이후 자원의 부족은 독자주의와 자국 이기주의를 부활시켰고, 역사적으로 민족적 감정의 골이 깊은 지역 국가들의 분쟁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게 되었다.
프랑스, 영국, 독일은 또 다른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에서 어느 편을 지지하느냐에 따라 시민들은 양쪽으로 나뉘게 되었고, 여기에 네오나치주의자에 훌리건들까지 가세하여 동시다발적 폭동 현상이 생긴 것이었다.
그 정도가 심각하여 경찰력으로는 감당이 안 되는 상황에 이르렀고, 군대를 동원하는 것과 발포에 대해 갑론을박 논쟁이 치열해지고 있었다.
특히, 이민자와 난민이 많은 프랑스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어서 도시의 특정 구역을 폭동세력이 점거하고 지배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프랑스에서는 알제리, 모로코,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 이민자들이 각자 다른 그룹을 만들었고. 세네갈, 말리의 이민자들은 서아프리카 그룹으로 뭉쳤다.
시리아 난민을 중심으로 아프가니스탄, 수단, 에리트레아 등의 난민들도 자신들을 보호하고 때론 약탈에 참여하는 그룹을 만들었고.
캄보디아, 라오스 등의 아시아계 이민자들도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뭉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폭동의 고착화 현상은 인종주의를 더욱 공고히 했고, 스페인, 폴란드 등의 유럽 이민자들까지 폭력그룹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이민자들을 중심으로 한 폭동세력이 특정 지역을 지배는 무정부 상태를 만들었으며,
제때 그 사태를 해결하지 못한 프랑스 정부는 이민자들이 점거한 지역을 내버려 두는 상황에 이르렀고. 그야말로 프랑스판 5호 16국 시대라 할 만하였다.
이런 사회현상은 전 유럽에 걸쳐 일어났다.
유럽의 각국은 폭동을 무력으로 진압하기보다 그 지역을 고립시키는 전략을 취했다.
이는 다른 부작용을 낳게 되었다. 이민자 그룹과 슬럼가는 물자 부족에 시달리게 되었고, 이것은 또 다른 약탈과 힘이 지배하는 체계를 만들게 되었다.
그것은 필연적으로 갱과 마피아가 다시 등장하게 만든 것이었다.
마피아들은 고립과 통제적인 상황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활용하며 힘을 키웠으며, 세 번의 겨울을 겪으면서 그 힘을 더욱 키웠다.
유럽 동부의 전쟁과 불안한 경제 상황은 몇몇 걸출한 마피아 두목들에 의해 마피아키 (Mafiarchy 마피아 정치), 마피아이즘 (Mafianism) 등의 이름의 바이러스를 퍼트렸다.
그것은 마치 도미노처럼 영국, 이탈리아, 독일에서까지 전 유럽으로 퍼져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