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Wizard RAW novel - chapter 167
“좋아, 이런 식으로 나오겠다 이거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죄로 너희는 나보다 높은 분들에게 심판을 받게 될 거야. 그리고 카냐와 레나는 불경한 이단을 숨겨 준 죄로 다시 30년을 추가하여 두 사람 모두 50년의 수명 삭감을 당하게 될 것이다!”
카냐의 가족은 억장이 무너졌다.
50년이라면, 율법이 집행되는 즉시 카냐는 죽고 만다.
실제로 수명을 집행하는 건 요정 72계급의 최상위였기에 당장 죽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보고가 올라가면 몇 시간 안에 처리가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자신의 판결을 스스로 평가해 보던 페오페가 오늘도 힘든 업무를 수행했다는 듯 몸을 돌렸다.
“이걸로 판결은 끝. 그럼 나는 이만.”
문을 향해 날아가던 페오페의 비행이 멈췄다.
리안과 테스가 문을 막고 있었다. 시로네와 에이미가 양쪽에서 그녀를 포위했다.
“흐음, 힘으로 제압해 보겠다는 거야? 요정인 나를?”
“못 할 것도 없지. 참새 한 마리 잡는다고 생각하면 되니까.”
“그래? 그럼 어디 해봐.”
페오페가 눈을 부릅떴다.
그러자 대검의 손잡이를 붙잡은 리안의 인상이 구겨졌다. 묘한 힘이 작용해 팔을 뒤틀고 있었다. 상황을 모르는 테스가 리안의 어깨를 붙잡자 그녀 또한 같은 통증을 느꼈다.
“호호! 빨리 안 비키면 부러질걸.”
단일개념체인 요정의 능력은 규정외식과 닮은 구석이 많다. 개념을 확장시켜 마법처럼 사용하는 것이다.
페오페는 나선에서 태어났고 그렇기에 비틀림에 관한 모든 것을 지배할 수 있었다. 스키마 유저에 준하는 완력의 리안으로도 버티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육체가 뇌의 지시를 100퍼센트 수행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몸이 움직여졌다. 대검을 휘두르자 나선의 힘이 깨진 페오페가 휘청거렸다.
테스가 빈틈을 노리고 사브르를 찔렀다.
하늘로 날아올라 회피한 페오페가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녀를 쳐다보았다.
스키마. 거인의 기술이었다.
요정과 거인은 이 세계를 유지하는 양대 축이다. 그렇기에 율법상 동등하지만 각자가 우월하다는 생각은 내심 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어떤 상황이든 거인의 기술에 밀리는 건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이것들이 진짜!”
페오페는 잔상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을 만큼 빠르게 움직였다.
리안과 테스의 동선이 겹치면서 움직임의 공백이 발생했다.
그 순간을 노리고 페오페가 문에 나선의 힘을 갈겼다. 철문의 중심부가 시계 방향으로 구겨지더니 경칩이 깨지며 문짝이 떨어져 나갔다.
“호호호! 바보들! 그럼 안녕!”
밖을 향해 쇄도하던 페오페는 이상함을 느꼈다. 어째서인지 속도가 줄어들고 있었다.
시로네가 정면에서 다가오자 천장으로 날아올랐지만 그조차도 느렸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고 있음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시로네의 손아귀에 붙들린 상태였다.
시로네는 슬로를 해제하고 페오페를 눈앞에 들었다. 붙잡힌 그녀의 표정은 멍한 상태였다.
“어떻게 시간을?”
시간을 조절하는 건 빛의 마법이다. 그런데 방에는 마법으로 증폭시킬 만한 빛이 없었다.
페오페의 머릿속에 원천 지식이 지나갔다. 네피림은 천사의 후예. 그리고 천사는…… 빛의 지배자였다.
‘이런……!’
페오페는 울상을 지었다.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을 쳐 보지만 시로네의 완력이 더 강했다.
아니, 요정의 완력이 약한 것이었다.
정신력에 특화되어 있는 요정의 근력은 율법 중에 최하위였다.
“놔! 이거 놓으란 말이야!”
페오페의 발버둥은 간지럽지도 않았다.
그러자 그녀가 이를 앙다물고 마법을 시전했다. 나선의 힘이 깃드는 순간 시로네는 손아귀를 움켜쥐었다.
페오페의 눈이 커지면서 배 속에 있던 공기가 입 밖으로 터져 나왔다.
“하아아악! 그만! 나 배 터지겠어!”
“가족들의 수명을 원래대로 돌려놔.”
눈물을 훌쩍이던 페오페의 얼굴이 싸늘해졌다.
“흥! 협박하려고? 하지만 소용없어. 상부에 보고를 올리는 건 나지만 집행하는 건 내가 아니야. 율법의 집행자를 공격했으니 아무리 네가 네피림이라도 무사하지 못할 거다. 빨리 풀어 주는 게 좋을걸.”
“협박? 널 죽일 수도 있어.”
페오페의 마음을 돌리지 못하면 카냐는 죽는다. 거기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손아귀에 힘을 가하자 페오페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럼에도 집행자의 자존심은 버리지 않았다.
“주, 죽여. 하나도 무섭지 않아.”
페오페를 압박할수록 맥박이 강하게 느껴졌다.
연약한 생명체였다. 장난삼아 바스러뜨릴 수도 있을 것 같은.
그녀는 두려워하고 있었다.
“무섭지 않다고? 그런데 왜 떨고 있지?”
조롱을 당한 페오페는 사납게 눈을 치켜떴다.
“존재의 멸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법이다! 그 사실을 알고서도 죽음을 택하는 거야! 너희처럼 덜떨어진 인간과 비교하지 마라!”
“그렇다면 죽어.”
“죽여! 죽이란 말이야! 얼마든지 죽을 수 있어!”
시로네는 페오페를 쳐들었다. 바닥에 패대기치면 즉사였다.
페오페의 떨림이 더욱 강해졌다. 내장이 터진 작은 시체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불쾌했다.
페오페는 서러운 울음을 터뜨렸다.
1년을 살고 떠나는 것이다. 요정 72계급의 1인자가 되겠다는 꿈조차 오늘로서 끝나고 말았다.
페오페의 눈물이 손등을 타고 흐르자 시로네는 인상을 찡그렸다.
본질적인 가치마저 지배당하는 이 세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두려우면서도 죽음을 선택한다고? 어째서? 왜 그렇게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거야?”
“흥! 너 같은 인간은 이해할 수 없겠지! 하지만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 율법의 집행자로서 인간에게 굴복하지 않아!”
“알았어. 삶을 포기했다면 이미 죽은 거나 다름없을 테니 나도 편하게 네 생명을 빼앗겠어.”
페오페의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었다.
살려 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생사여탈권을 손에 쥐고 죽일 거라고 말하면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가?
무릎 꿇고 빌기라도 하란 말인가? 율법의 집행자가 신민에게 복종하는 건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그래! 죽여! 빨리 죽여 버리란 말이야!”
“하지만 살려 달라고 하면 살려 줄 거야.”
6. 일화의 술 (4)
시로네의 말을 들은 페오페의 얼굴이 얼어붙었다.
그녀는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이해할 수 없었다.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자 그녀를 지배했던 강인한 감정들이 물거품처럼 사라지기 시작했다.
“나, 나를 조롱하는 거야? 나에게 굴욕을 줘서 네가 얻을 수 있는 게 뭔데?”
“조롱? 웃기는 소리 하지 마. 살려 달라고 말하는 사람을 살려 주는 건 당연한 거야. 왜냐하면 나 또한 살고 싶으니까. 내 생명이 소중하기에 남의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알고 있는 거라고.”
시로네는 페오페를 풀어 주기로 결심한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최후의 순간에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미지수였다.
다만 카냐와 레나를 떠올렸다. 이대로 두 사람을 죽게 만들 수는 없었다.
“셋을 세겠어. 하나.”
페오페를 쥐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
“둘.”
“사, 살려 줘.”
페오페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듣지 못했는지 시로네는 자세를 풀지 않았다. 그리고 셋을 외치려는 순간, 눈을 질끈 감은 페오페가 소리쳤다.
“살려 줘! 살려 달라고! 죽고 싶지 않단 말이야!”
시로네는 페오페를 놓아주었다.
자유를 되찾은 그녀가 날개를 떨며 날아올랐다. 얼굴이 노을처럼 붉어진 그녀가 씩씩대며 쏘아붙였다.
“이런 짓을 하고도 무사할 줄 알아?”
“내가 무슨 짓을 했는데?”
“날 죽이려고 했잖아!”
“그랬지. 그리고 그게 바로 네가 카냐와 레나에게 한 짓이야.”
페오페는 반박하지 못했다.
태어날 때부터 율법의 집행자인 그녀는 신민의 수명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막상 목숨을 남의 손에 맡기고 보니 복잡한 문제였다.
죽음은 두렵고 삶은 달콤하다. 1만 년을 살아가는 요정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카냐 어머니의 일도 잘못되었다고 생각해. 어머니의 수명도 되돌려줘.”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압박해 들어오자 페오페가 짜증을 냈다.
“아까 말했잖아! 수명부를 건드릴 수 있는 건 요정 72계급의 상층부야. 이미 판결이 난 사안을 되돌릴 수는 없어.”
“그럼 우선 카냐와 레나의 판결부터 다시 해. 그건 할 수 있겠지?”
턱을 괴고 생각에 잠긴 페오페가 말했다.
“뭐…… 그럼 수명 1년 삭감 정도로 해 줄게.”
시로네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카냐와 레나의 죄가 가벼워진 건 기뻐할 일이지만 판단의 격차가 너무 컸다. 처음부터 기준 따위는 없는 게 아닌가 싶었다.
“무슨 고물 장수도 아니고 그렇게 맘대로 판결해도 되는 거야?”
“이게 줄여 줘도 난리야! 그럼 확 20년으로 올릴까?”
“그런 얘기가 아니잖아. 이상하지 않아? 죄를 적용할 기준이 있어야 하잖아.”
“그래서 내가 기준이 되는 거잖아. 내가 율법의 집행자라고! 너 이제 보니 되게 무식하다?”
시로네는 말을 말아 버렸다. 요정이 인간과 어떤 지점에서 갈라진 다른 종이라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요정의 사고는 인간의 사고보다 포괄적이다. 인간이 사랑을 수없이 많은 개념으로 쪼갤 수 있는 반면 요정에게 사랑은 그저 사랑이었다.
페오페는 율법의 집행자였고 그렇기에 자신의 생각을 의심하지 않았다. 죽음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았으니 1년 삭감인 것이다.
2년 3개월이랄지, 7년 6개월 같은 세부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
수천 년이 지나면 사고도 깊어지겠지만 현재 그녀의 나이는 고작 한 살이었다.
“이제 됐지? 그럼 나는 갈게. 요정은 업무가 많아서.”
“가긴 어딜 가? 카냐의 어머니도 해결을 해 줘야 할 거 아냐?”
시로네를 돌아본 페로페가 도끼눈을 치켜떴다.
“그걸 내가 어떻게 해결을 해? 당시에 나는 태어나지도 않았다고. 게다가 내 직위는 요정 72계급의 막내라 수명부를 수정할 권한도 없어.”
“그럼 방법이라도 알려 줘. 요정이니까 뭔가 알고 있을 거 아냐? 말해 주기 전까지는 절대로 보낼 수 없어.”
페오페는 나선의 정령답게 성질이 삐딱했으나 나이가 어려서인지 다루기 어렵지는 않았다. 그녀에게 정보를 캐낸다면 카냐의 엄마를 구할 방법도 생길 것 같았다.
“흥, 막는다고 내가 못 나갈 줄 알아? 그리고 요정계의 일에는 누구도 관여할 수 없어. 이건 율법으로 정해져 있는 거야.”
“그 율법이 뭔지는 몰라도 너도 불합리한 일이라는 걸 알잖아? 생명은 소중한 거야. 마음대로 남의 수명을 20년이나 삭감해도 된다는 거야?”
페오페는 눈물을 글썽거렸다.
사실은 자신도 모른다. 율법의 옳고 그름을 개인의 기준으로 판단하려면 적어도 600년 정도는 살아 봐야 될 듯싶었다.
“왜 자꾸 나한테 그러는데? 난 그냥 시키는 대로 하는 것뿐이라니까!”
“언제는 율법의 집행자라며? 자신만만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도망치는 거야?”
“아우, 정말! 뭘 어떡하라고? 알고 싶은 게 뭔데?”
“우선 일화의 술이 무엇인지 말해 봐.”
“일화의 술? 그건 신성한 술법이야. 신민들의 율법을 정제하여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는 거지.”
페오페는 오랜만에 아는 게 나왔다는 듯 막힘없이 대답했다.
하지만 시로네는 그녀의 말에서 포장된 정의 외에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그렇게 말하면 어떻게 알아들어? 구체적으로 말해 보란 말이야. 무엇을 위해 존재하고, 어떤 식으로 치러지는 거고, 술법의 기재는 뭐고, 이런 것들 말이야.”
“으, 정말 귀찮게…….”
페오페는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일화의 술은 그냥 일화의 술이다. 원천 지식으로 알고 있는 정보를 되새겨본 적은 없었다.
남은 방법은 한 가지뿐이었다.
기억 전이를 떠올린 그녀가 눈을 빛냈다.
“정말로 알고 싶으면 확실하게 설명할 방법이 있어. 정신 공명을 이용하는 거야. 요정은 상대방에게 기억을 전달할 수 있거든. 내가 경험했던 일화의 술에 대한 기억을 보여 줄게. 그럼 되겠지?”
정신 공명은 위험하다. 페오페가 나쁜 짓을 할 것 같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아군은 아니었다.
아린이 정신 채널을 통해 말했다.
-괜찮아. 페오페 정도면 내가 통제할 수 있어.
-확실한 거야? 아무리 방어력이 강해도 규정외식이라는 것도 있잖아?
-페오페는 감정적으로 미숙하기 때문에 규정외식의 독특한 패턴을 초경으로 읽어 낼 수 있을 거야. 그러면 발동 전에 멘탈 쇼크로 기절시키면 돼.
카니스 일행 또한 규정외식을 경험해 본 듯했다.
확실히 초경이라는 건 엄청나다는 생각을 하며 시로네는 페오페에게 승낙의 의사를 전했다.
“좋아. 일화의 술에 대한 기억을 보여 줘.”
“알았어. 그럼 시작한다.”
페오페는 기억 전이의 술을 시전했다.
시로네 일행의 정신이 기억 속으로 빨려들면서 1년 전 광장의 모습이 나타났다. 거인의 동상이 서 있는 곳이었고, 신민들은 숨소리조차 내지 않고 있었다.
시로네가 다른 지점에 도착한 친구들을 부르자 마치 영혼처럼 신민들을 투과하며 다가왔다.
타인의 기억이지만 현실처럼 선명했다.
기억체로 존재하는 시로네는 원하는 건 뭐든지 살필 수 있었다. 신민의 코앞까지 얼굴을 들이밀어도 눈치채지 못하는 게 신기했다.
시로네 일행은 동상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인파의 장벽이 사라지면서 놀라운 풍경이 펼쳐졌다.
거인의 동상에 여러 개의 호스가 연결되어 있었는데, 주위에 배치된 8개의 유리구와 이어져 있었다. 유리구는 사람이 들어가기에 충분한 크기였다.
신민들은 침묵했으나 몇 사람은 울고 있었다. 경건함과 절망감이 뒤섞인 풍경이 불안감을 자아냈다.
케르고인이 동상 주위를 뛰어다니며 술법을 준비시켰다. 무리에서 여덟 명의 신민이 걸어 나왔다. 나이는 50대에서 60대로 비슷했지만 한 명은 젊은 여자였다.
시로네는 그들의 미소에서 울음을 보았다.
흔들리는 동공, 떨리는 입꼬리, 이마에 맺힌 식은땀.
그들은 분명 죽음을 떠올리고 있었다.
대상자들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로 유리구에 들어갔다.
유리구에 검은 물이 차오르자 가족들이 오열하며 달려왔다. 반면에 다른 신민들은 바닥에 납작 엎드려 앙케 라를 외치기 시작했다.
엄마, 아빠, 할아버지를 외치며 유리를 두드리는 가족들을 케르고인이 끌어냈다.
차오르는 물속에 잠겨 있는 대상자들이 미소를 지었다.
익사인가?
잔인한 일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유리구의 안쪽을 들여다본 시로네가 기겁하며 물러섰다.
익사가 아니었다. 액체 안에서 그들의 몸이 풀어지고 있었다.
여태까지 보았던 것 중에 가장 기괴한 광경이었다.
액체의 성분이 궁금했고, 색이 검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만약 이 과정을 볼 수 있었다면 가족들은 미쳐 버렸을지도 모른다.
유리구의 액체가 호스를 타고 빨려 들었다. 창자에서 배설물이 쏟아지는 듯 듣기 싫은 소리가 났다.
라를 외치는 신민들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졌다.
유리구의 수면이 낮아지면서 찌꺼기 하나 없이 투명한 내부가 다시 드러났다.
아무것도 없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미소를 짓고 있던 사람들이 호스로 빠져나가 버렸다.
시로네는 호스가 연결되어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미 몸은 떨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눈으로 확인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