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02
102. 확장 의지 (2)
“몇 개의 벤처기업에 투자한 지분을 양도할까 합니다. 반도체와 지원이를 생각해서 투자했던 것인데 그리 만족스러운 상황은 아니지만 몇 개는 괜찮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넘겨도 문제는 없나?”
“개발에 있는 것이니 처분하고 손실로 처리하면 그만입니다.”
“그렇다고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건 부담인데 대책이 있어? 그쪽에 목줄이 잡혀 있는 꼴인데?”
“당분간 공존해야죠. 거기도 당장 편의시설이 사라지면 골치 아픈 건 마찬가지입니다. 거기다 걸림돌이던 지원이도 사라진 마당이니 합리적으로 타협해야죠. 차마 자식이라 어떻게 하지 못했는데 정상적인 부모라면 정신병원에 입원시켰어야 합니다.”
황성후도 그런 생각을 했지만, 자식에 대한 미련과 자신의 체면 때문에 단행하지 못했다. 그저 어떻게든 수습하면서 나아질 거란 기대를 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런 상황에서 골칫덩이가 사라졌으니 홀가분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래, 죽은 자식이 불쌍하지만 산 사람은 살아야지. 싹 정리해버려. 그놈 몫으로 두었던 것들 다 없애. 이젠 필요 없으니.”
박금희가 나서서 황성후에게 황지원의 흔적을 지우도록 했다. 그러면서 아예 김세인에게 헐값으로라도 처분하라고 지시했다.
“한데 그게 몇 푼이나 한다고? 효과가 있을까?”
“그것 외에 몇 개 업체도 넘겨야죠. 다 적자인데. 반도체에 딸린 업체들입니다. 폐업하지 않는다면 적자만 커집니다.”
“빚도 넘길 거냐? 그러면 받지 않을 것인데.”
“빚은 먼저 정리해야 어떻게든 처리하죠. 그 상태로는 누구도 받지 않죠. 폐업하고 해고하느니 넘기는 거죠.”
황성후는 그래도 그 업체가 있으면 반도체공장을 운영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니 받을 거라 생각했다.
유희원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다가 결국은 집으로 들어갔다. 임신한 상태에서 사무실에서 근무하려니 문제가 많았다.
“집에서 할머니랑 있을게. 회사에 있기가 그래.”
“회사 일을 지금 그만두면 다시 복귀하기 어려울 건데 그냥 다니는 게 낫지 않을까?”
김세인은 유희원이 집에 들어가면 결국 취집한 상황이 되어 사회생활은 당분간 어렵기에 사직을 만류하고 싶었다.
“직원들이 내가 조금 불편한 것 같아. 나야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데 위치가 애매한 것 같아. 자기가 회장이 되기 전에는 오히려 나았는데. 지금은 회사에 출근하면 쓸데없는 상전 하나 더 있는 느낌이고.”
“그러면 시스템을 바꾸면 어떨까?”
“그건 낭비지, 언젠가 위인설관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딱 내가 그 케이스이지. 그것만큼 비효율적인 것은 없지.”
“낙하산은 싫다는 말이지?”
“그래. 결혼 전에 일할 때랑 상황이 달라진 것 같아. 다들 결혼하기 전에는 그나마 편하게 대했는데 지금은 달라.”
“알았어. 나야 자기가 옆에서 챙겨주면 편했는데 서로 불편하다니 어쩔 수 없지. 그러면 자기가 하던 일은 어떻게 하지.”
“비서실이 있잖아. 걔네가 맡아서 해야지. 내가 걔들 일을 빼앗아서 했는데 이제 제 역할을 하라고 해야지.”
“알았어.”
“더구나 본격적으로 회사를 경영하려면 옆에 능력 있는 사람을 두어야 하는데, 그 중간에 내가 있으면 서로 불편할 거고.”
“혹시 누가 뭐라고 해?”
“그건 아니야. 아무도 그런 말을 한 건 아니야. 단지 엄마한테 이 문제로 먼저 전화한 적은 있지만.”
“뭐라고 하시는데?”
“결혼하면 여자 신분은 남편 따라간다고. 아무리 갑질을 하지 않고 할 일만 해도 결국 회장 사모라고. 그 때문에 어느 정도 남편이 위치에 올라가면 그냥 집에 조용히 있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말했어. 그래서 청주에 가서는 회사 사람들 부인과는 만나는 자리를 피한다고. 아빠가 거기서 서열 2위라서 엄마도 그렇대.”
“그거야 밖에서 그러는 거지. 회사 내부에서는 다르지 않아?”
“아니야. 내가 전화해서 주요 업무 현황을 물으면 문제가 있는 것은 어떻게든 감추려고 해.”
그러면서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푸념을 하기도 했다. 그걸 바꾸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건 비서실도 마찬가지이지. 다들 좋지 않은 일은 위에 감추려고 하고. 그러니 몸이 불편하지 않으면 당분간 근무하는 것도 좋을 거야.”
“아니, 그냥 손을 뗄게. 대신 임대사업 쪽만 신경 쓰도록 할게. 그러니 집안에 여자 직원 한 명 붙여줘. 임대 관리는 전적으로 내가 맡을 거니.”
상가와 빌딩의 관리는 처음에는 다소 복잡한 거 같지만, 한 번 적응하고 나니 어려운 게 그리 없었다. 더구나 매월 임대료가 꼬박꼬박 들어오니 어떤 것보다 안정적인 소득원이었다.
“그 말은 귀찮은 일은 손을 떼고, 현금만 챙기겠다는 말 같은데? 알았어. 그런데 누구를 붙여 주어야 하나? 집에 여자 비서를 둘까?”
김세인은 유희원이 머리를 쓰는 것을 알지만 그냥 장단을 맞춰주었다. 회사 일을 그만두면서도 자기 실속은 차리고 있었다. 고모할머니가 말한 대로 자기 몫을 챙기고 있었다.
“내 고등학교 동아리 1년 후배가 전문대 회계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중소기업에서 경리를 하는데 불러오면 안 될까? 처음에 일할 때 꽤 도움도 많이 받았는데.”
그러면서 일을 시작할 때 기장하는 방법이나 각종 회계처리를 어떻게 하는지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데려오면 일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진짜 착해. 머리도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니고. 단지 수능을 망쳤고 재수할 형편은 아니어서 그냥 전문대에 가서 학벌이 그래.”
혹시라도 김세인이 전문대 출신이라 꺼려할까 염려되는지 부가적으로 설명했다. 오히려 나을 수도 있어 달리 말하지 않았다.
“알았어. 자기가 편하다면 사람을 하나 채용하는 것은 일도 아니지. 단지 믿을 수 있는지, 그게 문제이지. 거액의 현금을 다루는 일이라 걱정이 된다.”
“걱정되면 걔 인적 사항을 알려줄 것이니 먼저 조사해봐. 나도 모르는 문제가 있을 수도 있으니.”
그러면서 명함 하나를 건넸다.
“정혜진, 삼영프라스틱, 관리팀 주임이라?”
“경리인데 관리팀 소속이라고 하더라고. 사무실도 있고 꽤 큰 공장도 있다고 하던데. 경리는 혼자 보는 것 같아.”
“회사에 중요한 사람이면 그만두기 그렇잖아?”
“중요한 인재인데 회사에 약간 문제가 있어. 올해 사장 아들이 입사했는데 법인카드 사용에 문제가 생겨서 지적했는데 사장이 불러서 앞으로는 적당히 처리하라고 했나 봐. 평소에 직원은 야근 식대 가지고도 뭐라고 하면서.”
“하여간 문제야. 일찌감치 그만두는 것이 최선이겠다. 그런 것을 보면 원칙주의자이겠네.”
“그렇지. 그런 애라면 일을 맡기는데 문제없을 것 같아.”
“알았어. 내가 알아보고 문제가 없으면 채용하는 걸로 하자.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 어쨌든 확인은 필요해.”
김세인은 수지에게 조사를 부탁하고 역시 SI 홀딩스의 조사팀에 조사를 지시했다. 물론 뒷조사를 하는 일은 누구라도 원하지 않는 일이기에 당사자가 모르게 진행하도록 했다.
성낙현은 김세인에게 받은 게임엔진으로 온라인 게임을 마침내 완성했다. 하지만 막상 완성을 시켜서 론칭을 하려고 하니 MORPG라서 모바일게임 전문 플랫폼인 카오스게임에서 당장은 론칭이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제가 뭡니까?”
김세인은 사무실로 오도록 해서 그 이유를 듣기로 했다.
“현재 우리가 개발한 게임, ‘바람의 왕국’은 PC에서 플레이하는 것과 모바일에서 플레이하는 것 두 가지 버전입니다. 문제는 이 게임의 용량이 크고 온라인 게임이라 서버와 트래픽 용량을 엄청나게 차지한다는 점입니다. 동시접속자가 10만 명만 되어도 카오스게임의 서버가 그냥 다운될 걸로 판단됩니다. 서버를 증설하면 됩니다만 카오스게임의 사정상 투자할 여력이 없습니다.”
카오스게임은 모바일 메신저를 서비스하는 카오스톡의 자회사였다. 김세인이 개발한 다섯 개의 게임을 론칭하면서 명성을 얻었지만, 현재 많은 접속자로 인해 서버가 포화상태에 도달해 어떻게든 서버를 증설해야 하지만 쉽지 않았다.
“그러면 서버를 빌리기라도 하면 되지 않나요? 일단 통신사에서 운용하는 IDC에 서버를 넣으면 되지 않나요?”
“그게 다 돈이죠. 임대비용도 만만치 않고요.”
“그러면 우리가 투자하죠. 카오스톡이나 카오스게임에 지분을 받고 투자하면 되겠군요. 투자받을 의향이 있어야겠지만.”
“그러면 해결이 되지만 상장도 하지 않은 상황이라.”
“어쨌든 투자할 의사가 있으니 그렇게 알고 협상을 해봐요. 필요하다면 우리가 독자적인 서버센터를 만들고 그것을 임대하는 방향도 되고요.”
“그러면 협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얼마나 투자할 수 있습니까? 무작정 말할 수는 없습니다.”
“300억 원까지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그 금액의 네 배, 대략 1억 달러 정도까지도 투자할 수 있으니 한도에 상관없이 협상하면 됩니다.”
김세인은 모바일 메신저가 앞으로 유망하다고 생각했다. 모바일 메신저는 각종 플랫폼으로 확장이 가능했다. PC의 포털처럼 모바일에서는 메신저가 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컸다.
“그리고 우리가 서버센터를 세우는 걸 검토할 필요가 있겠군요. 그것도 한 번 연구소에서 계획을 세워봐요. 건물은 1천억 원 정도면 될 것 같고 부대시설로 발전실도 필요할 것이니 그걸 고려하면 1천오백억 원 정도면 되겠군요. 서버는 10만 대 정도 넣는다면 메인 통제장치를 포함해서 3천억 원 정도 되겠군요.”
김세인은 그렇지 않아도 모바일 메신저 사업에 투자하려고 했는데 기회가 온 것 같아 성낙현 팀장에게 협상에 나서라고 했고 SI홀딩스의 최영석 이사도 같이 참여하도록 했다.
“만일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자체적인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게임을 개발하는데 제대로 론칭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바로 우리 쪽의 의향을 알리고 협상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그쪽도 경영진이 나서서 투자를 유치하려고 하지만 고작 10억 원 정도 유치한 실정이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저들이 원하는 대로 다 해줄 수는 없고 적절한 회사의 가치를 평가하여 투자해야 합니다.”
투자를 하는 것은 좋지만 호구가 될 생각은 없기에 제대로 회사의 가치를 평가하여 지분을 받을 계획이었다.
SI 홀딩스의 이장우 사장과 SI 리조트의 이정윤 사장은 GH 그룹의 황성후 회장과 GH 개발의 장성택 사장을 만나고 있었다.
원래는 김세인에게 만나자고 했지만, 김세인이 만날 필요는 없다면서 두 사람을 내세워서 그들이 만나게 되었다.
“GH 유통의 매장을 철수하는 게 서로에게 깨끗할 것이지만, 사업이라는 게 그리 간단치가 않습니다. 당분간 공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니면 합리적으로 정리를 하거나.”
그 자리에 배석한 장성택 사장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사실 이번 모임에 유통의 사장이 나올 것으로 보았는데 뜬금없이 개발의 사장이 나왔으니 의아하기도 했다.
“개발은 유통의 대주주이기도 합니다.”
“결국은 서로 공존하자는 말씀이군요. 최근 리조트의 업무 중에 GH 유통과 발생하는 분쟁을 해결하는 것이 절반입니다.”
그동안 같은 식구라고 해서 계약도 없이 일을 진행한 게 상당했다. 더구나 각종 비용의 정산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그걸 조정하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서로 편의를 서로 봐주면서 진행하던 일이라 그렇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실 것입니까? 통상적인 조건으로 계약을 할 게 아니라면 깨끗하게 정리했으면 합니다.”
이정윤 사장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통첩을 날렸다. 그로서도 매일 자잘한 매장 임대 문제로 분쟁을 하는 것이 짜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