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Wizard RAW novel - chapter 930
“……그렇군.”
리안은, 검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철칙을 따랐다.
“시로네, 너도 그만 쉬어. 친구들은 내가 전부 숙소로 데려갈 테니까.”
“아니야, 같이 해.”
리안이 남자들을 겹겹이 들쳐 업고, 시로네가 미라클 스트림으로 여자들을 공중에 띄웠다.
누구 하나 깨어날 기미가 없다는 건 피곤해서이기도 할 테지만, 신뢰할 수 있는 자리라는 뜻이었다.
‘그 신뢰가 너무나 좋다.’
조금이라도 더 그들이 편히 쉴 수 있기를 기도하며, 시로네와 리안은 식당을 나섰다.
***
다음 날 아침의 상황은 시로네가 생각했던 대로였고, 솔직히 그보다 심했다.
중부 대륙에 영향이 미치지 않았음에도 관료들은 패닉 상태에 빠져서 같은 소리를 중얼거렸다.
“마계가 전부 개방되었어.”
긴급회의가 소집되었고, 아직 의식을 차리지 못한 태성과 줄루를 제외한 모두가 왕성에 모였다.
승계식은 오후에 진행될 예정이지만, 상황이 긴박한 만큼 포니가 왕좌에 앉았다.
그녀가 임시로나마 왕의 권한을 받고 처음으로 한 일은 시로네를 돌아보는 것이었다.
“알고 있었어?”
“응. 알았다기보다는, 현장에 있었지. 미안해. 노력해 봤지만 마계를 막아 내는 건 무리였어.”
“보고된 시간으로 보면 어제 같이 있었을 때잖아! 왜 그때 말하지…….”
포니는 입을 다물었다.
안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고,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사람은 시로네가 유일했다.
“그리고 보고에 착오가 있어. 전부 개방된 건 아니야.”
시로네가 말했다.
“내가 12사도에게 우선적으로 지시한 건 군단장의 위치를 찾으라는 것이었어. 그러면 동시 사건으로 갈 수 있으니까. 시간에 맞춘 것도, 맞추지 못한 것도 있지만, 유일하게 찾지 못한 군단장이 있어.”
“제1군단장 바알.”
미로의 말에 시로네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리고 바알의 마계는 데들리 크로스, 즉 운석 충돌이에요. 다른 마계와 다른 점은, 일단 운석이 충돌하면 행성 자체가 파괴된다는 겁니다.”
태성은 더 이상 행성을 지켜 주지 못한다.
세인이 물었다.
“바알이 마계를 열지 않았다고 어떻게 장담하지? 운석 충돌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야. 즉, 이미 마계를 개방하고 소멸했을 수도 있잖아?”
“이쪽 분야에 전문가가 있어요. 스피릿 존으로 우주권을 살필 수 있는 분이죠.”
에이미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우주 바깥으로 스피릿 존을 보낸다고? 누군데?”
시로네가 검지를 들고 말했다.
“상아탑 3성급 주민 아놀드 람파.”
람파가 있는 곳은 갈리앙트에서 동쪽으로 200킬로미터 떨어진 바다 한복판의 무인도였다.
“마계라는 것은 현상이 아닙니다. 그보다 이전에 선재하는 시스템이죠.”
그곳에서 시로네는 람파와 이번 마계에 대한, 정확히는 바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를테면 율법을 뒤튼다고 하는 것인데, 그렇게 보면 오대성님이 말씀하신 시옥의 히든 코드와 같은 종류입니다. 다만 훨씬 거대하고 복잡한 코드죠. 전체의 율법 안에 독자적인 율법을 가진 세계가 존재한다고 할까요?”
“네. 진천, 열도 10왕국, 중동, 구스타프는 전에 알던 환경이 아니죠. 세계기후기구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얼마나 효력이 있을지는 알 수 없어요.”
“거기에 대해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것입니다. 저 또한 이탈형의 스피릿 존을 이용하여 근우주에 있는 운석을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미티어라는 마법이지요.”
조금 떨어진 곳에서 듣고 있던 람파의 위성 총이가 잘못을 바로잡았다.
“30년 전이라면 가능하셨겠죠.”
분위기 파악을 못 하는 제자의 말에 람파가 혀를 끌끌 찼으나, 시로네는 그를 보며 웃어 주었다.
“미티어가 운석을 직접 끌어온다면, 바알의 마계는 아마도 율법, 운석의 순행을 바꾸는 원리일 겁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태양계 내의 운석을 사용할 수밖에 없죠.”
“얼마나 있죠?”
“30일 안에 행성을 타격할 수 있는 거리라면 7,543개가 있습니다. 그중 치명적인 충격을 유발할 수 있는 질량을 가진 것은 1,411개입니다. 덧붙여 말하자면, 이 1,411개의 운석은 저조차도 움직일 수 없습니다. 미티어급이 아닙니다.”
“아마도 전부 올 거예요. 마계가 열리면 운석의 순행이 미묘하게 틀어지겠죠.”
“네. 이미 해 보았고, 현재까지 특별한 움직임은 없습니다. 마계는 아직 개방되지 않았습니다.”
“알았어요. 계속 살펴 주세요. 만약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가 보이면 저에게 알려 주시고요.”
람파와 총이가 고개를 숙였다.
바슈카에 있는 시로네는 람파와 나눈 대화를 모두에게 전달했다.
아직 마계가 열리지 않았다는 점은 다행이었으나, 모두 질린 표정이었다.
“1,411개?”
하나의 운석을 충돌시키는 미티어 마법만으로도 도시 하나가 끝장난다.
“괜찮아. 그쪽은 내가 더 알아볼게. 세계기후기구 쪽은 포니와 연계해서 일을 진행할 거야.”
여기까지 듣자 친구들도 시로네가 필요한 정보만을 전달하는 이유를 깨달았다.
‘내 전공이 아니야. 해결할 수 없는 문제야. 이걸 다 듣고 있다간 아무것도 못 할 테니까.’
네이드의 생각을 읽은 듯 시로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회의를 하자. 일단 왕위 승계가 먼저야. 포니가 토르미아의 전권을 잡으면 내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각국에 전달할 수 있어.”
듣고 있던 관리가 우려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어느 나라가 우리의 말을 들어 줄까요? 마족의 침략으로 이미 전력은 밑바닥까지 떨어졌는데요.”
“하지만 성전의 총군사가 있죠. 이루키만이 원소 폭탄의 핵심 기술을 알고 있어요. 이것을 전략적으로 사용하면 타국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다른 국가에서도 원소 폭탄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건 오히려 위험한 일이 아닙니까?”
딴에는 맞는 소리지만, 그가 아돌프 13세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말투는 곱지 않았다.
“원소 폭탄은 전쟁에서 중요해요. 아가페의 빛은 마족들을 제압하지만, 바슈카 상공에서처럼 강력한 위력을 내려면 원소 폭탄의 폭발력이 있어야 해요. 폭탄을 만들되, 아가페를 이용하는 방식으로만 사용할 겁니다.”
이번에는 포니가 물었다.
“통제할 수 있을까?”
“해야지. 전담반을 만들자. 루피스트 씨가 관리하면 될 거야. 또한 폭탄 제조는 네이드 그룹이 독점하면 돼. 이 두 가지로 타국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거야.”
관리가 완전히 입을 다문 가운데 미로가 물었다.
“천국의 군대는 어떻지?”
“여전히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어요. 조금씩 뭉치고 있지만, 그리 빨리 행동에 나서지는 못할 거예요.”
“왜? 나네가 잠적했기 때문에?”
“그것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내분이 있거든요. 가장 큰 사건은 이카엘이 인간의 편이 되었다는 거예요.”
포니가 눈을 크게 떴다.
“정말이야? 어떻게 적군의 대장을 포섭했지?”
“포섭하지 않았어. 내 친엄마거든.”
“…….”
홀에 정적이 흘렀다.
에이미는 이미 알고 있었으나, 다른 친구들은 놀란 표정으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대천사, 아니 천사장이 네 엄마라고?”
관리들조차 숨을 죽이고 지켜보는 가운데, 시로네가 에이미와 눈을 마주치며 미소 지었다.
대전제(1)
시로네와 이카엘의 관계를 짐작하는 자, 전혀 짐작하지 못한 자, 모두에게 충격이었다.
천사에게 인간의 자식이 있다는, 생물학의 근간을 흔드는 의문은 떠오르지도 않았다.
단지 인류를 대표하는 야훼와 천국의 군대 수장이 강력한 연결 고리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시로네가…… 이카엘의 자식?’
아돌프 13세의 측근인 관리들에게, 시로네의 대의가 강화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었다.
왕위 승계식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들 또한 수많은 역전극을 경험하며 이 자리에 온 인물들.
‘마지막까지 포기란 없다. 한 장의 카드 정도는 있어. 하지만 지금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그들의 미래는 확실히 어두워지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포니 라인을 타야 하나? 이러다가 정말로 나까지 숙청당하겠는걸.’
각 대륙에 마계가 열리고 인류가 궤멸당할 위기에 처해 있지만, 사실 그딴 걸 누가 신경 쓰겠는가?
그들이 이곳에 있는 이유는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이지,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는 절대 아니었다.
인류 대부분의 역사를 알고 있는 시로네는 그들의 마음 또한 읽고 있었다.
‘그럴 수 있다.’
거핀의 마지막 전언에서도 들었듯이, 자기 자신을 지키는 게 죄는 아니었다.
그랜드 홀에 있는 모두의 마음이 정리되기를 기다린 시로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카엘의 합류는 인류에 큰 도움이 될 테지만, 그것만으로는 버틸 수 없어요. 적이라는 개념으로 세계정세를 분류하자면, 지금 인류에는 강력한 3명의 적이 있습니다. 나네, 이미르, 하비츠.”
반론을 제시할 수 없는 강자들이었다.
“어느 쪽도 인류에게는 치명적이에요. 사실 경지의 깊이에서는 저도 그들에게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막아 내지 못했던 이유는…….”
미로가 말했다.
“울티마 시스템.”
“네. 제가 도달한 경지가 마음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왕위 계승식이 끝나면 세계를 순례하며 인류의 마음을 모을 겁니다. 왕국이나 도시 규모는 포니를 통해서 할 수 있지만, 사회시스템이 침투하지 못한 마을이나 오지는 직접 찾아갈 생각이에요.”
“그래서?”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가올드가 구석에 음침하게 앉아 있었다.
그를 돌보는 이는 강난이었고, 미로는 흘끗 쳐다본 즉시 가올드를 외면했다.
“가서 뭘 어쩌겠다는 거냐? 하나하나 찾아가서 세상을 위해 마음을 바꿔 달라고 빌기라도 할 거냐?”
시로네는 말이 없었다.
“그것도 괜찮겠지. 하지만 알고 있을 텐데? 인간의 마음이란 말이야…….”
담배를 입에 물자 강난이 불을 붙였다.
“쿨럭! 쿨럭!”
차기 국왕이 될 포니 앞이라는 걸 떠나서, 강난도 이제는 반쯤 포기한 상태였다.
연거푸 기침을 한 가올드가 다시 길게 담배를 빨아들이며 말을 이었다.
“인간은 사과를 먹고 싶으면 절대로 딸기를 먹지 않아. 그냥 먹으면 되는 건데도. 결국 어떤 과일을 먹을 것이냐의 하찮은 문제조차 돌릴 수 없는 게 마음이지. 칼을 들이밀고 협박하면 당연히 딸기를 먹겠지만, 그건 마음과는 거리가 멀지. 마음을 바꾼다는 건 자기 자신을 바꾼다는 거야. 즉, 전혀 다른 새로운 인간이 되는 거라고.”
불티가 살아 있는 담배꽁초를 던지자 관리들의 열이 황급히 흩어졌다.
“사과를 먹고 싶은 인간이 딸기를 먹도록 마음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밖에 없어. 그게 뭔지 아냐?”
가올드가 손가락 2개를 폈다.
“둘 다 주는 거야.”
시로네는 여전히 말이 없었지만, 가올드만큼 깊은 눈빛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사과와 딸기, 둘 다 먹으라고 하면 인간은 기꺼이 딸기를 먹을 수 있다. 그게 마음이지. 모조리 집어삼키고 싶어 하는, 통제 불가능한 괴물이야. 극선의 미로조차 철창 안에 가두는 게 고작이다. 하비츠는 아예 해방시켜 버렸지. 아마도 그 괴물을 죽일 수 있는 건 나네밖에 없을 거야.”
완벽하게 마음을 도려내는 것.
“그런데 너는 길들이겠다고? 찬물을 끼얹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단언하건대, 그건 절대로 불가능해. 모든 인간이 네가 될 수는 없어.”
겉보기에는 폐인이 되었어도 가올드의 분석에는 아직 예리함이 살아 있었다.
미로도 인정했다.
‘그래도 완전히 맛이 간 건 아니네.’
하긴, 어찌 보면 가올드의 삶이야말로 조금 전에 말했던 괴물의 실체일지도 모른다.
‘가둘 수도 없고, 해방시킬 수도 없다. 길들일 수도 없고 죽일 수도 없다.’
그 삶의 이름은 미로일 테지만, 그녀는 거기까지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가올드 씨의 말이 맞아요.”
이제 모두의 시선은 다시 시로네에게 향했고, 시로네는 순순히 인정했다.
“어제 친구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기술적으로 생각해야 할 문제죠.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시간 내에 울티마에 도달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미로가 말하는 그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
큰 문이 열리고, 어젯밤에 어딘가로 떠났던 블리츠와 에이트라가 들어왔다.
“메시아님, 모셔 왔습니다.”
사도의 뒤를 따라온 것은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몽인 루버와 몽아였다.
루버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오대성의 부름을 받고 왔습니다.”
드리모를 경험한 자들이 놀란 표정을 짓는 가운데, 미로가 퍼뜩 깨달았다.
“설마, 시로네 너…….”
그런 방법이 있었다.
“네. 루버 씨는 꿈지기로, 드리모의 영역을 관리하고 있어요. 즉, 전 세계 인류의 정신과 연결되어 있다는 거죠.”
오메가를 통해 시로네는 루버가 어떤 존재인지도 깨닫고 있었다.
태성이나 아르고네스만큼 최상위는 아니지만, 그도 엄연히 시스템의 일부를 담당하는 관리자였다.
“계획은 이렇습니다. 드리모의 관리자인 루버 씨의 승인을 받아, 전 인류의 모태 심리에 울티마 시스템을 장착하는 겁니다. 정신에 직접 이식시키는 거예요.”
“어…….”
몇몇 사람들이 말을 꺼내려고 했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정리가 되지 않았다.
비로소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자 에이미가 환희에 찬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런 방법이……!”
미로가 끼어들었다.
“모순이야.”
사고에 사각이 없는 그녀만이 포착한 문제점이었다.
“방법 자체는 좋아. 하지만 거기에는 대전제가 포함되지. 울티마 시스템이라는 게 정말로 있어야 한다는 것. 최소한 개념적으로 완성되어 있어야 해. 하지만 그랬다면 이미 교육이나 훈련, 정신 공명으로 해결했을 거야.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감각의 영역이기 때문이야. 궁감이 뭔지 설명하기는 쉽지만, 그게 어떤 감각인지 누가 알까? 심지어 나도 짐작조차 가지 않아.”
“그래서 순례가 필요한 거예요.”
시로네가 설명했다.
“이 세계는 광자와 양자 신호의 교환으로 이루어집니다. 즉 절반은 배경이고, 마음을 가진 존재가 무언가를 채워 넣어 세계를 만들죠. 말인즉슨 모든 사건이 확률로 존재하고, 어떤 불가능한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에요.”
시로네가 검지를 들고 물었다.
“그렇다면 왜 양자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가?”
모두가 귀를 기울였다.
“왜 갑자기 바닥을 통과해 1층으로 추락하거나, 길을 가다가 엉뚱한 곳으로 이동하거나, 괴상망측한 괴물로 변하지 않는 것일까요?”
미로가 말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으니까. 정확히는 아직까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모순적이지만, 그 모순이 진실이라는 얘기를 하고 싶은 거지?”
“네. 이 세계가 마음으로만 이루어져 있다면 원하는 것은 뭐든지 가능하겠죠. 뒤죽박죽이고 엉망진창이지만, 그것 자체가 논리적인.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광자 신호예요. 그 신호가 선입견을 만들고, 어쩌면 그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미약한 확률을 아예 0으로 떨어뜨리는 거예요.”
시로네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전기로 이루어진 세계를 가정할 때, 광자와 양자의 결합은 놀라울 정도로 효율적으로 보입니다. 배경을 깔아 두고, 사용자들끼리 알아서 정의하게 만드는 거죠. 광자 신호는 일종의 합의 의사 기구와 같은 역할을 해요. 모두의 정의가 결합되어 세계가 되기 때문에 특별한 조율도 필요 없습니다.”
빛의속도로 세계가 구축된다.
“오래전에 이 세계를 사용했던 자들은 진실을 깨달았고, 그 신호를 극한으로 계발해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중의 1명이 차가운 세계를 부정하며 공겁을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처음부터 모두가 울티마에 도달한 것은 아니에요. 다만 사소한 사건, 그 사건 하나가 모두를 바꿀 수 있을 겁니다.”
“인지의 한계. 믿음의 영역을 말하는 건가.”
세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시로네가 마테리얼로 작은 공을 만들었다.
“광양자의 세계에서 모든 진리는 귀납적으로 얻어집니다. 예를 들어 이 공이 벽을 통과할 수 없다는 것은, 사실이 그렇기 때문이 아니라 여태까지 그런 경우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손바닥으로 공을 탁탁 받아 내던 시로네가 몸을 돌려 창문을 향해 공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