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00
100. 응징 (3)
일련의 사태가 종결되자 김세인은 후련한 기분이 들었다. 황지원의 유언비어로 시작된 분쟁이 음주운전에 의한 황지원의 죽음으로 종결되었다.
그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이 동원되고 적대적 M&A로 SI 리조트를 가져오고 M&A 방지 차원에서 이루어진 지분교환으로 SI 반도체까지 가져왔다.
하지만 두 개의 회사를 가져왔지만, 이득을 본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손실을 봤다. 그래도 두 회사를 차지하면서 경제적인 기반을 다진 것은 이득이었다.
‘거기에 한국 내에 활동할 거점이 마련되었다. 10위권 밖에 있는 재벌이라면 언제라도 적대적 M&A를 시도할 능력을 갖추었다. 물론 수지가 있기에 가능하다.’
김세인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새로 이사를 한 SI 홀딩스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 들어갔다. 서초한양빌딩에 있는 SI 홀딩스의 사무실이 협소하기에 강남역 근처 대양빌딩으로 이사했다.
“오늘은 특별한 일은 없어?”
결혼식을 한 상황이라 유희원도 이사라는 정식 직책을 가지고 근무를 시작했다. 그렇기에 김세인이 사용하는 회장실 한쪽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저 그렇지. 나야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을 취합하는 역할이니 구체적인 사안은 알지 못하고.”
유희원은 그렇게 말을 하고 업무일지를 건넸다. 각 계열사에서 보고한 내용을 요약하여 적어놓았다.
“얼굴빛이 좋지 않은데 몸이 어디 아파?”
김세인은 평소와 큰 차이가 없지만, 전날 밤에 알게 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그렇게 이야기를 했다.
“아니, 그냥 속이 좀 더부룩해서. 특별히 아픈 건 없어.”
“병원에 가보자. 저기 앞에 산부인과도 하나 있던데. 간판에 우소영 산부인과라고 적혀 있으니 여의사인 것 같아.”
“왜? 설마 그걸까? 그렇지 않아도 약간 핏빛만 보이고 생리를 건너뛰었는데. 그냥 결혼식 하느라 피곤해서 생리불순이라 생각했는데. 임신이라고 생각해?”
“일단 가서 검진을 받으면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잠깐, 병원에 가기 전에 예원이가 필수품이라고 하나 준 것 있으니 검사부터 해볼게.”
그렇게 말하고 유희원이 화장실로 갔고 아주 기분이 좋은 얼굴로 나타났다.
“사실이야. 그럼 우리 허니문 베이비인 거야?”
“그렇지 않을까? 일단 병원에 가자.”
그렇게 말하고 그들은 병원으로 갔다. 역시 수지의 진단과 임신진단키트는 정확했다. 혹시라도 문제가 있을 수 있기에 정확한 진단이 나오기 전까지는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병원에서 간단한 검사를 하자 바로 임신이라고 진단을 했다.
“아직 초기이지만 산모나 아기나 모두 건강합니다.”
여의사가 임신이라는 검사 결과를 알려주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통보했다. 둘은 병원을 나와서 회사가 아닌 집으로 이동했다. 아직 오후 3시가 갓 지난 상황이지만 바로 퇴근했다.
“무슨 일 있어?”
집 안으로 들어가자 고모할머니가 거실에 앉아 있다가 의아한 기색으로 물었다.
“좋은 일이에요. 애가 임신이래요.”
“정말이야? 아주 잘 되었어.”
고모할머니가 아주 기쁜 표정으로 축하의 말을 하면서 유희원을 감싸 안았다. 새로운 가족이 생긴 것을 누구보다도 기뻐했다.
“좋은 소식인데 사돈네는 알렸어?”
“아니요. 이제 알려야죠.”
“그러면 내가 연락을 하마.”
고모할머니가 전화를 가져와서 직접 청주의 집으로 전화를 했고 통화가 되지 않으니 핸드폰 번호를 찾아서 다시 전화했다. 집에 있지 않고 외출 중이었다.
“예, 기쁜 소식이 있어 이렇게 전화했어요.”
그러면서 유희원이 임신한 사실을 이야기했다. 고모할머니와 장모, 두 사람이 서로 공을 돌리면서 축하를 하는 모습이 조금 우스꽝스럽기도 했지만 그게 한국 사람의 정이었다.
한동안 서로 치하하다가 전화를 유희원에게 건넸고 한참 동안 몸조심하라는 장모의 잔소리가 이어졌다. 결국 김세인까지 통화를 하게 되었고 유희원을 잘 돌봐주라는 당부를 들었다.
이틀 후에 미국에서 전해진 로사리오 켄팅턴의 사망 소식은 그저 그런 뉴스에 불과했지만, 김세인이나 수지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일이기도 했다. 그 뒷수습은 당사자의 일이었다.
“대역에게 문제는 없지? 들키지 않고?”
“당연하지. 원래 그들이 그냥 있었다면 로사리오가 죽은 후에 반란에 직면했을 상황이지만, 내가 사전에 그런 인간을 먼저 처리한 상황이라 큰 문제는 없어. 설령 반기를 들더라도 정리하면 그만이지.”
수지는 단호한 어조로 문제가 없다고 했다. 사실은 약간 문제가 있지만 해결하지 못할 정도가 아니니 그렇게 표현했다. 현재 둘은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본가로 이동 중이었다.
“지금 수지가 번 돈과 관리하는 재산은 얼마나 되나? 그동안 많이 늘어났을 것 같은데.”
“많이 늘어났지. 관리하는 재산은 320억 달러 정도로 늘어났어. 내가 만든 조직에서 관리하는 자금이 대략 200억 달러 정도이고 멕시코의 이그니아가 60억 달러 정도 관리하고 슈비스케가 60억 달러 정도 관리해. 셋을 분리하여 서로 자금이 섞이지 않도록 하고 있지. 부채를 제외한 재산은 80억 달러, 20억 달러, 30억 달러 정도인데 합하면 130억 달러는 넘을 거야.”
관리하는 자산은 투자를 받거나 금융기관에서 대출한 것까지 포함된 금액이고 순수한 자산은 채무를 변제하고 남는 재산이었다. 재산이 그 정도라니 수지도 이미 재벌이라고 할 수 있었다.
“상당히 많네. 그러면 한국에 절반은 들어온 거야?”
“내가 관리하는 자금의 30% 정도에 슈비스케의 자금도 그 정도 들어갔다고 보면 될 거야. 특별한 사정이 생기지 않는 이상 자금을 더 들여오지는 않을 거야.”
“로사리오의 공식적인 유산은 어떻게 돼?”
“공식적으로는 24억 달러 정도 되는데 대부분 이미 장남 캐인에게 상속되었지. 물론 그중에 부채가 10억 달러에 달해 순수한 상속자산은 14억 달러도 되지 않아. 세금도 내야 했으니. 현재 대역 둘이 장남과 재산권 분쟁을 준비 중이지.”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죽인 것도 찜찜하고 그 두 아들을 제거한 것도 마음 한구석에 죄책감이 드는데 장남까지 해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야 장남과 대역의 관계가 단절되어 번거로운 상황이 벌어지지 않지. 가까이 하면 두 아들이 관리하는 조직이 드러날 수가 있어 귀찮아질 수 있어. 사실상 장남은 고작 20% 정도만 받은 거야. 두 아들, 대역은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되고.”
“그런데 무기 관련 사업은 계속할 예정이야?”
“필요한 일 같아. 무기를 생산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고 많은 노하우가 필요해. 없애는 일은 간단하지만, 설비를 만드는 일은 엄청난 자금과 기술이, 거기에 숙련된 인력이 필요하지. 또한 판매도 마찬가지야. 판매 루트를 개척하는 건 어렵지. 특히 대가를 받아 안전하게 국외로 운반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야.”
거래할 때 현지 화폐나 현물로 받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것을 제값 받고 처분하여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화폐로 바꾸는 일이 간단치 않았다.
현지 화폐는 달러나 주로 사용되는 외화로 환전하여 안전한 지역으로 가져와서 적절하게 입금해야 했다. 원유나 지하자원을 받았다면 그걸 실수요자에게 매각해야 거래가 끝이 났다.
“그런 일은 위험하지만, 제대로 운영하면 큰돈을 벌 수 있어. 더구나 그런 조직 자체를 운영하는 것 자체가 무력을 확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지.”
그러면서 이그니아나 슈비스케가 거느린 조직에 대해서 설명했다. 공장이나 판매조직 외에 경비조직이나 운송조직, 무역회사 등 수만 명에 달하는 조직을 거느리고 있었다.
“미국에서 수출하는 무기 대금이 1년에 1천억 달러 정도 되는데 이런 밀매로 이루어지는 거래는 수천억 달러야. 거기에 그 대가로 건네지는 자원, 곡물의 거래까지 고려하면 엄청나.”
한마디로 여러 가지 이득이 있기에 그걸 포기하지 못한다는 말이었다. 물론 그것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지만, 구애받지 않았다. 수지가 아니라도 누군가는 그런 일을 하기 마련이었다.
‘이거 암흑가의 논리인데.’
“맞다. 하지만 그게 현실이야.”
김세인의 생각마저 읽고 바로 그렇게 대답하는 수지였다. 궤변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다고 틀린 말은 아니었다. 개인의 능력으로 막지 못한다면 차라리 그걸 이용하는 게 현명했다.
“너는 나를 악에 빠뜨리는 악마인 것 같아.”
김세인은 그렇게 말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수지가 아니었다면 위험한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죽었을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타인의 목숨을 없애는 선택으로 고민하지 않았을 것 같았다.
로사리오 켄팅턴이 죽은 소식에 고모할머니가 상당히 영향을 받자 걱정이 되기도 했다. 나이가 열 살이나 적은 사람이 죽었으니 충격을 받았다. 언제 자신도 죽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는지 불안해하고 있었다.
“고모할머니는 건강하니 걱정하실 거 없어요. 로사리오 켄팅턴의 모습을 생각해 봐요? 그게 사람이에요? 돼지도 그보다 가벼울 겁니다. 그 정도 무게라면 슈퍼 돼지죠. 그런 상황인데 그 정도 산 것도 다행이죠.”
김세인은 죽은 사람을 흉보는 것은 자칫 인간성을 의심할 수 있지만 고모할머니를 안심시키기 위해서는 그렇게 비하하여 말할 필요가 있었다.
“하긴 그렇다. 한국에는 그 정도 찐 사람이 그리 없지만, 미국에는 열에 한둘은 그 정도이지. 그렇게 찐 사람 치고 오래 사는 사람 없었지.”
“할머니는 그렇지 않으니 걱정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맞는 것도 같구나.”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한데 장례식에 초청받은 걸로 아는데 가지 않을 겁니까?”
“로시리오의 장남인 캐인이란 사람이 연락을 했다고 들었지만, 장례식에 갈 정도로 친분이 있는 건 아니야. 적당히 네파 밸리를 책임지는 호세에게 인사하라고 했다.”
네파 밸리에 와이너리가 있고 거기의 책임자에게 부탁했다니 굳이 갈 필요는 없었다.
“그 작자가 손을 뻗은 암흑가의 조직이 있는데 두 아들이 이어받은 것 같은데, 그게 문제가 되지 않을지 걱정이다.”
“진짜 암흑조직이 있어요? 그냥 소문 아닐까요?”
“꽤 정확한 자들로부터 멕시코와 중동에서 온갖 나쁜 짓을 한다고 들었다. 특히 주류회사와 경호회사인 블랙랜스는 그걸 감추기 위한 위장이고 그 뒤에서 무기 밀매를 하는 것으로 안다.”
그러면서 그동안 수집된 정보를 김세인에게 알려주었다. 혹시라도 그들과 충돌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는 당부도 했다.
김세인이 파악한 내용과 차이가 없지만 구체적이지 않고 대부분 소문 수준이었다. 그저 레이튼이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추측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진짜 갱들이나 폭력단이 나서면 일반적인 경호원들이 막지 못한다. 그러니 항상 주의해야 한다. 그놈들은 중화기마저 사용해. 표적이 되면 문제가 된다.”
그러면서 테러 집단에 의해 중화기가 동원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음을 언급했다. 특히 한국이나 미국이 아닌 해외에 나갈 때에는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참, 이번에 재벌들 모임에 초청받았다고?”
“얼마 전에 재벌로 등록까지 했어요. 그러자 재벌들 모임인 경영인연합회에서 연락이 왔더군요. 정식으로 재벌이 되었으니 가입자격이 된다면서요.”
“가입할 생각이야?”
“자격이 되어도 가입하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그렇게 하다 귀찮은 일에 휘말리는 경우도 많은가 봐요. 골목에서도 협회를 만들고 참여하지 않으면 귀찮게 하는데 더 심하겠죠. 그냥 나가서 적당히 어울리고 몇 푼 내고 말죠.”
김세인은 굳이 가입해야 하나 의문이 들었지만, 아직 그들의 횡포를 감당할 수 없기에 나가기로 했다. 기분이 그리 좋지 않지만, 세상은 자기 맘대로 하고 살 수는 없었다.
“나야 나이가 있고 투자만 하니 문제가 없었지만 너야 기업을 직접 경영하니 다르겠구나. 더구나 여긴 미국이 아니라 한국이고. 더구나 각종 인허가 문제가 걸려 있으니.”
“그런 면도 있죠. 더구나 재계와 척 지면 국내에서 영업하는 게 어려울 수 있고요. 당분간 M&A를 할 상황도 아니고요.”
“이왕에 가입할 것이라면 욕먹지 않도록 해라. 너야 아직 어리니 자존심 상할 게 없다. 그러니 일단 팍 숙이도록 해.”
“그렇게 해야죠. 만나면 꾸벅 고개부터 숙이고 잘 부탁한다고 말해야죠. 하지만 따로 만날 때는 사람을 가려서 만날 생각입니다. 인간 같지 않은 자들도 많은 상황이니.”
“그거야 어디건 마찬가지이지. 더구나 큰 기업을 유지하려면 어지간한 독심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야.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제의 친구도 밟아야 하니. 그러니 인간성을 따지되 회사 일과 사생활은 구분하도록 해라.”
김세인이 어설프게 정의감에 사로잡혀 사회적으로 지탄받는다고 해서 무조건 적대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걔 중에는 인간이 아닌 개잡놈짓을 하는 자가 있다. 그런 놈은 절대 가까이 말고. 어떤 작자들인지 알 거야.”
“그렇게 할게요. 여기도 로사리오 같은 자들이 있나 보더라고요. 그런 자들의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죠.”
“널 벗겨 먹고 파멸시키려는 자들도 접근할 것이다. 그런 놈들은 따로 만나지 마. 마약이나 도박, 매춘 같은 것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그런 유혹에 지면 끝나고 말아.”
고모할머니는 그런 일, 범죄에 연루되지 않도록 재차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