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Goods Player RAW novel - Chapter 23
24.캐릭터 특별 임무 (2)
EX랭크의 캐릭터, 레온이 칠흑기사단에 들어오고서 하루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나는 레온을 간단한 토벌 임무에 내보내며 레온의 전투 스타일을 확인해보았다.
그는 임무가 개시되자 검은 불꽃에 휘감긴 칼을 휘둘러 적을 공격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특성의 랭크가 낮기 때문이었을까.
레온이 벌이는 전투는 상당한 화력이 있음에도 어딘가 아쉬운 느낌을 버릴 수 없었다.
인챈트 효과를 가진 소모아이템도 존재하지 않아 아직까지 레온의 포텐셜을 끝까지 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뭔가 아쉬운데. 역시 인챈트가 없으면 퍼포먼스가 제대로 안나오나?”
지금까지 내가 진행한 [랜덤 아이템 뽑기]에서는 이렇다할 인챈트 아이템이 나왔던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아직까지 어떻게 해야 인챈트 아이템을 습득할 수 있는지, 그 경로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있지 못한 것이다.
유일하게 짐작가는 부분이 있다면 [수집 임무]를 통한 습득이겠지만, 지금까지의 봐왔던 [수집 임무]의 패턴을 생각했을때 명확하게 원하는 물건이 나올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렇게 내가 레온을 육성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으면, 이내 화면에 새로운 메세지가 떠오르는 모습이었다.
– 단장에 대한 [레온(EX)]의 신뢰도가 상승했습니다.
– [캐릭터 특별 임무 : 레온]이 추가되었습니다.
– [임무] 페이지로 이동해 해당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는 갑작스럽게 화면에 떠오른 메세지를 주의 깊게 확인해보았다.
화면에는 레온의 신뢰도가 올랐다는 내용과 함께 [캐릭터 특별 임무]가 추가되었다는 메세지가 적혀있었다.
여태껏 봐왔던 임무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임무였다.
그동안의 임무가 [전설 임무]나 [수집 임무]와 같이 특정 캐릭터를 선정해 임무를 하달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온전히 어떤 캐릭터만을 위한 임무가 등장한 것이다.
그에 나는 [임무] 페이지로 이동해 해당 내용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었다.
– [캐릭터 특별 임무 : ‘위험한 연구’ 저지]
– 최대 참가인원 : 레온(EX)/1명
– 제한시간 없음
– 임무 개요 : 사악한 마법사가 자신의 연구실에서 위험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실을 습격해 스크롤을 확보하고 연구 자료를 소거하십시오.
– 보상 : 마법 스크롤 / 인챈트 스크롤
[임무] 페이지에 들어가 임무의 내용을 확인해보면, 이전에 보았던 메세지의 내용대로 [캐릭터 특별 임무]가 추가되어있는 모습이었다.새로 추가된 임무의 이름은 [캐릭터 특별 임무 : ‘위험한 연구’ 저지].
사악한 마법사의 연구를 방해하고 스크롤을 확보하는 임무였다.
“사악한 마법사의 연구를 저지한다··· 이제서야 스토리다운 스토리가 나오는구나.”
이번 임무는 지금까지 보았던 임무와는 다르게 보상이나 임무 내용이 제법 상세하게 적혀있는 편이었다.
무려 임무의 배경이 되는 스테이지의 배경 지식까지 전달해준 것이다.
게다가 임무의 보상으로 지급되는 것은 무려 소모성 아이템으로 추정되는 스크롤이었다.
말그대로 인챈트 효과를 강화할 수 있는 레온을 위한 임무인 셈이었다.
“거기에다가 보상이 인챈트 스크롤이 포함되어있는 스크롤들? 이러면 이번 임무를 안받을 이유가 아예 없는데?”
아무래도 새로운 캐릭터가 추가되면서 그와 어울리는 아이템을 획득할 기회를 추가로 주는 모양이었다.
나로서는 망설일 이유가 없는 상황이었다.
레온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인 이야기였고 말이다.
그렇게 결심을 마친 나는 [임무] 페이지에서 레온에게 새로운 임무를 하달했다.
내가 임무를 선택한 즉시 하늘에서 곰돌이가 내려오더니, 이내 레온의 앞으로 다가가 무언가를 건네주었다.
곰돌이가 레온에게 건넨 것은 빽빽하게 글자가 적혀있는 종이였다.
“······이제는 지령서도 같이 주는건가?”
아무래도 임무 내용이 적혀있는 종이처럼 보이는 모습이었다.
레온은 곰돌이가 건네준 종이를 읽어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곰돌이에게 다시 종이를 내밀었다.
그리고는 곰돌이가 개방한 포탈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허리에 다섯자루의 검을 매고 나아가는 레온의 모습은, 이전보다는 훨씬 기사다워진 모습이었다.
임무의 내용을 확인한 레온이 포탈 너머로 사라지자, 곰돌이는 다시 포탈을 폐쇄했다.
– 화르륵.
곰돌이가 들고 있던 종이 역시 불에 타서 재가 되어 흩날렸다.
쓸모를 다한 지령서는 저런식으로 불태워서 없애버리는 모양이었다.
나는 종이를 불태우는 곰돌이를 보다가, 다시 레온이 있는 스테이지로 화면을 전환했다.
이제부터는 레온이 임무를 진행하는 모습을 지켜볼 생각이었다.
과연 얼마나 사악한 마법사기에 칠흑기사단이 직접 나서서 저지해야만 하는 것일까.
지금부터 그 자세한 내막을 눈으로 확인할 시간이었다.
* * * * * *
사무엘 칼트.
그는 제도에서 마법연구를 진행하는 세번째 계단의 마법사였다.
또한 스크롤을 판매하는 스크롤 가게의 주인이기도 했다.
사무엘이 판매하는 스크롤은 마탑의 물건과 비교해도 크게 부족하지 않은 성능이었으며, 가격은 마탑과 비교해서 훨씬 저렴했다.
비록 그가 직접 제작하는 탓에 수량이 부족해 큰돈을 벌어들이지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사무엘이 혼자 연구를 진행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은 금액이었다.
자유마법사인 사무엘이 지금까지 혼자 연구를 진행할 수 있던 것도 그가 스크롤을 판매하며 벌어들인 금액 덕분이었다.
“조금만 더 있으면 이 연구도 제대로 된 성과가 나오겠군.”
그리고 그런 사무엘이 최근까지 진행하고있는 연구는 바로 ‘신성마법’에 대한 것이었다.
성기사들이 사용하는 신성주문의 효과를 마력을 이용해 재현하려고 하는 것이다.
정확히는 마력의 성질을 일시적이나마 신성력과 비슷하게 변환하는 기술이었다.
마탑의 마법사들이 듣는다면 말도 안된다고 비웃을만한 이론이고, 신성교단에서 듣는다면 신성모독이라며 성을 낼만한 이론이었다.
그러나 사무엘만큼은 이 마법이 세상을 발전으로 이끌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 숫자가 크게 부족한 성직자가 아니더라도, 마법사들의 힘을 이용해 효과적으로 마기나 흑마법에 대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운이 정말 좋았군. 운이 따르지 않았더라면 이런 대단한 발견을 해내는 것은 내가 아니었겠지.”
사무엘이 신성마법을 거의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어디까지나 그가 인챈트 마법에 조예가 깊다는 것과, 경지에 비해 마법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다는 점, 거기에 더해 그에게 수많은 행운이 따른 덕분이었다.
결코 세번째 계단의 마법사가 해낼 수 있을만한 위업은 아닌 것이다.
그렇게 사무엘이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 결과물에 만족하며 외출을 준비하고 있으면, 이내 사무엘의 주변에 무언가 이변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이이이잉-.
사무엘의 근처에 있던 공간이 뒤흔들리며 균열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 “······.”
“누, 누구냐!”
사무엘은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기 시작한 이변에 황급히 지팡이를 주워들고는 그곳을 바라보았다.
허공에 열린 균열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푸른 안광을 흘리고 있는 거대한 곰인형이었다.
아티팩트로 추정되는 곰인형은 사무엘을 바라보며 멍하니 서있는 모습이었다.
그런 곰인형의 모습에 사무엘이 긴장한 채로 그 모습을 지켜보고있으면, 이윽고 가만히 있던 곰인형이 무언가의 반응을 보였다.
– “선택되었음.”
“뭐라고? 내가 무슨 선택을······.”
자신이 선택되었다는 곰인형의 이야기에 사무엘이 의문을 표하려던 찰나.
곰인형은 할말을 마치고서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곰인형이 들어있던 균열 역시 어느새 자취를 감추어버린 모습이었다.
지팡이를 들고 있던 사무엘은 긴장을 늦추지 않은 채로 균열이 있던 자리에 가까이 다가갔다.
허나 그 자리에 가까이 다가간 사무엘은 그곳에서 아무런 마력의 흔적조차도 잡아낼 수 없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설마 내가 방금 본게 헛것이었단 말이냐!”
마법을 사용하면 대부분은 주변에 마력의 잔향이 남기 마련이었다.
특히나 전이마법의 경우에는 소모하는 마력이 큰 덕분에 마력의 잔향이 더욱 강하게 남는 편이었다.
다섯번째 계단의 마법사가 사용하는 마법이라고 해도 예외는 없었다.
그럼에도 마력의 흔적이 남지 않았다면 그 이유는 두가지뿐이었다.
사무엘이 존재하지 않는 헛것을 보았거나, 상대가 마력의 잔향을 완벽하게 지워버렸거나.
아무리 생각해도 전자라고 추측하는게 합리적이었다.
“하지만 아직 그럴만한 나이가··· 휴우, 골방에 틀어박혀 연구하다보니 미쳐버린건가.”
사무엘은 곰인형이 사라진 자리를 노려보다가, 이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정황만 봐서는 허상이었던 것 같았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니 보안을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어보였다.
그렇게 보안에 대한 두려움이 생긴 사무엘은 가게의 결계마법을 이전보다 몇단계 더 강화시키기로 결심했다.
철컥. 지이이잉-.
마력회로를 활성화한 사무엘이 마력을 불어넣으면, 건물에 설치되어있던 마법진이 작동하며 결계를 세 겹 더 만들어내었다.
이정도면 사무엘이 외출했다 돌아오더라도 아무런 문제도 없을 터였다.
사무엘은 마법진을 통해 강화된 결계를 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서둘러 재료를 사러 갔다와야겠군.”
그의 연구를 완전히 완성시키려면 아직은 재료가 조금 더 필요했다.
게다가 스크롤을 만들기 위한 촉매제도 전부 떨어진 상황이었다.
그렇게 강화된 결계를 활성화시킨 사무엘은 짐을 챙기며 밖으로 나섰다.
서둘러 마법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재료를 사서 가게에 돌아와야만 했다.
* * * * * *
사무엘이 빠져나간 그의 연구실.
원래대로라면 사람이 없어서 적막해야했을 연구실이지만, 그럼에도 사무엘의 연구실에서는 이상한 소리가 흘러나오는 중이었다.
쩌적, 쩌저적-.
아무도 없는 연구실에서 공간이 갈라지며 이내 한 남자가 균열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었다.
기사단의 제복을 입고 있으면서, 허리에 검을 다섯 자루 매달아놓은 은백색 머리의 기사.
칠흑기사단의 제3석인 레온 크로스비트가 사무엘의 연구실에 침입한 것이었다.
“여기가 지령서에 적혀있었던 마법사의 연구실인가?”
레온은 사무엘의 연구실을 둘러보면서 이야기했다.
종이냄새와 함께 온갖 수식이 널브러져있는 공간은 누가 보더라도 마법사의 연구실이었다.
레온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로 가득차있는 종이들이 사방에 흩어져있는 것이다.
그는 근처에 있던 수많은 논문들을 바라보다가, 금세 구석에 있던 스크롤 뭉치들을 발견하고는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일전에 다른 용병이 스크롤을 사용하는 모습을 수차례 보았던만큼, 레온은 구석에 있는 스크롤 뭉치들을 문제없이 구별할 수 있었다.
“비싼 물건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잖아? 하여간 마법사들은 하나같이 돈이 썩어나는 모양이군.”
스크롤.
그것은 값비싼 촉매제를 사용해 마법을 일시적으로 보존해놓은 소모품이었다.
스크롤을 사용하면 어떠한 사람이라도 마력소모 없이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물건이기에 스크롤의 가격은 보통 터무니없이 비싼 편이었다.
전쟁에서 자주 사용되는 물건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기사의 전력을 강화할때 사용하는 편이었다.
칠흑기사단에 들어오기 전의 레온이었다면 평생 사용조차도 못해봤을 물건들인 것이다.
“이런 비싼 물건들을 내가 사용할만큼만 챙겨오라니, 단장이든 서포터든 다들 배포가 정상이 아니야.”
다른 기사단이었다면 임무에서 습득한 물건이라고 해도 어느 정도 기사단에 상납하라고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다.
적당히 남겨먹을 분량을 제외하면 대부분을 임무를 지시한 기사단에 바쳐야만 하는 것이다.
허나 서포터는 임무에서 획득한 스크롤을 전부 레온이 가지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오히려 필요한 경우 얼마든지 내키는대로 스크롤을 사용해도 된다고 이야기하기까지 하는 모습이었다.
마법사의 결계를 돌파해 안에 침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 서포터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렇게까지 이야기한다면 이쪽에서도 감사히 받아가야겠지.”
그렇기에 레온은 서포터의 이야기에 감명을 받은 채로, 근처에 있던 가방에 스크롤을 전부 우겨담았다.
쌓여있는 스크롤의 양이 상당했기에, 그는 가방을 닫고서도 옆으로 스크롤이 빠져나올 때까지 어떻게든 밀어넣었다.
그럼에도 남는 스크롤이 있다고 한다면, 스크롤을 찢어서 자신의 검에 사용하기까지 했다.
어차피 가져가지 못할 스크롤을 남겨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는 까닭이었다.
화르륵-.
레온이 스크롤을 사용하자 그가 쥐고 있던 ‘분열하는 아성’에 불길이 한차례 치솟았다.
아무래도 방금 전에 사용한 스크롤이 불꽃과 관련된 물건인 모양이었다.
“업화보다는 작은 편이지만··· 뭐, 이정도면 연구실을 태우기에는 충분하려나.”
가방에 한가득 스크롤을 챙긴 레온은, 타오르는 검을 들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레온의 주위에는 내용을 알 수 없는 연구자료들이 무수히 쌓여있었다.
스크롤의 확보도 중요하지만, 이번 임무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연구자료의 파기였다.
이곳에 있는 자료들도 전부 없애버리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그리고 레온이 생각하기에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불을 질러 모든 자료를 소각하는 것이었다.
“——타올라라, 업화.”
레온은 분열하는 아성을 높이 치켜들고는, 한차례 업화를 지펴 불꽃을 폭발시켰다.
콰과과과광-!
커다란 폭음과 함께 검은 불꽃이 터져나가며, 가게를 뒤덮고 있던 모든 마법진이 파괴되었다.
마법진이 파괴되며 외부에 유지되던 결계 역시 동력을 잃고 소멸되었다.
레온은 혹시 모를 마법적인 조치들을 제거하기 위해 업화를 사용한 것이었다.
그렇게 업화를 터뜨린 이후, 레온의 검에서 다시 붉은 불꽃이 피어올랐다.
업화가 꺼진 이후에도 인챈트 마법의 효과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레온은 불타오르는 검을 들고서, 주변에 있던 종이들의 위에 가져다대었다.
화륵, 화르륵-.
불씨를 가까이 가져다대자 이내 연구실에 있던 자료들에 불이 옮겨붙기 시작했다.
“이미 한차례 헤집어놓기도 했고, 다시 불까지 붙이고 있으니··· 혹시라도 자료가 남아있을 일은 없겠지.”
이미 레온의 업화가 한차례 불살라놓은 자료들이었다.
그런 자료들에 따로 불까지 붙여놓은만큼, 소각해놓은 자료를 복구하는 것은 불가능할 터였다.
이정도라면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했다고 보아도 문제가 없을 터.
몇차례 더 불씨를 붙여 연구실을 불태운 레온은, 스크롤이 들어있는 가방을 한쪽 어깨에 매고서 계단을 내려갔다.
가게가 완벽하게 타오를 때까지 주변에서 상태를 확인하다가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럼, 서포터가 오기전까지 좀 여유를 가지고 지켜볼까.”
철컥.
가게의 문을 열고 빠져나온 레온은 불이 번지기 시작한 연구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매캐한 연기를 내뱉기 시작한 연구실은 복구할 수 있는 가망따위는 전혀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 * * * * *
스크롤 가게 밖으로 외출했던 사무엘이 가게에 돌아왔을때.
그는 화려하게 타오르는 자신의 가게를 마주해야만 했다.
사무엘이 연구실이 있는 층에 시선을 향하면, 그곳에는 다른 곳보다도 더욱 강렬한 불길이 타오르는 중이었다.
화르르르륵-!
뜨겁게 타오르는 불길은 이미 연구자료쯤이야 진작에 집어삼켰다는 듯이, 맹렬하게 그 열기를 더해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아니, 내 연구가······!”
사무엘은 불타오르는 자신의 가게 앞에 주저앉으며 절규했다.
마법사 사무엘 켈트.
그는 평생에 걸쳐 쌓아올린 자료들을 한순간에 전부 잃어버렸다.
그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스크롤 가게에서 일어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