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Wizard RAW novel - chapter 314
천천히 고개를 든 시로네가 눈을 번쩍 떴다. 동시에 비전 속에서 공겁의 어둠이 사라지고 현실의 풍경이 나타났다.
똑같은 공간, 똑같은 사람.
현실과 가상에 있는 2명의 시로네가 두 팔을 펼치고 정면을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공겁을…… 자력으로 깨고 나왔어…….”
-7단계, 공겁 프로그램이 종료되었습니다. 버추얼 존 가상 혹한 시스템을 해제합니다.
기계음이 웅 하고 꺼지자 시로네는 천천히 팔을 내리고 버추얼 존을 내려갔다.
학생들이 움찔하더니 좌우로 길을 열어 주었다.
평소에 시로네를 얕봤던 학생들도 이 순간만큼은 건들지 말아야 한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다름 아닌 생존 평가 7단계 통과자였다.
모두의 시선이 시로네의 동선을 추적하는 가운데, 시로네는 페르미의 앞에 멈춰 섰다.
“네가 도망치는 바람에 하지 못한 얘기가 있어.”
페르미의 눈썹이 올라갔다.
“나는 반드시 마법사가 될 거야. 네가 무슨 짓을 꾸미든 상관하지 않겠지만, 내 꿈을 방해한다면 모든 걸 제쳐 두고 너부터 박살을 내 버리겠어.”
학생들의 얼굴이 굳었다.
페르미에 대한 선전포고이자 이 자리에 있는 모두에게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내 꿈을 방해하지 마라.
오직 한 놈만 붙잡고 패겠다는 사즉생의 결의 앞에서, 모두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젠장. 페르미만으로도 골치 아픈데…….’
졸업반이라면 누구라도 페르미가 모종의 통제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알면서도 대항하지 못하는 이유는, 가장 먼저 찍히는 자가 졸업 시험에 탈락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페르미의 영향력은 상당하지만 시로네의 등장으로 기류가 미묘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학교 역사상 두 번째 생존 평가 마스터.’
말인즉슨 졸업 시험에 생존 과목이 걸린다면 100퍼센트 합격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여태까지는 페르미가 찍은 놈 쳤는데. 어떡하지? 괜히 선동당했다가 나만 똥 밟는 거 아냐?’
이제 모두의 시선은 페르미에게 쏠렸다. 그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판단을 다시 해야 할 것이다.
페르미는 가식적인 눈웃음을 지었다. 무슨 말을 해도 패자의 변명일 뿐이었다.
‘오늘은 물러서 주지.’
페르미가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몸을 돌려 멀어지자 학생들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언제나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었던 그가 묵비권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빌어먹을 애송이. 이제부터 너를 최고의 적으로 간주해 주마.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든 걸 평생 후회하게 될 거다.’
멀어지는 페르미의 얼굴에는 졸업반 누구도 본 적이 없는 분노의 감정이 드러나 있었다.
“최종 생존자, 아리안 시로네. 적색 팀 전원 20점 추가, 청색 팀 전원 20점 감정이다.”
콜리의 선언이 떨어지자 학생들은 비로소 시로네와 페르미가 아닌 팀 대 팀으로 되돌아왔다.
“됐다! 이겼어! 20점 획득이다!”
“그것도 페르미를 이기고 얻은 점수야! 아주 속이 다 시원하네! 역시 내 판단은 정확하다니까!”
에이미와 네이드는 얼싸안고 방방 뛰었고 시로네 또한 이루키와 하이 파이브를 하며 승리를 자축했다.
“우와…….”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마야의 입에서 경탄의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졸업반에서 나름 베테랑이지만 여태까지 페르미에게 정면으로 대항한 사람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이내 그녀의 눈빛은 쓸쓸함으로 가라앉았다.
‘좋겠다, 강한 사람은…….’
페르미를 거스른다는 생각은 꿈에도 해 본 적이 없었다. 물론 까불거려 봤자 신경 쓰지도 않겠지만.
얻어걸려서라도 마법사가 되어 부족의 가난을 해결하려는 그녀에게 시로네는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이었다.
“시로네! 정말 대단했어! 설마 7단계를 통과할 줄이야!”
“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니까! 페르미가 아무리 대단하도 언로커를 이길 수는 없지!”
시로네, 시로네, 시로네.
평소에 거리감이 있던 학생들도 오늘만큼은 하나의 팀이 되어 시로네의 활약을 칭찬했다.
시로네는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최소 2단계 이상을 더 치고 올라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덕분에 15명이 무려 20점씩 얻게 되었으니 이런 날 차갑게 대하면 오히려 대인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터였다.
훈련장을 빠져나가는 청색 팀원들을 위로한 알페아스는 그제야 시로네를 돌아보았다. 복잡한 심경이었다.
‘정말로 내가 알던 그 소년이 맞는 건가?’
열두 살 때 담벼락을 넘어와 마법을 알려 달라고 말했던 소년이 지금은 공겁을 돌파한 학생이 되었다.
제자의 성장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 빠른 성장이 우려스러웠다.
머릿속에 오래전의 일이 겹치는 건 우연이 아니었다.
시로네를 바라보며 올리비아가 말했다.
“심적초월, 혹은 그에 준하는 극기. 두 가지 경우가 아니고서는 공겁을 자력으로 빠져나오기란 불가능해.”
생존의 의미(7)
알페아스는 씁쓸한 웃음기를 머금었다.
“우주의 거대함도 바깥의 존재에게는 먼지 크기에 불과할지도 모르지. 그렇다면 이 우주에서 우리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그 무서운 진실이야말로 공겁이 전하고자 하는 진의. 시로네는 그 진실에 첫발을 내디딘 거야.”
두 사람은 한참이나 말이 없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광경이 서로 다르지 않음을 알고 있었다.
“그 아이는, 얼마나 진실에 근접했을까?”
지금으로부터 19년 전, 학교 역사상 처음으로 생존 7단계의 통과자가 나왔다.
스케일의 진실을 깨닫고 있었던, 인류의 정수를 초월한 언로커였다.
“아드리아스 미로. 학교를 세우면서 1명 정도는 나를 뛰어넘는 천재가 나와 주기를 바랐지. 하지만 미로를 보았을 때 내가 느낀 감정은, 두려움이었어. 어쩌면 그 아이는 세상에 태어나서는 안 되는 인간이었는지도 몰라.”
알페아스 또한 젊은 날에는 왕국이 알아주는 천재였으나 미로는 달랐다.
천재라는 말로도 모든 걸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기이함과 이상성이 번뜩였던 학생이다.
“생존 테스트를 치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20인의 심판이 있었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는 장담할 수 없어. 모두가 천재가 되기를 원하지만 미로에게는 저주였을 거야.”
올리비아의 눈빛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나를…… 원망하겠지?”
“어려운 문제였어. 미로의 희생으로 우리 모두가 살았지. 그리고 19년의 세월이 지나 시로네가 이 자리에 서 있다.”
그렇기에 불안한 것이다.
단지 어떤 부분이 유사하다는 이유만으로 역사가 되풀이되지는 않지만 20인의 심판은 영원히 비슷한 사건조차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인류의 원죄였다.
“비약하지 마. 공겁을 돌파했다는 이유만으로 ‘성전’이 움직이지는 않아. 당시에 미로는 이미 완성된 스케일 마법사였어. 그대로 사회에 내보냈어도 세계 최고 수준이었을 거야.”
“그렇겠지. 하지만 결국 수준은 경지에 이끌리는 법.”
아직은 한계치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었다.
친구들의 칭찬에 웃고 있는 시로네의 모습은 19년 전 맑았던 미로의 모습을 닮아 있었다.
‘미로는 자신의 그릇에 인류 전체의 목숨을 담았다. 시로네, 너는 그 거대한 그릇에 무엇을 담을 것이냐?’
4주 차의 마지막 휴일, 생존 평가가 종료되었다.
원맨팀(1)
5주 차 정신 활동성 평가.
스피릿 존의 형태 변화를 평가하는 정신 활동성은 5주 차부터 사방식 고등 기술인 ‘조인트’가 접목되어 난이도가 대폭 상승했다.
내구력과 대척점에 있는 요소인 만큼 시로네도 다른 날과 다르게 수열식을 하며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
물론 시로네는 생각의 전환이 빠르고 합리적이다.
하지만 그런 인간적인 수준의 성향을 평가하는 종목으로 생각했다가는 큰코다치기 십상이었다.
정신 활동성에 특화되어 있는 마법사의 정신적 유동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들에게 있어 신념은 신념이 없다는 것이다.
타인, 심지어 몬스터와 동화되는 것조차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게 그들의 정신이었다.
“아리안 시로네. 다음이다.”
교사의 호명에 시로네는 이미지 존으로 들어갔다.
스피릿 존의 평가 규격은 직경 20미터였다. 바닥이 투명해지면서 시로네를 중심으로 구체의 정신이 나타났다.
신호음이 들리고 첫 번째 문제가 출제되었다.
2개의 원이 상하로 달라붙은 8자 형태의 필터였다.
정신의 특정 구간을 ‘조인트’하여 대칭형 스피릿 존을 만드는 게 5주 차의 난이도였다.
‘뭐야, 상당히 어렵잖아?’
다른 사람의 평가를 지켜봤을 때는 시간적 여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건만 실제로 겪어 보니 판단 착오였다.
시로네는 사력을 다해 스피릿 존에 조인트를 걸었다. 그러는 사이에도 필터는 무심하게 다가오고 있었다.
10미터. 5미터.
거리가 좁혀질 때마다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마지막 1미터를 남겨 둔 순간, 스피릿 존의 중심이 강하게 조여들면서 필터가 시로네를 지나쳐 갔다.
전방에 합격의 녹색 불이 켜졌다.
‘후우, 진짜 위험했다.’
이어진 문제들은 8자 형태에서 다양한 각도로 기울어진 형태였다.
처음과 다르게 시로네는 여유롭게 스피릿 존을 운용하여 필터를 통과했다.
정신적 유동성은 떨어지지만 그에게는 또 하나의 무기인 뛰어난 통찰력이 있다. 일단 핵심을 파악하면 응용력에 있어서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천재성을 가진 그였다.
열 문제를 모두 통과한 시로네는 5점을 획득했으나 이미지 존을 내려오는 얼굴은 밝지 않았다.
5주 차까지 진행이 되었으나 아직까지 4점을 받은 학생이 한 명도 나오지 않고 있었다.
학생들의 수준이 높은 것도 한몫을 했지만, 정신 활동성은 수련에 따라 학습이 가능한 항목이기 때문이다.
클래스 투는 이미 30주 차의 평가를 한번 치른 자들이니 5주 차의 난이도는 충분히 숙달이 되었을 터였다.
하지만 그 사실이 위안은 되지 않았다. 클래스 스리에도 굉장한 실력자가 있기 때문이다.
“다음 차례, 아린. 이미지 존으로 올라오도록.”
잡담을 나누던 학생들이 조용해졌다.
정신 계열 마법사에 초경이라는 무기까지 갖춘 마법사의 시연을 볼 기회는 사회에서도 흔치 않았다.
이미지 존의 불이 어두워지고, 아린의 스피릿 존이 푸른 빛을 내며 가시화되었다.
5주 차에 마련된 다섯 가지 패턴 중에서 시로네가 걸렸던 8자 형태의 필터가 이번에도 등장했다.
하지만 아린은 어떤 대응도 취하지 않았다.
필터가 불과 5미터 앞까지 다가온 순간에도 그저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뭐야, 왜 저래?”
필터가 코앞까지 다가온 순간, 아린의 스피릿 존이 물처럼 출렁하더니 순식간에 중심이 조여들었다.
“우와…….”
클래스 원에서 탄성이 나왔다. 아린의 실력을 익히 알고 있던 시로네조차 입이 떡 벌어졌다.
‘말도 안 돼. 어떻게 인간의 정신이 저렇게 변하지?’
아린에게 세상은 오직 느낌으로만 가득 차 있다.
온갖 인간 군상이 뿜어내는 탁한 욕망들.
생각의 원질이 물처럼 자유롭지 않았다면 자신을 향한 분노와 성욕, 적개심에 파묻혀 이미 미쳐 버렸을 터.
그렇기에 아케인 또한 아린을 두고 정신계 최고의 재능이라고 평가했던 것이다.
묘기에 가까운 시연이 끝나고 계기판에 필터 용적률 99.9퍼센트라는 수치가 떴다.
이미지 존이 제안하는 형태를 일말의 오차 없이 조형했다는 뜻이었다.
‘역시 쉽지 않구나, 졸업반.’
그렇게 모든 학생들의 평가가 끝났다.
역시나 5주 차까지도 변별력이 크지 않아서 거의 모두가 5점을 획득했고 아이더만이 두 문제를 틀렸다.
올해 정신 활동성 최초의 4점 획득자. 시로네는 그 불명예가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쟤도 나랑 비슷한 성향인가 보네.’
아이더는 어린 나이에도 생존 평가에서 무려 5단계 충왕까지 가는 강력한 내구력을 뽐냈다. 시로네와 유사한 성향이라고 볼 수 있다.
차이점이라면 시로네의 통찰력이 그에게는 없다는 것뿐이었다.
‘그래도 아직 어리니까. 1~2년 더 수련하면 정말 졸업까지 가능할지도 모르겠는데?’
아이더는 시무룩하게 이미지 존에서 내려왔다. 그러다가 시로네를 보고 불쌍한 미소를 지었다.
“에구, 되게 어렵네요.”
“아까웠어. 조인트를 조금만 더 빨리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이더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쉬운 거면 진즉 했죠. 저는 형처럼 완전 끝내주는 천재가 아니라고요.”
적당히 끝내주는 천재는 된다는 말의 여지는 막내의 위트일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못난 인물도 아니었다.
“무슨 소리야? 최연소 졸업반 학생인데. 충분히 우리랑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증거야. 게다가 정신 활동성은 훈련에 따라 숙련도가 올라가는 종목이니까.”
“솔직히 작년까지는 저도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이번에 올라온 클래스 스리를 보니까 그런 생각이 싹 가시더라고요. 아린 누나도 그렇고, 모두 엄청난 실력자잖아요.”
시로네의 생각에도 현재 클래스 스리의 스쿼드는 왕국의 어느 명문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았다.
“게다가 저는 전공도 에어 계열이에요. 사실 제일 흔하잖아요. 재능 없는 사람들이 고른다는 소리도 있고.”
속성의 친화력은 전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절대적인 건 없는 법이다.
“그렇지 않아. 에어 계열도 강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사비나도 강하고 또…….”
시로네는 입을 다물었다.
아이더의 기운을 북돋아 주려면 마법협회장 가올드의 예시가 제격이었지만 기밀을 누설할 일말의 여지도 남기고 싶지 않았다.
“어이, 아이더! 거기서 뭐 해? 빨리 안 튀어 와?”
스크리머가 멀리서 소리쳤다. 가뜩이나 20점을 잃어서 짜증 나는데 시로네와 노닥거리기까지 하니 울화통이 터졌다.
“아, 저는 가 볼게요. 아시겠지만 막내의 생존 전략이라.”
“하하! 그래, 얼른 가 봐.”
아이더는 몸을 돌려 후다닥 멀어져 갔다. 아직 실력이 미숙한 만큼 인간관계라도 잘해서 이득을 보려는 것이다.
어떤 의미로는 얌체 같지만 솔직히 시인하는 모습이 밉지만은 않았다.
‘열심히 해라, 아이더.’
* * *
평가가 끝나자 학생들은 식당으로 향했다.
졸업반은 일정에 따라 식사 시간이 유동적이기에 음식 또한 뷔페식으로 준비되어 있었다.
친구들이 시로네의 맞은편과 옆에 착석하고 네이드가 들어올 때부터 했던 얘기를 이어 갔다.
“그러다가 종아리에 쥐가 난 거야. 너무 아파 가지고 몸을 바짝 웅크렸는데, 너무 힘을 줘서 방귀가 뿡 나오더래.”
“킥킥, 그거 난감했겠군. 그래서 어떻게 됐어?”
“다리는 아파 죽겠는데 입에서는 웃음이 터지는 거야. 그래서 웃다가 울어 버렸대잖냐! 푸하하하!”
시로네는 배꼽을 잡고 발을 굴렀다.
“뭔지 알 것 같아. 아, 진짜 그 상황이면 눈물 나지.”
“어우, 야! 밥 먹는데 그런 얘기를 하냐.”
질색하는 것과 달리 에이미의 입가에는 웃음기가 감돌고 있었다. 시로네 일행의 졸업반 합류로 작년보다 마음의 안정을 찾은 그녀였다.
“안녕? 혹시 괜찮으면 합석해도 될까?”
클래스 투의 마야가 식판을 들고 다가왔다.
“아, 물론이지.”
네이드가 옆자리의 의자를 빼 주자 마야는 무릎을 구부려 인사하고 자리에 앉았다.
“고마워. 하도 재밌어 보여서, 나도 좀 들어 볼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