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Wizard RAW novel - chapter 191
그러자 당황스러운 건 오히려 에이미 쪽이었다.
“뭐, 뭐야? 진짜로 주면 어떡해? 중요한 내용이면 안 봐도 되는데…….”
“아니. 괜찮을 거야. 아마도.”
괜찮으면 괜찮은 것이지 아마도는 뭐란 말인가? 투덜거리며 편지를 읽은 에이미는 고개를 갸웃했다.
종이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
“뭐야, 이게? 그냥 백지잖아?”
“맞아. 하지만 편지를 남겼잖아.”
테스가 알 것 같다는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
“그렇구나. 편지를 남겼네.”
시로네는 먼 하늘을 바라보았다. 백지에는 그녀가 전하고자 하는 말들이 전부 담겨 있었다.
이것이 마르샤다.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돌아가면 편지를 써야겠다.’
마르샤의 앞날에 건투를 빌어 주었다.
2. 개학을 기다리며 (1)
집으로 돌아온 시로네는 부모님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여유가 생길 때면 틈틈이 친구들에게 편지를 썼다.
마르샤는 백지로 감정을 전했지만 그녀의 위트는 쫓아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더욱 정성껏 내용을 채웠다.
“다 썼다. 이제 보내기만 하면 되네.”
내일은 도시에 가서 편지를 부칠 생각이었다. 편지가 친구들에게 도착할 무렵이면 방학도 막바지였다. 천국에서 돌아오고 난 뒤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하루라도 빨리 학교에 돌아가 친구들을 만나고 싶었다.
“시로네, 내려와서 밥 먹으렴.”
“네, 지금 갈게요.”
1층에서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에 시로네는 촛불을 끄고 방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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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바슈카.
왕성 관리 구역에 위치한 메르코다인 사저.
제1급 귀족에 어울리지 않는 초라한 식탁 위에 구도자나 씹을 법한 이름 모를 풀 반찬이 올라와 있었다.
이루키의 어머니는 질색했지만 메르코다인 부자父子는 단출한 식사를 즐겼다. 고기를 먹고 난 뒤의 포만감이 생각을 무디게 만드는 게 싫었기 때문이다.
이루키는 쌀을 포크로 떠먹고 가끔씩 나물을 씹었다.
건너편 자리에는 이루키와 똑같이 생긴, 거기에 주름살만 조금 얹은 남성이 밥을 먹고 있었다.
이루키의 아버지이자 용뢰의 수장을 역임하고 있는 메르코다인 알비노. 서번트는 아니지만 그가 모르는 지식은 세상 누구도 모른다고 할 정도로 모든 것에 해박한 인물이었다.
알비노가 이상한 타이밍에 물었다.
“엔트로피 문제는 어떻게 되고 있냐?”
“그럭저럭 해결한 것 같아요.”
이루키는 고개조차 들지 않고 대답했다. 두 사람의 사이는 나쁘지 않지만 질문을 듣고 답을 하는 데에는 귀와 입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식사를 끝낸 알비노가 식기를 내려놓고 물었다.
“이루키, 1 더하기 1이 몇이지?”
“2요.”
“아니. 3이다.”
이루키는 처음으로 고개를 들었다. 이런 상황이야말로 눈이 필요한 때였다.
“아뇨, 2인데요.”
“그렇다면 3으로 만들어 봐라.”
“왜요?”
알비노는 어깨를 으쓱했다.
“상관없잖아?”
“그런가요?”
“증명해서 가져와라. 이걸 할 수 있다면 네가 찾고자 하는 해답에 가까워질 테니까. 이번 방학의 마지막 숙제다.”
“최소 6일은 걸릴 것 같은데요.”
알비노의 눈이 빛났다.
“호오, 벌써 감이 오는 거냐?”
“아뇨. 아버지 5일 뒤에 출장가시잖아요.”
이루키는 다시 쌀을 섭취했다. 한 톨씩, 한 톨씩. 뇌를 가동시키는 최소한의 에너지만 있다면 포만감은 적이다. 방학 동안 1초도 쉬지 않고 머리를 돌렸더니 서번트의 두뇌도 과부화가 걸리는 기분이었다.
알비노가 뒤늦게 입을 열었다.
“확인하지는 않으마. 해냈다고 믿고 가지 뭐.”
“아버지가 저를 신뢰하는지 처음 알았네요.”
알비노는 웃었다. 설령 6일 안에 아카식 레코드를 풀지 못한데도 상관없다. 자신의 출장 기간을 먼저 계산하는 아들이 대견할 뿐이었다.
“어떤 지식도 지혜를 이길 수는 없는 법이지. 네가 이겼다고 치자.”
“잘 먹었습니다.”
이루키는 꾸벅 고개를 숙이고 식기를 치웠다. 알비노가 차를 마시며 신문을 읽는 동안 설거지를 끝낸 그가 돌아서려는데 집사장이 들어왔다.
“도련님, 편지가 왔습니다. 아리안 시로네라는 분입니다.”
“어? 시로네?”
이루키가 화색을 표하며 달려가자 알비노는 신문을 읽는 척하며 슬그머니 아들을 살폈다.
아리안 시로네. 이번 학기를 마치고 돌아온 아들의 입에서 총 3,742번으로 가장 많이 나온 단어였다.
그가 생각하기에 이루키는 좋은 재목이다. 천재의 역량을 갖추었고 인간적인 감정도 풍부하다.
어릴 때는 그런 성향 때문에 고생을 했지만 이번 학기를 끝마치고 돌아온 아들은 달랐다.
더 이상 자신의 재능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거기에는 시로네라는 소년이 중요하게 작용했을 터였다.
2. 개학을 기다리며 (2)
“하하! 시로네답네. 무슨 편지가 이렇게 길어?”
아들이 해맑게 웃는 것도 집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결국 패배를 선언하고 신문을 내린 그가 이루키에게 물었다.
“네가 말한 그 아이냐?”
“네, 편지를 보냈어요. 글을 아주 잘 써요.”
“그렇게 친하다면 집으로 불러라. 언로커라니, 한번 만나 보고 싶구나.”
“……알았어요. 말은 해 볼게요.”
이루키의 대답에는 영혼이 없었다. 시로네를 소개시키는 건 문제가 아니지만 괴팍한 아버지를 친구들에게 소개하는 것은 엄청나게 큰 문제였다.
‘6일 후에요,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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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도시 사디아는 토르미아에서 가장 많은 지방귀족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유명한 곡창지대답게 재정이 탄탄하여 외부로 진출하는 세력은 적지만 영토를 차지하기 위한 내부 경쟁이 치열한 곳이라서 서열이 자주 바뀌는 게 특징이었다. 네이드의 가문인 웨스트도 예외는 아니었다.
방학 중에 네이드는 작업실에서 살다시피 했다. 벌써 2일째 밤을 새운 그의 눈은 퀭하니 들어가 있었다.
작업장은 마치 초자연 심령과학 연구회의 확장판을 보는 듯했다. 쓰임을 알 수 없는 공구들이 바닥을 굴러다녔고 테이블에는 기관 장치의 엔진 부위가 놓여 있었다.
“후우,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
계절은 가을로 넘어갔지만 작업장은 후텁지근했다. 상의를 벗어던지자 등을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상흔이 드러났다. 오래된 상처지만 가끔씩 견딜 수 없을 만큼 욱신거리기도 했다.
네이드는 천막을 끌어와 테이블을 덮었다. 가족들이 알게 되면 쓸모없는 일에 돈을 쓴다고 난리가 날 터였다.
지금은 몰락했지만 3대 전만 해도 사디아 곡창지대 절반이 웨스트 가문의 것이었다.
네이드는 가세가 기운 이유를 듣지 못했다. 하지만 17년을 살아 본 결과 특별한 이유는 없을 것 같았다. 그저 다 써 버린 것이다.
“네이드, 네이드.”
저택에 돌아오자 심장을 멈추게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의 주인공이 어머니라는 건 아이러니지만 네이드에게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였다.
“네, 어머니.”
“너 기계 잘 다룬다고 그랬지? 존스 가문에 가서 물건 좀 수리하고 와.”
“잠깐만 눈 좀 붙이고 다녀올게요.”
어머니의 인상이 괴물처럼 구겨졌다. 그것은 네이드를 꼼짝할 수 없게 만드는 자물쇠와 같았다.
어렸을 적에는 어머니에게 대든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자해를 하는 바람에 천하의 패륜아가 되었다.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는 어머니를 이길 수는 없다. 세상에 부모를 이기는 자식은 없는 것이다.
“피곤해서 그래요. 제가 2일 동안 잠을 못 잤거든요.”
“너는 도대체 뭐 하는 애니? 나가서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집안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자지 말라고 한 것도 아닌데 어째서 못 가겠다는 거야?”
네이드는 일그러지는 안면 근육을 붙잡았다. 어머니와 똑같은 얼굴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엄마가 얼마나 힘들게 사는지 보고도 모르니? 그 잘난 마법학교에 보내느라 돈이 얼마나 나가는지 알아? 그럴 바에는 차라리 이 집에서 사라져. 엄마는 더 이상 뒷바라지는 못 해 줄 것 같으니까.”
네이드는 언제 그녀가 자신의 뒷바라지를 했는지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그런 기억은 없다. 그저 등에 새겨진 참혹한 상처만이 욱신거릴 뿐이었다.
웨스트 가문의 어느 누구도 가진 재산으로 조그마한 장사라도 해 보려고 들지 않았다.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미안해요, 엄마. 알았어요. 갔다 올게요.”
네이드의 상처에서 불에 타는 고통이 전해져 왔다. 하지만 내색할 수는 없었다. 가족들은 그녀에게 꼼짝하지 못한다. 아니, 상대하고 싶지 않아서 피해 버리는 것이다.
그러다가 그녀가 자해라도 하는 날이면 가족의 모든 짜증은 네이드에게 쏟아진다.
어릴 때는 왜 나만 당해야 하는지 이유를 몰랐다. 하지만 살아오면서 깨닫게 된 사실은, 이유 따위는 없다는 것이다.
네이드의 가족은 모든 걸 남에게 미루었고 유일하게 자신만이 그래서는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을 뿐이었다.
“해 지기 전에 빨리 가. 존스 가문에서 보일러 점검할 사람을 구한다는데 너 수리공 같은 거 해 볼 생각 없니?”
“조만간 졸업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단 학교부터 졸업하게 해 주세요.”
“그놈의 학교는 가르치는 것도 없으면서 돈만 빨아먹는 기생충이니? 차라리 내가 죽어 버려야지.”
네이드는 어머니를 이해하고 싶었다.
부잣집에 시집을 왔는데 온 가족이 돈을 써 대고 있으니 상심이 클 법도 하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들을 위해 자신이 보일러 수리공을 해야 하는 이유는 찾을 수 없었다.
어머니가 저택으로 돌아가자 네이드의 이빨 사이로 뜨거운 입김이 새어 나왔다.
세포 하나하나에 살의가 맺히는 기분이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쌓이면 폭발해 버린다.
“도련님, 편지가…… 히익!”
달려오던 집사가 창백하게 질렸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네이드는 고개를 흔들었다. 어머니의 얼굴이 자신의 내면에도 깃들어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두 번째 고통이 밀려들었다.
“아, 잠을 못 자서. 무슨 일이야?”
“펴, 편지가……. 아리안 시로네라고.”
“뭐? 시로네?”
네이드의 얼굴이 대번에 밝아졌다. 곧바로 편지를 낚아챈 그는 시로네의 필체로 적힌 글자들을 읽어 나갔다.
보고 싶다는 구절을 보는 순간 서러운 마음이 북받치면서 눈물이 핑 하고 돌았다.
“조금만 기다려, 시로네! 금방 갈게!”
네이드는 편지를 움켜쥐고 저택을 나섰다. 앞으로 존스 가문에서는 10년 동안 보일러를 수리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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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엘의 가문인 포트리스의 본가는 에이미와 마찬가지로 크레아스 도시에 있었다.
귀족 서열은 그리 높지 않으나 위대한 의사들을 다수 배출한 명문으로 왕국에서 인지도가 높았다.
학교에서는 모범생 에이미의 단짝친구인 그녀지만 집에서는 의사 지망생인 남동생을 전면에 내세우고 뒤로 쏙 빠지는 천방지축 망아지였다.
오늘도 그녀는 엄마의 잔소리를 피해 3일째 은신 중이었다. 장차 최고의 의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남동생의 방은 가족들이 찾지 않는 잔소리 청정 지역이었다.
“흑흑! 나 어떡해. 너무 감동적이야.”
이불을 뒤집어쓰고 연애소설을 읽던 세리엘이 결국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책상에 앉아 있는 남동생 베일은 미칠 지경이었다.
“아우, 좀 시끄러! 나 공부하잖아! 이제 누나 방으로 가! 아니면 질질 짜지나 말든가.”
세리엘은 비극으로 결말을 맺은 소설책을 끌어안고 여운을 음미했다. 자체 평가를 내리자면 방학 중에 읽은 소설 중에서 수위권에 드는 이야기였다.
“너무 슬픈 사랑 이야기였어. 아, 어디 조세프 같은 남자 없나?”
베일이 필기를 하다 말고 고개를 들었다.
“있어.”
“진짜? 누군데?”
“조세프.”
“이게 혼나려고! 누나한테 장난을 쳐?”
“왜? 현실에 없으면 등장인물이라도 붙잡고 살아 봐야지, 큭큭.”
세리엘은 동생의 뒤통수를 노려보며 입술을 이기죽거렸다. 며칠 신세진 것도 있어서 화를 안 냈더니 아주 머리 꼭대기까지 올라타려 하고 있었다.
그때 방문이 열리면서 엄마의 잔소리와 함께 편지 한 통이 톡 하고 떨어졌다.
“편지 왔다! 공부하라는 얘기 안 할 테니까 동생 방해하지 말고 나와. 놀 거면 씻기라도 하든가. 저래 가지고 시집이나 갈는지. 쯧쯧.”
세리엘은 입술을 삐죽 내밀고 침대 아래로 기어갔다.
편지라고 하기에 에이미가 보낸 줄 알았으나 발신인을 보니 의외의 인물이었다.
“어? 시로네다! 시로네!”
세리엘은 얼른 봉투를 개봉하고 읽어 보았다. 눈빛이 금세 사랑스러워졌다. 종이에 배어있는 향기를 맡은 그녀는 편지를 품에 안고 중얼거렸다.
“아, 어디 시로네 같은 남자 없나?”
열심히 책을 읽고 있던 베일의 눈이 퀭해졌다.
‘시로네는 진짜 사람이잖아, 멍청아. 가서 사귀면 되지.’
이 말이 목까지 치밀었지만 저 여자에게는 어떤 말도 들리지 않을 터였다. 며칠째 소설책만 파다 보니 제정신이 아닌 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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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아스 시립 훈련장.
마크는 비싼 입장료를 내고 훈련장으로 들어갔다. 마리아와 함께 조기 진급에 성공하여 다음 학기부터는 클래스 식스에 배정받게 되는 그는 벌써부터 가슴이 설렜다.
‘드디어 나도 고급반 후배가 생기는구나.’
시로네를 만나지 못했다면 이런 날도 오지 않았을 것이다. 건널 수 없는 다리에서 패한 이후 시로네를 롤 모델로 삼아 부단히 노력한 덕분에 원하는 목표를 이루게 되었다.
“여어, 마리아.”
“왔어? 오늘은 어제보다 일찍 왔네?”
훈련장에서 먼저 기다리고 있던 마리아가 농담이 섞인 핀잔을 하자 마크는 웃었다. 건널 수 없는 다리의 기관 장치를 작동시켜서 학생들을 위험에 빠트릴 정도로 우울했던 그녀였으나 사드의 수제자가 되면서 성격이 많이 밝아졌다.
“미안해. 아버지가 눈치를 주셔서. 마법협회에 좋은 교사가 많은데 왜 굳이 나가서 수련하냐고.”
“하긴. 슬라이더 가문은 마법협회에 진출해 있으니까. 정말 계속 같이 해도 괜찮겠어?”
“문제없어. 내가 또 한다면 하는 남자잖아.”
마크는 윙크를 하며 엄지를 들었다. 사실 아침까지 굶어가며 겨우 도망쳐 나온 것이었다. 언제부턴가 열다섯 살 소년의 눈에 열아홉 살 누나가 여자로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미쳐도 단단히 미쳤지. 이렇게 귀여운 누나를 괴롭힐 생각을 했다니.’
“여어! 많이 기다렸지? 늦어서 미안해.”
훈련장 입구에서 사드가 달려오자 마크의 표정이 안 좋아졌다. 다름 아닌 자신의 최고 경쟁자였다. 스승과 제자가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줄다리기를 한다는 건 우스운 일이지만, 스물여섯 살 남자와 열아홉 살 여자라면 괜찮은 터울인데다가 사드 또한 싫은 기색이 아니라는 게 문제였다.
그런 마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리아는 누구보다 다정한 미소로 사드를 맞이했다.
“아니에요. 저희도 이제 막 왔어요.”
“그래. 교장 선생님 배웅하느라고 조금 늦었다.”
“어머, 교장 선생님 어디 가셨어요?”
“응. 그런 일이 좀 있어. 아무튼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
대화에서 소외당한 마크는 기분이 편치 않았다. 여자를 좋아하는 사드의 성격이야 질리도록 경험해 봤지만 마리아에게는 특히나 더 다정한 게 눈엣가시였다.
그때 마리아가 손뼉을 치더니 가방에서 편지를 꺼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