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apocalyptic world, I'm on a submarine RAW novel - Chapter 76
76화 – Airbus
CIA가 중국의 대만침공을 확신하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러, 우 전쟁 전황에 어떤 변곡점이 생기는 시점에 중국이 양안을 건너지 않을까 짐작할 뿐이었다.
누구는 내가 용의주도한 계획하에 뭐라도 미리 시킨 줄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저 즉흥적이고 직관적으로 판단하고 실행할 뿐이었다.
어찌 되었든.
내가 어떤 대비책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믿음을 깰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그 믿음을 동력으로, 자신감으로 삼을 수 있다면. 나는 연기를 계속해야만 했다.
김완준 이사가 말을 걸어왔다.
“대표님!”
“네?”
“저희를 키리바시로 보낸 것도 다 이 사태를 예상하고 그러신 건가요?”
“아, 뭐 그렇다기보다. 그냥 여기가 좁다는 기분이 들어서요.”
“워~ 이신영 이사 말대로 신기가 있으신 거 아닙니까? 돈 불리시는 것만 봐도 ···.”
“뭐 그럴지도 모르죠. 하하.”
“뭡니까. 이 순순히 인정하는 태도는?”
“사실 제가 뭔가 시작할 때 꼼꼼히 따져보고 한 적이 없답니다. 하하.”
“허어~ 그럼 어디 도령이나 장군님이 막막 나타나셔서. 이거 해라~ 저거 해라~ 그럽니까?”
“하하하. 그런 건 아니고 그냥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을 따르는 편입니다.”
“고민하지도 않고요?”
“그렇다기보다. 계산하고 따져도 소용없는 일은 결정을 지체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햐~ 저도 그럴 수 있으면 좋겠네요.”
“음, ‘할까 말까?’ 고민될 때 ···.”
“그럴 때?”
“그 순간이 도박, 운전, 쇼핑, 기분이 상할 때면 무조건 안 하고. 도움이나 더 큰 목표가 있을 땐 합니다.”
“호오~”
“그리고 ‘이때다!’ 하고 느낌이 온건 그 자리에서 합니다. 하하”
“암튼 대표님만 믿겠습니다.”
“저는 완준 이사님만 믿고 막 지르겠습니다. 하하.”
“아이고. 참. 저 내일 한국으로 들어가서 건설사 관계자들 데리고 키리바시로 날아갑니다. 2호기 좀 쓰겠습니다.”
“네네. 얼마든지요.”
그런 불안감 속에서도 우리 사람들은 각자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최근 새로 영입된 김웅 부사장의 활약이 대단했다. 합참의 합동참모차장 이었던 경력을 십분 활용하는 것 같았다.
록히드마틴사의 초대형 수송기 C-5M 슈퍼 갤럭시 2대의 도입이 확정되었고.
그중 한대는 이미 하와이 합동기지를 거쳐 괌 앤더슨 공군기지까지 도착했다는 소식이었다.
내가 생각지 못했던 공중급유기 도입도 김웅 부사장이 해내었다.
게다가 공중급유기는 기다릴 것도 없이 이미 2대의 기체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출발해, 타위타위 봉가오 공항으로 향하고 있다는 전언이었다. 뛸 듯이 기뻤다.
‘공중급유기 2대를 동시에 가지게 된다니 ···.’
그도 그럴 것이 제2의 베이스로 길버트 제도의 키리바시 공화국을 정한 이후로 항속거리가 항상 걱정되었는데. 내 마음을 김웅 부사장이 알아본 것 같아서 더욱 기뻤다.
보잉사에 주문한 777X 프로젝트의 777-8 기체가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화물을 잔뜩 싣고서는 부족한 항속거리를 가지고 있었다.
김웅 부사장이 도입한 공중급유기는 Airbus A330 MRTT 였다.
최대 111,000kg의 연료를 적재할 수 있었고. 65t의 연료를 적재하고도 7,400km를 날아갈 수 있었다.
– MRTT (MultiRole-Tanker/Transporter))
NATO는 물론 대한민국 공군에서도 공중급유기로 사용하는 기체였다.
그리고 김웅 부사장은 그의 전문성을 발휘해 도입될 공중급유기에 플라잉 붐과 드로그 포드를 동시에 운영할 수 있도록 해서 다양한 기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도크와이즈 뱅가드호도 오만에서 출발해 영국령 인도양을 통과했다는 소식을 받았다.
그리고 정시운 이사에게 독일의 크루즈 회사에서 크루즈선을 하나 더 인수할 의향이 있냐고 물어왔다고 해서 바로 구매하라고 했다.
그렇지 않아도. 해상 농사선이나 공작선을 알아보고 있어서였다.
크루즈선을 개조한다면 노동자들의 생활환경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니 최적의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흩뿌려 놓았던 일들이 하나씩 착착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두 가지 일의 진행이 더디고 요원했다. 핵연료와 이지스함의 도입이었다.
당장, 한화오션의 한규동 부사장에게 전화했다.
“네. 대표님!”
“부사장님 그냥 이지스함을 만들어 주세요.”
“아, 대표님 그게. 이지스 체계라는 게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라서 ···.”
“나중은 나중이고 일단 만들어 주십시오.”
“아, ACS는 어떻게 해볼 수 있겠는 데 ···. 무기체계가 없으면 ··· 눈뜨고 맞는 것과 같습니다.”
– ACS(Aegis Combat System) : 미국 록히드마틴사에서 개발한 방공 전투 체계와 무기 관제 시스템을 말함 –
“네. 알고 있습니다. 차후 무기체계를 이식한다 생각하시고 일단 건조부터 시작해주세요.”
“그게 쉽지 않을 텐데 ··· 그러다 안되면 어쩌나요.”
“그러다 안되면 고철로 팔아버리거나, 한화오션 측에 무상 공여 할 테니. 일단 건조부터 시작해주세요.”
“아 ···. 대표님 의지가 그러하시니, 무기체계를 제외하고 진행하겠습니다. 암튼 대단하십니다. 그 배짱이 부럽습니다. 하하”
“제가 메일로 자세한 사항을 보내드릴 테지만. 정조대왕함 보다 크고 튼튼하게. 뭐든 최고사양으로 2중, 3중 백업까지 부탁드립니다. 비용은 걱정하지 마시고요.”
“네네. 대표님 취향과 의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이지스함 운용경력이 있는 퇴역 제독을 아시는 분이 있다면 소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아 참. 타이밍 한번 기가 막힙니다.”
“네?”
“마침 손이일 제독이 우리 회사 자문역으로 2년이 되셨거든요. 제3함대 사령관이셨습니다.”
“아, 우리 회사의 존재는 아시나요?”
“그럼요. 이미 해군 퇴역 장교들의 로망인 회사인데요. 하하.”
“그럼 제가 한번 뵙고 싶다고 전해주시고. 수락하시면 저희 제트기를 보내겠습니다.”
“네. 그리하겠습니다.”
보통 공군, 해군 장성들은 퇴역 후 방위산업체에서 1~2년 고문이나 자문역을 하기 마련이었다. 실질 자문의 역할도 있었지만, 일종의 사회적응을 위한 배려였다.
하지만 50대 초반에 퇴역한 장성일 경우. 아주 완벽히 은퇴하기에도 또다시 사회에 적응하기에도 힘든 것이 사실이었다.
꼭, 이지스함을 맡기지 않더라도. OSS에 함선이 하나둘 늘어감에 따라 해상 통합 작전 경험을 갖춘 사람이 필요한 상태였다.
잠수함 2척, 군수지원함, 초계함, 원정 이동기지선 3척 그리고 이지스함까지 갖추면.
다소 비대칭적이긴 하지만 함대라 부를만한 전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대한민국에 민간 주도의 제4함대가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문득!
‘내가 돈을 너무 막 쓰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순간부터 잔액이란 걸 염두에 두지 않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최근 타위타위로 영구 이주한 남궁한 자산운용팀장을 불렀다.
그 역시 높은 실적으로 수천억대 자산가가 되었지만. OSLAM의 투자자문역으로 남았고, 실질적인 총책임자였다.
“남 이사님!”
“네 대표님.”
“갑자기 우리 자산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서요. 신경을 안 쓴 지 오래되어서.”
“그렇지 않아도 한번 보고드리려고 했는데. 너무 바쁘신 것 같아서 미루고 있었습니다.”
“그렇군요. 간단하게 총액만 알려주시면 될 거 같습니다.”
“네. 이신영 이사가 관리하는 부동산이나 기타 동산은 빼고 말씀드리면, 대략 1,100조쯤 됩니다.”
“네? 순 자산으로요?”
“네 모두 현금성 순 자산입니다.”
“그동안 엄청나게 쓴 거 같은데···.”
“이게 좋은 일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안전하게 한다고 해도, 저희 투자 구조상 세계정세가 급변할 때마다. 나쁜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돈이 불어나는 상황입니다.”
“아, 알겠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수고는요. 대표님 덕분에 인생이 바뀌었는데요.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
돈에 대해 둔감하게 산 지 오래였지만 1,100조란 이야기엔 나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 1년 국방비를 넘어섰고, 제프 베저스나 일론 머스크의 재산의 몇 배가 되었다. 하지만 2,800조를 가진, 빈 살만에 비빌 수준은 아니었다.
–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 –
…
나의 제안에 손이일 제독이 큰 관심을 보인다는 전언을 한규동 부사장이 보내왔고. OSS 1호 제트기를 보냈다.
손이일 제독을 에스코트하기 위해 보낸 G650 ER 제트기엔 신희립 함장과 OSL 직원이 함께 타고 있었다.
1호 제트기는 하루 만에 타위타위로 돌아왔고. 신희립 함장과 함께 손이일 제독이 신흥캠프로 왔다.
그들과 신흥캠프 선착장으로 향했다.
부두에 접안된 잠수함과 군수지원함을 본 손이일 제독의 반응은 김웅 장군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특히 ARK호를 보고는 놀라움보다 감동하는 눈치였다.
“아, 저것이 핵 잠수함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러시아 세베로드빈스크에서 어렵게 가져왔습니다.”
“우리 해군의 꿈인 물건을 이렇게 직접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렇죠. 항공모함보다 더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손이일 제독은 진지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고 그 소리가 점점 커지는 듯했다.
“네 그렇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항공모함이 그럴싸하지만, 항공모함 전단의 유지와 운영을 위한 인력과 비용을 생각한다면. 비대칭 전력인 핵 잠수함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해군 제독으로서 평소 그의 소신을 토해낸 것 같았다.
손 제독과의 면접은 사실상 사내 회의를 하는 것 같았다. 그는 비행기를 타기 전에 이미 마음을 굳힌 것 같았고.
한화오션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ESB 선의 설계에도 이미 깊이 관여하고 있었었다. 그에게 이지스함 도입을 위해 준비 중임을 알렸다.
“그렇게 되면, ESB가 상륙함의 역할도 충분히 할 수 있으니. OSS는 완편된 함대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네. 그걸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 우리 사이에서 OSS가 제4함대가 되는 거 아니냐고 말하곤 했었는데. 그게 현실화하는군요.”
“제4함대라 ··· 그거 괜찮은데요. 하하.”
“그냥 하는 말이 아닙니다. 실제, 우리 해군 장교들이 전역신청을 하면 ‘4함대로 가는 거야?’ 하는 농담을 할 정도입니다.”
“때가 되면 ··· 그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군요.”
“그 말씀은 국가의 부름이 있다면 ··· ?”
“모든 부름에 응할 순 없겠지만. 그럴 수도 있겠죠.”
“작금의 정세나 전황일 때가 머지않은 듯합니다.”
“네. 저도 그래서 근심이 많습니다.”
…
손이일 제독 그에겐 OSS 부사장 직함을 주었다. 이로써 3명의 부사장이 완편된 셈이었다.
OSL 부사장 진민규 / OSSAC 부사장 김웅 / OSS 부사장 손이일
손이일 부사장은 OSS 1호 제트기를 타고. 다시 한국으로 갔다.
이제는 한화오션 자문역이 아닌 OSS 부사장 자격이었다. 그는 ESB와 이지스함의 건조와 취역을 담당하기로 했다.
…
그러던 사이 이 차장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중요. 긴급!!! 이 대표. 보안 회선으로 유선 연결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