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Wizard RAW novel - chapter 333
세인도 동의했다.
“미로를 데려간 것만으로는 아무 효과가 없어. 설령 미로를 죽인다고 해도 미로의 시공은 파괴되지 않으니까.”
시로네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파괴되지 않는다고요?”
“미로의 시공은 기본적으로 공겁을 기반으로 하는 차원이다. 차원 속에 새로운 차원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는 거지. 그 무한성을 이용해 시공간에 경계를 만든다. 그리고 미로는 삼매경을 통해 공겁의 속도를 더욱 끌어올렸지. 미로가 죽더라도 삼매경의 관성은 계속해서 미로의 시공을 강화시키게 된다는 이론이다. 물론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사경 이후의 정신세계로 갈수록 의식의 통제는 약해지고 생애 가장 강렬했던 관성의 영향을 받는다.
버추얼 존이 꺼져도 공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 영원히 정신 속으로 파묻혀 들어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아뇨. 알 것 같아요.”
세인은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그건 착각일 뿐이다. 문맥을 이해했다고 진의마저 깨쳤다고 생각하는 초심자의 착각.”
이 세상에 미로의 시공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모르긴 해도 마법학교에 다니는 애송이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는 일이었다.
시이나가 말했다.
“시로네는 공겁을 통과했어요.”
세인의 눈썹 근육이 움찔했다. 그가 표현할 수 있는 최대한의 놀람이었다.
알페아스 마법학교에서 공겁을 통과한 사람은 오직 미로뿐이다. 당시에도 세계적인 천재가 등장했다고 난리가 났었던 기억이 머리에서 생생했다.
‘흐음. 과연, 가올드가 끌어들일 만하군.’
가올드가 단순하게 정리했다.
“어쨌든 놈들은 미로를 죽일 수 없다. 그럼에도 데려갔다는 건 방법을 찾았다는 거겠지. 시간이 많은 게 아니야. 팀이 정비되는 대로 천국으로 갈 거다.”
세인도 이견은 없었다. 오늘을 위해 20년 동안 블랙 라인을 헤집고 다닌 그였다.
‘하지만…… 과연 이게 정상적인 일인가?’
느낌이 이상했다.
그것은 말 그대로 느낌이었다.
지금 발생한 오늘의 결과가, 정말 작은 우연들이 겹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불행한 사태에 불과할까?
만약 그렇다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이 기분 나쁜 위화감의 정체는 무엇인가?
이런 식으로 일이 꼬일 거였다면 19년의 세월 동안 어떻게든 꼬였어야 했다는, 지극히 비합리적인 생각.
‘어째서 지금이지? 아니,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이렇게 생각하는 내가 정상인가? 어차피 세상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아. 우연에 초월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미신과 다를 바가 없다.’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싶었다.
하지만 세인은 결국 털어 내지 못했다.
비논리적인 생각이 아니다. 그보다는 논리를 초월한 직관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거슬림.
‘분명…….’
무언가가 어긋나고 있었다.
최종 결단 (7)
일행은 미로의 시공을 벗어나 알페아스의 비밀 방에 집결했다.
가올드는 가부좌를 틀고 두 무릎을 손에 얹은 자세로 생각에 잠겨 있었다.
미로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실망스러웠으나 당장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최후의 전쟁이 예상보다 빨리 다가올 수도 있다. 그럼 우리는 더 빨리 움직여야겠지. 강난이 갈리앙트로 오고 있을 거다. 한 사람 더 올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이제는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다.”
가올드는 시로네에게 말했다.
“최후의 전쟁이 발발한다면, 적과 맞서 싸우는 사람은 영웅이 되겠지. 하지만 지금 우리를 따라간다면 오히려 최후의 전쟁을 앞당긴 역적이 된다.”
영웅이니 역적이니, 시로네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가올드 정도의 실력자가 목숨을 걸고 수행하는 작전이라면 시로네의 생환 가능성은 1퍼센트도 되지 않을 것이다.
“시간을 준다면, 언제까지 줄 수 있죠?”
“우리는 오늘 밤 갈리앙트로 떠난다. 물론 강난이 올 때까지 기다리겠지만 길어야 2일은 넘지 않을 거다. 천국에 가기로 결정했다면 갈리앙트로 와라. 학교 문제는 영감이 알아서 해 줄 테니까. 하긴, 죽으러 가는 길에 그게 무슨 소용이겠느냐마는.”
가올드는 위험을 드러내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
시로네의 능력이 필요하지만 어설픈 각오로 덤빌 거라면 차라리 팀에 없는 게 낫다.
겁에 질린 애송이 따위를 데려가 봤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전멸당할 테니까.
아르민이 가올드에게 한 걸음 다가갔다.
미로의 시공을 확인했음에도 따라온 이유는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서였다.
“시이나는 천국에 가지 않는다.”
“아, 그런 계약이었지. 좋아. 시이나, 너는 천국에 갈 수 없다. 이 시간부로 팀에서 빠져.”
시이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런 이유로 아르민이 온 것이라면, 또한 가올드가 자신을 섭외한 이유가 고작 거기까지였다면 공인 5급의 마법사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제가 왜 팀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의견에 따라야 하죠? 저는 천국에 갈 겁니다.”
“그렇다는데? 이것으로 계약은 끝났군.”
아르민의 붕대 안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칼날이 휘몰아치는 듯한 투기에 케이라가 침을 꿀꺽 삼켰다.
“장난할 기분 아니다. 제대로 계약을 이행하는 게 좋을 거야. 멀쩡한 상태로 천국에 가고 싶으면.”
시이나가 상처를 받을 걸 알면서도 정체를 밝힌 이유는 오직 그녀의 천국행을 막기 위해서였다.
미로를 구출한다고? 헛소리다.
천국의 무력은 인류안전집행부의 아르민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가올드는 레드 라인 1급 중에서도 오직 전투에만 특화되어 있는 별종이지만, 설령 그가 전력으로 덤빈다고 해도 대천사는커녕 평천사 하나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물론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전투에 절대적인 건 없고, 실낱같은 변수라도 눈덩이처럼 불리다 보면 전략과 전술로 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천국의 적들은 인간 세상의 무엇과도 다르다.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충돌한다면 승자는 그저 단순한 힘의 논리에 의해 정해질 뿐이다.
그렇기에 상아탑은 물론 성전에서도 최대한 정보를 확보할 때까지 최후의 전쟁을 유예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가올드가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뭘 어쩌라는 거냐? 난 부탁 같은 건 안 해. 너 같은 기생오라비가 아니라서. 설령 내가 데려가지 않아도 시이나는 알아서 천국에 올 거다.”
아르민의 관자놀이에 핏대가 올라왔다.
“적당히 해라, 가올드. 죽으려면 혼자 가서 죽어. 너의 광기는 세상에 민폐가 될 뿐이야.”
“아, 민폐 끼쳐서 미안하군. 그런데 내가 진짜 열 받는 게 뭔지 알아? 어째서 그런 말을 할 때 세상이 나에게 끼친 민폐는 쏙 빼먹느냐는 거야. 나야 혼자 당했지만 너희는 인류 전체가 분담해서 당하는 거니 너무 징징대지 말라고. 듣고 있자니 기분 더럽잖아.”
아르민은 코웃음을 쳤다.
“세상이 너에게 끼친 민폐? 아니, 너는 그저 추악한 욕망에 사로잡힌 광인일 뿐이야. 정말로 미로에게 선택권이 없었다고 할 수 있나? 20인의 심판의 날…….”
“네가 뭘 알아?”
가올드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다.
크게 뜨인 두 눈동자에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다.
“네가…… 미로에 대해서 뭘 알아?”
“히익!”
플루는 눈을 질끈 감았다.
여지없이 초열지옥이 공간의 테두리를 잠식하면서 아귀의 비명 소리가 터졌다.
가올드가 경험한 고통의 감정이 육체를 넘어 바깥으로 퍼지자 교사들조차도 괴로움에 몸서리를 쳤다.
일반인이라면 미쳐 버릴 정도의 극기였다.
아르민의 콧잔등이 강하게 일그러졌다.
광안이 섬뜩하게 켜지자 아르민의 배후에서부터 불길이 멈추는 현상이 가올드에게 밀어닥쳤다.
두 사람이 서 있는 곳의 중앙을 기점으로 화염과 영겁의 두 세계가 충돌했다.
“같잖은 짓거리 하지 마라. 너만 지옥을 경험했다고 생각하지 마. 마지막 경고다. 시이나를 데려가지 않겠다고 약속해.”
“크크크, 이제야 알겠군. 너는 아무것도 모르는 핏덩어리일 뿐이야. 영겁의 성찰자?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세계에 숨어서 질질 짜고나 있었던 주제에…….”
가올드의 스피릿 존이 펼쳐졌다.
“너 따위가 지옥을 논해?”
퍼어어어어어어엉!
두 사람의 스피릿 존이 맞부딪치면서 발생한 충격파가 구체의 형태로 퍼져 나가 방을 이루고 있던 벽면을 둥그렇게 함몰시켰다.
“크으으으…….”
실제의 위력이 전해지자 시로네는 죽을 맛이었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점이라면, 견디기 힘들어하는 사람이 자신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초열과 영겁의 세계가 뒤죽박죽 엉키면서 견딜 수 없는 압박감이 모두의 심장을 옥죄었다.
그때 황금빛 톱니바퀴 2개가 지옥의 장막을 뚫고 들어와 맞물린 상태로 회전했다.
풍경이 빨려들면서 산산조각 갈려 나갔다. 마치 양탄자의 중심을 끌어당기듯 풍경의 외곽에서부터 원래의 세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지옥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멍하니 톱니바퀴를 바라보았다.
그것은 어느새 세인의 호박색 홍채로 변해 광륜처럼 빛을 내며 빠르게 회전하고 있었다.
철륜안-이퀄리브리엄.
이성 계수와 감성 계수를 연산하는 두 가지의 톱니바퀴로 모든 현상을 평정시키는 세인의 장기였다.
천국행을 앞둔 상황에서 동창의 실력이 녹슬지 않았음을 확인한 가올드는 만족스러웠다.
다만 같은 목표를 가진 아군으로서 아르민과 똑같이 취급받는 것은 불쾌했다.
“뭐야? 같이 두들겨 패도 모자랄 판에. 삼파전으로 해보자는 거냐?”
“스승님 앞이다. 다른 때라면 몰라도 지금은 자중해라.”
알페아스를 대하는 세인의 마음은 가올드와 다르지 않았다.
세상 전부가 초자연 심령과학 연구회를 버렸을 때, 유일하게 자신들의 편을 들어 준 사람이었다.
가올드도 이번만큼은 합죽이가 될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극기 따위에 휘둘릴 알페아스가 아니지만, 세상에서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 있다면 바로 그였다.
세인은 아르민을 돌아보았다.
“네 감정을 이용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하지만 우리에게는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실력자가 필요하다. 너도 처음부터 알고 온 것이라면 직접 시이나를 설득시키는 게 어떤가? 분명히 말했듯이 당사자가 포기한다면 우리도 강요할 생각은 없다. 강요 따위로 수행할 임무가 아니니까.”
시이나가 직접 나섰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아르민의 얼굴조차 쳐다보기 싫었지만, 자신을 사이에 두고 다른 사람들이 옥신각신하는 것도 못 봐 줄 일이었다.
“하나만 대답해 줘, 아르민 오빠.”
여태까지 고개조차 돌리지 못하고 있던 아르민은 시이나가 말의 물꼬를 트자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이나, 숨겨서 미안해. 하지만 나는…….”
“케이라 씨는 오빠의 아내야?”
케이라는 이때라는 듯 화색을 띠며 다가왔으나 금세 창백해진 얼굴로 물러서고 말았다.
아주 살짝 고개를 뒤튼 아르민의 등 뒤에서 무시무시한 살기를 느낀 탓이다.
아르민은 다시 시이나를 향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살기가 사라지고 다시 순한 양으로 돌아가 있었다.
“아니, 케이라는 내 감시인이야. 사정이 있었어. 임무 때문에 위장 결혼을 한 거야. 시이나, 모든 게 너를 위해서야. 해명할 기회를 줘.”
시이나의 입술 사이로 차가운 숨결이 새어 나왔다.
위장 결혼? 감시인?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고 있는 것인가?
‘내가,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데…….’
매일 밤 잊어야 한다고 다짐했었다. 외로움에 몸서리치며, 빼앗고 싶은 욕망을 필사적으로 짓누르며, 그가 케이라와 행복하게 살기를 빌었다.
그런데 거짓이라고?
실컷 기만해 놓고, 눈앞에서 다정한 부부를 연기해 놓고, 그 모든 게 나를 위한 행동이었다고?
“시이나, 화를 내고 싶으면 내도 좋아. 하지만…….”
“아니, 내가 말할게.”
시이나는 손을 내밀어 말을 끊었다.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아니, 설령 그런 게 없더라도 아르민에게 화를 낼 자격은 그녀에게 없었다.
시이나를 구하기 위해 두 눈을 잃은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오빠는 내 생명의 은인이야. 오빠가 어떤 이유로 나를 속였다고 해도, 나에게 새 인생을 준 사실은 변하지 않아.”
아르민은 입을 꾹 다물고 눈썹을 들었다.
고마워하지 않아도 된다.
네가 원한다면 나는 지금 당장 심장이라도 꺼내 줄 수 있어. 시이나 네가 원하기만 한다면.
시이나는 아르민에게 다가가 그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남자의 품에 안겼음에도 그녀의 마음은 채찍에 맞은 듯 얼얼하기만 했다.
“고마워, 오빠. 평생 잊지 않을게. 오빠가 준 생명을 항상 감사히 생각하며 살아갈게. 하지만 이제 우리는 어른이 되었어. 어릴 때의 감정만으로 서로를 대할 수는 없어. 이제 그만, 나를 떠나 줘. 그게 내가 오빠에게 바라는 마지막 소원이야.”
“시이나…….”
아르민은 영혼으로 울었다.
눈동자가 없기에 눈물조차 흘러내리지 않는 자신의 꼴이 비참했다.
떠나야 한다. 시이나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그리고 기다릴 것이다. 만의 하나 작은 변덕이 생겨서 자신을 그리워할 수도 있으니까.
설령 그러지 않는다고 해도, 평생을 기다릴 것이다.
“그래, 네 말대로 할게. 오빠는 네가 원하는 거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아르민은 시이나의 뺨에 어루만지려다가 안타깝게 주먹을 쥐고 돌아섰다.
“가자.”
“아르민, 너 설마…….”
케이라가 심각한 표정으로 시이나에게 무언가 소리치려고 했으나 아르민의 플리커 마법이 먼저였다.
파짓 하고 전기가 튀면서 두 사람이 모습을 감추었다.
밀폐된 장소에서도 공간을 뛰어넘는 플리커 마법은 그가 언로커임을 다시금 상기시켰다.
가올드가 홀가분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마지막으로 정리해 보지. 강난이 섭외에 성공했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일단 데려온다면 유틸 쪽은 전혀 문제가 없어. 시로네가 들어오면 전략의 폭도 커지지. 딜러는 나와 시이나로 충분해. 군중 제어는 세인이 맡으면 되고, 조작계 1명, 탐색계 1명.”
플루는 자신의 포지션이 언급된 것에 대해 무한한 자부심을 느꼈다.
원래라면 공인 8급 마법사는 끼어들 여지가 없는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그만큼 팀의 전력 누수가 심하다는 것이었다.
예상대로 가올드는 성에 차지 않는 표정이었다.
케이지급을 만드는 건 바라지도 않지만, 그래도 구색은 갖추어야 일을 할 게 아닌가?
“아무래도…… 히트맨이 1명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반드시 타깃 하나를 제거할 수 있다면 전술 운용의 폭이 엄청나게 넓어질 테니까. 어디 쓸 만한 칼잡이 없나? 제대로 벨 줄 아는 놈 말이야.”
세인이 말했다.
“그런 놈을 갑자기 어디서 구해? 네 친위대인가 뭔가에 마검사 하나 있지 않았어?”
“소식 두절이야. 아마 죽었겠지. 어쨌든 한 번씩 생각들 해 봐. 자신이 죽더라도 반드시 타깃 하나는 제거할 수 있는 놈. 죽어도 뒷감당할 필요가 없는 놈. 한마디로 죽고 싶어 환장한 놈.”
“요구 사항이 너무 많잖아.”
“하나라도 결렬이면 구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자살 특공대다. 보상을 바라고 따라오는 놈 따위는 팀에 마이너스만 될 뿐이야.”
에텔라가 말했다.
“공인 기사 쪽으로 물색해 보는 게 어떤가요? 이름난 검사라면 실력은 확실하니까요.”
“안 돼. 신념 따지는 놈들은 쓸데없이 불타올라서. 우린 전쟁하러 가는 게 아니야. 미로 탈환에 집중하기에는 히트맨이 제격이지.”
세인이 시간을 확인하고 말했다.
“일단 갈리앙트로 가자고. 케르고 자치 지구에 칼 쓰는 놈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때 시이나가 손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