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Goods Player RAW novel - Chapter 3
마이너스 운명석 (3)
나는 그동안의 실험을 통해 [기사단원 모집]을 진행하는 경우 운명석이 마이너스까지 줄어든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것은 아무런 제약 없이 무한정 캐릭터 뽑기가 가능하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였다.
그렇다면 [기사단원 모집]이 아니라 상점의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는 경우에는 어떨 것인가.
나는 직접 상점에 들어가 [재능개화 포션]을 구매하는 것으로 그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점에 존재하는 유료 아이템도 아무런 제약없이 무작정 구매하는 것이 가능했던 것이다.
“와··· 이거 가챠에만 버그가 있는게 아니라 상점에도 적용되는거였네.”
그 덕분에 현재 내 인벤토리에는 [재능개화 포션]이 999개나 쌓여있는 상태였다.
그나마도 아이템의 최대보유개수 제한때문에 손을 멈춘 것이었다.
가장 중요한 재화인 운명석의 개수는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면서, 이상하게도 인벤토리의 아이템 개수는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누가 만들었는지는 몰라도 참으로 기가 막힌 노릇이 아닐 수 없었다.
나는 조잡한 게임의 시스템을 비웃으면서 게임의 메인화면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상점을 떠나 메인화면으로 돌아가면, 나는 로비에 자리하고 있는 이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 이제 포션을 먹일··· 뭐야. 언제 제복으로 갈아입었어?”
그리고 몇분만에 다시 만난 이오의 옷차림은 검은 제복으로 바뀌어있는 모습이었다.
검정일색의 제복에 은색 쇠사슬로 연결되어있는 흑색의 망토까지.
이전에 누더기를 보았을때와는 다르게 제법 기사다운 모습이 되어있는 이오였다.
나는 그제서야 자신이 뽑은 EX랭크 캐릭터의 모습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다.
로비에서 보니 캐릭터가 둥글둥글한게 제법 귀여운 느낌의 그래픽이었다.
“이렇게 보니까 한쪽 눈만 색이 다르네.”
이오의 한쪽 눈동자는 머리와 같은 검은색이지만, 다른 한쪽 눈동자는 묘하게 보랏빛을 띄는 모습이었다.
양쪽 눈의 색깔이 다른 것이다.
EX급 캐릭터라고 나름대로 눈색깔에도 특징을 준 모양이었다.
나름대로의 디테일인 것처럼 보이지만, 솔직히 말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차이를 느끼기도 쉽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로비에 앉아있는 이오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이내 그녀의 머리를 터치해 메뉴를 활성화시켰다.
그러자 이오의 머리 위에 그녀의 이름과 함께 세가지 버튼이 떠오르는 모습이었다.
– 제1석, 이오 크로우라이트.
–
–
–
이오의 머리 위에 떠오른 버튼의 이름은 각각 와 , 그리고 버튼이었다.
첫번째야 당연히 캐릭터에게 장비나 호감도 아이템을 선물하기 위한 버튼일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의 경우에는 이전에 보았던 캐릭터 정보창을 띄우는 버튼일 것이다.
마지막이야 내가 열심히 [빅스(E)]를 쫓아낼때 사용했던 그 기능일테고 말이다.
나는 그중에서 아이템 선물하기를 눌렀다.
그리고 상점에서 무더기로 구입해놓은 [재능개화 포션]을 최대치까지 때려박았다.
– 캐릭터에게 선물할 아이템을 골라주세요.
– 최대 99개까지 선물이 가능합니다.
– [재능개화 포션] x 99
– 다음 아이템을 [이오(EX)]에게 선물하시겠습니까?
– 예 / 아니오
나는 망설임없이 ‘예’ 버튼을 눌렀다.
어차피 포션이야 900개가 더 남아있으니 고민할 필요가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이오에게 포션을 선물하자, 화면이 번쩍이며 공중에서 곰돌이 인형이 나타났다.
쿵-.
하늘에서 내려온 곰돌이 인형의 손에는 커다란 쟁반이 들려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쟁반에는 포션으로 보이는 물건이 무수히 많이 쌓여있는 모습이었다.
곰돌이는 그것을 가져다가 이오의 앞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이내 이오가 그것을 하나씩 뜯어 입에 털어넣기 시작했다.
“아니··· 설마 포션 먹는걸 하나씩 다 모션으로 보여주려는 거야?”
이오는 자신의 앞에 놓인 포션들을 하나씩 뚜껑을 열어 입에 넣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오가 포션을 마실때마다 화면의 하단에 메세지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당연하지만 이오가 포션을 먹었다는 내용이었다.
그와 동시에 포션을 먹는 이오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져가기 시작했다.
– [이오(EX)]가 [재능개화 포션]을 복용했습니다.
– [이오(EX)]의 성장 진행도가 E RANK로 상승했습니다.
– [이오(EX)]가 [재능개화 포션]을 복용했습니다.
– [이오(EX)]가 [재능개화 포션]을 복용했습니다.
– [이오(EX)]가 [재능개화 포션]을 복용했습니다.
– [이오(EX)]의 성장 진행도가 D RANK로 상승했습니다.
.
.
.
– [이오(EX)]가 [재능개화 포션]을 복용했습니다.
– [이오(EX)]의 성장 진행도가 EX RANK로 상승했습니다.
– 캐릭터의 성장 진행도가 최대치에 도달했습니다.
– 더 이상 [재능개화 포션]을 사용해도 캐릭터의 성장 진행도가 상승하지 않습니다.
나는 허탈한 표정으로 이오가 포션 99개를 하나씩 열어서 먹는 것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새로운 포션의 뚜껑을 열어젖힐때마다 이오의 얼굴이 점점 굳어가는 것은 덤이었다.
그렇게 몇분간의 기다림이 지나 이오가 모든 포션을 전부 다 복용했을 즈음.
나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내려다보며 허망함에 가득찬 불만을 토해낼 수 있었다.
“······대체 먹는걸 왜 하나씩 다 보여주고 있는거야. 이런데 디테일 쏟을 시간에 광고라도 하나 더 돌리지.”
그동안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봐왔던 디테일중에 가장 쓸모없는 부분임이 틀림없었다.
그럼에도 몇분이라는 시간끝에 비로소 자신이 캐릭터를 최대 레벨까지 성장시켰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한 상황이었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이오의 머리 위에 떠오른 메뉴를 조작했다.
그리고 캐릭터 정보창을 열어 이오의 현재 상태를 확인해보았다.
[ 캐릭터 정보 ]– 캐릭터 이름 : 이오
– 캐릭터 등급 : EX RANK
– 성장 진행도 : EX RANK / EX RANK
[ 캐릭터 고유 특성 ]– 태생적으로 그림자의 마력을 타고난 특별한 가계의 일원입니다.
– 그림자의 혈통을 타고난 이오는 그림자를 통해 다른 곳으로 움직이거나 물리력을 갖춘 그림자를 형상화할 수도 있습니다.
– 검술의 재능을 타고난 육체입니다.
– 이오는 직감에 따라 검을 휘둘러도 숙련된 검사 못지않은 뛰어난 기교를 보여줄 것입니다.
– 예민한 감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이오는 마력의 움직임이나 주변의 기척을 쉽게 감지할 수 있습니다.
한참동안 포션을 사용해 이오의 레벨을 최대치까지 올렸기 때문일까.
다행히 이오의 모든 특성이 완전히 해금되어있는 모습이었다.
이제는 EX랭크 캐릭터의 모든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이오의 상세정보를 확인하고는 창을 닫았다.
“하··· 진짜 내가 이거 뽑아서 키우느라 고생했다. 2시간 가까이 이러고 있으니까 슬슬 피곤해지네.”
그리고 튜토리얼을 따라 [임무]라고 적혀있는 버튼을 눌러 전투 스테이지로 들어가기 위한 페이지에 접속했다.
캐릭터를 전부 육성시켰으니 이제는 실전에서 확인해볼 생각이었다.
임무창을 열자 임무를 전달할 기사단원을 선택하라는 창이 떠올랐다.
나는 임무를 맡을 캐릭터에 이오를 선택해 집어넣었으며, 이오에게 맡길 임무로 목록에서 가장 위에 있는 임무를 선택했다.
그렇게 모든 항목을 설정한 나는 마지막에 나타난 버튼을 클릭하는 것으로 이오에게 임무를 내릴 수 있었다.
– [숲에 등장한 고블린 무리 토벌] 임무를 선택하셨습니다.
– 기사단원 [이오(EX)]에게 해당 임무가 부여됩니다.
“딱 스테이지 하나만 밀고서 꺼버려야지.”
이미 지칠대로 지쳐버린 내 정신으로는 게임을 길게 플레이할 여력이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딱 하나의 스테이지만 클리어하고 게임을 종료하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버튼을 눌러 이오에게 임무를 내린 직후.
곰돌이 인형이 이오의 앞에 신비한 포탈을 만들어내었다.
이오는 곰돌이 인형을 바라보며 잠시 고민하더니, 새로 열린 포탈의 안으로 걸어들어가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이오가 포탈의 너머로 이동해 마주한 장소는 나무가 우거진 숲이었다.
그리고 그 숲에는 군락을 만들고 있는 고블린 무리가 존재하고 있었다.
나는 이오를 둘러싸고 있는 고블린들을 보며 전투를 치르기 위한 준비를 했다.
EX랭크 캐릭터의 진면목을 이제부터 확인해보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내 생각이 깨지기까지는 고작해야 10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
“아니······ 무슨 게임이 전투 스테이지에 조작요소가 단 하나도 없냐.”
놀랍게도 게임은 전부 자동전투였다.
내가 조작할 요소따위는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결국 나는 그렇게 한참동안 이오가 전투를 마칠때까지 강제로 구경해야만 했다.
새로 뽑은 EX급 캐릭터가 고블린을 상대로 전투를 마치기까지 제법 긴 시간이 필요했던 것은 덤이었다.
* * * * * *
제국의 최북단에 위치한 험지.
그곳에는 극악한 죄수들을 가두기로 소문난 레긴델트 교도소가 있다.
모든 죄수에게 마력구속구를 채운 채로 독방에 가두어놓고, 물과 식사조차 제대로 배식하지 않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여태까지 아무도 탈출하지 못한 것으로 유명한 레긴델트 교도소에는 최근에 새로 들어온 죄수가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이오 크로우라이트라는 이름을 가진 검은 머리의 소녀였다.
그녀는 이곳에 찾아온 죄수들중에 가장 특이한 내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다.
극악무도한 죄목을 가지고 있는 다른 죄수들과는 다르게, 그녀는 오직 연좌죄만으로 이곳에 끌려왔다는 점이 그 차이점이었다.
“······.”
이오는 자수정을 닮은 한쪽 눈동자를 번뜩이며 자신의 과거를 머릿속에 떠올려보았다.
그녀는 분명 유복한 가정에서 부모와 함께 행복하게 살아오고 있었다.
분명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녀의 가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제국의 징벌기사단이 와서 그녀의 가족을 처형하고, 일주일간 도망쳐다니던 그녀를 붙잡아 이 레긴델트 교도소에 데려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허나 지금은 그녀의 가족 모두가 반역죄로 처형당했으며, 유일하게 살아남은 이오마저도 탈출이 불가능하다는 레긴델트 교도소에 갇힌 상황이었다.
더 이상 그녀에게는 아무런 미래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대체 그림자의 혈통이 뭐길래, 나는 이렇게······.”
이오는 입술을 깨물면서 기사들이 자신에게 했던 이야기를 되뇌었다.
그림자의 혈통.
기사들은 그런 이야기를 하며 크로우라이트의 가계를 두려워하는 모습이었다.
그녀가 다른 곳이 아닌 이 레긴델트 교도소에 갇힌 이유 역시 그런 이유에서가 분명했다.
이곳이라면 그 누구도 탈출하는 것이 불가능할테니까 말이다.
“제발··· 누구라도 좋으니 이곳에서 꺼내줬으면 좋겠어······.”
기사들이 두려워하는 무언가가 이오 자신에게 있다고 한다면, 언젠가는 그 재능이 꽃을 피울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녀가 있는 곳이 레긴델트 교도소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레긴델트 교도소 안에서는 그녀의 재능을 확인할 방법도, 무언가를 수련할 방법도 존재하지 않았다.
평생 여기에 갇혀있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게 이오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있으면, 그녀는 이내 허공에서 무언가의 이변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녀가 레긴델트 교도소에 갇혀있는 며칠동안 단 한차례도 마주하지 못했던 광경이었다.
“······마법?”
지직, 지지직-.
공간에 균열이 생기면서 이오의 앞에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오는 자신의 눈앞에서 벌어진 신비한 광경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공간이동과 마법의 사용이 금지되어있는 레긴델트 교도소 안에서 누군가 마법을 사용하는 모습을 마주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는 이것은 전혀 불가능한 일이었다.
게다가 이오의 눈앞에 생겨난 균열의 너머에서 나오는 것은 사람의 형상같은게 아니었다.
– “······.”
이오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거대한 곰인형이었다.
그것도 사람만큼 커다란 덩치를 가지고 있으며, 눈에 푸른 안광을 흘리는 곰인형 말이다.
이오는 자신의 앞에 나타난 거대한 곰인형의 모습에 눈을 깜빡이며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앞에 서있는 곰인형도 푸른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곰인형이 그녀를 바라보고서 잠시 후.
곰인형은 그녀를 향해 뭉툭한 팔을 뻗으며 이야기했다.
– “이오 크로우라이트. 너는 이 시간부로 칠흑기사단의 기사단원이 되었음.”
“칠흑··· 기사단······?”
– “칠흑기사단은 차원요새 알레테이아를 거점으로 삼는 기사단임.”
처음 듣는 기사단의 단원이 되었다.
그녀의 눈앞에 있는 곰인형은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갑자기 교도소 안에 곰인형이 나타난 것도 신기한 상황인데, 거기에다가 이오에게 기사단에 합격했다고 이야기하기까지 하는 모습이었다.
이오로서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광경이었다.
반역자의 자식인 그녀를 받아줄 기사단따위는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터였다.
그 기사단이 제국의 레긴델트 교도소 한가운데에 들어올만한 힘을 가졌다면 더더욱 그러했다.
이오는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눈앞의 곰인형을 향해 자세한 내용을 물어보았다.
“내가 왜 기사단원이 된거야······?”
– “단장이 너를 선택했음.”
“단장? 단장이 누구야?”
– “칠흑기사단의 기사단장임.”
“······.”
– “칠흑기사단의 가입제안을 수락하는 경우 단장의 명령에 따라 알레테이아로 전이시키겠음.”
곰인형이 말하는 단장이 누군지는 모른다.
그리고 그 단장이 왜 이오를 기사단원으로 선택했는지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곰인형의 말에 따르면 이것 하나만큼은 확실해보였다.
칠흑기사단의 기사단원이 되면 이 레긴델트 교도소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점 말이다.
“기사단에 가입하면 여기에서 나갈 수 있는거야?”
– “기사단원은 전부 차원요새 알레테이아로 전이되며 그곳에서 거주하게 됨.”
“그게 사실이라면··· 칠흑기사단에 가입하고 싶어.”
– “알겠음.”
차원요새 알레테이아가 어떤 곳인지는 몰라도, 최소한 이 레긴델트 교도소보다는 나을 터.
그렇기에 이오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곰인형을 따라가는 것을 선택했다.
그리고 이오의 대답을 들은 순간, 곰인형의 푸른 눈동자에서 몇줄기의 광선이 뻗어나왔다.
콰앙! 쩌저저적-.
곰인형의 눈에서 나온 광선은 이오의 팔과 다리를 묶고있던 구속구를 깨뜨렸다.
단 한 방에 이오의 마력을 구속하고 있던 마력구속구가 완전히 박살난 것이다.
순식간에 깨져나간 구속구의 모습에 이오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아······!”
그 직후, 이오는 자신의 눈앞에 비추어지는 풍경이 달라져있음을 확인했다.
방금전까지 보고 있던 칙칙한 감옥이 아니라, 어느새 산뜻한 분위기가 나는 신비한 장소에 도착해있는 모습이었다.
곰인형의 말대로 그녀는 레긴델트 교도소에서 차원요새 알레테이아로 전이한 것이었다.
게다가 그녀의 손발을 구속하고 있던 구속구의 영향에서도 자유로워진 상태였다.
처음으로 알라테이아에 찾아온 이오가 경계의 시선으로 곰인형을 바라보았다.
그녀를 알레테이아로 안내한 곰인형의 손에는 검은 무언가가 들려있는 모습이었다.
– “차원요새 알레테이아에 온 것을 환영함. 이제부터 너는 기사단의 제1석임.”
이오를 마주한 곰인형은 그녀에게 무뚝뚝한 환영인사를 건네며 손에 들고 있던 것을 내밀어왔다.
곰인형이 내밀어온 것은 검은색의 옷이었다.
손에 닿는 원단에서는 무척이나 부드러운 질감이 느껴지고 있었다.
이오는 곰인형이 내미는 검은 옷을 받으면서, 그를 향해 그것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이건 무슨 옷이야?”
– “기사단의 정복임. 더러우니까 갈아입고 나오길 추천하겠음.”
기사단 제복.
곰인형은 한눈에 보기에도 고급스러워보이는 옷에 대해 설명하며, 이내 방에서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쾅.
곰인형이 밖으로 빠져나가고 문이 닫히자, 이오는 그제서야 자신이 정체불명의 기사단에 가입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정말 기사단에 가입한거구나······.”
이오는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손에 들린 기사단 제복을 바라보았다.
제1석, 이오 크로우라이트.
그녀는 레긴델트 교도소의 역사상 처음으로 교도소를 탈출하는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