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Goods Player RAW novel - Chapter 80
81.용사 (1)
“단장!”
알레테이아의 수련실.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면, 그곳에는 제복차림의 아스티야가 보이는 모습이었다.
검을 쥔 아스티야의 앞에는 그림자를 움켜쥔 이오가 서있었는데, 아무래도 둘이서 대련을 진행하고 있던 모양이었다.
이오는 무기를 착용하는게 불가능한만큼, 서로 실전에 가까운 대결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수련실에서 검을 맞대고 있는 두 단원을 보니, 왠지 모르게 감회가 새로웠다.
“아스티야. 대련을 하고 있던 모양이군.”
“단장이 준 검을 시험해보고 있었거든요! 이거, 한눈에 보기에도 엄청 비싸보이는 물건같은데요? 대체 얼마나 주고서 구한건가요?”
아스티야는 그렇게 말하면서, 손에 쥐고 있던 [조화마검 – 하모니아(EX)]를 흔들어보였다.
아스티야가 쥐고 있는 검에는 은은한 황금의 광채가 일렁이고 있는 모습이었다.
하모니아의 능력을 사용해 마력을 신성력으로 치환하고 있는 것이다.
하기야, 아스티야에게 있어서는 마력보다도 신성력쪽이 더 친숙할 터였다.
대련을 치르는 중에도 검에 신성력을 두르고 있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신경쓸 필요는 없다. 기사들이 가진 가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물건일테니.”
“단장······.”
“처음부터 이야기 했겠지만, 칠흑기사단의 단원들에게 지원을 아낄 생각은 없다.”
어차피 뽑기를 통해 획득한 물건이었다.
나에게 있어서는 크게 가치있는 물건은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그 사실을 솔직히 이야기해주면, 아스티야는 어딘가 그 말에 감동을 받은 듯한 모습이였다.
진실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부하들을 감동받게 만드는 리더.
그것이 지금의 단장이었다.
“고마워요, 단장! 그런데 말이에요··· 기사단의 제복은 저랑 잘 어울리는 것 같나요?”
펄럭-.
제복차림의 아스티야가 등에 매여있는 망토를 펄럭이며 이야기했다.
원래부터 조용한 편은 아니었지만, 기사가 되고 나서는 조금 더 말이 많아진 느낌이었다.
‘다른 단원들이야 대부분 조용한 편이었으니··· 이것도 나쁘지 않나.’
칠흑기사단의 기존 단원들중에는 과묵한 단원들이 많이 있었다.
나와 가장 오래 있었던 이오조차도, 오랜만에 나를 마주하고 반겨주는 상황을 제외하면 길게 이야기하는 법이 없었다.
그나마 자주 이야기를 꺼내는 단원이 레온 정도였을까.
그런 기사단에 생기를 불어넣는다고 생각하면, 그리 나쁜 상황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나는 제복 차림을 자랑하는 아스티야를 향해 천천히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잘 어울리는군.”
“정말인가요?”
“그래.”
“제가 어렸을때는 성기사단에 들어가는걸 고민했거든요. 이런식으로 기사가 되어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네요!”
기쁜듯이 이야기하는 아스티야의 두눈에는 황금빛의 광채가 머물고 있었다.
지난번에 미래예지를 사용할때는 푸른 광채를 보여주고 있었는데, 하모니아를 사용하는 지금은 다시 황금빛의 광채를 띄고 있었다.
아무래도 특성을 활성화하는 힘이 마력이냐, 신성력이냐에 따라서 색이 뒤바뀌는 모양이었다.
보고있으면 참으로 신기한 특성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고보니, 단장··· 저번에 제가 다른 사람들보다도 눈썰미가 좋다고 이야기 했었잖아요?”
그렇게 기사단에 대한 소감을 늘어놓던 아스티야가, 문득 무언가를 떠올렸는지 나를 바라보며 다른 화두를 던졌다.
“분명 그렇게 이야기했지.”
“제가 며칠동안 눈을 이용해 알레테이아를 돌아다니다가, 흥미로운 사실을 한가지 알아냈거든요.”
“흥미로운 사실······?”
“원래 교황청에 있는 비밀공간같은 곳들도 자주 찾아다녔는데, 알레테이아 안에도 그런 비밀공간이 숨어있던걸요?”
스윽-.
손가락 두개를 펴서 앞으로 내민 아스티야가 미소를 지어보였다.
“저한테 숨기고 있는 비밀의 방이 두 개 있는거 맞죠?”
“······.”
“모험을 좋아하다보니 그런 비밀을 찾는일에는 능숙하거든요.”
알레테이아 내부에 숨겨져있는 방이 두 개.
갑작스러운 아스티야의 이야기에, 나는 머릿속으로 의문을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숨어있는 방들 중 하나는 내가 사용하고 있는 기사단장실이 분명했다.
기사단장실에서 나오던 나를 마주한 이오가, 벽에서 빠져나왔다면서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니까 말이다.
다른 단원들에게는 기사단장실이 보이지 않도록 숨겨져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스티야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 이외에도 숨겨진 방이 하나 더 존재하는 모양이었다.
‘기사단장실 이외에도 방이 하나 더 있다고?’
혹시나 아스티야가 잘못 본 것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던 내 눈에, 확신에 차있는 아스티야의 눈빛이 보이고 있었다.
마음같아서는 그녀가 짐작하고 있는 장소의 위치를 물어보고 싶지만, 그것이 용납될 가능성은 전무한 상황이었다.
칠흑기사단의 단장에게 가치없는 질문은 허락되지 않는다.
그것이 알레테이아가 나에게 요구하는 단장으로서의 모습이었다.
그러니 아스티야의 조력을 받아 비밀을 캐내려고 하는 행위는, 단장 필터가 제약하는 품위있는 모습에 위반될 확률이 높았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아스티야를 향해 그럴싸한 대답을 늘어놓을 뿐이었다.
“글쎄. 새로운 기사단원의 호기심을 만족시키기에는 숨겨져있는 비밀이 부족할지도 모르겠군.”
“흐음··· 결국 단장의 입으로는 밝히지 않겠다는 이야기겠네요?”
“계속해서 고민하다보면 무언가 실마리가 보일지도 모르는 일이지.”
나는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아스티야의 옆에 있던 이오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아무래도 두 사람이 대련중이었다는 사실을, 아스티야가 완전히 잊어버린 것처럼 보였으니까 말이다.
“적어도 지금은 그런 비밀에 집중할 때가 아닌 것 같아보이는군.”
휘릭-!
어느새 그림자를 타고 이동한 이오가 검을 들어올린 모습이었다.
대화가 길어지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이오는 뾰루퉁한 얼굴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자, 잠깐만요! 이오! 기사가 대화중에 기습하는게 어디있어요!”
“······기사는 대련중에 한눈파는 사람이 아니야.”
“아, 아니··· 그게 아니라구요!”
카앙-! 캉! 캉!
이오와 아스티야의 검이 허공에서 얽혀나간다.
내가 개입하는 것으로 잠시 중단되었던 대련이, 이오의 손에서 다시 재개되기 시작한 것이다.
아스티야는 허겁지겁 검을 들어올려 이오의 공격을 받아내기 시작했다.
서로 진검을 들고 벌이는 실전같은 대련은, 보는 것만으로도 그 살벌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숨겨져있는 방이라······.’
나는 아스티야가 남겨둔 이야기를 고민하면서 수련실에서 조용히 몸을 돌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짐작가는 부분은 없었다.
* * * * * *
“뭐야. 전설 임무인가?”
[드림 커넥터]를 끝내고 나와 스마트폰을 보고 있던 도중.나는 화면에 떠오른 새로운 메세지에 시선을 옮기지 않을 수 없었다.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전설 임무]가 추가되었다는 메세지가 떠오른 것이다.
메세지를 확인한 직후, 나는 곧장 [임무] 페이지로 이동해 새로운 [전설 임무]를 찾아보았다.
새로 추가된 임무들 사이를 뒤져보다보면, 그 속에서 금세 [전설 임무] 하나를 찾아낼 수 있었다.
[전설 : ‘안데르크 산맥’의 유적 탐색]– 최대 참가인원 : 1명
– 제한시간 : 없음
– 임무 개요 : 안데르크 산맥에는 적룡 레그발드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유적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해당 유적을 탐색하고 유적에 숨어있는 유물을 회수하세요.
– 보상 : 차원요새 알레테이아의 기능 강화, EXP +10,000, 운명개화 포인트 +50
이번에 추가된 [전설 임무]의 이름은 [전설 : ‘안데르크 산맥’의 유적 탐색].
최대 참가인원이 1명밖에 되지 않는 임무였다.
지금까지 임무에 배정된 최대 참가인원의 숫자를 생각해봤을때, 이번에 배정된 인원은 굉장히 의외라고 생각되는 부분이었다.
게다가 ‘알레테이아의 기능 강화’가 보상으로 추가되어있어, 아무래도 봉인석을 회수하는 유형의 임무일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이번 임무의 내용을 확인해보던 나는, 상단에 있던 최대 참가인원을 향해 다시 시선을 돌렸다.
“참가인원이 한명이라. 굉장히 의외인데.”
이번 임무의 최대 참가인원은 고작 1명이다.
다시 말해서 내가 임무에 파견할 수 있는 기사의 숫자가,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운명개화 포인트] 보상이 50에 달하는 모습이었다.
인원이 줄었음에도 보상이 그대로라는 것은, 새로 기사단에 합류한 단원에게 많은 양의 포인트를 몰아줄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임무의 보상을 보며 이번 임무에 참가할 인선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에 아스티야를 임무에 보내면, 빠른 속도로 다른 캐릭터들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겠고······.”
[전설 임무]를 수행하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없다.그러니 내가 고민해야하는 내용은, 이번 임무에 아스티야를 보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에 대한 부분이었다.
톡-. 톡-.
손가락으로 스마트폰의 모서리를 두드리며 고민하던 나는, 이내 결심을 내리고서 스마트폰의 화면을 조작했다.
“어쩔 수 없지. 아스티야를 보내는 수밖에.”
이따금씩 이해할 수 없는 면모를 보이기는 해도, 아스티야는 이오와 비견되는 검술을 갖춘 실력자였다.
게다가 최근에 들어서는 아리엣에게 마력을 다루는 법을 배우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
듣기로는 신성주문에 대한 공부도 다시 시작한 모양이었으니, 마냥 걱정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윽-.
화면을 조작한 내가 아스티야를 임무에 집어넣으면, 화면에 새로운 메세지가 떠오르면서 곰돌이가 로비에 나타났다.
– 기사단원 [아스티야(EX)]에게 해당 임무가 부여됩니다.
아스티야에게 있어서는 처음으로 마주하는 [전설 임무]다.
그녀가 앞으로 어떤 활약을 펼쳐나갈지는, 이번 임무를 통해 자세히 확인할 수 있을 터.
나는 그런 아스티야의 모습을 기대하면서 천천히 지켜보려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임무를 하달한 나는 스마트폰을 거치대에 올려놓고서, 옆에서 청소를 하던 미니 곰돌이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 샤샥. 샤샤샥.
곰돌이는 내가 임무를 내리는 와중에도, 혼자서 열심히 방을 정리하는 모습이었다.
자고 일어났을때 한쪽 구석으로 이불을 던져놓아도, 저녁이 되면 항상 이불이 침대에 가지런히 펼쳐져있는 것이다.
자취방의 내용물만 제외하면 최고급 호텔이나 다를게 없는 서비스였다.
나는 턱을 괸 채 미니 곰돌이를 잠시 바라보다가, 녀석을 향해 궁금했던 내용을 물어보았다.
“······서포터.”
– 끄덕. 끄덕.
“혹시 알레테이아에 내가 모르는 숨겨진 방이 따로 있냐?”
질문을 받은 미니 곰돌이가 청소를 멈추고 나를 돌아보았다.
잠시 고민할만한 내용이 있었던 것일까.
미니 곰돌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고민하더니, 이내 고개를 좌우로 격하게 젓는 모습이었다.
– 절레. 절레.
“숨겨진 방이 없다고?”
– 끄덕. 끄덕.
“그 말, 믿어도 되는거겠지?”
– 끄덕. 끄덕. 끄덕. 끄덕.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고개를 끄덕이는 미니 곰돌이.
빠르게 고개를 움직이는 곰돌이의 모습에, 나는 헛웃음을 지으며 다시 스마트폰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화면에 보이는 아스티야는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설산 위를 걸어가는 모습이었다.
부르르.
추위에 한차례 몸을 떨던 아스티야는, 전신에 황금빛 광채를 발하며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뭐, 네가 그렇다면 그런거겠지.”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을테지만, 나는 지금 당장은 그 사실을 추궁하지 않기로 했다.
어느쪽이든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테니 말이다.
* * * * * *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안데르크 산맥.
그곳에서 신성교단의 용사, 알칸디오는 휘몰아치는 눈보라를 뚫고 걸어가는 중이었다.
그런 알칸디오의 뒤에는 원탁의 성인들 중 하나, 성 아렌시아가 뒤따르고 있었다.
이번 용사의 여정에 동참하기 위해 그녀 스스로가 자원한 까닭이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휘몰아치는 눈속에서, 알칸디오가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눈보라가 그칠줄 모르는군요.”
“알칸디오님, 이쯤에서 슬슬 쉬어가는게 어떨까요?”
“성 아렌시아. 이미 교단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상황입니다. 더 이상 속도를 늦출 수는 없습니다.”
알칸디오는 그렇게 말하며 앞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늦추지 않았다.
앞서나가는 알칸디오의 모습에 성 아렌시아는 이를 갈면서도, 그 뒤를 쫓아가기 위해 부지런히 발을 옮겼다.
알칸디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 따라온 그녀였다.
여기서 용사의 발목을 붙잡아서야 체면이 서지 않는 일이었다.
“그런데, 알칸디오님··· 과연 그 알데어가 아직 여기에 남아있을까요?”
“시간이 꽤 지나긴 했지만, 눈보라때문에 움직이기 어려워진건 우리만이 아닐겁니다. 알데어 역시 아직까지 유적에 갇혀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가요······.”
파앗-!
알칸디오의 주변에서 휘몰아치는 광채가 주변의 눈을 조금이나마 녹여내었다.
원래부터 신성력을 다루는데 재능이 있던 알칸디오였다.
성도에서도 말썽쟁이로 유명했던 성 아스티야와는 다르게, 그의 신앙심은 모두가 눈여겨보고 있던 것이었다.
그런 알칸디오가 용사가 되었으니, 그가 발하는 신성력이 어떻게 진화했을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빛을 발하는 알칸디오가 성 아렌시아에게 향하는 눈보라를 가로막으며 전진했다.
성 아렌시아는 그런 알칸디오의 배려를 받으며, 지팡이에 몸을 기댄 채로 앞으로 전진했다.
“그러고보니 알칸디오님은 실종된 성 아스티야와도 친분이 있는 사이였죠.”
“나이가 비슷했으니까요. 그리고 성 아스티야가 가진 검의 재능은··· 성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겁니다.”
“알칸디오님과 비교해도 말인가요?”
“저도 성 아스티야를 검으로 이겨본 적은 없습니다. 평생 그녀를 꺾는 것이 소원이였죠.”
성 아스티야에 대해 이야기하는 알칸디오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꽈악-.
알칸디오가 붙잡은 주먹으로부터 신성력의 파동이 한차례 뻗어가는 모습이었다.
“닿을 듯 하면서도 닿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노력했습니다.”
“그건, 성 아스티야가 가진 기적덕분이 아니었나요?”
“물론 그녀가 가진 기적은 검을 다루는데 무척이나 적합하지만··· 저 역시 기적을 가지고 있는만큼, 그 사실을 탓할 생각은 없습니다.”
“알칸디오님······.”
저벅. 저벅.
눈을 짓밟으며 걸어가는 알칸디오의 시선이 능선의 너머를 바라보았다.
안데르크 산맥은 마경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무척이나 험한 산세를 보여주고 있었다.
후우-.
입김과 함께 거친 숨결이 흘러나왔다.
알칸디오는 그런 풍경마저 눈에 새겨넣으며, 계속해서 발걸음을 앞으로 뻗어나갔다.
“그녀를 넘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변함없습니다. 지금이라면 넘을 수 있을거라는 확신도 가지고 있습니다.”
“······.”
“그렇기에, 저는 성 아스티야가 무사히 돌아왔으면 합니다. 그래야지 다시 한 번 서로의 실력을 겨뤄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옅은 미소를 지은 알칸디오가 성 아렌시아를 돌아보았다.
휘몰아치는 눈보라의 너머.
성 아렌시아가 바라보는 알칸디오의 머리 위에는, 찬란한 태양이 지상을 비추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 사소한 풍경에서 성 아렌시아는 어째서인지, 알칸디오의 모습이 무척이나 용사에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칸디오님의 바람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네요.”
그와 동시에, 용사의 옆자리를 빼앗기고 싶지 않다는 소망 역시 그녀의 가슴속에 피어올랐다.
성 아렌시아.
그녀는 용사의 동료를 동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