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Wizard RAW novel - chapter 250
“글쎄요. 제가 알기로 그쪽 세계가 그렇게 자유분방하게 운영되는 건 아닐 텐데요. 어쨌거나 마법사회에서는 대모의 역할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도굴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건가? 어차피 너는 도망치지 못해.”
아리우스는 있지도 않은 귀지를 후 하고 부는 시늉을 했다.
“도망칠 필요가 있을까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당신에게는 저를 체포할 권한이 없어요. 아니, 됐습니다. 지금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죠.”
조각상을 가리킨 아리우스가 마치 자신의 것인 양 소개했다.
“어떻습니까? 증폭의 대천사 이카엘. 그녀의 능력 중에서도 가장 강력하다고 알려진 초마력 증폭진 아타락시아입니다. 상상은 했지만 이토록 아름다울 줄 누가 알았을까요?”
“순순히 가져가게 둘 것 같은가?”
지온이 턱을 치켜들고 말했다.
“당연히 가져가야지. 이게 얼마짜리 물건인데. 이제부터 아타락시아의 주인은 나다.”
“나쁜 자식! 너 같은 인간은 살아 있을 자격이 없어!”
에이미가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었다.
그 순간 시야가 일그러지더니 거리가 멀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정신을 차리자 아르민이 옆에 서 있었다.
플리커 마법이었다.
“왜 그래요? 빨리 아리우스를 잡아야죠.”
아르민은 윈드 커터를 날렸다.
표창 형태의 바람이 중간 지점에서 챙 소리를 내며 깨졌다. 충돌 지점을 중심으로 가느다란 전기가 직각의 형태로 퍼졌다.
“정신파 장벽입니다. 다이버들은 ‘실뜨기’라고 부르죠. 시로네의 정신을 가닥으로 끌어와서 장벽의 형태로 엮은 것입니다.”
아리우스가 즐거운 표정으로 박수를 쳤다.
“역시 박식하시군요. 영겁의 성찰자가 허명이 아니었어요. 정답입니다. 여러분이 거북이처럼 느리게 따라오는 동안 저는 시로네의 정신으로 장난을 좀 쳤죠.”
심연의 비밀 (4)
에이미가 홍안을 불태우며 소리쳤다.
“이 자식! 도둑놈 주제에 주인의 물건으로 바리케이드를 만들어? 너도 마법사라면 당당하게 싸우자! 왜, 나에게 질까 봐 겁나냐?”
“하하! 수준 차이가 나는데 굳이 그럴 필요 있을까요? 특히나 아르민, 당신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아리우스는 조각상에 손을 가져다 댔다.
“리허설은 끝났습니다. 본공연에 앞서 여러분을 기다린 이유는 역사적인 순간을 모두와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죠. 평생 볼 수 없는 구경거리가 될 테니 즐겁게 관람하시길.”
스케일 마법 리사이징을 시전하자 8미터에 달하는 아타락시아의 조각상이 체스의 유닛과 비슷한 크기로 줄어들었다.
대천사의 조각상이 피규어가 되자 지온이 눈을 빛냈다.
저 크기라면 품에 넣고 다니기에도 무리가 없다. 언제 어느 때라도 아타락시아를 구사할 수 있는 것이다.
“흐음, 이 정도면 훌륭하군요. 그럼 어디…….”
“이 자식! 그건 시로네 거야! 손만 댔다간 가만두지 않겠어!”
에이미가 치를 떠는 모습에 지온은 기분이 날아갈 듯했다.
“하하! 어쩔 건데? 어차피 너희가 할 수 있는 건 없어. 아타락시아가 내 것이 되는 광경을 구경이나 하라고.”
아리우스는 대천사의 피규어를 붙잡고 흐읍 소리를 내며 상체를 치켜들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얼굴이 붉게 달아오를 때까지 힘을 주었으나 소용없었다.
“…….”
아리우스는 피규어를 놓고 물러섰다.
그리고 자신을 주목하고 있는 사람들을 돌아보더니 민망한 듯 폭소를 터뜨렸다.
“하하하하!”
왜 움직이지 않는 것일까?
리사이징은 공간의 스케일을 줄이는 것이기에 질량과는 관계가 없다. 인간에게 작은 조약돌이 개미에게는 거대한 바위인 것과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들어 올릴 수가 없다. 차원을 초월하는 질량? 아니, 스케일 마법을 상회하는 차원은 있을 수가 없다. 그럼 대체 뭐가 문제지?’
보다 못한 지온이 아리우스를 떠밀고 자리를 차지했다.
“비켜. 이까짓 게 뭐라고 쩔쩔매는 거야?”
아리우스는 지온이 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꼬맹이의 완력이야 다를 게 없지만 아르망이라면 스키마에 준하는 힘을 낼 수 있을 터였다.
“하여튼 마법사들이란…….”
지온은 혀를 끌끌 차며 허리를 숙였다.
대천사의 피규어를 붙잡고 반대편 손으로 손목을 움켜쥐자 아르망이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근력 강화 시스템 가동. 에너지대사율 증가. 근섬유질 증강. 가동 관절 유연화. 인대 인장력 강화. 힘 중심점 재설정.
“끄으으으응!”
아타락시아를 부여잡은 채로 허리를 곧추세운 지온은 예상을 초월하는 무게에 놀랐다.
하지만 그도 아르망의 근력 강화 프로그램으로 힘이 넘쳐흘렀다. 마음 같아서는 집채만 한 바위도 옮길 수 있을 듯했다.
지온은 구부린 무릎을 펼치면서 상체를 위로 당겼다.
마침내 대천사의 피규어가 손가락 한 마디 정도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어요! 어떻게든 들어가서 되찾아야 해요!”
에이미가 소리쳤으나 아르민은 지온의 동태만을 살폈다.
그도 스케일 마법사이기에 알 수 있다. 아타락시아가 무거워서 들리지 않는 게 아니다. 질량 이외의 어떤 규칙이 작용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지온은 아타락시아를 허리춤까지 들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됐다! 이, 이제 이건 내 거야……!”
그 순간 비명과도 같은 쇳소리가 들리면서 사위가 적색으로 물들었다. 평화롭던 신전의 모습이 한순간에 위태로운 분위기로 돌변했다.
대천사의 피규어가 충격파를 터뜨리자 지온과 아리우스는 벽이 있는 곳까지 날아갔다. 반면에 아르민 일행은 정신파 장벽이 깨지면서 충격을 상쇄한 덕분에 무사했다.
지온은 아르망의 힘을 빌려 중심을 잡았다.
오기가 발동한 그가 다시 아타락시아로 달려가려고 하자 벽에 기댄 아리우스가 소리쳤다.
“안 됩니다! 가까이 가지 마세요!”
바닥에 마법진이 새겨지더니 빛의 장막이 원통형으로 솟구쳐 피규어를 보호했다. 이어서 장막의 표면에 천국의 고대 언어가 빠르게 새겨지기 시작했다.
“빨리 가서 아타락시아를 되찾아와야 해요!”
레이나가 화살을 시위에 얹으며 달려갈 채비를 했다. 하지만 아르민이 팔을 뻗어 그녀의 돌진을 가로막았다.
“잠시만! 저건 봉마진입니다.”
연금술이 마법을 공학적으로 발전시켰다면 봉마진은 마법을 영적으로 발전시킨 결과물이다.
마법사들은 선과 악의 이분법적 구분을 인정하지 않지만 종교계에서는 악으로 정의 내린 수많은 존재들을 봉마진에 가두어 왔다.
아리우스 또한 봉마 해제의 공정 과정이라는 것을 깨닫고 바짝 긴장했다.
‘어째서 시로네의 의식에 봉마진이 설치되어 있지?’
자궁 내에서 이루어지는 모태 심리에 무언가를 흔적 없이 새긴다는 건 불가능하다.
설령 빙의를 하더라도 아타락시아처럼 조각상이라도 있어야 정상이다. 어쩌면 시로네가 배아 상태일 때 발생한 돌연변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논리적 결합물인 봉마진이 정신 1단계에서 발현될 가능성은 바람에 휩쓸린 부품들이 저절로 조립되어 마차가 될 확률보다 낮았다.
빛의 장막을 타고 올라가는 황금빛 고대 언어들이 공정을 끝마쳤다. 프로그래밍이 소멸하면서 원통의 중앙에 문장이 적혔다.
아리우스는 천국의 언어를 빠르게 해석했다.
‘라 하다마흐 쥬드란 아라브, 야 아후드 민 알포우드. 혼돈의 제왕이여, 경계의 벽을 허물라. 뭔지는 몰라도 귀여운 게 나오지는 않겠군. 응?’
문장 아래에 새로운 글귀가 적혔다.
봉마진의 특성상 봉인자의 서명이 기입되어야 한다. 퇴마사들의 ‘아무개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같은 언령이 그런 것이다. 또한 이것이야말로 시로네의 보안장치가 인위적인 설계물이라는 증거였다.
“뭐……?”
고대 언어를 읽을 수 있는 아르민과 아리우스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마치 사람의 필체로 적힌 듯 천천히 그어지던 빛의 선이 설계자의 이름 옆에 마침표를 찍었다.
잃어버린 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맥클라인 거핀
화신의 주인 (1)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아리우스의 머리가 사상 최고로 빠르게 돌아갔다. 그것은 80퍼센트의 흥분, 19퍼센트의 공포, 1퍼센트의 부정으로 이루어진 감정이었다.
거핀이 설계한 봉마진은 모태 심리의 도굴을 방지하기 위한 보안장치가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여태까지 침묵했던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하지만 도대체…… 왜? 아니, 도대체 왜?’
1단계는 유전자 레벨의 영역이다. 이런 곳에 거핀의 유적이 숨어 있을 수가 있을까?
거핀의 결과물은 18년 전을 기점으로 끝났다. 그렇다면 봉마진은 언제 만들어진 것인가?
아리우스는 시로네의 나이를 떠올렸다.
‘열여덟 살. 그런데 어떤 열여덟 살이지? 리셋 이전? 리셋 이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아리우스는 맹목적인 믿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다.
‘설마 리셋 시점인가?’
균열장 검증 실험은 시간과 에너지의 괴리를 증명한다. 비록 찰나에 불과한 괴리지만 그것으로 인해 우주는 균열을 맞이하게 된다.
시로네가 균열에서 태어났으리란 보장은 없다. 개연성도 없고, 사실을 뒷받침할 증거도 없다.
하지만 아리우스는 강렬한 확신에 사로잡혔다.
정말로 거핀이 보안장치를 설계했다면 현존하는 어떤 마법사도 해제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타인의 간섭이 가장 심한 11단계에 설치하지 않았을까?
‘그럴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태아의 상태, 혹은 배아의 상태에서 설치되었다.
‘처음부터 도굴은 불가능했다는 것인가?’
아리우스가 아닌 어떤 다이버라도 거핀의 봉마진을 뚫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는 아직까지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저기서 무엇이 나오느냐에 달렸겠지.’
봉마진에 갇혀 있던 존재가 마법진 위로 얼굴을 내밀었다.
코뿔소를 닮았고 피부는 회백질이었다. 칼조차 들어가지 않을 만큼 오돌토돌한 돌기로 뒤덮여 있었다. 눈은 7개로 중앙에 하나, 좌우에 3개씩 박혀 있었다.
봉마진을 깨고 튀어나온 다리가 바닥을 짚었다.
반대편 다리까지 끌어 올린 괴수가 몸체를 빼내자 신전의 바닥이 무너지면서 땅 밑으로 우르르 쏟아졌다.
얼굴만으로 크기를 짐작한 게 오산이었다. 몸통이 얼굴보다 100배나 컸다. 배는 사악하게 부풀었고, 등에는 번개처럼 휘어진 수천 개의 뿔이 박혀 있었다.
마치 7단계에서 발현되었던 에고이스트의 분노화가 실제의 모습으로 나타난 듯했다.
“이런 빌어먹을!”
아리우스는 짜증을 내며 거리를 벌렸다.
마신 베히모스.
인류의 역사보다 오래전에 활약했던 짐승의 왕이었다.
‘골동품이 좋아도 정도껏이지, 대체 얼마나 노땅이 나온 거야?’
베히모스는 천국에서조차 창세신화에 등장하는 존재다. 강력한 마라들도 베히모스에게는 90도 인사를 해야 할 테고 그렇기에 마신으로 불리는 것이다.
오랜 잠에서 깨어난 베히모스는 잠시 동안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고개를 꺾으며 몸을 풀더니 7개의 눈으로 사람들을 내려다보았다.
“어리석은 인간들이여, 봉마의 계약에 따라 너희를 멸한다.”
척살령을 내린 베히모스는 등에 돋은 뿔의 꼭짓점마다 전기를 맺히게 했다.
수천 개에 달하는 라이트닝 볼트가 동시에 켜지자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얼굴이 창백해졌다.
“젠장! 나가야 합니다.”
아리우스는 도어를 열자마자 빠져나갔다.
반면에 지온은 아쉬운 눈으로 대천사의 피규어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금방이라도 공간을 태워 버릴 듯한 베히모스의 전기력으로 시선을 돌린 순간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토해 내며 도어를 향해 달려갔다.
“우리도 나가야 합니다! 따라오세요!”
아르민이 두 여자에게 소리쳤다.
이번만큼은 판단하고 자시고 할 필요가 없었다.
마신은 마법사회 기준으로 더블S급에 해당하는 존재였다. 이는 산술적으로 9급 전투 마법사 370명에 달하는 위력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실무적으로 환산해도 6급 마법사 20명 이상이, 그것도 공략법을 알고 있다는 가정하에 상대가 가능한 수준이었다.
더군다나 실전에서는 특성과 조합에 따라 다양한 변수가 발생하기 때문에 최소한 실무 기준의 1.8배 이상의 전투력을 갖추어야 그나마 안정적으로 제압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지금 이 정도의 파티로는 이빨은커녕 손톱조차 들어가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에이미와 레이나가 뒤돌아볼 여유도 없이 도어로 몸을 날리고, 아르민도 곧바로 플리커 마법을 시전해 뒤따랐다.
수천 개의 라이트닝 볼트가 전하의 사슬로 얽히면서 거미줄과 같은 전기장을 형성했다. 포화점을 넘어선 볼트가 사방으로 퍼져 나가며 공간을 지져 댔다.
강력한 에너지를 흡수한 도어가 펑 소리를 내며 소멸했다.
***
아르민 일행은 대포에서 쏘아지듯 도어 밖으로 튕겨 나갔다. 에이미와 레이나가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고, 아르민만이 겨우 중심을 잡고 착지할 수 있었다.
“괜찮습니까?”
에이미는 연거푸 기침을 토해 냈다.
“갑자기, 숨이, 안 쉬어져서. 콜록!”
도어로 뛰어들자마자 시로네의 정신세계 쪽에서 강력한 열풍이 몰아쳤다. 빠져나오는 게 조금만 늦었더라면 베히모스의 볼트에 통구이가 되어 버렸을 것이다.
아리우스는 이미 도망쳤고 지온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도 혼란에 빠진 듯, 아르민 일행을 보고도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있었다.
에이미는 거미줄에 거꾸로 매달린 시로네를 보았다.
아직 시간 역장이 풀리지 않았지만 이 상태로 오래 버티지는 못한다. 결국은 역장을 풀어야 할 테고, 다음의 일은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다.
“이미 혈관이 베인 것 같아요. 어떡하죠?”
“시로네의 의식에 무엇을 각인시켰죠?”
에이미는 절망스럽게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어요. 그래서 할 수 없이 시로네라고 적었어요.”
“잘했습니다.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지 못한다면 추상적인 게 차라리 도움이 될 겁니다. 시로네의 의식을 이용할 수 있으니까요. 이제부터 역장을 풀 겁니다. 각오하세요.”
“하, 하지만……!”
에이미는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
의식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으니 시로네가 본능적으로 해법을 찾아낼지도 모르지만 실패한다면 다음 순간 시로네의 목은 잘리고 만다.
화신의 주인 (2)
“지체할 수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시로네에게 여유를 줘야 해요. 강선은 계속 목을 조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시간을 끌어 봤자 상황만 더욱 악화될 뿐입니다.”
에이미는 반대의 말이 목구멍까지 치솟았으나 필사적으로 삼켰다.
아르민의 말이 옳았다. 어차피 벌어질 일이라면 조금이라도 승산이 높은 쪽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시로네도 걱정이지만 아리우스를 쫓아야 합니다. 시로네에게 사용한 시간선을 회수해야 할 겁니다. 3초 드리죠. 그 안에 다른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역장은 풀립니다.”
에이미와 레이나의 마음속에 저절로 타이머가 켜졌다. 1초, 2초……. 해법은 나오지 않았다.
3초에 도달할 무렵에는 저절로 운명에 모든 걸 맡기게 되었다.
강요에 가까운 상황이었지만 어쨌거나 현실을 마주할 각오는 되어 있는 상태에서 시간 역장이 풀렸다.
‘건투를 빕니다, 시로네…….’
시간선을 회수한 아르민은 플리커 마법으로 식품 저장고를 벗어났다.
아리우스를 놓치면 그가 협정을 어긴 사실을 세상에 알릴 테고, 그렇게 되면 아타락시아 문제와 맞먹는 국제적 갈등이 일어나게 된다.
에이미와 레이나는 아르민이 사라진 것도 모른 채 시로네의 다음 상황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제노거의 얼굴에 생기가 도는 것을 느끼는 시점에 시로네의 몸에서 빛이 번쩍였다. 짧은 직경을 가진 광폭이 한차례 폭발하면서 제노거가 튕겨 나갔다.
광폭의 밀도를 높여서 물리적인 장벽에 가까운 타격을 가하자 제노거는 마차에 치인 듯한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