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Wizard RAW novel - chapter 298
이자벨은 주먹으로 입을 가리고 쿡쿡 웃었다. 대부분의 마법사들이 자존심이 강하지만 그녀는 오히려 젊어 보인다는 말에 기분이 좋은 듯했다.
“무슨 말인지 알아. 하지만 대마법사라고 해서 반드시 강하거나 파괴적인 건 아니야. 나는 사무직이거든. 레드 라인의 직급은 명성과 업적 점수로 정해지는데, 내가 처음 마법서고에 왔을 때는 고작 공인 7급이었어. 그러다가 10년 동안 1,500권의 마법서를 정리하고 사수가 은퇴하니까 3급이 되어 있더라고. 업적 점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거지. 대신에 명성은 턱없이 낮아.”
업적과 명성은 직업군에 따라 천차만별. 그렇기에 같은 급수라도 전투력이 높은 마법사가 있는 반면 다른 쪽으로 특화된 자들도 많았다.
마법협회 서고에서 10년을 근무했다면 이자벨의 실전 경험은 거의 없다시피 할 터였다.
하지만 시로네는 오히려 다른 측면에서 감탄하고 있었다.
“1,500권…….”
규정 마법이 등록되는 과정은 마법 개발자의 인터뷰나 서신을 통해 이루어진다.
논문 형식으로 전지와 전능이 전달되면, 이자벨이 그것을 검토한 다음 정리 요약해서 마법서로 제본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탁월한 마법 이해도와 방대한 지식을 갖추지 않으면 불가능한 작업이었다.
‘하긴, 10년 동안 1,500권의 마법서를 정리했으면 누구든 대마법사가 되겠지.’
물론 그 10년을 버티는 게 지극히 어려운 일이라는 걸 모르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이자벨은 공인 3급의 대마법사에 오를 자격이 충분했다.
“어쨌든 그냥 편한 누나라고 생각해. 사실 나도 대마법사라는 칭호는 부담스럽거든.”
여태까지 대마법사라고 하면 무시무시하고 상식 밖의 인물들만 만났던 시로네로서는 생소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덕분에 한결 편한 마음으로 마법서고를 구경할 수 있었다.
마법서는 크게 계통별로 구분되었고 다시 시간 순으로 세분화되었다.
아주 오래전의 것도 있고, 최신 흐름을 주도하는 마법도 있었다.
광자화 마법의 사본을 봤을 때는 살짝 전율이 치밀었다.
소개를 끝낸 이자벨은 편하게 살펴보라는 말을 남기고 책상으로 돌아갔다.
두 팔을 책상에 대고 서류를 들여다보는 그녀의 옆에서 저절로 펜이 움직이고 있었다.
시로네도 오젠트의 대도서관에서 일을 한 적이 있기에 꼬박 10년을 달려온 이자벨의 작업 속도가 얼마나 가속화되어 있을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저런 숙련도라면 10년에 1,500권도 불가능한 건 아니겠네.’
플루가 시로네의 등을 쳤다.
“야, 뭘 그렇게 쳐다보고 있어? 이자벨 님은 결혼하셨다고. 혹시 너, 그쪽 취향인 거야?”
시로네는 정색하며 손을 저었다.
“절대로 아니거든요.”
그러거나 말거나 플루는 감격에 겨운 듯 두 팔을 오므리고 부르르 떨었다.
“비서실장님이 뭐든 살펴봐도 좋다고 하셨어. 우선은 네가 연습할 마법부터 고르자.”
무엇이든 가져가서 배워라. 시로네는 가올드의 의도를 짐작했다.
수련에 더해 다양한 마법을 참고하여 천국을 파괴할 마법에 대한 힌트도 생각해 보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마법서고의 자유 이용권을 주다니.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그의 말이 거짓은 아닌 모양이었다.
플루 또한 머리가 나쁘지 않으니 시로네의 특훈이 가올드의 프로젝트와 연관이 있음을 알고 있을 터였다. 하지만 협회장실에 들어가기 전에 다짐한 대로 절대로 내색하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진짜로 즐기는 건지도…….’
두 사람은 시로네의 전공인 광자 계열의 마법서가 있는 곳으로 갔다.
플루가 서재에 꽂힌 책들을 두루 훑어보면서 조언을 해 주었다.
“너무 단순한 마법은 배울 필요 없어. 효율이 떨어지니까. 예를 들어 여기 있는 《광자로 탁구공을 만들어 재밌게 놀아 보자!》 같은 걸 배워서 뭐하겠어? 공연 마법사라면 필요하겠지만.”
시로네는 플루가 말한 세 페이지짜리 책을 건네받았다. 거울을 이용해서 조명탄을 튕기는 놀이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고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만점이라고 적혀 있었다.
“너무 오래전에 개발된 마법도 마찬가지야. 구식인 만큼 대처법도 많이 연구되어 있을 테니까. 그렇다고 고난이도의 마법을 익히기에는 시간이 없어. 최소 반년은 투자해야 하는데 넌 학교로 돌아가야지.”
“아, 그렇겠네요.”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을 짚어 주자 정신이 바짝 들었다.
마법의 효율만큼이나 익히는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마법협회에 있는 동안 마스터할 수 있는 마법을 찾는 게 관건이었다.
“물론 선택은 네 자유야. 호불호는 전능에 관여하니까. 하지만 가이드라인은 있어야 해. 첫째,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마법을 고른다. 둘째, 현재 구사할 수 있는 마법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마법을 고른다. 셋째, 질과 양의 밸런스를 맞춘다. 이 정도면 될 거야.”
그리하여 시로네는 매일같이 마법서고에 찾아와 서적들을 뒤적거렸다.
마법서를 빨리 고를수록 연습할 시간이 늘어나지만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닌 만큼 신중하게 선택하고 싶었다.
‘진짜 많다. 광자 계열만 보려고 해도 몇 년은 걸리겠네.’
헛웃음이 나올 만큼 소소한 마법도 있고, 생각지도 못한 기발한 마법도 있으며, 과연 이게 가능한가 싶은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마법도 있었다.
별천지였다. 사탕 가게에 들어온 아이처럼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아냐, 냉정해지자. 이러다가 시간 없어서 못 배우면 얼마나 원통하겠어.’
마법서의 분류 방식에 적응한 시로네는 비로소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마법들을 집중적으로 찾아 헤맸다.
그러다가 10년 전 마법 코너에서 눈에 띄는 제목을 발견했다.
순간 이동 고등 기술 : 산탄 무브먼트
“흐음, 순간 이동이라.”
나름대로 장기라 생각하는 마법이기에 관심이 갔다. 책이 그다지 두꺼운 편이 아니라는 사실도 선택에 한몫을 했다.
깔끔한 백색 커버가 광자 계열의 마법서임을 나타내고 있었고 산탄 무브먼트라는 제목 아래에는 킨드라 부키라는 마법 개발자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킨드라 부키. 처음 듣는 이름이네.”
얼굴조차 모르는 사람이지만 시로네는 그가 존경스러웠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마법을 왕국 규정 마법으로 등록하는 것은 마법사가 사망하기 전까지는 자의의 판단에 맡긴다.
그렇기에 세상에는 등록되지 않은 마법도 수없이 많겠지만, 후배들을 위해 기꺼이 마법의 요체를 공개한 마법사에게 더욱 호감이 갈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마법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을 테니까.
“그럼 잘 읽겠습니다.”
시로네는 경건한 마음으로 책을 펼치고 10분 정도 읽어 내려갔다.
“호오…… 그렇구나.”
상당히 기발한 마법이었다.
‘아니, 이건 분명 먹힌다. 실전에서도 통할 거야.’
산탄 무브먼트는 순간 이동을 시전한 즉시 광자 출력을 사방으로 퍼트리는 마법이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마치 마법사가 사방으로 퍼지는 듯한 착시를 느끼게 된다.
‘흐음, 그러니까 패시브 마법을 쓰고, 액티브 마법으로 넘어간다는 거네. 패시브 마법은 효력이 지속되니까 액티브 마법과 동시에 구현되는 효과를 낼 수 있지.’
책의 중반부터 그에 관한 전지와 전능의 기술이 주르륵 적혀 있었다.
턱을 괴고 계속 읽어 내려가던 시로네의 머릿속에 문득 멋진 생각이 떠올랐다.
‘이걸 신의 입자와 결합하면 어떨까?’
즉, 광자 출력 대신에 포톤 캐논을 사방으로 쏘면서 순간 이동을 하는 것이다.
부키가 산탄 무브먼트에 교란 전술의 의미를 담았다면 시로네는 공격력까지 갖춘 이동 기술로 진화시킬 수 있었다.
특별훈련 (2)
“좋아. 일단 하나는 이걸로 정했다.”
산탄 무브먼트는 전지보다는 전능의 난이도가 월등히 높았다.
하지만 스피릿 존에 강점이 있는 시로네에게는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어림잡아 한 달이면 마스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럼 하나 정도 더 배울 수 있겠네. 이번 것은 난이도를 좀 올려 볼까?’
신간 마법서가 꽂힌 곳으로 향한 시로네는 상급 난이도 칸을 살폈다.
《양자 변환을 이용한 시간 자물쇠》, 《파동 원리에 따른 마법진 간섭》 등 제목만 봐도 두드러기가 날 것 같은 책들이 즐비했다.
게다가 대부분이 정보 마법에 관한 것들이라 당장 필요한 마법도 아니었다.
‘패스. 패스. 저것도 패스.’
시로네는 제목을 빠짐없이 읽으면서 차분히 걸음을 옮겼다. 상급자 전용이라 그런지 얇은 책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어라, 이건?”
마지막 칸에 꽂혀 있는 책 앞에서 시로네는 걸음을 멈췄다.
다른 책들과 비슷한 두께였고 정보 마법 또한 아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시선을 집중시킨 것은 제목이었다.
레이저 유도 기술
“레이저라…….”
고도의 에너지 출력이 필요한 경지지만 시로네는 신의 입자를 이용해 손쉽게 도달했다. 질량을 에너지로 변환시킬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엄청난 특혜였다.
하지만 보통의 마법사들은 오랜 시간 수행을 해야만 정복할 수 있는 기술이었다. 그렇기에 레이저 유도 기술을 개발한 마법사도 상당한 고수일 터였다.
“일단 볼까?”
광자 계열의 하얀 표지. 하지만 레이저라는 걸 표시하듯 붉은 띠를 둘러 분위기를 냈다.
제목 아래에 적힌 개발자의 이름을 확인한 시로네는 놀란 듯 입술을 말아 물었다.
루이 자코뱅.
‘아, 자코뱅…….’
토르미아 용뢰 예하에 있는 입자 연구소의 소장이니 광자 마법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는 마법사였다.
책을 펼치자 거의 대부분이 복잡한 수식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시로네는 일단 전지를 넘기고 마법의 개요부터 살폈다. 차분하게 읽어 가던 그의 얼굴이 점차 달아올랐다.
“굉장하다, 이거.”
광자 계열의 두 가지 원리를 합한 퓨전 마법이었다.
마법은 집중했을 때 발휘되고 그렇기에 생각의 슬롯도 기본적으로 하나다. 따라서 상급 마법사들은 두 가지 속성, 심지어 세 가지 속성을 결합하여 여러 계열의 장점을 동시에 발휘하는 것이다.
자코뱅이 개발한 마법을 간략히 요약하면 레이저 유도장치를 장착한 광자였다.
빛을 휘게 만들려면 광섬유를 이용하거나 특별한 매질이 필요하지만 레이저로 타깃을 유도한다면 얼마든지 궤적을 바꿀 수 있었다.
무엇보다 관성의 범주 안이라면 움직이는 목표물을 추적하는 것도 가능했다.
자코뱅은 정보 전달의 편의를 목적으로 이 마법을 개발했을 테지만 시로네의 머릿속에는 벌써부터 포톤 캐논의 곡사 궤적이 선명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플루 씨의 말이 이거구나. 단점을 보완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마법.’
질량이 담긴 포톤 캐논에 스핀을 먹인다면 어느 정도의 곡사는 가능하다. 단, 예측 사격이라는 점에서 효율이 너무 떨어지고 휘는 각도도 크지 않았다.
‘하지만 레이저 유도 기술을 익힌다면…….’
상대가 어디로 움직이든 명중시킬 수 있다. 수준에 따라 정밀도에서 차이가 나겠지만 짧은 시간에 폭발적인 화력을 이끌어 내는 시로네에게는 정신력의 낭비를 줄일 수 있는 최적의 마법이었다.
‘좋아! 이게 내 첫 번째 퓨전 마법이다!’
시로네는 마법서를 들고 플루를 찾았다. 화염 계열 코너를 돌아다니던 그녀가 높은 책장에 손을 내밀다 말고 고개를 돌렸다.
“응? 다 골랐어?”
“네, 여기요. 두 권이에요.”
플루는 두 권의 책을 번갈아 살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상급 코스가 있기는 하지만 미리부터 겁을 먹는 것도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응. 일단 궁합은 잘 맞는 것 같아. 이자벨 님에게 말하고 빌려 가자.”
두 사람이 책을 들고 가자 이자벨이 대출증을 끊어 주었다.
그러다가 레이저 유도 기술 마법서를 보고는 의외라는 표정으로 물었다.
“이건 꽤 어려운데. 괜찮겠어?”
“네. 제가 레이저를 할 줄 알다 보니. 그런데 그렇게 어려운가요?”
“학교에서 다루지 않는 전문 계열이니까. 특히나 라디오 웨이브를 이용하는 거라서 생소할 거야.”
시로네가 구사하는 레이저는 다른 마법사들과 전지가 다르다.
신의 입자는 시로네가 현재 도달할 수 없는 높은 장벽을 한꺼번에 뛰어넘게 해 주었지만, 전지에 대한 정확한 개념이 없는 상태였기에 응용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었다.
“도전해 볼게요. 이번 기회에 레이저를 확실히 배우고 싶어요.”
당사자가 그렇다면야 이자벨도 말릴 이유가 없었다.
“하긴, 광자를 공격 마법으로 쓰는 건 희귀한 케이스니까 너라면 욕심이 나겠네. 만약 공부하다가 모르는 게 있으면 나에게 물어봐. 협회장님이 과외라도 시켜서 가르치라고 지시했으니까.”
가올드의 배려가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섬뜩했다.
그는 정말로 시로네가 천국을 파괴할 마법을 개발할 수 있으리라 믿고 있었다.
“네, 감사합니다. 아마 금방 다시 올 거예요.”
“하하! 그래. 언제든 찾아와.”
나중에 쑥스럽지 않도록 미리 언질을 해 둔 시로네는 승강기에 올라탔다.
승강기보다 마법서고의 철문이 먼저 닫혔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마치 다른 차원의 세계에 갔다 온 기분이 들었다.
***
시로네는 플루의 도움으로 개인 훈련장을 얻었다. 엄밀히 말하면 가올드의 지시였다.
지하 벙커처럼 넓지는 않았지만 스피릿 존을 펼치고 혼자서 날뛰기에는 충분한 공간이었다.
구석에는 수면 캡슐이 설치되어 있고, 바닥재는 이천번 훈련장과 똑같은 재질이었다. 시뮬레이션 장치를 가동하면 다양한 각도에서 마법을 분석할 수 있을 듯했다.
시로네는 차가운 바닥에 앉아 산탄 무브먼트 마법서를 펼쳤다.
일단 처음부터 끝까지 빠르게 읽은 그는 책을 덮고 머릿속으로 생각을 정리했다.
“흐음, 쉬울 것 같기도 하고, 까다로울 것 같기도 하고.”
핵심은 패시브 마법과 액티브 마법의 연계 속도. 순간 이동을 시전하는 즉시 광자 출력을 사방으로 쏘아야 한다. 원리는 단순하지만 연계 속도가 거의 동시라고 느껴져야 기술로서 가치를 갖는다.
“일단 한번 해 볼까?”
훈련장으로 들어간 시로네는 광자화 마법을 걸었다. 익숙한 감각으로 몸을 움찔하자 전방의 풍경이 구겨지듯 밀려들었다.
10미터 앞에 도착한 시로네는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본래 산탄 무브먼트를 시전할 생각이었지만 발동조차 되지 않았다.
“아, 그렇구나.”
순간 이동이 발동되면 슬롯은 빈다. 하지만 이동속도가 너무 빨라 광자 출력을 시전할 만한 여유가 없었다.
‘전지의 교체가 훨씬 빨라야 된다는 건가?’
그렇다면 시로네에게도 내세울 장기가 있었다. 바로 시분할이었다.
그쪽으로 가닥을 잡은 시로네는 시분할을 기반으로 산탄 무브먼트를 시도했다.
해가 질 무렵 슬슬 감이 왔다. 중간에 1시간 정도 수면 장치에서 정신력을 회복하고 막판 스퍼트를 하듯 최고의 집중력으로 마법을 전개했다.
마침내 순간 이동과 동시에 여덟 방향으로 섬광이 쏘아졌다.
산탄 무브먼트의 기분 루트인 북쪽으로 이동한 시로네는 뒤를 돌아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됐다! 됐어!”
“뭐가 됐다는 거야?”
시로네는 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플루가 삐딱하게 벽에 기대어 서서 팔짱을 끼고 있었다. 표정이 시큰둥한 게, 기분이 좋지 않은 듯했다.
“어? 선배님, 언제 오셨어요?”
“지금 막. 그런데 조금 전에 뭐 한 거야?”
“뭐긴요. 당연히 산탄 무브먼트죠.”
“흐음, 그래?”
플루는 훈련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시로네에게서 1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멈춘 그녀는 좌표를 확인하듯 주위를 둘러보더니 다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다시 해 봐. 내가 평가해 줄게.”
플루가 단호하게 나오자 시로네도 약간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펼친 산탄 무브먼트는 마법서에 적힌 형태 그대로였다.
“네. 그럼 일단 기본 루트부터…….”
“아니. 그럴 필요 없어. 중급 코스로 해. 여덟 방위 중에서 네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 조금 전에 보니까 그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칭찬의 말이지만 묘하게도 칭찬처럼 들리지 않았다.
어쨌거나 이제 막 배우는 입장이기에 시로네도 실패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동남쪽으로 가 보자.’
시로네가 정신을 집중하는 동안 플루는 팔짱을 끼고 마법이 시연되기만을 기다렸다.
‘산탄 무브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