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apocalyptic world, I'm on a submarine RAW novel - Chapter 46
46화 – 세베로드빈스크
드론으로 소총 사격하는 것도 시험했으나 그 효용성이 매우 떨어졌다. 정확도도 떨어졌고, 반동 제어도 힘들었다.
드론은 정찰, 고공과 저공에서 투하(폭격과 보급), 자폭등의 용도로 전술과 필요한 장치를 개발했다.
그리고 특수전 상황을 위해 개인 병기를 몇 가지를 추가로 도입했다.
그중 하나는 미국의 소음기 전문업체인 Silencerco에서 만든 맥심 9 (Maxim 9) 소음권총이었다.
소음기 일체형의 반자동 권총으로, 아음속 탄을 사용한 Maxim 9 소음효과는 놀라울 정도였다.
(아음속 탄 – 음속 343m/s보다 느린 탄이다.소닉붐이라 불리는 음속 폭음이 없다.)
…
Maxim 9의 테스트 사격을 위해 알파팀이 신흥캠프 사격장에 모였다. 김준명 이사가 첫 시험 사격을 했다.
– 철컥! 탱 ~
“어엇! 이거 …”
Maxim 9 권총의 초탄 발사와 동시에 곳곳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 와아~ / 이거 물건이네 / 쏘긴 쏜거야?
발사 소리 아니 그것이 발사음인지, 슬라이드의 소리인지 구분이 안 되었다. 총소리보다. 탄두가 스틸 타겟을 때리는 소리가 훨씬 컸다.
사격이 이어졌다.
– 철컥, 철컥, 태탱~
김준명 이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바라보았다.
“와아! 이거 ···. 대표님 이거, 기존 소음기와는 비교가 안 됩니다. 무서울 정도로 조용합니다.”
“하하, 저도 만족스럽습니다. 아시겠지만 대신 아음속 탄을 써야 합니다.”
“당연하죠. 그리고 아음속 탄이 탄두 중량이 높아 근거리에선 파괴력이 더 큽니다.”
“아 그래요, 그건 미처 몰랐네요. 어차피 권총이니 잘되었네요 ···.”
김준명 이사는 맥심 9 권총을 신기한 듯 매만지면서 대화를 이어나갔다.
“와아, 정말 진짜! 침투 작전에 이만한 물건이 없겠습니다. 이 정도면 무성무기를 대체할 만합니다.”
“그래요? 다행입니다. VSS 빈토레즈의 현대화 모델인 VSSM GRAU도 구해보려고 합니다.”
“아 그, 러시아 근거리 소음 저격총 말인가요?”
“네, 맥심9과 최고의 조합이 될 것 같습니다.”
“와! 저 외인부대에서 VSS 써보았는데, 이 맥심 9 핸드건이 훨씬 조용합니다.”
“네, 기밀 작전 시 엔트리팀을 백업할 때 유용할 거 같아서요. 필요하면 무성무기 중심의 고스트 팀을 만들 수도 있고···.”
“그렇죠. 대표님 전술 센스가 정말 ···.”
“정말 뭐요?”
“제 취향입니다. 하하하”
“하하하”
알파팀의 시험 사격이 이어졌다.
– 오오, 대표님! 이거 신기하게 잘 맞습니다. 명중률도 높아요.
“아마도, 앞부분의 소음기가 컴펜세이터(Compensator) 역할을 해서 반동 제어가 잘되어서 그럴 겁니다.”
– 대표님은 어째서 이런 것까지 잘 아시는지 ··· ?
“제가 IPSC(국제실용사격연맹) 선수 자격이 있지 않습니까? IPSC 경기에선 급속사격과 명중율을 높이기 위해서, 총기와 파츠에 이상한 짓을 많이 한답니다. 하하”
영화에서는 권총에 소음기를 장착하면 ‘피융 피융’하는 효과음으로 아무도 모르게 적을 사살하지만.
실제로는 깜짝 놀랄 만큼 큰 소리가 나서. 드라마틱한 기밀을 유지할 순 없었다. 하지만 맥심 9은 달랐다.
Maxim 9 의 놀라운 성능을 확인하고, 300정을 추가 도입하기로 하였다.
팀별 5정씩 보급하고, 캠프와 잠수함에 치장물자로 관리토록 했다. 물론 나도 한 자루 소장했다.
…
러시아 출장 중인 진민규 부사장에게 연락이 왔다. 그동안 극비로 준비 중이었던 PLAN B 프로젝트의 완료를 앞두고 있다는 것이었다.
더는 비밀에 부칠 수 없었다. 회사 사람들에게 실체를 알려 할 때가 되었다.
OSS와 OSL 주요 임원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PLAN B에 관해서 설명했다.
– 아~ / 와아 / 허허···. 웃음이 나오네요.
예상했지만,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놀라움에 말없이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래서 말입니다. 최은석 대령님.”
“네. 대표님.”
“박서준 중령을 러시아로 파견 보냈으면 합니다.”
“아 ··· 네.”
“김준명 이사님! 유민 중사와 작전팀 인원 2명을 추가로 선발해서 지원대로 같이 보냈으면 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모두가 넋을 놓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대답은 하지만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
다들 ‘저 인간이 또 무슨 말을 하려나’ 하는 표정이었다. 마른 침을 삼키는 모습도 보였다.
“최은석 대령님!”
“네 ··· 말씀하십시오. 이제 대표님 말에 놀라는 것에 익숙해졌습니다.”
최은석 대령의 말에 경직되었던 분위기가 잠시 편안해졌다.
“사실 고민이 깊었습니다.”
“…”
“은밀히 이회영함 몰고 세베로드빈스크 (Severodvinsk)까지 가고 싶습니다.”
“네에?”
김준명 이사는 무슨 말인지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이었고.
강인수 대령과 최은석 대령은 연이은 놀라움에 커진 눈과 벌어진 입을 어쩌지 못하고 있었다. 강인수 대령이 말을 꺼냈다.
“대표님, 거긴 노르웨이를 지나서 북극해, 아니 바렌츠해를 지나야 합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최은석 대령도 걱정 어린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
“이회영함의 항속 거리가 2만 5천 킬로인데, 왕복은커녕, 3분의 2도 못 갈 겁니다.”
“네. 역시 알고 있습니다.”
“러시아 세베로드빈스크까지는 3만 킬로가 넘을 겁니다.”
“네 그래서. 9번 함! 타이급 군수지원함을 준비한 것입니다.”
“아 ···.”
“하지만 여러분들이 반대하면, 다른 방법을 찾겠습니다.”
모두가 잠시의 주저하는 것도 없이 이구동성으로 내 뜻을 따르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 아닙니다. 그저 놀라워서 / 반대라뇨 / 대표님 뜻에 따르겠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다소 무리한 계획이라 고민이 컸는데. 이렇게 흔쾌히 따라주시니 감동입니다.”
노트북으로 뭔가를 검색한 듯한 김준명 이사가 손을 들었다.
“저어 ··· 대표님!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서 가면 안 되나요?”
“그게 어렵습니다. 수에즈 운하의 평균 수심이 24m입니다. 당연히 잠항은 불가능하고, 수상으로 통과해야 합니다.”
최은석 대령이 부연설명을 이었다.
“콘스탄티노플 협약에 따라 평시 통과는 가능하지만, 간단치 않을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눈길을 끌게 되면 잠수함으로 가는 의미가 없지요.”
“아 ···”
“희망봉!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가야 합니다. 대항해 시대의 항로는 따라가는 것입니다.”
나는 대항해 시대의 뱃길을 따라간다는 것에 어떤 흥분을 느끼고 있었지만.
좌중은 조용한 침묵으로 항해의 어려움을 대변하는 듯했다.
침묵을 깬 김준명 이사는 뭔가 감지한 듯, 나와 눈을 맞추며 이야기했다.
“혹시, PLAN B가 틀어질 것을 대비하는 것입니까?”
“네. 그 이유가 큽니다. 예측하기 어려운 다양한 돌발상황에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나의 대답을 들은 김준명 이사는 노트북으로 무언가 열심히 작성하는 모습이 보였다. 다소 비장한 표정이었다.
“먼저 강인수 대령님은 김완준 이사와 함께 이곳 신흥캠프의 치안에 신경 써주세요.”“대표님. 저도 함께하고 싶습니다.”
“아닙니다. 네덜란드에서 여기까지 오신 것으로 충분합니다. 적응도, 휴식도 필요하실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곳 우리의 터전을 지켜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최은석 대령님. 9번 함이 도착하면 이회영함 먼저 출발할 것입니다. 준비를 해주세요.”
“알겠습니다. 가슴이 두근 두근 합니다.”
“김준명 이사님! 3개의 작전팀과 함께할 겁니다. 준비해주세요”
“넵!”
그리고 김완준 이사를 보았다. 그가 불안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완준 이사님. 아 또 왜 그러십니까? 괜찮아요.”
“대표님 ··· 나이 들어서 그런지 요즘 감정이 울컥울컥합니다. 하하”
“완준 이사님, 캠프와 농장 살림을 잘 부탁드립니다. 새로 이주해오는 직원들 적응도 도와주시고요.”
“그럼요, 그럼요”
…
PLAN B 프로젝트는 ···.
그것은 한화오션에서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이 무산되었을 때를 대비해 준비한 프로젝트였다.
처음엔 당국의 허가를 위해 지렛대로 쓸 페이퍼 프로젝트였지만.
프로젝트를 준비하던 중, 2차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다.
총력전을 펼치던 러시아 혹은 그 누군가가 현금이 필요하단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것을 레버리지로 전무후무한 프로젝트를 제안하였고, 진민규 부사장의 노력과 돈의 힘으로 관철되었다.
총사업비가 계속 늘어나서 한화로 9조 원이 들어가는 대형 프로젝트가 되었다.
러시아 조선회사인 세브마쉬에서 추가 사업비를 계속 요구했지만, 별다른 대안이 없었다.
(남궁한 팀장이 선물 투자로 대박을 터트리지 않았다면, 난감한 상황이 벌어질 뻔했다.)
– JSC PO Sevmash (Production Association Northern Machine-Building Enterprise) –
그것의 실체는 …
퇴역을 대기 중인 타이푼급(구, 소련 941형) 핵 추진 잠수함을 최신 기술을 도입해 개조하는 일이었다.
길이 175m에 수중 배수량 48,500t으로 잠수함 중에서 가장 큰 것이었다.
건조되었던 7척 중 6척이 퇴역하거나 건조 도중 취소되었기에, 지구상에 존재하는 유일한 타이푼급의 가장 큰 잠수함이었다.
그 거대한 쇳덩어리는 진짜 방주라 불릴만한 물건이었다.
협의 끝에 SLBM(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과 대잠 미사일은 삭제되었지만, 어뢰 발사관과 중어뢰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합의되었다.
그리고 확보된 공간만큼 내가 원하는 모든 시설과 장비를 추가하였다.
그리고 본래 2기인 원자로를 최신형으로 바꾸는 것과 더불어 1기를 추가했다.
60톤짜리 SDS와 21인치 어뢰 발사관을 4문 가진, 원격으로 조종 가능한 무인 어뢰 잠수정을 별도로 제작해 탑재토록 했다.
– SDS (SEAL Delivery System) 작전 요원을 수중에서 수송할 수 있는 잠수정 –
핵 추진 잠수함의 함명은 방주를 뜻하는 ARK로 정했다.
그것의 최종 제원은 이러했다.
* * * * * * *
함명 : ARK
수중 배수량 : 48,500t
수상 배수량 : 24,700t
전장 : 175.7m
전폭 : 23.3m
흘수 : 12.2m
추진 장치 :
가압수형 원자로 –
200 MWt급 OK-650V 3기 (추가 1기)
증기 터빈 – 50,000 SHP(축마력)급 2기
수상 최고 속도 : 22.2 kn (41.15km/h)
수중 최고 속도 : 27.5 kn (51.11km/h)
최대 잠항 심도 : 900m
최소 운용 승조원 : 25명
최대 승함 인원 : 250명
원자로 가동 수명 : 35년 (35년간 연료 보급 없이 운행 가능)
탑재 잠수정 :
SDS 잠수정 – 2+16 인승 1척
무인 어뢰 잠수정 2척 – 21인치 중어뢰 발사관 4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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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푼급 잠수함
MAXIM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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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