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apocalyptic world, I'm on a submarine RAW novel - Chapter 69
69화 – UMTAS
타위타위로 오는 OSS 1호기 안에서, 박태주 중사와 대화가 길어지고 있었다.
“그게 그리 간단치 않습니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독소 전쟁 때, 2천9백만 명을 갈아 넣으면서 독일을 말려 죽인 나라가 러시아입니다.”
“어떻게 돼도 답답한 상황이네요.”
“정치인들이 밥만 축내는 것 같아도. 그런 상황을 헤쳐나가는 게 그들의 몫이죠 ···.”
“이 엄중한 상황에 술 처마시고, 골프 치고, 밥 축내는 인간도 있더라고요.”
“그렇기도 하죠 ··· 중국, 러시아 보면서 위안 삼읍시다.”
대화가 깊어지는 가운데 기내 방송이 들려왔다.
– 기장입니다. OSS ER1, 곧 타위타위 봉가오 공항에 도착합니다. 자리에 앉으시고 착륙에 대비해 주십시오.
비행기는 봉가오 공항에 사뿐히 착륙했고, 우리는 신흥캠프로 돌아왔다. 김완준 이사가 없는 신흥캠프는 왠지 쓸쓸한 느낌이었다.
숙소에 도착해 여장을 푸는 와중에 보안 전통문이 도착했다는 알람이 울렸다. 아빠 곰, SBU의 고스트베어였다.
[ … 바이락타르 도입에 관한 OSS의 제의는 벨라루스까지 침공한 지금, 우리에게 고마운 제안이다.즉시 진행토록 하겠다.
마침 바이카르(Baykar)사의 무인 공격기 공장이 우크라이나에 건립되어 있다.
다만 충분한 계약금을 먼저 보내줄 수 있는 거? 또 그에 따른 서류 등 후속 절차를 알려달라 ···.]
나는 앉은 자리에서 바로 회신문을 작성했다.
[ … 우크라이나의 건승을 빈다. OSS의 제안을 수락해준 점 감사의 뜻을 표한다.귀측이 앞서 보안 전문에서 밝힌 계약금 4억 달러를 먼저 송금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
SBU 고스트베어에게 보내는 보안 전통문을 통해 OSS의 자금력과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 … 계약서 따위의 서류절차는 일절 진행하지 않을 것이다.10억 달러에 가까운 프로젝트를 계약서 없이 일을 진행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와 고스트베어에 대한 OSS의 신뢰 증표로 생각하기 바란다.
4억 달러의 계약금과 별도로 추가적인 자금이 필요하다면 지원하겠다.
OSL 정시운 이사가 연락을 줄 것이다. ··· ]
SBU 아빠 곰에게 보안 전통문에서는 신뢰의 표시라고 했지만. 기밀 유지를 위해서라도 기록을 남기지 말아야만 했다.
김준명 이사와 서지석 준위를 숙소로 불렀다. 그리고 바이락타르가 도입될 것을 알렸다.
서지석 준위가 만면의 미소를 띠며 입을 열었다.
“와! 그건 지금 우리가 쓰는 드론과는 완전 차원이 다른 물건입니다.”
“…”
“그 물건은 5km 상공에서 장기체공이 가능한 공격 드론입니다. 미사일을 탑재한 체로요.”
서지석 준위와 김준명 이사는 잔뜩 고무된 모습이었다.
“MALE UCAV를 가지게 된다니 ···.”
– MALE (Medium Altitude Long Endurance)중고도 장기체공, UCAV (Unmanned Combat Aerial Vehicle) 무인 공격기 –
김준명 이사가 반기는 얼굴로 말했다.
“이제 전차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겠네요.”
“그렇습니다. 5,000m 상공에서 발사되는 대전차 미사일은 재블린보다 무서운 사신이죠.”
– 재블린(Javelin) : FGM-148 미군의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 –
“그럼 바이락타르는 하늘에서 얼마나 날 수 있는 겁니까?”
“하루 이상 그러니까 최대 27시간 연속 비행이 가능합니다.”
“우와! 한 시간도 안 되는 우리 드론과는 비교가 안 되는군요. 하하하”
서지석 준위는 양팔을 펼치면서 마치 드론의 생김을 표현하려는 듯했다.
“날개폭이 12m입니다. 장난감 같은 드론이 아닙니다. 정찰 능력은 말할 것도 없고 … ”
서지석 준위가 신이 난 듯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뿐입니까. 바이락타르 TB2는 UMTAS 4발을 달고 온종일 하늘에 떠 있을 수 있습니다.”
– 오오
– UMTAS(Uzun Menzilli Tanksavar Sistemi) 튀르키예가 개발한 대전차 미사일 / 무게 37.5 kg, 사거리 8 km –
“러시아 최신 전차 T-90도 한 방에 날려버릴 물건이죠 ”
모두가 바이락타르에 대한 서지석 준위의 지식에 새삼 놀라고 있었다.
“준위님. 이번에 들어올 건 TB-3 입니다. 날개폭이 14m지만 접을 수 있어서. 운용도 편하고 함선에서도 출격 가능합니다.”
“오오오! 몇 대나 들어오나요?”
“총 100대입니다.”
– 네에?
– 우와!
“대표님. 그 정도면 거의 국가 단위의 보유 대수입니다.”
“하하 네. 준위님은 오퍼레이터 양성을 준비해 주세요. 전문 인력도 필요하겠지만, 우리 직원들이 모두 다룰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
SBU 우크라이나 보안국으로 드론 도입을 위한 선수금 4억 달러를 송금했다. 신흥캠프의 일상은 분주하면서도 평화롭게 며칠이 흘렀다.
고스트베어는 우리의 요청에 따라 훈련을 위한 바이락타르 TB-3, 3대와 관제 시스템 1조를 먼저 보내주기로 했다. (빠른 운송과 편의를 위해 미사일 같은 무장을 제외되었다.)
그리고 고맙게도 오퍼레이터 교육과 드론의 유지 보수를 위한 운영 교관 1명도 타위타위로 파견해 준다고 했다.
아빠 곰의 메시지에서 유지, 보수란 단어를 보고 문득 깨달았다.
1, 2년 후에는 우리가 보유한 각종 함선의 유지와 보수가 필요할 것이었다. 그런 소요가 생기기 전에 준비할 필요가 있었다.
매번 배를 끌고 거제도까지 갈 순 없는 노릇이었고. 배가 조선소 도크에 있는 동안은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었다.
한화오션 한규동 부사장에게 엔지니어 파견을 요청하는 메일을 보냈고. 이어서 전화를 걸었다.
“한 부사장님 안녕하셨습니까?”
“네. 대표님. 발주하신 3대의 ESB 중 한대는 제법 빠르게 진수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오! 그렇습니까.”
“네 마침, 대형 유조선을 발주했다가 인수를 포기한 선사가 생겼습니다.”
“하하. 다행이네요. 오늘 전화 드린 것은 그 문제보다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입니다.”
“아 그러시군요. 말씀하시지요.”
“제가 메일을 따로 보냈습니다. 저희 선박 유지 보수를 위한 엔지니어를 파견해 주셨으면 합니다.”
“아 ··· 벌써 그걸 신경 써야 할 때가 되었군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
“네 ··· ?”
“본격적인 유지 보수를 위해서는 도크가 필요할 터인데 ···.”
“아, 그건 대형 플로팅 도크를 하나 사려고 합니다. 이미 만들진 걸로요.”
“아, 그러면 됩니다. 도크까지 ··· 매번 OSL의 역량에 놀랍니다. 하하”
“그리고 퇴직자 중에 저희 OSL에 취업을 희망하는 분이 계신다면, 최고 대우로 모실 터이니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 알겠습니다. 마땅한 사람이 몇 떠오르는군요.”
“네 부탁드리겠습니다. 부사장님”
“최근 이곳 조선소 부소장을 지낸 분이 퇴임하시고, 뉴질랜드나 호주 쪽으로 이민을 알아보시던데. 한번 물어보겠습니다.”
“만약 고민 중 이시라면. 제가 항공편을 보낼 터이니, 한번 와보시고 결정하셔도 된다고 전해주십시오.”
“하하. 네 알겠습니다.”
한규동 부사장과 통화를 끝내고. 바이락타르 운용에 필요한 것들을 점검했다.
당장 신흥캠프 내에 드론 활주로와 격납고 그리고 관제실을 건설해야 했다.
마침, 혜인과 김완준 이사가 한국에서의 일정을 소화했다는 전갈을 받았다. 기쁜 마음으로 G650 ER 제트기를 인천공항으로 보냈다.
항상 누군가를 기다리게 하다가, 내가 기다리는 처지가 되어보니. 그 기다림의 의미를 조금 알 것 같았다.
한국에서 돌아올 제트기를 기다리는 사이에 갑작스럽게, 스마트폰의 알람이 요란하게 울리고 있었다.
리스크스코프였다. 미국과 유럽 전역의 ORI 지수가 급격히 치솟고 있었다.
– ORI (Omni risk Index) 리스크스코프에서 사용하는 (총체적) 위험지수 –
아무래도 뭔가 터질 것이 분명해 보였다.
불안한 마음을 감추며 봉가오 공항으로 혜인과 김완준 이사의 마중을 나갔다.
혜인은 여전히 환한 미소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행기 트랩을 내려왔고.
김완준 이사는 양손에 무언가 잔뜩 들고, 내려오는 모양이 명절에 고향은 찾는 사람 같았다.
겨우 몇 날을 못 본 것뿐인데도, 둘의 얼굴을 보니 안심이 되고 기분이 좋아졌다. 반가운 재회와 함께 신흥캠프로 돌아왔다.
캠프 회의실에 모두 모여서 일과 한국에서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참, 완준 이사님!”
“네. 대표님.”
“신흥캠프 안에 작은 활주로와 격납고부터 지어주셔야겠습니다.”
“네?”
“비행기가 아니고 드론 격납고입니다. 길이가 9m, 날개가 14m지만 날개는 접히는 기종입니다.”
“아~ 난 또 비행장 만들라는 소린 줄 알고. 하하.”
“언젠간 비행장도 만들어야 할 겁니다. 여기가 아니더라도 ···.”
“이런!”
– 하하하
김완준 이사의 체념 섞인 탄성에 모인 사람 모두가 웃고 있었다.
“드론 활주로와 격납고, 관제실 스펙에 대해서는 서지석 준위와 상의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추가하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까?”
“아무래도 소음과 안전을 위해, 주거지 반대편 캠프 끝쪽에 활주로가 바다를 바라보게 짓는 것이 좋겠습니다.”
김완준 이사는 한국에서 만난 스마트팜 전문가와 실내농업에 관한 이야기를 늘어놓았고.
그 전문가를 채용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필리핀 이주 때문에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고 전하였다.
이신영 이사는 한국 내 불용자산을 일부 매각하였고. 나머지도 정리 중이며 자산운용 관련한 대부분 직원이 타위타위로 영구 이주하게 될 예정이라고 했다.
혜인은 친지와 친구들을 찾아서 자신의 근황을 알렸고.
처음에 걱정하던 사람들도 타위타위의 환경과 한국의 나빠진 날씨 때문에 부러움을 샀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꽃을 피우며 즐거워하던 중에 각자의 휴대전화에서 각각 다른 소리의 알람이 울리기 시작했다.
– 삐익삐익삐익 / 띠리리리릭 / 딩동딩동
알람의 원인은 리스크스코프와 뉴스 속보를 알리는 것이었다.
[ 미국 러,우 전쟁 참전 ]그것은 러시아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72시간 안에 과거 우크라이나 국경 밖으로 철군하지 않으면, 미국의 군사적 역량을 총동원해 전쟁에 참전하겠다는 선언이었다.
미국은 이미 항공모함 비롯한 군사자원의 배치와 이동이 완료되었다는 것도 빼놓지 않고 덧붙였다.
혜인과 김완준 이사는 눈이 똥그래져서 날 쳐다보고 있었고.
김준명 이사, 서지석 준위 등 신흥캠프의 주요 인물들이 나를 찾아서 회의실로 몰려들었다.
김완준 이사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대표님! 어찌 될 거 같습니까?”
“그러게요 ···.”
“이러다 핵전쟁 나는 거 아닙니까?”
“멍청이들이 아닌 이상 공멸할 수단을 쓰진 않을 겁니다.”
“만약 ···.”
…
L-UMTAS : Laser Guided Long-Range Anti-Tank Missile 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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