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05
105. 확장 의지 (5)
“세계 곳곳에 창고를 만들 생각이야. 특히 관세가 거의 없는 자유무역지대에 창고를 만들 계획이야. 여기서 광물이 세계 곳곳으로 운반이 될 거야.”
“그러면 여기서 일종의 출처 세탁이 이루어지는 거야?”
자금도 세탁하지만 현물, 자원도 출처를 세탁하는 때도 많았다. 오히려 자금보다 쉬운 면도 있었다.
“그렇지. 하지만 여기에 한 번 입고하면 다시 감추기 어려워. 그러니 다른 창고가 필요해. 그렇다고 언제까지 우주선에 보관할 수도 없으니.”
우주선의 상황을 보여주었다. 이제 공간을 다 확인할 수가 있게 되었기에 창고까지 살피는 건 문제가 아니었다. 우주선에는 많은 금속이 필요한 형태에 따라 보관이 되고 있었다.
“이것도 두 가지인 것 같은데. 무슨 차이야?”
“맞아. 하나는 법인이나 조직에서 은밀하게 운영하는 비밀 창고, 다른 하나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 창고이지.”
“그러면 비밀 창고에서 조직에서 운영하는 비밀 창고로 이동시키는 일은 수지 네가 전적으로 담당하겠네. 조직에서 운영하는 비밀 창고에서 일반 창고로 이동은 조직에서 담당하고.”
“그렇게 운영할 계획이야. 그런 과정에서 조직이 출처 세탁을 담당하고. 필요하다면 각종 증명서를 적법하게 발급받거나 기존 증명서의 재활용도 이루어지는 거지.”
“중동은 점점 혼란스러워지는데 주도적으로 분쟁을 정리할 생각은 없지? 적당히 무기 거래만 할 계획이지?”
중동, 시리아나 리비아에서 일어나는 일은 점입가경이었다. 적도 아군도 불분명한 만인의 투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같이 연합하여 적을 상대하다가 어느 순간 동맹에게 총부리를 돌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렇기에 모두가 불신의 늪에 빠졌다.
“그거야 세인이 결정할 일이지. 그렇게 하고 싶어?”
“난 도저히 해결할 방도가 없어 보여. 한 가지 방법이라면 천하통일을 하는 것인데 그렇게 해도 이념과 사상이 달라 언제 반란을 일으킬지 불안하고. 거기다 열강들의 각축장이 되면서 어느 누가 두각을 나타내면 집중 공격을 하니.”
그러면서 수지가 그동안 거래된 무기 밀매현황을 보여주었다.
“이러니 무기 상인들과 밀거래 상인들만 활개를 치지.”
“자금출처의 절반은 미국, 러시아, 영국, 사우디, 터키이군. 여기에 이스라엘과 이란도 가세했고. 무기 출처는 압도적으로 러시아가 많고 중국과 미국도 꽤 되는데. 이야, 수지, 네가 20%의 점유율을 차지한 거야?”
슈비스케의 대역이 활동하면서 무려 15억 달러 가까운 무기를 거래했다. 거기에 무기 대금의 50% 정도를 현물로 받았는데 그걸 거래해서 15억 달러 가까운 수익을 내기도 했다.
“이런 거래에서 사용되는 현물의 가격은 정상 가격의 30% 정도로 건네받는 거야?”
“그건 어쩔 수 없지. 외부로 반출 자체가 어려우니. 심지어 거래가 끝난 이후에 다시 습격하여 빼앗아 가는 놈들도 있고. 그런 놈들은 단호하게 응징하고 아예 몰살을 시켜야지.”
무기 밀매나 자원의 밀거래는 상당히 위험했다. 언제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혈투를 벌일지 몰랐다. 물론 수지에게는 거래 대상의 모든 것이 다 드러나기에 그런 시도 자체가 의미가 없었다.
“그렇게 했다면 악명을 떨치겠네?”
“악명까지는 아니지만, 꽤 유명하지. 우리와 거래할 때 그런 짓을 하는 자는 없지. 우리가 누구인지 모르고 그런 시도를 하는 자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면서 수지가 시리아 주변의 세력 분포도를 보여주었다. 물론 각 국가의 정보조직도 그런 사실을 파악하지만, 오류가 상당히 많았다. 어떤 조직의 경우 3중으로 연합하여 정체성 자체가 불분명한 경우도 많았다. 시류에 따라서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자들도 많았다.
“여기 모스라 군벌은 완전 콩가루이군. 대표는 러시아 쪽과 가깝고 이인자는 미국 정보기관에 선을 대고 행동대장은 아랍 테러 조직과 동조하는 상황이라니.”
“이게 그 지역의 현실이야. 그러니 언제 내부에서 총질이 일어나 뒤집힐지 모르는 거지. 정체를 감추는 경우도 허다하고. 가족들도 서로 믿지 못하는 상황이야.”
“그런데 여기 방계조직은 뭐야?”
수지는 몇 개의 조직을 끌어들여 방계조직으로 만들고 있었다. 시리아 인근에 11개 조직이나 되었다. 거대 조직은 아니지만, 상당히 견실한 조직으로, 구성원의 생존을 우선하는 생활형 조직이었다.
“다양한 목적으로 그나마 상식적인 사람을 선정하여 육성하는 중이지. 현지 정보도 수집하고 일종의 영업사원 역할도 맡기고. 일종의 활동 거점으로 활용도 하고.”
무기 밀매는 신용으로 이루어지는 거래이기에 누구보다도 중개해주는 자의 역할이 중요했다. 그런 역할을 하는 현지인을 양성하여 활용한다는 의미였다. 그런 자들이 하나둘 무장하여 현지 조직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설마 이 무장 조직을 계속 육성하는 것은 아니겠지? 조금만 더 키우면 군벌이 되겠는데.”
“그럴 수도 있지. 건전한 상식을 가진 자들이 무력을 장악하고 그들이 연합하여 권력을 장악하면 그 지역에 평화가 올 수도 있지. 지금은 무력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상황이니.”
김세인이 그럴 가능성에 대해 검토했다. 그러자 수지는 분쟁지역을 어떻게 분할하고, 권력을 장악하고, 국가를 형성할지에 대하여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런 계획은 김세인의 생각이 바뀔 때마다 변화했다.
“일종의 군벌들의 연합국가를 만들자는 거야?”
최종적인 방안은 나누어진 조각을 모아 하나의 연합체, 국가를 만드는 것으로 귀결이 되었다.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성이 큰 해결방안이 아닐까? 내부에서 서로 싸우는 것처럼 위장하다, 산하 조직이 거기를 전부 석권한 순간 전격적으로 연합하고 그런 다음 외부로 총구를 돌리는 거야. 그렇게 하려면 내부에서 조율하고 겉으로 위장이 필요하지.”
“그걸 강대국이나 관련 국가에서 용납할까?”
“용납하지 않으면 용납하게 만들면 되는 거 아닐까? 한동안 국제사회에서 고립이 되겠지만 현실을 인정하는 국가도 나올 것이고 그들의 도움을 받으면 되지 않을까? 특히 미국의 지원을 받는 방법도 있고. 일종의 평화회의를 통해 승인을 받고.”
수지의 구상이 그나마 현실적이었다.
“흔한 말로 허락보다 용서가 쉽다는 말이지? 실효 지배를 하면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지.”
“그렇지. 시리아와 이라크, 터키 일부를 점령하여 국가를 세우는 거야. 특히 이 터키를 응징했으면 해. 작금의 사태를 불러온 원흉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
“터키? 무슨 문제가 있는 거야?”
“뭐랄까 이 지역의 분쟁을 조장하는 원흉은 터키 같아. 이 나라를 배제하지 않으면 이 지역의 평화는 요원할 거야.”
그러면서 오스만제국으로부터 현대로 이어지는 터키의 역사에 대해 언급했다. 수지는 오스만의 존재 자체를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특히 오스만계승론이 터키에 팽배하면서 유럽과 러시아와 대립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그런 목표하에 독자노선을 취하면서 양다리 외교를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과격한 군사행동도 서슴지 않고 행했다.
“더구나 중동 국가에 대한 종주권마저 주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이야. 쿠르드족에 대한 탄압도 극심하고. 그래서 쿠르드반군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독립시킬까 고민 중이야.”
쿠르드족에 대한 탄압에 대해서 분개하는 수지였다. 그러면서 제노사이드를 서슴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일종의 민병대를 동원하여 쿠르드족이 사는 마을을 말살하고 있었다.
“아울러 여기 이 지역의 소수민족을 지원할까 생각 중이야. 러시아도 하는 짓이 터키나 비슷하거든.”
그러면서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에 있는 지역의 지도를 보여주었다. 보기만 해도 복잡했다. 수십 개의 민족과 부족이 한 지역에 살고 있었다.
러시아에 공화국만 해도 10여 개가 넘었다. 러시아,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터키, 이란, 이라크가 얽혀 있었다.
“러시아 쪽이 심각해. 특히 체첸에서 러시아가 하는 짓은 가관이지. 지금은 완전 러시아의 사냥개로 변모를 했어.”
그러면서 체첸민병대에 대해 언급했다. 처음에는 억지로 훈련을 받았지만, 이제는 러시아 민병대로 탈바꿈한 사실을 언급했다. 그 숫자도 2만이 훌쩍 넘어가고 있었다.
“대단하군. 이건 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인데.”
체첸 반군을 잔혹하게 토벌한 라스푸틴의 친위대로 탈바꿈한 상황이었다. 그 과정에서 벌어진 학살만 해도 수십 건이었다. 굴복하지 않으면 무자비하게 제거했다.
체첸의 인구 40만 중에 10만 명이 죽거나 도주하여 지금은 30만 명만 남아있고 2만 명에 달하는 체첸민병대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었다.
“여기를 통해서 러시아의 무기가 공급되고 있어. 역으로 여기에 무기를 공급할까 생각 중이야. 체첸민병대가 다른 민족에 행한 학살도 여러 건이야. 피 맛을 본 자들이라 거칠 게 없어.”
“무기를 주고 휴먼해킹으로 원한을 자극하여 분쟁을 유발시킨다는 말이지? 계속 보복에 나서도록 하고?”
“러시아가 폭압적으로 억눌러서 잠잠하지만 한 번 터지면 난리가 날 거야. 잠적한 체첸 반군의 불만도 큰 상황이니.”
수지의 터키와 러시아에 대한 증오심이 상당히 컸다. 그런 것에 김세인은 불안하기도 했다. 이대로 둬도 될지 불안했다.
“터키와 러시아까지 불을 지르겠다는 말이야?”
“그렇지. 발칸반도와 중동에서도 난리가 났는데 여기서도 난리가 나야 공평하지 않을까? 두 나라가 분쟁을 부추겼는데 그들만 피해를 보지 않으면 불공평한 것 같아. 그들도 당해야지.”
김세인은 수지의 논리가 잘 이해되지 않았다. 사람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수지는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이었다. 인공지능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신기했다.
“설마 나 때문이야?”
김세인은 수지와 이야기를 나눌 때면 자신의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데 자신의 논리구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런 성향이라 수지도 그렇게 바뀐 거야?”
“세인이 원하지 않으면 하지 않을 거야. 원한다면 할 것이고.”
“좋아. 그들의 가면을 벗기는 것에 동의해. 그렇게 해.”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이 열리는데 그전에 제대로 된 결과를 내도록 할게. 재미난 일이 벌어질 거야.”
김세인은 시리아 사태에 두 나라가 얼마나 많은 원인을 제공했는지 알기에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자 수지가 그동안 언급하지 않던 사실마저 말했다.
“시리아에 총 3개의 무기공장을 건립 중인데 그곳에서 생산하는 무기를 판매한다면 괜찮을 거야.”
그러면서 멕시코에 있는 무기공장을 그대로 카피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부도 상태에 있는 모산나 기계에서 각종 기계를 헐값에 사들였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그렇게 일이 연결되다니 신기했다. 모산나 기계의 자산 대부분을 헐값에 매입한 상태였다.
그런 일에 거부감이 일었지만 반대하지 않았다. 이미 그런 일에 깊숙이 관여한 상황에서 위선을 떨고 싶지 않았다.
유통업체의 인수는 바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한양인터내셔날의 채권단은 SI 홀딩스에서 문의하자 고가에 매각하려고 수단을 부리기 시작했다.
“굳이 웃돈 주고 인수할 필요는 없습니다. 안 되면 그냥 법인을 새로 만들도록 합시다.”
김세인은 호구가 되고 쉽지 않기에 그냥 법인을 신규로 만들라고 했다. 그 준비로 김세인은 창립준비금 명목으로 1천억 원을 가수금 형태로 입금했다.
“한양인터내셔날의 주식소각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이후에 법인 청산 작업을 하거나 매각할 예정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연락을 끊자 채권단에서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급한 것은 파는 사람이었다.
“수작을 부리려고 하다가 안 되니 다시 연락한 것 같군요. 실사를 먼저 한 이후에 대화를 나누자고 하세요. 그전에 만나봤자 아무 의미도 없으니.”
실태를 알아야 가격을 매길 수 있고 그래야 협상을 할 수 있으니 당연했다. 그들은 장부와 차이가 없다고 했지만 역시 자산이 상당히 부풀려져 있었다. 진짜 장부를 가지고 부풀려 놓았다.
“알겠습니다. 저들이 수작을 부리는 상황이라면 우리도 제대로 대응할 계획입니다.”
이장우 사장도 금융기관에 근무했기에 상대의 수작에 당하지 않았고 역으로 그들의 다급한 상황을 이용했다. 철저하게 청산가치 수준으로 자산을 평가했다.
“자산만 인수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영업권 프리미엄은 인정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가격은 절충하기로 했습니다. 3천억 원까지 인정할 수 있지만 500억 원을 깎았습니다.”
협상하는 중간에 진행 상황을 보고했다. 회사를 실사하여 자산의 가치를 2,500억 원으로 평가하고 그에 대한 것만 인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분사를 하여 ‘굿컴퍼니’와 ‘배드컴퍼니’를 만들었고 SI 홀딩스는 굿컴퍼니만 인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