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Wizard RAW novel - chapter 266
에이미가 간이 가판대를 가리켰다. 겨울 축제의 명물인 얼음과자를 팔고 있었다.
시로네는 차가운 얼음과자를 입에 넣고 씹었다. 백설에 딸기 시럽을 섞어서 얼린 것으로, 아삭아삭한 식감과 달콤한 딸기 향이 어우러져 맛이 좋았다.
“자, 먹을 것도 샀고. 어디부터 돌아볼까?”
“당연히 얼음 여왕부터 구경하러 가야지.”
에이미는 시로네를 데리고 본성으로 향했다.
본성은 유적지에서 그나마 소실이 덜한 곳이었다. 120평의 홀에 양익의 계단이 있는 구조였는데, 왼쪽 계단은 오래전에 무너져서 얼음을 조각하여 보수 작업을 해 놓았다.
얼음이 녹지 않을 정도의 따스함이라면 이상할까? 사람들이 모여 있어 확실히 바깥보다 따듯했다.
시로네와 에이미는 양익의 계단을 연결하는 1.5층의 복도로 진입했다. 중앙 난간이 홀 쪽으로 돌출되어 있는 곳에 얼음 여왕이 자리하고 있었다.
시로네는 얼음 여왕에게 다가갔다. 거대한 얼음덩어리 안에 아름다운 여인이 눈을 감고 서 있었다.
두 번째 외출 (3)
“이 사람이 얼음 여왕이구나. 소문대로 예쁘다.”
“800년 전에는 마법사들이 마녀로 매도당하던 시대였어. 어떤 의미로는 비운의 여인이라고 할 수 있지.”
에이미는 얼음 여왕의 일화를 짤막하게 들려주었다.
얼음 여왕은 본래 마법사였다.
당시에는 신권이 지배하던 시기라 정체를 감추고 살았으나 아름다운 외모는 감출 길이 없었다.
여인의 미모가 세간의 입소문을 타고 왕성에까지 퍼지자 늙은 왕은 직접 그녀를 불러들였다. 한눈에 반한 왕은 그녀를 왕비로 맞아들였다.
하지만 평생 신성 교단의 추격을 당하며 살았던 그녀의 마음속에는 이미 어둠이 자라나고 있었다.
죄 없는 수백 명의 백성들이 마력 실험이라는 명목 아래 끔찍한 고문을 당하고 죽었다.
사람들이 죽어 갈수록 여왕의 마력은 강해졌다. 마력이 강해질수록 여왕은 미쳐 갔다.
마법사는 미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계열 자체가 정신을 강화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연유로든 정신이 파괴되면 일반인의 정신병과는 차원이 다른 심각한 상황이 발생한다.
정신과 마법이 동화되면서 마력을 통제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마법사들은 이러한 현상을 마력일치라고 불렀다.
광기에 사로잡힌 왕비는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린 그녀의 방은 북극에 있는 얼음 동굴을 방불케 했다.
침대나 화장대 같은 가구는 물론 수발을 드는 시녀나 하인 들까지 얼어붙은 채로 목숨을 잃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왕은 레스 산맥에 작은 성을 지어 놓고 그녀를 그곳의 여왕으로 삼았다. 말이 여왕이지 유배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여왕의 기행은 멈추지 않았다.
가장 먼저 실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수십 명의 시종들이었다. 그들이 전부 죽어 버리자 이번에는 백성들을 잡아다가 잔혹한 실험을 이어 나갔다.
1년이 지났을 때 레스 산맥의 작은 성에 남아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여왕은 만족했다. 오랜 실험의 끝에 비로소 원하는 경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나는 시간마저 얼어붙은 곳에서 잠을 청할 것이다. 내가 다시 돌아오는 날, 세상은 내 발아래 무릎을 꿇으리라.”
여왕은 최후의 마법을 시전하여 자기 자신을 거대한 얼음덩어리에 가두었다.
그것이 바로 시로네가 보고 있는 얼음 여왕의 마지막 모습에 얽힌 일화였다.
“흐음, 그렇구나.”
시로네는 얼음 여왕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일화를 듣고 나니 현실감이 느껴졌다. 눈을 감고 동면에 든 모습 또한 정말로 800년 전의 인물이 잠을 자고 있는 듯했다.
에이미가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아마도 그녀는 정신이 파괴된 상황에서도 죄책감에 시달렸던 게 아닐까? 그래서 자신마저 얼어붙게 만드는 마법에 매진했던 것 같아.”
“그럴 수도 있겠네. 만약 사실이라면 정말 대단한 거지.”
마법사는 자신이 시전한 마법으로 죽을 수 없다.
이론상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를 해치는 마법을 시전하기 위해서는 전능을 초월하는 의지가 필요했다.
“스피릿 존이 흔들리면 마법은 발동되지 않으니까. 평범한 마법사들은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일이지.”
“흐음, 어쩌면 마력일치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닐까?”
시로네는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쓸데없이 진지한 그의 모습에 에이미가 웃음을 터뜨렸다.
“뭐가 그렇게 심각해? 어차피 전설일 뿐이야. 얼음 여왕이 실존 인물인지도 불분명하고. 당시에 난폭했던 여왕을 모티브로 삼았다는 설도 있는걸. 지금 얼음에 갇혀 있는 것도 밀랍으로 만든 인형일 뿐이라고.”
시로네도 겨울 축제가 실제 역사를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응. 하지만 정말 진짜 같다.”
인형의 정교함은 에이미도 인정하고 있었다. 축제의 주인공이니 정성을 들인 것은 당연했다.
시로네와 에이미는 가까이 다가가서 얼음에 갇혀 있는 여왕의 모습을 살폈다.
그 순간 얼음 여왕의 눈이 번쩍 뜨였다.
“으아아! 뭐야!”
시로네와 에이미는 동시에 서로를 부둥켜안고 물러섰다.
비명 소리에 관광객들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이내 무슨 상황인지 깨닫고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시로네의 품에 안겨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에이미는 황급히 빠져나왔다.
민망함에 얼굴이 빨개진 그녀가 애꿎은 바닥을 쿵쿵 밟으며 소리쳤다.
“바, 바보야! 바닥에 장치가 되어 있잖아. 이걸 밟으면 인형의 눈이 뜨이는 거라고.”
“누가 알았나? 그리고 놀란 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놀라긴 누가? 네 목소리가 하도 커서 그런 거지. 하여튼 남자가 겁은 많아 가지고.”
시로네는 에이미의 하얗게 뜬 얼굴을 가리켰다.
“하하! 그런 것치고는 얼굴이 창백한데?”
“……아, 그러니? 네 얼굴은 더 창백하게 만들어 줄까? 배 속을 게워 내면 멀건 수프처럼 질리게 될 거야.”
에이미가 주먹을 어루만지며 다가오자 슬그머니 시선을 피한 시로네가 바닥을 내려다보며 웅얼거렸다.
“놀랐으면 놀랐다고 하면 되지, 깡패도 아니고…….”
“뭐? 깡패? 그래, 나 깡패다. 어쩔래?”
주먹을 뾰족하게 만든 에이미가 시로네의 옆구리를 콕콕 쪼아 댔다. 갈빗대가 찌릿한 시로네가 팔을 허우적거리며 복도를 따라 도망쳤다.
“으하하! 하지 마! 간지럽단 말이야!”
“어딜 도망가! 이리 안 와?”
두 사람의 목소리가 홀에 울려 퍼졌다.
관광객들은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이곳은 축제의 장이었고, 연인들에게는 훌륭한 데이트 장소였으니까.
하지만 아인스 마법학교 출신인 3명의 학생들은 시로네와 에이미를 발견하고 난 뒤부터 시선을 떼지 못했다.
정확히는 이번에 졸업 시험을 통과한 졸업생들이었다.
크레아스에 있는 두 군데의 마법학교 중 하나인 아인스 마법학교는 알페아스 마법학교와 같은 명문이 아니기에 인지도가 떨어지는 편이었다.
무엇보다 졸업을 하더라도 명문 학교처럼 마법사 자격증을 자동으로 취득할 수 없었다.
물론 졸업장만 제출하면 어지간한 길드에서는 마법사 자격증을 내주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명문 학교 졸업생들의 특혜를 생각하면 같은 졸업생으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게 사실이었다.
“저기 있는 커플…… 꽤나 유명한 애들이잖아?”
루드반스가 턱짓으로 난간을 가리키며 말했다.
멀대같이 키가 크고 곱슬머리였는데, 길쭉한 색안경을 쓰고 있어서 원래 나이보다 훨씬 어른스러워 보였다.
“어머, 그러네?”
비비안도 시로네와 에이미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눈꼬리가 조금 처진 것이 콤플렉스인지, 아이라인을 남들보다 사납게 그린 소녀였다.
마법학교 학생이라면 대부분 그렇듯이 그들도 스피릿 학술지를 꾸준히 구독하고 있었다.
지면의 대부분은 명문 학교 소개나 학생들이 차지하고 있지만 학술지의 판매 실적은 비명문 학교가 훨씬 높았다.
명문 학교 같은 경우는 굳이 자신들이 다니는 학교나 함께 경쟁하는 라이벌의 기사를 책까지 사 가면서 읽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아리안 시로네하고 카르미스 에이미. 어라? 그러고 보니, 조크레 너는 에이미 알고 있겠네?”
“당연히 아주 잘 알고 있지.”
일행의 리더인 조크레가 입술을 이기죽거렸다.
중키에 더벅머리, 가늘게 찢어진 눈에 가냘픈 입술이 고집스러운 성격을 드러내고 있었다.
조크레에게 알페아스 마법학교는 아픈 과거였다.
열세 살까지 그곳에서 수업을 받다가 아인스 마법학교로 전학을 갔기 때문이다.
전학 가기 직전 에이미에게 고백을 했다가 차였다는 사실은 루드반스나 비비안조차 모르는 비밀이었다.
물론 여자에게 차였다는 이유로 전학을 간 것은 아니다.
알페아스 마법학교 같은 5대 명문 정도가 되면 왕국에 있는 최고의 재능들이 모여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지간한 재능으로는 천재들의 거름이 될 뿐이다.
조크레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고 전학이라는 다른 활로를 모색했던 것이다.
실제로 명문 학교에 다니면서 나이가 차도록 졸업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태반이었다.
그런 측면에서 생각하면 조크레의 판단이 탁월했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현실을 되짚어 보면 명문 학교에서 비명문 학교로 전학을 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명문에는 명문만의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리라.
경쟁을 피해 다른 길을 개척한다는 것이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도망치는 것처럼 보이는 모양이었다.
마법학교에 들어오기 전에는 하나같이 천재라고 칭찬을 받던 재인들이니 하늘 높은 자존감도 한몫을 했을 터였다.
‘흥! 명문이니 간판이니, 전부 허세일 뿐이야. 결과를 내지 못하는데 자부심 따위가 다 뭐야?’
조크레는 언제나 그런 식으로 생각해 왔다.
하지만 명문 학교를 떠난 것에 일말의 후회도 없냐고 자문한다면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는 것도 사실이었다.
“세상에. 여기서 저 애들을 보게 될 줄이야.”
비비안은 시로네와 에이미에 대해서 꿰다시피 외우고 있었다. 학교생활에만 국한하자면 그들의 가족보다도 자세히 알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었다.
비명문 학교 학생들에게는 흔한 일이었다. 스피릿 학술지에 소개되는 학생이야말로 자신들이 되고 싶은 목표이자 우상이기 때문이다.
“저 남자애가 시로네. 무패의 전적을 자랑하는 단테를 이긴 장본인이잖아. 게다가 홍안의 카르미스 에이미까지. 두 사람이 연인이라던데 소문이 사실인가 보네.”
연인이라는 말이 조크레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5년이란 시간이 지났음에도 에이미를 보자 심장이 두근거린다는 사실이 그를 더욱 화나게 만들었다.
“그래 봤자 학생 나부랭이야. 명문 따위에 목을 매니까 졸업 시험에 떨어지지. 한심하기는. 주눅 들 필요 없어. 우리는 정식 마법사라고.”
거기까지 말한 조크레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아직 자격증은 나오지 않았지만…….’
어쨌거나 자신도 열세 살 때의 코흘리개 조크레가 아니다. 당당하게 마법학교를 졸업했고, 현재는 정식 마법사의 절차를 밟고 있다.
반면에 에이미는 보기 좋게 졸업 시험에 낙방했으니 이보다 거들먹거릴 기회가 언제 다시 찾아오겠는가?
“가 보자. 오랜만에 만났으니 인사라도 해야 하지 않겠어?”
조크레의 뒤를 따르는 루드반스가 예의 무표정한 얼굴로 한마디를 더했다.
“물론 선배의 위치에서겠지?”
조크레 일행이 접근하는 사실을 꿈에도 모르는 시로네는 1.5층의 복도 끝에 몰려 에이미에게 린치를 당하고 있었다.
“아하하! 알았어! 잘못했어! 이제 그만해!”
“웃기고 있네. 이제부터 시작이거든!”
장난기가 발동한 에이미는 더욱 집요하게 시로네의 갈빗대 중에서도 급소를 찔러 댔다.
시로네의 웃음소리가 폭탄처럼 터졌다.
“응? 어디서 듣던 목소리인데?”
3층 역사 전시관을 돌아보고 있던 미소년이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난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얼음 여왕이 전시되어 있는 1.5층에서 시로네와 에이미가 장난을 치고 있는 모습이 높은 각도에서 눈에 들어왔다.
“데이트하러 온 건가?”
아무래도 졸업 시험에 탈락한 에이미를 위로해 주기 위해 시로네가 데리고 온 모양이었다.
소년은 거기까지 지켜보고는 대수롭지 않게 몸을 돌렸다.
‘뭐, 나랑 상관없는 일이지. 관심 끄자.’
원체 남의 일에 신경 쓰지 않는 성격인 데다가 특히나 남녀 사이에 끼어드는 건 절대로 사양이었다.
‘고미술품 전시장이 어디지?’
소년은 손에 든 아이스커피의 빨대를 쪽쪽 빨아 대면서 전시관의 깊은 곳으로 사라졌다.
드잡이질을 끝낸 시로네와 에이미는 2층으로 올라갔다.
벽이 무너진 성벽 끝에 얼음으로 만든 무지개다리가 건너편의 첨탑으로 넘어가도록 설치되어 있었다.
“우와, 예쁘다.”
난간의 장식에 정밀한 세공 기술이 들어갔고 아치의 중심에 섰을 때는 성터에 펼쳐진 얼음 정원이 한눈에 들어왔다.
무지개다리를 지나 건너편 첨탑으로 넘어가자 미니 게임장이 설치되어 있었다.
건너편 망루에 서 있는 병사 그림의 표적을 쓰러뜨리면 되는 게임인데, 투척 무기는 지천에 널리고 널린 눈이었다.
“자, 자! 도전하세요. 눈뭉치 10개에 10실버. 병사를 쓰러뜨리면 얼음 여왕의 봉제 인형을 드립니다.”
사회자의 설명을 들은 시로네는 상품 코너에 있는 얼음 여왕의 인형에게 눈길을 돌렸다.
품에 안을 수 있는 3등신 인형이었는데, 커다랗고 반짝이는 눈동자로 해맑게 웃고 있었다.
일화에서 들은 전설 속의 마녀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두 번째 외출 (4)
“눈뭉치 10개에 10실버면 개당 1실버? 되게 비싸네.”
어릴 때부터 산에서 자라서 축제 같은 것을 경험하지 못한 시로네에게는 문화적 충격이었다.
하지만 에이미는 당연하다는 태도였다.
“관광지 상품은 프리미엄이 붙으니까. 게다가 저 얼음 여왕의 봉제 인형은 꽤나 유명하거든. 전략적으로 자치구에서 만든 건데 겨울 축제가 아니면 구할 수 없어. 매년 인형의 종류도 달라서 컬렉션도 있을 정도야.”
“오호라, 그렇단 말이지?”
시로네의 눈이 반짝 빛났다.
축제 한정판이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오르는 건 당연지사였다.
게임에서 승리할 수만 있다면 눈뭉치 10개에 10실버를 지불해도 그리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닐 터였다.
“좋아, 내가 해 볼게. 기대하고 있어.”
시로네는 10실버를 지불했다.
“눈뭉치 10개 주세요.”
“여기 또다시 용기 있는 사람이 참가했군요. 당신에게 얼음 여왕의 가호가 깃들길.”
얼음 여왕의 가호가 깃들어서 좋을 일은 없을 것 같지만, 그녀의 캐릭터 자체가 관광 상품이니 그러려니 했다.
시로네는 눈뭉치가 담긴 박스를 건네받았다.
게임장으로 들어가자 먼저 도전하는 사람이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박스에 담긴 눈 덩어리를 들어서 만져 보니 눈에 물이 섞여서 땅땅하고 무거웠다.
‘음, 이 정도면 제법 사거리가 나오겠는데?’
던지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다만 도전자를 살펴보니 벽에 뚫린 창문을 통해서만 건너편 첨탑까지 눈뭉치를 보낼 수 있었다.
투척 각도가 제한되기 때문에 구력을 내기가 쉽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정확도도 상당히 떨어질 터였다.
“후우, 의외로 힘든데?”
도전에 실패한 도전자가 땀을 닦으며 물러섰다.
해마다 겨울 축제를 찾는 사람들은 얼음 여왕의 컬렉션을 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기에 서운해하지는 않았다.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게임장으로 들어간 시로네는 박스를 옆에 내려 두고 눈뭉치 하나를 들었다.
손가락으로 굴리며 거리를 가늠한 그는 몸을 활짝 열고 있는 힘껏 눈뭉치를 던졌다.
창문을 통과한 눈뭉치가 중력의 힘을 받아 아래로 떨어졌고, 망루 아래의 성벽에 부딪혀 깨졌다.
관광객들의 유쾌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평소라면 시로네도 웃고 말았겠지만 에이미가 보고 있는 앞이라 얼굴이 달아올랐다.
차마 그녀를 돌아볼 엄두가 나지 않은 그는 황급히 다음 눈뭉치를 들고 실패를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