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Wizard RAW novel - chapter 190
“너, 거인의 팔을 먹었어. 네가 거인의 팔을 잘랐고, 그 거인이 너에게 먹인 거야. 일화의 술에 쓰이는 액체 같은 것으로 변해서 목으로 들어갔어.”
“팔을 잘랐다고? 거인의?”
기억이라고 부를 수 없을 만큼 단편적인 이미지에 불과했지만 이미르의 팔을 베었던 장면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그래도 한 방은 먹였군.’
팔에 힘을 주자 강력한 힘이 느껴졌다. 이 또한 일화의 술에 얽힌 비밀인가?
그 순간 장내가 조용해졌다. 리안이 돌아보자 모두 턱을 늘어뜨리고 있었다.
“왜 그래? 근육 처음 보는 사람들처럼.”
“너, 진짜로 괜찮아? 지금 피부도 재생되고 있는 거 같은데?”
“그렇군. 나는 괜찮아.”
시로네가 소리쳤다.
“그런 말이 아니고, 바보야!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묻는 거잖아!”
“모르지. 그냥 이렇게 됐으니 그런가 보다 하는 거지.”
아무리 대범해도 자신의 몸인데 의심은 해 봐야 하는 거 아닌가? 어쩌면 대범한 게 아니라 그냥 바보일지도 모른다.
“됐다! 깨어났네!”
카니스를 전담한 마법사들이 소리쳤다.
상체를 일으켜 세운 카니스가 눈꺼풀이 반쯤 감긴 채로 주위를 둘러보더니 인상을 쓰며 말했다.
“시끄러. 졸려 죽겠으니까 깨우지 마.”
그리고 다시 침대에 누워 세상모르고 곯아떨어졌다.
수면마의 오브제에 시달렸으니 당연한 반응이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친구들은 허탈한 감정이 먼저 들었다.
아린이 카니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잘 자, 카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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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돌아오고 3일 동안 시로네 일행은 지스와 유나에게 극진한 환자 대접을 받았다.
하루 평균 수면은 16시간이었으며 자고 먹고 다시 자는 게 일이었다.
초저녁에 거실에 모여 밥을 먹을 때면 시로네는 천국에서 있었던 일을 들려주었다.
하지만 최후의 전쟁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리안은 오른팔로 물건을 자주 부쉈다. 통제가 불가능할 만큼 완력이 세졌다. 테스가 힘을 미세하게 조절하는 소근육까지 발달시키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 말해주었다.
테스는 시간이 날 때마다 드론을 닦고 정비했다. 한시도 몸에서 떨어뜨리지 않았고 자면서도 귀신 소리를 내며 쓰다듬는 바람에 에이미와 아린은 밤마다 공포에 떨어야 했다.
카니스와 아린은 단둘이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았다. 천국에서 원하던 것을 얻은 것 같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누구에게도 말해주지 않았다. 다만 카둠의 수명을 줄인 것은 자신이 한 일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에이미는 고대 정령 잭 오 랜턴을 켜 두고 돌아다녔다. 통통 튀는 불꽃을 가리키며 귀엽다고 말하자 리안은 에이미다 더 귀엽다고 말해주었다.
남자들과 여자들이 따로 어울릴 때면 에이미는 오랫동안 시로네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철두철미한 성격답게 친구들에게 들키는 일은 없었다.
시로네는 소파에 앉아 생각에 잠기는 일이 잦았다. 그럴 때면 대천사 이카엘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아타락시아의 통찰이 지금도 온기를 지닌 채 머릿속에 새겨져 있었다.
천국으로 떠났던 사람들 모두가 소기의 성과를 얻었으나 시로네만큼 커다란 선물을 받은 사람은 없었다.
카니스가 반칙이라고 떼를 쓰며 비법을 알려 달라고 했으나 모르는 건 모르는 것이었다.
‘이카엘…… 잘 지내고 있나요?’
메타게이트는 기능의 특성상 천국에 두고 올 수밖에 없었다. 좌표는 초기화되었지만 천국의 기술력이라면 그것만으로도 미로의 시공을 우회하는 방법을 찾아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후의 순간에 카리엘은 결국 이카엘의 권고를 거역하지 못했다. 그녀가 인간의 편을 들어주는 한 최후의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다시 만나고 싶었다. 툴툴대면서고 속마음은 여린 페오페를 떠올리자 그리움이 밀려들었다.
“시로네, 그만 자자. 오늘까지는 푹 쉬는 게 좋겠어.”
에이미가 파자마 차림으로 서 있었다. 달빛에 비친 모습이 아름다웠다.
두 사람 모두 며칠 전부터 어떤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시달리던 차였다. 하지만 결국 서로를 바라보며 웃는 것으로 일단락을 지었다.
“그래, 자자.”
시로네는 남자들이 자고 있는 방에 들어갔다. 다락처럼 작은 공간에 리안의 코 고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옆에 카니스가 베개로 두 귀를 틀어막은 채 잠이 들어 있었다.
시로네는 구석에 앉아 어둠을 응시했다. 그동안 겪은 모든 일들이 현실이라는 생각을 하자 전율이 치밀었다. 긴장한 미소를 짓고 있는 시로네의 눈동자에 별빛이 담겼다.
그날 밤.
항구에서 일을 끝마치고 돌아온 지스가 대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그리고 가쁜 숨을 내쉬면서 주위를 둘러보더니 가장 먼저 남자들이 자고 있는 방으로 달려갔다.
“큰일 났어! 일어나! 빨리!”
문을 열고 소리치자 카니스의 베개가 날아와 얼굴을 퍽 하고 때렸다. 누구도 일어나지 않았다. 천국까지 다녀온 마당에 큰일이랄 것은 아무것도 없는 듯했다.
“빨리 일어나라니까! 나중에 화내지 말고!”
시로네가 눈을 비비며 잠에서 깼다.
“왜 그래? 무슨 일인데?”
“빨리 다른 애들 깨워서 내려와! 지금 나가야 돼!”
지스는 설명할 시간도 없이 몸을 돌려 1층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이번에는 여자들이 자고 있는 방으로 쳐들어갔다.
“얘들아! 일어나 봐! 유나, 너도 빨리!”
“아으, 뭐야…….”
단잠에 빠져 있던 에이미가 짐승처럼 엎드렸다. 그러다가 정신에 불이 들어오자 즉각 현실의 상황을 깨닫고 도끼눈을 치켜뜨며 고개를 돌렸다.
“야! 너 여자가 자고 있는 방에 함부로 들어오면 어떡해! 죽을래?”
“으악! 미안해! 너무 급해서!”
지스는 소녀들의 파자마 차림을 보고서야 자신의 실수를 눈치 챘다. 배꼽을 드러낸 채로 자고 있는 테스는 언제 봐도 어른이었다. 하지만 정말로 지체할 시간이 없었기에 에이미의 손을 붙잡고 끌어당겼다.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일어나 보라니까!”
“알았어, 알았다고. 얘들아, 다들 일어나 봐. 지스가 뭐 할 말 있나 봐.”
“아아, 피곤한데. 무슨 일인데?”
그러는 사이에 남자들이 졸린 눈을 비비며 계단을 내려왔다. 시로네는 괜히 야밤에 폼 잡다가 자는 시간을 빼앗겼다고 자책하며 여자들의 방을 기웃거렸다.
아린과 테스가 이불을 정리하고 에이미는 졸린 눈으로 지스에게 끌려 나오고 있었다.
“너 진짜 별일 아니면 화낼 줄 알아. 방에 들어온 것까지 곱으로 쳐서 때릴 거야.”
“얼마든지! 일단 들어 보면 생각이 바뀔 거라니까!”
우여곡절 끝에 전원이 거실에 모였다.
지스는 어떤 타이밍에 말해야 친구들이 심장마비로 죽어 버릴까 고민하다가 말문을 열었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아?”
“몰라. 네 생일이야?”
“아니! 10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그 순간 뒤늦게 잠에서 깬 유나가 허겁지겁 여자 방에서 튀어나와 소리쳤다.
“오빠! 카이오스! 카이오스!”
시로네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카이오스가 뭔데?”
유나에게 질세라 지스가 더 크게 소리쳤다.
“수룡! 수룡 카이오스가 이곳에 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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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조금만 더 빨리 가 주세요!”
시로네 일행을 태운 마차가 항구로 질주했다.
에이미는 초조하게 입술을 깨물었다. 준비할 시간조차 없었기 때문에 여전히 파자마 차림이었다.
1. 갈리앙트의 추억 (3)
“이미 늦은 거 아냐? 10분 정도밖에 안 머문다며?”
“그래서 내가 빨리 일어나야 한다고 했잖아. 나도 너희 돌보느라 정신이 없어서 깜빡했어. 밤인데도 관광객들이 줄어들지 않기에 알아챈 거야.”
“아아, 제발.”
수룡 카이오스는 적도를 관통하는 3개의 대양을 10년에 걸쳐 이동한다고 알려져 있다.
갈리앙트 섬에서는 10분 정도 정착하는데, 드래곤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의 숫자만 무려 2천 명에 달했다.
항구에 도착하자 사람들로 가득 차서 비집고 들어갈 틈조차 없었다. 걸어서 독(dock)까지 가기는 불가능할 듯했다.
누군가가 10분 남았다고 소리쳤다.
주위의 공간에서 어둠의 비율을 가늠하던 카니스가 아린의 손을 붙잡았다.
“그럼, 우리는 이만 실례.”
두 사람이 그림자 아래로 쑥 사라졌다. 다크포트를 시전하면 들키지 않고 목적지까지 갈 수 있었다.
시로네 일행은 멍해졌다. 특히나 에이미는 주먹을 부르르 떨며 카니스의 외모를 욕했다. 묘사하는 동물의 이름과 부위를 들어 보니 어지간히도 분한 모양이었다.
“어떡하지? 안으로 들어갈 방법이 없을까?”
“내가 항구 쪽 사람들하고 이야기를 해 볼게. 기다려 봐.”
관리실로 달려가려는 지스를 에이미가 붙잡았다.
“그래 봤자 이미 늦어. 그냥 여기서 볼 수밖에 없나?”
누군가가 5분 남았다고 소리쳤다.
그 순간 인파의 끝에서 섬광들이 솟구치더니 밤하늘을 빛으로 수놓기 시작했다. 카이오스를 구경하기 위해 찾아온 대륙의 마법사들이었다.
시로네와 에이미가 서로를 돌아보며 씩 하고 웃었다.
“좋아! 가자!”
순간 이동으로 날아오른 시로네 일행은 자연스럽게 섬광 속에 섞였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학생이고 누가 마법사인지 알 게 뭐란 말인가?
방파제 쪽이 가장 혼잡하리라는 예상과 다르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독을 경계로 바깥쪽에 모여 있었다.
카이오스가 갈리앙트 섬에서 사람을 해친 없지만 그럼에도 드래곤이 무섭기는 한 모양이었다.
반면에 사투를 벌이는 데 익숙한 마법사나 검사들은 독 안쪽에 모여 있었다.
수도의 용병 시장에서나 볼 수 있는 단련된 자들의 인구밀도에 드래곤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여어, 내가 자리 맡아 놨어.”
먼저 도착해있던 카니스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친구들을 반겼다. 에이미가 팔을 걷어붙이고 다가갔다.
“이 배신자! 혼자만 살려고 도망을 쳐?”
“죽고 살고까지 나올 필요 있나? 왔으니 보면 되잖아.”
그 순간 사람들의 함성이 터졌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지 않고도 깨달은 시로네 일행은 곧바로 몸을 돌려 독의 끝부분으로 달려갔다.
먼바다에서 거대한 물의 장벽이 밀려들고 있었다. 크기와 속도를 보건대 항구를 수몰시키고도 남을 정도였다.
“어어? 어어어어?”
시로네 일행은 기겁할 듯이 놀랐다. 해일이 200미터 앞까지 다가오자 숨이 턱 하고 막혔다.
꼼짝없이 휩쓸리겠구나 생각하는 그때 물속에서 거대한 물체가 수직으로 상승했다.
물의 형태가 붕괴되더니 수천 톤에 이르는 막대한 물길이 카이오스에게 이끌려 솟구쳤다.
“으아아아! 으아아!”
시로네 일행은 감전된 것처럼 악을 질렀다. 드래곤이 바다를 통째로 끌어 올렸다. 가히 끝을 알 수 없는 마력이었다.
상승하던 물길이 300미터 상공에서 분수처럼 퍼지면서 수십 개의 아치를 만들었다.
반경 1킬로미터가 넘는 아치에 스스로를 가둔 카이오스가 압도적인 자태를 뽐냈다.
끼오오오오오오오!
구슬프고 아름다운 울음소리가 바다 위를 수놓았다.
그 순간 시로네의 뒤편에서 빛이 터졌다. 사람들이 원통형의 장치를 수룡에게 조준하고 빛을 쏘아 대고 있었다.
“왜 저러는 거지? 공격하는 건가?”
시로네의 순진한 말에 지스가 웃었다.
“아니, 저건 광학 사진기라는 거야. 빛을 그대로 담을 수 있는 장치라고 하던데 엄청나게 비싸. 그래도 오늘 같은 날은 불티나게 팔리지.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카이오스만 찍는 전문 사진기사도 있을 정도야.”
카이오스가 잠영하듯 유려한 비행을 선보이자 갈리앙트 자치 정부에서 준비한 대형 폭죽이 하늘을 가득 채웠다.
지스의 말에 의하면 관광 수입이 엄청나기 때문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했다.
물기둥으로 이루어진 아치에 폭죽의 불꽃이 스며들고 그 사이를 유영하는 드래곤을 구경하는 것은 눈으로 맛볼 수 있는 최고의 달콤함이었다.
에이미는 반짝이는 눈동자로 지스를 돌아보았다.
“지스, 고마워. 이거 하나만으로 섬에 온 보람은 있네.”
“헤헤, 약속했잖아. 제대로 관광시켜 주겠다고.”
테스는 다정하게 손을 맞잡고 있는 카니스와 아린의 모습에 자극을 받았다.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한 그녀가 슬그머니 리안의 팔을 끌어안았다.
“뭐, 뭐야. 갑자기 무슨 짓이야?”
리안이 벌레라도 달라붙은 것처럼 질색하자 테스의 눈이 황당하게 커졌다.
“야, 너무하는 거 아냐? 내가 아무리 흉물스러워도 네 팔뚝보다 더하겠니?”
“아, 아니, 이건 그런 게 아니잖아. 정말 깜짝 놀랐다고.”
평소라면 실망감에 기분이 언짢았겠지만 바다 위의 장관은 그런 감정조차 잊게 만들 정도로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수룡은 작별인사를 하듯 관객들에게 돌아섰다. 아치가 먼바다를 향해 빠른 속도로 퍼져가고 은색쟁반 같은 달에 12연발 폭죽이 터졌다.
테스가 울먹이기 시작했다.
“흐윽, 난 몰라…….”
친구들은 놀란 표정으로 돌아보았다. 특히나 찔리는 게 있는 리안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왜, 왜 그래? 정말 싫어서 그런 게 아니라니까. 너무 갑작스러워서…….”
“조용히 해, 바보야. 정들었단 말이야. 나 이제 어떡해.”
친구들의 마음도 테스와 다르지 않았다.
“내일이면 돌아가야 되잖아. 헤어지기 싫어. 차라리 나도 마법사로 전직할까? 그러면 학교에서 항상 볼 수 있을 텐데.”
“그게 무슨 말이야? 테스는 당연히 검사가 되어야지. 졸업하면 언제든 만날 수 있잖아.”
시로네의 위로에 테스는 연거푸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에이미와 아린을 불러다가 손을 맞잡았다.
“우리끼리는 편지도 하고 그러자. 응? 계속 연락하는 거야.”
아린이 자신을 가리켰다.
“나, 나도?”
“당연하지! 천국파 멤버잖아! 이보다 끈끈한 우정이 세상에 어디 있다고 그래?”
에이미는 테스를 처음 만난 날을 떠올렸다.
어색한 시간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녀와 함께 무언가를 하는 게 너무나 좋았다. 정의롭고 따듯한 마음씨를 가진 테스를 사랑하지 않을 사람은 세상에 없을 것이다.
“그래. 우리 꼭 다시 보는 거야. 그때는 여자들끼리만.”
“좋아! 이걸로 천국파 결성!”
시로네 일행은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특별한 날이니만큼 가게들이 24시간 문을 열었으나 휴가의 마지막만큼은 친구들과 오붓하게 보내고 싶었다.
집에 도착한 지스가 우편함에서 편지 한 통을 발견했다.
“어라? 대장님이 보낸 편지네? 너에게 왔는데?”
“마르샤 누나가?”
천국에 도착한 날에는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기에 작별 인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깊은 잠에 들었다가 깨어났을 때는 이미 앵무 용병단이 섬을 떠난 뒤였다.
시로네는 편지지를 펼치고 한참이나 읽어 내려갔다.
“하하! 역시 마르샤 누나답네!”
에이미의 눈이 새침하게 가늘어졌다.
“뭐야? 무슨 내용인데 그렇게 재밌어?”
“응? 아, 아무것도 아니야.”
“이게! 빨리 안 내놔? 왜, 연애편지라도 되니?”
에이미가 몸을 던져 빼앗으려고 하자 시로네는 순순히 그녀의 손에 편지를 쥐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