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Goods Player RAW novel - Chapter 123
126.이길 수 없다면 (1)
요정여왕의 유원지.
그곳에서 위신 셀레스는 무료한 표정으로 찻잔을 들고 있었다.
평소라면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성역을 뒤집고 다녔을 셀레스지만, 그런 그녀가 지금은 이런 태도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하나.
대륙의 인간들과 접촉해 닻을 내리는 일에 실패한 까닭이었다.
– “으윽······!”
그녀와 접촉가능한 인간들은 하나같이 하자가 있는 편이었다.
말을 걸자마자 다짜고짜 소리를 지른다던가.
위대한 이들을 섬기는 제례에 대해 하나도 모른다던가.
말을 듣고도 묵묵히 땅을 고르고 있다던가.
그나마 말이 통할 것 같은 인간마저도, 귀를 틀어막고 들리지 않는 시늉을 하는 모습이었다.
그런 이유로 셀레스의 ‘닻 내리기 계획’은 황당하게 실패하고 만 것이다.
– “아담. 대체 뭐가 문제였던거야?”
“셀레스님의 계획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저 어리석은 미물들이 그 위대하신 뜻을 헤아리지 못했을 뿐입니다.”
– “그렇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지? 하찮은 미물들이 내 매력적인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을텐데 말이야!”
아담의 어깨 위에서 격노한 셀레스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원래대로라면 눈조차 마주치지 못할 위대한 존재가 기회를 줬거늘, 감히 건방진 태도를 보이며 그를 거절하다니.
마음같아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본때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대륙을 뒤덮고 있는 저 장벽만 아니었다면 당장이라도 그리했을 터였다.
– “으으··· 장벽만 아니었다면······!”
하지만 장벽이 약해진 상태라고 해도, 아직 그것을 뚫고 운명의 격류를 견뎌낼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격류에 휩쓸려나가지 않으려면 닻을 내릴 필요가 있었다.
닻이 없는 이상 셀레스가 대륙에서 활동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이야기였다.
– “장벽만 아니었다면 이런식으로 골탕을 먹진 않았을텐데! 나 셀레스가 인간들에게 이런 수모를 당하다니!”
“제 마음같아선 당장이라도 장벽을 부숴드리고 싶은 마음이지만, 아쉽게도 제 능력이 부족한 탓에 쉽지 않습니다.”
– “그렇다고 장벽을 부수면 눈동자도 올거아니야! 이 멍청아!”
“······.”
– “장벽이 부서지기전에 닻을 내려서 미리 장악해두는게 중요한거야!”
하-.
짧은 한숨을 내쉬던 셀레스는 이내 찻잔을 내팽개치고 정원에 설치된 요람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는 그곳에 몸을 누이고서, 뾰루퉁한 얼굴로 아담을 향해 입을 열었다.
– “아담.”
“네, 셀레스님.”
– “지금부터 낮잠을 잘테니 방해하지 말도록 해.”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짧은 티타임이 끝난 이후엔, 셀레스는 언제나 낮잠을 자는 습관이 있었다.
비록 오늘은 그녀에게 쌓인 울분이 있어 티타임이 빨리 끝나고 말았지만, 평소라면 과자와 차를 잔뜩 먹고서 잠에 들었을 시간이었다.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여 닻을 내린 인간이 있었다면, 행복한 티타임의 시간을 함께하고서 같이 낮잠에 들었터였지만—.
애석하게도 그녀에게 닻을 내려주겠다 선언하는 인간은 대륙에 존재하지 않았다.
결국 셀레스의 낮잠시간은 오늘도 혼자 보낼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 “유원지에 인간 다섯명정도만 들어오면 참 재미있을텐데.”
하암-.
하품을 하면서 드러누운 셀레스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새근, 새근.
그녀가 완전히 잠에 든 후에야, 유원지를 떠돌던 몇몇 ‘장난감’들은 활동을 멈출 수 있었다.
* * * * * *
“후, 드디어 끝났네.”
[신화 : 칠흑의 방랑자 ‘셀레스’ 토벌 ]에 도전하기 위해서 며칠이나 시간을 들여 노력했을까.나는 그동안 레온을 뼈빠지게 굴린 끝에, 간신히 레온을 입장조건에 맞추는 것에 성공했다.
물론 그동안 레온이 가혹한 혹사에 시달려야만 했지만, 세계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세계가 위험한데 어떻게 기사들이 여유롭게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
적어도 내가 용사였던 때, 나때는- 그런 여유는 용사에게 있어서 사치였다는 이야기다.
“입장제한 750. 진짜 말도 안되는 수치이기는 하네.”
– 끄덕.
“이렇게나 시간을 써야 겨우 맞출 수 있을 정도라니······.”
위신 셀레스를 토벌하는데 필요한 [운명개화 포인트]의 수치는 750.
EX+ 랭크의 캐릭터를 입장조건에 맞추는데도 이만큼 고생했으니, 다른 캐릭터를 이 수치에 맞추는 것도 쉽지는 않을 터였다.
그래도 세명의 캐릭터가 동시에 임무에 참전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물론 지금까지의 고생은 임무에 참여하기 전의 준비과정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물론 이번 임무가 쉽지만은 않겠지.”
내가 이전에 마주했던 위신, 아트라스크급은 아니더라도 여태껏 칠흑기사단이 맞서왔던 위신들 중에서는 가장 체급이 높은 상대였다.
결코 우습게 보아서는 안된다는 이야기였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아직 나에게 조금이나마 시간이 남아있다는 점일까.
그리 많은 시간은 아니지만, 그래도 최악의 상황만큼은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다.
단원들에게 문제가 생기는 경우 내가 직접 나서려는 생각이었다.
“그래도 내가 아는 기사들이면··· 충분히 클리어가 가능하지 않을까?”
– 끄덕.
무릎 위에서 게임을 하던 미니 곰돌이 역시 고개를 끄덕여 수긍하는 모습이었다.
우스꽝스러운 장난감 선글라스를 착용해 푸른 안광이 보이지 않는 까닭이었을까.
게임을 하는 곰돌이의 모습은 이전보다도 상당히- 쿨해보이는 그런 아우라가 있었다.
“더군다나 장비쪽도 지속적으로 뽑기를 돌려서 준비해줬으니, 어지간하면 별 문제없겠지.”
조금은 긴장되는 면도 있지만, 그래도 그동안 보아왔던 캐릭터들의 면면이 있기에 크게 걱정은 하지 않기로 했다.
타닥, 타다닥-.
간단하게 키보드를 조작해 캐릭터를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켜놓은 나는, 스마트폰을 들어올려 눈여겨두었던 임무 화면으로 이동했다.
위신 셀레스.
이제는 그녀를 토벌할 차례였다.
손가락을 움직여 [신화 : 칠흑의 방랑자 ‘셀레스’ 토벌 ] 임무를 터치하자, 이번 임무에 배정할 캐릭터들을 선택하는 화면이 떠올랐다.
당연하게도 내가 이번 임무에 배정할 인원은 세명.
이오와 아리엣, 그리고 레온.
EX+ 랭크에 도달한 세명을 캐릭터창에 올리고 화면을 터치한다.
스윽-.
손가락을 움직여 결정사항을 확인하면 [신화 임무]의 개시 여부를 묻는 창이 다시 한 번 떠올랐다.
“당연히 확인이지.”
툭-.
수락버튼을 터치하기 무섭게 화면에서 강렬한 빛이 터져나왔다.
그와 동시에 화면의 하단에 익숙한 유형의 메세지들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 기사단원 [이오(EX+)]에게 해당 임무가 부여됩니다.
– 기사단원 [아리엣(EX+)]에게 해당 임무가 부여됩니다.
– 기사단원 [레온(EX+)]에게 해당 임무가 부여됩니다.
칠흑기사단의 최대전력 3명이 포함된 임무의 개시선언이었다.
지이이이잉-.
웅장한 소리와 함께 알레테이아의 로비에 서있는 캐릭터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신화 임무]의 개시조건을 채우기 위해, 이미 모든 캐릭터들이 로비에 돌아와있는 상황이었다.나는 화면 너머에서 임무를 준비하는 캐릭터들을 보며, 그들을 향해 응원의 말을 전해주었다.
“이 CPU가 식기전에 적장의 목을 베고 돌아오도록.”
* * * * * *
– 차원간의 연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성역과의 충돌에 대비하십시오.
차원요새 알레테이아의 로비.
그곳에서는 위신과의 전투를 앞둔 기사들이 싸움을 준비하고 있었다.
제1석, 이오 크로우라이트.
그녀를 필두로 한 3명의 기사들은 저마다의 무장을 점검하고 있었던 것이다.
– 차원간 연결이 활성화되었습니다.
– 사전에 고지된 임무내용을 반드시 숙지하십시오.
– 성역과의 충돌에 대비하십시오.
그중에서도 유달리 반짝이는 눈으로 자신의 손등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양손에 특별한 장갑을 착용한 레온이었다.
아무리 검술에 문외한이라고 하여도, 달인과 같은 검술을 내보일 수 있게 도와주는 귀중한 물건.
그것이 레온이 착용하고 있는 장갑의 정체였다.
단장으로부터 선물받은 새로운 장갑은 레온의 손에 무척이나 잘맞는 모습이었다.
서포터는 이 장갑을 바라보며 검술 A랭크와 같은 이야기를 했지만, 거기까지는 레온이 알 수 없는 이야기였다.
‘단장은 나를 믿고 이 장갑을 맡겨줬어. 그러니···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지 않으면 안되겠지.’
가장 중요한 임무를 앞두고 있는 까닭일까.
며칠동안 수많은 임무들에 참여했던 레온이었지만, 아직까지 지친 것 같은 기분은 들지 않았다.
이번 임무에 집중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였다.
오히려 이전보다도 한층 더 몸이 가벼워진 기분이었다.
단장에게 받은 장비들과 레온의 가슴속에 남아있는 성역.
그것들이 있다면 위신을 상대로도 맞설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 포탈 개방까지 앞으로 5초.
– 4초.
기사들이 긴장한 얼굴로 저마다의 상태를 점검하는 사이에도, 알레테이아의 카운트다운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위신의 성역과 연결되어가는 포탈은 점점 그 형체를 갖춰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째각. 째깍-.
로비에 설치되어있는 시계의 소리를 뒤덮듯이.
알레테이아의 카운트 다운은 그 끝을 향해 달려나갔다.
– 3초.
– 2초.
– 1초.
그리고 모든 카운트다운이 종료된 직후.
우우우우웅-.
커다란 떨림과 함께 포탈너머의 풍경이 온전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 경고! 신화적 존재가 성역을 선포했습니다.
– 차원요새 알레테이아가 [성역 : 요정여왕의 유원지]에 진입합니다.
드넓은 정원을 가득채우고 있는 형형색색의 장식들.
누구라도 그것을 마주한다면 감탄을 자아낼만한 아름다움이 그곳에 있었다.
대륙의 어느 곳에 찾아가야 이렇게나 아름다운 장소를 마주할 수 있을까.
인간의 심미안이 경탄할만한 풍경이 포탈을 통해 제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 포탈이 개방되었습니다.
– 임무를 개시하십시오.
포탈의 너머에 존재하는 성역의 풍경에, 성역을 향해 발을 내딛던 기사들이 의문을 표했다.
터벅, 터벅.
그들이 발을 딛은 지점에서부터 시작해, 사방을 뒤덮은 성역의 풍경이 무척이나 기상천외했던 까닭이었다.
처음 발을 딛은 풍경에 가장 먼저 감탄을 터뜨린 것은 레온이었다.
레온은 눈앞에 존재하는 풍경이 위신의 성역이라는 것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여기가, 성역이라고······?”
레온의 머릿속에 그동안 마주했던 성역의 풍경들이 스쳐지나갔다.
그림자로 뒤덮힌 정원.
피에 물든 바다.
새하얗게 불타오르는 백염의 영토.
레온이 지금까지 보았던 성역들은 하나같이 마경과도 같은 풍경을 가지고 있었다.
허나, 지금 레온의 눈앞에 보이는 풍경은 그것과는 전혀 반대였다.
“이건··· 마치 사람들을 맞이하기 위한 공간같잖아.”
짐승의 머리를 단 채 정갈한 복장을 입은 이들이 도열해있는 모습.
심지어 그들이 도열해 맞이하는 것은, 명백하게 침입자라고 부를 수 있는 칠흑기사단의 단원들이었다.
“설마 여기에 있는게 전부 다 위신인건가?”
“······아무래도 그건 아닌 것 같은걸.”
레온의 이야기를 듣던 아리엣의 백은이, 도열한 괴물들의 뒷편에 존재하는 공간을 가리키며 이야기했다.
귀중한 손님을 대하듯이 예의를 갖추고 있는 그들의 뒤에서는, 산뜻한 꽃내음이 풍겨오는 정원과 자그마한 요람 하나가 자리하고 있었다.
물론 그 주변에는 괴팍한 행동을 반복하는 정체불명의 생명체들도 존재했지만, 그들에게도 저마다 모자나 리본과 같은 장신구들이 붙어있는 모습이었다.
적어도 손님과 만나기 전에 최소한의 단장만큼은 갖춰두었다는 것이다.
성역에 찾아오는 손님들을 마주하기 위한 공간.
그동안 마주했던 전장과의 괴리감은 칠흑기사단의 판단이 느려지게 만들기에는 충분한 것이었다.
– “하암-. 뭐야, 손님이 찾아왔잖아.”
레온을 포함한 기사단원들이 주변의 풍경을 둘러보고 있으면, 이내 그들의 머리속에 누군가의 의지가 흘러들어왔다.
인간의 머리속에 그 의미를 전달하는 위신들의 언어.
기사들에게 있어서 익숙한 현상에 레온의 허리춤에서 검 한자루가 뽑혀나왔다.
스릉-.
검을 뽑아든 레온은 정면을 바라보며 경계의 기색을 보였다.
– “이곳에 손님이 찾아온건 상당히 오랜만이네.”
“······요정?”
경계심으로 가득찬 칠흑기사단의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여태껏 그들과 마주했던 괴물들과는 다른 존재였다.
집중하지 않으면 그 존재를 잊어버릴 것 같은 자그마한 존재.
그럼에도 인간을 초월한 아름다움을 가진 존재가, 오색찬란한 빛을 내며 부유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페어리.
일찍이 전설로만 전해져오던 신화속의 요정이 칠흑기사단의 눈앞에 자리하고 있던 것이다.
위신 셀레스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 모든 기사들의 무기가 일제히 그녀를 향해 겨누어졌다.
요정이 머금은 비현실적인 분위기가 그들을 압도한 까닭이었다.
“저 요정이 위신이라고?”
– “흐음. 그렇구나. 다들 좋은 의도로 온건 아니구나.”
“외형에 속으면 안돼. 저렇게 보여도 상당히 위험한 존재니까—.”
아리엣은 그런 기사들의 태도에 무언가 경고를 전하려고 했지만, 그보다도 요정여왕이 먼저 움직이는 것이 빨랐다.
빛무리를 흩뿌리던 셀레스가 순식간에 그들의 앞으로 다가와 양손을 들어올린 것이다.
기사들을 바라보는 셀레스의 얼굴에는 장난기가득한 미소가 드리워져있는 모습이었다.
셀레스는 눈앞에 있는 기사들을 하나씩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 “그래도 괜찮아! 여기서는 모두 즐겁게 놀 수 있을테니까.”
“······!”
– “자! 그럼 지금부터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보자!”
짜악-.
말을 마친 셀레스가 가벼운 박수를 친 직후.
레온은 자신이 마주하고 있던 풍경이 완전히 뒤바뀐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방금전까지 보고 있던 요정과 정원은 온데간데 없고, 레온 혼자 검고 길다란 무언가 위에 올라타있는 모습이었다.
“아니, 이게 무슨······!”
“강제전이야! 아무래도 저 요정이 공간계열 권능을 갖추고 있는 것 같아!”
더군다나 레온의 어깨와 복부에는 단단한 사슬이 매여있는 모습이었다.
철컥, 철컥.
레온 자신의 힘으로 사슬을 밀어내려고 해봐도, 레온을 고정하고 있는 사슬은 힘으로 벗겨지지 않았다.
오히려 레온의 전신을 더욱 강하게 조여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 잠시 후, 흑룡열차가 출발할 예정입니다.
– 승객 여러분은 부디, 죽지 않고 살아서 목적지까지 도착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뭐라고? 흑룡열차······?”
사슬을 풀어내려고 노력하는 레온의 귓가에, 난생 처음 듣는 해괴한 이름이 울려퍼졌다.
흑룡열차.
제국에서 운행한다는 마도열차는 들어봤어도, 이런 이름의 열차는 듣도보도 못한 것이었다.
게다가 이름만 그런 것이 아니었는지, 레온이 앉아있는 장소가 용의 비늘처럼 보이는 모습이었다.
“아리엣! 이오! 어디에 있는거냐!”
– 3초 후 흑룡열차가 출발합니다.
구오오오오-.
레온의 앞쪽에 있던 날카로운 무언가가 고개를 들어 레온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한쪽 눈을 잃어버린 채로 애꾸가 되어버린 흑룡이었다.
레온이 타고 있는 것은 말 그대로 흑룡이었던 것이다.
이 길다란 용의 등, 자칭 흑룡열차에 묶여있는 것은 오직 레온 하나뿐이었다.
철컹. 철컹-.
레온은 어떻게든 사슬을 풀어내려고 노력했지만, 물리적인 방법으로 사슬을 해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빌어먹을······!”
– 3. 2. 1.
– 흑룡열차, 출발하겠습니다!
– 승객 여러분들은 다들 눈물과 비명으로 이번 여정을 즐겨주시기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