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Wizard RAW novel - chapter 15
“호오, 그 정도란 말이야?”
설령 적이라도 함부로 폄하하는 성격이 아닌 리안이기에 시로네가 달리 보였다.
“아, 아니에요. 제가 어떻게…….”
레이나의 시선을 느낀 시로네는 눈 둘 곳을 찾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리안은 그런 시로네가 안타까웠다. 저렇게 숫기가 없어서야 어떤 여자가 다가오겠는가.
레이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아무튼 내가 건의는 해 볼게. 근데 아마도 네가 검술학교에 들어가야 한다는 조건이 붙을걸. 약점은 철저하게 이용하는 아빠니까.”
“쳇! 몰라. 생각 좀 해 보고.”
어차피 주군을 위해서라면 검술학교가 아니라 군대라도 문제가 아니었다.
‘사실, 나에게도 중요해.’
마법사 지망생에게 검으로 진 실력으로는 시로네를 지킬 수 없을 것이기에.
노크 소리에 이어 평집사가 들어왔다.
“시로네 도련님의 가족분들이 지금 막 도착하셨습니다. 저택으로 모시기로 되어 있으나 도련님이 마중하고 싶다면 안내하라는 가주님의 명령이 있었습니다.”
리안이 무릎을 쳤다.
“오! 시로네의 부모님? 어떡할래, 시로네?”
물어볼 필요조차 없는 일이었다.
눈은 이미 보이지 않는 저택의 정문에 꽂혀 있었고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레이나가 말했다.
“후후, 모시고 와, 시로네. 우리 가족은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시로네를 안내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아가씨.”
시로네는 집사를 따라 저택을 나섰다.
“이쪽입니다. 계단이 높으니 주의하십시오.”
어제까지만 해도 하대하던 집사의 태도가 갑자기 달라진 것이 불편했다.
“저기, 그냥 평소대로 하셔도 돼요. 제가 무슨 귀족이 된 것도 아닌데요.”
“아닙니다! 제발 그런 말씀 하지 말아 주십시오. 제 목이 떨어져 나갑니다.”
책 한 권에 목숨을 건 적도 있는 시로네이니 심정이야 누구보다 잘 알았다.
“설령 실수를 하더라도 절대 알리지 않을 테니까 그러지 마세요.”
집사의 눈에 안도의 기색이 어렸으나 긴장을 아예 놓지는 못한 듯했다.
어쨌거나 시로네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아니, 신경을 쓸 수가 없었다.
오젠트를 상징하는 대직도의 끝에 마차 한 대가 도착해 있었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얼굴이 보이자 시야가 가물가물해졌고, 눈칫밥을 먹으며 도서관에서 밤을 새운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갈 때는 결국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집사가 소리치는 것도 듣지 못한 채, 시로네는 정문을 향해 달려갔다.
“엄마! 아빠!”
알페아스 마법학교(1)
시로네는 부모님을 데리고 접견실로 향했다. 정문에서부터 눈물을 펑펑 쏟은 탓에 복도를 걷는 세 사람의 눈은 퉁퉁 부어 있었다.
감정을 추스르려면 시간이 걸리리라.
클럼프의 배려인지 회의가 길어지는지는 모르지만, 시로네는 접견실에서 오랫동안 회포를 풀 수 있었다.
“어디 보자, 우리 아들. 안 본 사이에 얼굴이 많이 상했구나. 고생했다. 정말 고생했어.”
빈센트의 눈에 다시 눈물이 맺혔다.
예전보다 혈색이 좋아진 시로네였지만 부모의 입장에서는 그저 못 먹고 못 잔 걸로만 보였다.
“고생은요. 책도 읽고 얼마나 재밌게 보냈는데요. 아버지는 그동안 잘 계셨어요?”
“그럼! 당연히 잘 먹고 잘 지냈지. 너희 엄마 살찐 것 좀 보려무나. 너무 예뻐져서 네 동생이 태어날 뻔했단다. 하하하!”
“여보, 아들 앞에서 무슨 주책맞은 소리를.”
시로네는 안쓰러운 미소를 지었다.
1년 6개월 만에 만난 부모님은 예전보다 많이 야위어 있었다.
모르긴 해도 하루하루 자식 걱정에 밥이 제대로 넘어갈 리나 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자 다시금 마음이 뭉클해지는 시로네였다.
빈센트는 문득 궁금해졌다.
처음에는 자식에게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심장이 터질 만큼 초조했지만 여유로운 시로네의 모습을 보니 나쁜 일이 생긴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 어째서 우리를 부른 것이냐? 일이 끝났다면 곧장 집으로 오면 되지. 설마 저분들이 너를 못 가게 잡기라도 한 것이냐?”
“아뇨. 그런 건 아니에요. 다만 좋은 기회가 생겨서요.”
“응? 좋은 기회?”
시로네는 그간에 있었던 이야기를 꺼냈다.
이미 머릿속으로 얼개를 정리해 두어서 말은 막힘없이 술술 나왔다.
하지만 듣고 있는 입장에서는 너무나 기가 막힌 일이었다.
빈센트의 표정이 점차 경악에 물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어느 순간부터는 시로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대체 아들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오젠트 가문의 막내 도련님과 친구가 되었다고? 그런데 그 친구가 자신에게 기사 서약을 해 버렸다고? 더군다나 그 사실을 가문이 받아들이고 친구로 지내는 것을 허락했다고?
상식의 벽을 연달아 깨고 나갈 때마다 머릿속에서 쾅, 쾅, 쾅 하고 천둥이 치는 듯했다.
마침내 얘기가 끝나자 빈센트는 말없이 머리를 긁적였다.
영리하고 속 깊은 아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이건 말이 되지 않는다.
혹시 아들의 정신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이곳에서 너무 시달림을 받은 탓에 과대망상에 빠진 것은 아닐까?
“시로네, 솔직히 얘기해 보거라. 이 아빠는 널 위해 뭐든지 할 수 있어. 대체 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도대체 누가 너를 이렇게 만든 거야?”
“사실이에요, 아버지. 제가 왜 그런 거짓말을 하겠어요?”
“그래! 넌 거짓말을 하는 아이가 아니야. 그러니까 말해 봐. 누가 너를 괴롭혔지? 누가 너를 못살게 굴었어!”
빈센트는 진심으로 분노했다.
귀족 가문에 잘못 얽혔다가 반병신이 되어 나오는 평민의 사례를 부지기수로 접한 그였다.
시로네가 생각하기에도 황당한 이야기이긴 했다.
하지만 사실을 말하는 것 외에 더 좋은 설득 방법은 떠오르지 않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생각을 굴리고 있을 때, 오젠트 가문이 접견실로 들어왔다.
알페아스 마법학교(2)
비쇼프가 대표로 인사했다.
“반갑습니다. 가주 오젠트v 비쇼프입니다.”
클럼프와 라이는 오지 않았지만 대신에 리안과 레이나가 동행했다.
리안이 씩씩하게 나섰다.
“안녕하십니까, 아버님! 시로네의 검, 리안입니다. 장차 세계 최고의 검사가 될 사람이죠! 하하하!”
“리안의 누나 레이나예요. 말씀은 많이 들었습니다.”
잠시 정신이 멍한 상태였던 빈센트가 황급히 깨닫고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십니까! 시로네의 애비입니다. 높으신 분께서 어떻게 이런 자리에…….”
“어머, 시로네에게 얘기 못 들으셨어요?”
“네? 얘기라 함은?”
빈센트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라고는 말도 안 되는 아들의 허풍뿐이었다.
“그럼 그 말이 사실이란 말씀입니까?”
“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 우리가 더 빨리 왔어야 하는데. 아무튼 시로네의 말 그대로예요. 제 동생 리안과 시로네는 기사 서약으로 맺어진 관계가 되었어요. 그래서 어렵게 두 분을 여기로 모신 거예요.”
사태의 전말을 깨달은 빈센트는 심장이 뛰었다.
기쁜 마음은 잠시고 두려움이 밀려들었다. 순진한 아들이 어쩌자고 이런 대형 사고를 쳤을까?
“일단 식사부터 하시죠. 자세한 얘기는 그 뒤에 나누는 게 좋겠습니다.”
비쇼프가 짧게 용건을 끝내고 돌아섰다.
딱히 우호적인 태도는 아니었으나 귀족 서열 제2계급이 존대를 사용한 것만으로도 막내아들을 볼모로 잡힌 부모의 심정을 짐작할 수 있었다.
오젠트 가족이 나간 뒤에도 빈센트는 한동안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 그러다가 시로네가 옷깃을 잡아끌자 정신을 차리고 거실로 향했다.
‘정말이란 말인가? 우리 시로네가? 오젠트 가문에?’
모든 것이 물음표였고, 소녀처럼 겁에 질린 올리나는 남편의 팔을 꼭 껴안았다. 하지만 빈센트조차 다리가 후들거려 제대로 걸을 수가 없었다.
‘안 돼.’
그는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시로네의 말이 사실이라면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아들을 위해서라도 이 자리를 지켜 내야 하는 것이다.
일자형 테이블에 각종 산해진미가 올라왔다. 사냥꾼인 빈센트조차 처음 보는 음식들도 있었다. 레이나가 왕궁에서 공수한 재료들이었다.
자리는 법도에 따라 서열 순으로 정해졌다. 가주 비쇼프가 상석에 앉고 왼편에는 클럼프, 오른편에는 레이나가 앉았다.
말석에 자리한 빈센트는 눈앞에 펼쳐진 진미의 음식을 보고서야 실감했다. 집사장 루이스와 부집사 테무란이 예의를 갖출 때는 자신도 모르게 어깨가 으쓱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마냥 좋아할 수는 없었다. 아들의 체면을 생각하면 조용히 식사를 끝내야 하는데, 족히 일곱 가지가 넘어가는 식기를 보자 눈이 핑그르르 돌았다.
평민이라면 포크 하나만 가지고도 멧돼지 하나쯤 발라 버릴 테지만, 눈앞에 놓인 식기는 크기가 제각각이고 생전 처음 보는 형태도 있었다.
빈센트 가족이 첫술을 뜨지 못하는 와중에도 집사나 시녀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들에게도 초유의 사태인 이 자리에서 경거망동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결정에는 빈센트 가족을 얕보는 마음도 조금은 섞여 있었다.
비쇼프가 식기를 내려놓고 말했다.
“편하게 식사하십시오. 굳이 귀족의 법도를 따를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예식이란 존중의 마음을 행동으로 실천하기 위해 필요한 규율일 뿐입니다. 지금 어려워하시는 것만으로도 우리 가족은 충분한 존중을 느끼고 있으니 편하게 드셨으면 합니다.”
빈센트는 살짝 전율이 일었다.
배려하는 마음이든 귀족의 자존심이든, 이렇게까지 신경을 써 준다는 건 가문 입장에서 엄청난 호의였다.
그러자 시녀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오젠트 가문이 시로네를 대하는 마음은 진짜였다. 정말로 시로네를 받아들일 생각인 것이다.
당황한 시녀들이 황급히 식기 사용법을 일러 주었다.
사실 몰라서 문제지 알기만 하면 밥 먹는 일이 무에 그리 어렵겠는가. 적당히 눈치로 깨달은 빈센트 가족은 그제야 편하게 식사를 했다.
고비를 넘긴 빈센트는 이번에는 아들이 걱정되었다. 대체 이 가문은 시로네를 어떻게 할 작정인가?
기사 서약이 무엇인지 설명은 들었지만 그렇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시로네는 여전히 산꾼의 자식이고, 영특하다는 것 외에는 어떤 미래도 보장되어 있지 않았다.
혹시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건 아닐까?
호의를 베푼 사람을 의심하기는 싫지만 자식의 일에서만큼은 어떤 도박도 하고 싶지 않은 빈센트였다.
“아들을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는군요. 오젠트 가문은 크레아스에서도 최고로 쳐주는 명문가가 아니겠습니까? 그런 가문의 도련님이 시로네에게 기사 서약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기도 하고요.”
“하하!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시로네와 저는…….”
비쇼프가 리안의 말을 끊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조금은 불쾌한 감도 있습니다.”
좌중의 식기가 일제히 멈추었으나 비쇼프는 여전히 칼질을 멈추지 않고 말을 이었다.
“하지만 다른 것도 아닌 기사 서약입니다. 특히나 오젠트처럼 무를 숭상하는 가문에서는 최고의 구속력을 가진 긍지이자 신념이죠. 단지 신분의 차이가 있다고 하여 불쾌한 마음을 이어 간다면, 그것은 오히려 리안의 긍지를 더럽히는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존칭을 사용할 터이니 너무 어려워하지 마십시오.”
시로네는 깨달았다.
가문을 위해서라면 평민도 처단할 정도로 냉정하지만, 그런 만큼 가문에 대한 긍지 또한 상상을 초월했다.
‘신념을 위해 싸운다. 그것이 귀족인가.’
쉬운 길을 선택할 수 없게 되었으니, 남은 건 세상과 싸우는 방법뿐인 것이다.
‘수많은 난관과 비난이 있을 텐데도…… 누구 하나 두려워하지 않는구나.’
이 또한 오젠트의 자부심일 테지만.
클럼프가 말했다.
“크크크, 우리 가주가 오랜만에 옳은 소리를 하는구나. 막내아들마저 떠나보내려니까 쓸쓸해 죽겠는 모양이지? 그러지 말고 그냥 내년에 보내는 게 어떠냐?”
비쇼프는 도발에 넘어가지 않았다.
“라이는 스키마를 열었고 오젠트 검술이 더해졌으니 공인을 딸 확률이 높습니다. 반대로 리안은 아직 스키마조차 열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번 카이젠 검술학교에 기대를 걸어 보는 수밖에요.”
“듣자 하니 은근히 흑발의 편을 드는구나. 하지만 청발의 피에는 시들지 않는 청춘이 녹아 있다. 청발의 열정을 우습게 보다가는 나중에 창피한 꼴을 당할지도 모른다.”
양고기를 우물거리며 리안이 할아버지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비쇼프는 콧방귀를 뀌었다. 아버지의 장난기에는 정말로 이골이 났다.
“청발이든 흑발이든, 누가 성공하든 내 자식이죠. 그리고 그것이 바로…….”
가문의 식구 전원이 식기를 가만히 내려놓더니 허리를 세우고 말했다.
“오젠트다.”
***
식사가 끝나고 30분의 휴식을 취한 그들은 다시 거실로 모여 앉았다.
시로네의 일을 상의하기 위해서였다.
레이나는 시로네가 마법에 관심이 있다는 소식을 전했고 모두들 수긍했다. 체구로 보나 성향으로 보나 검술에는 한계가 있을 터였다.
나름 화기애애했던 식사 때와 다르게 클럼프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빈센트에게 말했다.
“알다시피 우리 가문은 앞으로 시로네를 지원할 생각입니다. 듣자 하니 마법사가 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이곳 크레아스에 있는 알페아스 마법학교에 보내는 게 어떻겠습니까? 교장 알페아스는 나와 오랜 친분도 있고, 학교 또한 토르미아 왕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명문입니다. 왕국 지정 기관이라 졸업하면 비공인 자격증까지 취득할 수 있을 겁니다. 마법사가 될 수 있는 것이지요.”
“마, 마법사…….”
벤센트는 침을 꿀꺽 삼켰다.
마법사란 지성의 결정체이자 현상의 지배자였다. 물론 귀족이 다수지만 실력 본위라는 특성상 신분과는 상관없는 아주 특별한 직업으로, 일단 자격증만 취득한다면 어디서든 중히 쓰이는 인재였다.
세상에는 스스로 마법을 깨달은 야인도 있고, 마법사의 제자로 들어가 마법을 배운 평민도 있다.
그런 부류는 설령 평민이라도 용병이 되거나 협회에 취직해 마법사 자격증을 취득한다.
물론 이런 경우는 극히 소수에 불과했고, 대부분 평민에게 마법사란 꿈에서조차 등장하지 않는 아주 먼 세상의 직업일 뿐이었다.
그런데 시로네가 마법사가 된다니. 그것도 졸업만 하면 자격증이 나오는 명문 학교에 입학을 시켜 준다니.
아버지로서 절대로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올리나가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자 시로네가 그런 어머니를 끌어안았다.
누가 보더라도 훈훈한 광경이었지만 클럼프는 의외로 표정이 어두웠다.
마법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마법사가 되는 가장 빠른 길인 건 분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신분이었다.
다른 루트와 다르게 마법학교는 철저히 귀족 위주로 입학을 허용하고, 특별 전형이 있다고 해도 그것을 뚫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이는 제2계급인 오젠트 가문의 영향력이라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실제로 마법학교에는 제2계급은 물론 제1계급의 자제들까지 포진되어 있으니까.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시로네의 현재 신분으로는 마법학교에 들어갈 자격 요건이 되지 못합니다. 입학금과 교재비야 가문에서 지원한다고 해도, 입학 방식에 대해서는 결국 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빈센트는 꿈에서 깨어났다.
너무 달콤한 꿈이라서 현실마저 잊어버렸던 모양이다.
“아, 물론 그렇죠. 알고 있습니다. 네…… 그렇군요.”
빈센트의 목소리에 실망감이 묻어났다.
자괴감도 있을 것이다.
귀족 가문이 인정한 아들이, 아버지의 신분 때문에 학교에 들어갈 수 없다니.
“한 가지 방법은 있습니다. 아니, 유일한 방법이라고 해야 되겠군요.”
빈센트의 고개가 번쩍 들렸다. 시로네 또한 처음 듣는 이야기라 관심을 기울였다.
“시로네를 가문의 양자로 입양하고 싶습니다.”
정적이 거실을 지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