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Goods Player RAW novel - Chapter 28
29.천리안의 관측자 (2)
꿈이란 무엇인가.
사람들은 저마다 꿈에 대해 다양한 견해를 늘어놓고는 한다.
누군가는 이것을 기억의 정리라고 부르고, 또 누군가는 이것을 무의식의 표출이라고 부른다.
또 누군가는 이것을 사람의 운명에 연관지어 설명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불규칙하게 반복되는 꿈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아쉽게도 나는 아직 거기에 해당하는 정답을 찾지 못했다.
단지, 이전과 같은 꿈에 잠겨든채로 연속적인 기억을 더듬어나가고 있을 뿐이다.
답을 찾아가는 것은 어디까지나 이어지는 꿈속에서 이루어져야만 하는 일이었다.
“단장, 일어났구나.”
소파에 누워 감고 있던 눈을 뜨면, 기사단의 제복을 입은 이오의 모습이 나를 반겨주었다.
언제나와 같은 알레테이아의 풍경.
로비의 소파에 누워있던 나를 이오가 내려다보고 있었다.
몸을 짓누르는 피로의 영향이 꿈속에서마저 나타난 모양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내가 꿈의 초입부터 소파에 누워있을 이유는 없을테니까 말이다.
나는 피로감에 젖은 몸을 일으키면서, 이오를 향해 짧은 인사를 건넸다.
“오랜만이군. 이오.”
“응. 단장이 알레테이아에 돌아오는건 오랜만이네.”
그렇게 말하는 이오의 얼굴에서는 미묘하게 아쉬워하는 표정이 보이고 있었다.
나는 그런 이오를 바라보다가, 이오의 오른쪽 어깨에 손을 얹었다.
꿈속의 이오는 언제나 단장에게 인정받기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가끔씩은 그런 이오에 대한 신뢰의 증명 역시 필요할 것이다.
나는 이오의 어깨를 살며시 두드리면서 이야기했다.
“내가 없는 동안에도 고생이 많았군. 이오 크로우라이트.”
“······칠흑기사단의 기사로서 당연한 일을 한 것 뿐이야.”
이오는 그런 내 칭찬에 살짝 상기된 얼굴로 대답을 돌려주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이오의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걸려있는 모습이었다.
이러니 저러니 이야기해도 결국은 이런 반응만으로도 충분한 모양이었다.
진짜 게임속의 이오가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내가 이오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면, 근처에 서있던 곰돌이가 나에게 다가오는 모습이었다.
– “단장.”
총. 총. 총. 총.
조용한 걸음걸이로 걸어온 곰돌이는 이전보다 2배는 커진 아우라를 퍼뜨리며 나에게 다가왔다.
어디서 무언가를 잘못 집어먹고 한단계 진화하기라도 한 것일까.
눈앞에 보이는 곰돌이에게서는 왠지 모를 포스가 느껴지고 있었다.
나는 곰돌이와 이오를 번갈아보다가, 이내 곰돌이를 향해 시선을 향하며 이야기했다.
“무슨 일이지?”
– “알레테이아의 바깥에 외부인이 접근해왔음. 아무래도 단장을 관찰하는게 목적으로 보임.”
나를 향해 다가온 곰돌이는 알레테이아의 바깥에 누군가 찾아왔음을 알려오는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오늘의 꿈은 그런 컨셉인 모양이었다.
단장인 나를 보기 위해서 누군가 알레테이아까지 찾아온 것이다.
꿈을 꿀때마다 느끼는 것이었지만, 하다보니 단장행세를 하는 일에도 나름 적응이 되는 것 같았다.
이제는 이렇게 당황스러운 상황이 찾아오더라도 단장필터를 피해서 대답하는 정도는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외부인이 가까이 접근했다고 했나?”
– “단장이 원하면 외부인은 바로 추방할 수 있음. 하지만 단장이 만나보기를 원한다면, 일시적이지만 알레테이아에 들어오는 것을 허가하겠음.”
곰돌이의 이야기는 결국 두가지의 선택지들 중 하나를 고르라는 것이었다.
외부인을 만나보던가, 아니면 침입자로 간주해 쫓아내던가.
전자를 선택하는 경우에는 여태껏 만나지 못했던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는 경험이 될 것이다.
어느쪽이든 크게 상관없을 것 같은 선택지였다.
잠시 고민하던 나는 곰돌이를 향해 내 선택을 말해주었다.
“상관없다. 안으로 들어오는걸 허락하지.”
– “단장의 명령대로 하겠음. 다만 단장을 관찰하기 위해 찾아온만큼, 다른 단원들이 없는 곳에서 만나는 것을 추천함.”
“굳이 그렇게 해야하는 이유가 있나?”
– “관측마법은 관측하는 대상이 늘어날수록 소모되는 마력이 격렬해짐. 인간마법사가 그만한 마력소모를 감당할 수 있을리가 없음.”
다시 말해서 상대를 배려하고 싶으면 혼자서 만나보라는 의미였다.
꿈속에서 처음 마주하는 이벤트인만큼 상대를 배려해주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어차피 여기에서 무슨 일이 생기던간에, 결국은 꿈속의 일에 불과한 것이었으니 말이다.
단장필터에 걸리지만 않는다면 무슨 짓을 벌이든 상관없었다.
결론을 내린 나는 알레테이아의 복도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었다.
“자리를 옮겨야겠군. 내가 직접 손님을 마주하겠다.”
* * * * * *
나를 만나고 싶다고 찾아온 손님.
그것은 군청색의 머리카락을 발치까지 흐트러뜨린 학자였다.
어린 아이의 모습과 노인의 모습을 모두 엿볼 수 있는 신비로운 얼굴.
외알안경을 착용하고 있는 그녀는 어째서인지 반투명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평범한 사람처럼은 보이지는 않는 것이다.
마치 유령을 마주한 듯한 기분이다.
물론 꿈속이니까 이런 인물이 존재하는 것쯤이야 충분히 납득가능한 상황이었다.
“당신이··· 단장······?”
“그래.”
다만 나를 마주한 그녀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가고 있는 중이었다.
무엇을 마주하고 공포에 질린 것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유령과도 같은 모습으로 공포에 질려있는 모습은 상당히 재미있는 광경이었다.
당장 놀라야하는 것은 그녀를 마주하고 있는 나였으니까 말이다.
물론 대놓고 놀랄만한 수준의 분장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서로의 처지가 바뀐 것이 아닌가 싶은 상황이었다.
“대, 대체 어떻게··· 당신같은 인간이 존재하는게 가능한거지······?”
나를 바라보며 벌벌 떨기 시작한 유령의 모습에 나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두려움에 떨며 경악하는 유령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이 나오게 만들만한 광경이었다.
아무래도 겁이 많은 유령인 모양이었다.
이래서야 유령의 집에 들어가더라도 실직할 것이 분명했다.
나는 그런 유령을 바라보며 최대한 단장다운 어조로 배려의 말을 전해주었다.
“내가 두려운건가? 겁에 질린 표정이군.”
흠칫-.
그 말에 나를 보던 유령의 얼굴이 오히려 딱딱하게 굳는 모습이었다.
내 질문에 무언가 문제라도 있는 것일까.
나는 자신의 롤플레잉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한차례 되돌아보았다.
허나 다시 생각해도 내 말에 겁을 먹을만한 부분은 없었다.
내가 연기해야하는 단장이라는 역할은 멋있고, 잘생겼고, 강하면서도 부유한 인물이었으니까 말이다.
몇가지 부분만 제외하면 현실의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
그런 내 배려에도 불구하고 눈앞의 유령은 여전히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어떤 대화를 해나가야 두 사람의 사이에 내려앉은 이 적막을 타파할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하던 나는 둘이서 부담없이 나눌 수 있는 공통적인 주제에 대해 꺼내기로 결심했다.
눈앞의 유령은 나를 보기 위해 찾아온 방문객이었다.
그런만큼 그녀가 찾아온 목적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부담없이 답변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나에게 궁금한게 있다고 들었다만.”
“그건······.”
하지만 이어지는 주제에도 유령은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오히려 유령은 굳게 닫혀있던 자신의 입술을 깨무는 모습이었다.
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찾아왔기에, 제대로 된 대답조차도 하지 못하고 있단 말인가.
대화를 나누는 내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따름이었다.
결국 고민하던 나는 그녀를 향해 대답을 재촉하는 이야기를 전했다.
“계속 그렇게 조용히 하고 있을 생각인가?”
하도 답답한 나머지 유령을 향해 대놓고 이야기하자, 이번에는 내 눈치를 보기 시작하는 유령이었다.
내 눈동자와 그 주변을 힐끔거리던 유령은, 이내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한참 고민하던 유령이 내어놓은 답은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였다.
“······운명에게 버림받은 인간이여. 제국의 행사는 우리 청록마탑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이다.”
청록마탑. 그리고 제국.
나로서는 무슨 내용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맥락을 통해 유추하려고 노력해봐도 어떠한 상황인지 가늠조차 가지 않는다.
하지만 그걸 곧이곧대로 이야기했다가는, 이번에도 단장필터에 걸려 음소거 될 터.
단장의 품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최대한 위엄있는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었다.
나는 최대한 고풍스럽게 내 의견을 돌려서 그녀에게 전달했다.
그녀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내용이었다.
“이해가 가는 이야기는 아니군.”
“당장은 납득할 수 없는 이야기겠지만 당신에게 현상금을 건 것도, 신성교단에서 원탁회의를 소집한 것도 우리 청록마탑이 관여한 바는 없다.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는 제국의 행사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자 이번에도 영문모를 소리가 되돌아왔다.
나한테 현상금이 걸렸다거나, 이름모를 곳에서 이름모를 회의를 소집했다는 이야기였다.
나로서는 하나같이 처음듣는 이야기였다.
대충 그러한 설정이 배후에 있는 모양이지만, 내 역할이 집중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했다.
롤플레잉도 어느정도 배경지식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자세한 정보를 흘려달라는 이야기를, 단장필터에 걸리지 않을만한 수준으로 이야기했다.
“겨우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찾아온건가?”
“······.”
“아무래도 내가 받아들일 수 있을만한 이야기를 하는 편이 좋겠군.”
그렇게 말하면서 친절한 미소를 곁들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만큼이나 직설적으로 이야기했다면 확실히 알아들었을 터.
내가 유령을 내려다보며 불만을 전하면, 그녀는 그제서야 알아들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딱딱하게 굳어있던 표정이 풀리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이제서야 비로소 말이 통한 것일까.
유령은 이전보다 한층 홀가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런가. 당신을 상대로 고작해야 그런 말로는 부족하겠지.”
“그래.”
“운명에 버림받은 자여. 청록마탑의 탑주, 헤이즐 오르네스의 이름으로 사죄하도록 하지.”
“······?”
“이 시간부로 청록마탑은 제국의 관측의뢰를 일절 받아들이지 않겠다. 두 번 다시 당신의 차원요새를 관측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일련의 대화가 지나간 이후.
눈앞에 있던 유령은 점점 투명해지더니 완전히 사라지고야 말았다.
알 수 없는 대화만 나누고서는 자기 혼자 멋대로 사라져버리고 만 것이다.
하-.
나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는 유령이 사라진 자리를 보며 지금의 내 기분을 사실대로 표출했다.
“저게 뭔데? 왜 자기 혼자 헛소리 하다가 가버리는——.”
– 단장의 품위에 어긋나는 발언이 금지됩니다.
* * * * * *
청록마탑의 최상층에 위치한 천구의(天球儀).
그곳에서 헤이즐 오르네스는 떨리는 눈으로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시야에 보이는 손은 이전보다도 그 크기가 작아진 모습이었다.
관측을 위한 대가로 그녀가 지금까지 보내왔던 시간을 지불한 것이다.
조금만 더 관측이 이어졌다가는, 모든 시간을 지불하고 소멸에 이를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만큼이나 이번 관측은 위험하고 어려운 일이었다.
“허억, 허어억······.”
천구의에 앉아있던 육신으로 영격을 되돌린 헤이즐은 거칠게 숨을 내쉬며 손을 들어올렸다.
주륵-.
어느새 그녀의 코에서 흘러내린 피가 손등을 적셔가는 모습이었다.
위험한 것을 관측한 반동이었다.
그만큼이나 헤이즐의 눈에 보였던 것은 이질적이고 폭력적인 것이었다.
인세에 존재해서는 안되는 괴물.
그저 서있는 것만으로도 스스로를 무너뜨릴 운명의 역류를 헤이즐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마주했던 것이다.
“실로 위험한 것을··· 건드릴 뻔 했구나······.”
쿨럭, 쿨럭.
자신이 보았던 것을 떠올리던 헤이즐의 입에서는 피가 섞인 기침이 터져나왔다.
보아서는 안되는 것을 마주한 이의 대가는 항상 참혹했다.
청록마탑의 선대 탑주는 관측을 진행하다 소리소문없이 사라졌으며, 그녀의 스승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숨을 거두었다.
머나먼 것을 향한 인간의 탐구심은 그에 따른 해를 불러오는 법이었다.
차원너머의 존재를 마주하는 행위는 항상 위험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헤이즐이 단장이라는 자와의 대화를 정상적으로 끝마쳤으며, 생명을 부지한 채로 천구의에 되돌아왔다는 점이었다.
“칠흑기사단은··· 특히나 단장이라는 인물만큼은 절대 건드려서는 안된다.”
손수건을 꺼낸 헤이즐은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아내면서, 단장이라는 자가 쌓아올린 업에 대해 고민했다.
마법사가 쌓아올린 업은 기적에 통하는 길을 만들어내기 위한 힘이었다.
오직 다섯번째 계단에 이른 자에게만 허락되는 행위이며, 더 강한 기적을 일으키기 위한 조건이기도 했다.
그리고 단장이 쌓아올린 업은 인세에 존재하는 것을 용납받지 못할 수준이었다.
누구라도 그러한 운명을 짊어지게된다면, 스스로가 쌓아올린 업에 짓눌려 파멸하고 마는 것이다.
그것은 헤이즐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더욱 많은 업을 쌓아 기적에 닿아갈때마다, 그녀의 육신은 천구의에 구속되고 끝내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될 터였다.
“다만 그렇게 쌓은 업이 만들어내는 기적은 결코 가볍지 않을 터이니······.”
그럼에도 그가 쌓아올린 업이라면, 그 짧은 시간동안 말도 안되는 기적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업이란 그런 것이었다.
짊어지는 것으로 파멸에 가까워지지만, 감내하는 것으로 그만한 힘을 부여하는 것이었다.
동일한 기적을 행하더라도 개인이 축적한 업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것이다.
경계해야만 했다.
그리고 조심해야만 했다.
가능한 자극하지 않은 채로 거리를 두어, 조용히 살아가는 것만이 청록마탑의 존속을 위한 방법인 것이다.
“마탑의 다른 마법사들에게도 이 사실을 전해놓지 않으면 안될 터.”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난 헤이즐은 어려진 육신을 움직이며 손을 휘저었다.
헤이즐의 손길을 따라 허공에 놓여있던 종이 울리며 소리를 퍼뜨렸다.
철컥-.
울려퍼지는 종소리에 덜컥 문이 열리더니, 천구의의 밖에서 사람 하나가 안으로 들어왔다.
문을 열고 최상층의 천구의에 들어온 것은 헤이즐 오르너스의 직계제자, 네번째 계단의 마법사인 노어만 알레사이트였다.
스승의 지시에 따라 안으로 들어온 노어만은 대가를 지불한 헤이즐의 모습을 보고 경악하며 입을 열었다.
“스승님! 괜찮으십니까!”
“괜찮다. 다만 마탑에 긴히 해야하는 이야기가 있으니, 내 이야기를 듣고 그대로 전하여라.”
“알겠습니다, 탑주님!”
헤이즐의 이야기를 들은 노어만은 스승이 전하려는 이야기를 기다렸다.
진중한 헤이즐의 눈빛은 노어만을 바라보다가, 이내 그녀가 내린 결심을 입밖으로 전했다.
헤이즐이 꺼내는 이야기는 그녀가 힘들게 내린 결정이었다.
“제국의 관측의뢰는 더 이상 받지 않겠다.”
“그거야 당분간은 요양이 필요하실테니, 당연한······.”
“그리고 칠흑기사단과 무슨 일이 있어도 엮이지말거라.”
“예······?
노어만은 헤이즐의 이야기에 의문을 표하며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헤이즐의 표정은 그 어느때보다도 확고했다.
천리안의 현자.
그녀는 제 이명과도 같은 모습을 내보이며 노어만을 향해 이야기했다.
“무엇하느냐. 어서 가서 이야기를 전하지 않고서.”
“스승님. 이번 관측에서 대체 무엇을 보신겁니까.”
“나는 아무것도 본 것이 없다. 제국에도 그리 전하거라.”
“······알겠습니다.
헤이즐 오르네스.
그녀는 위험으로부터 눈을 돌리는 것을 선택했다.
그것만이 그녀가 생각하는 유일한 최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