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09
109. 의혹 (3)
“프리트가문도 프리트컴퍼니를 운영하고 있죠?”
“그렇습니다. 가문에서 투자한 지주회사이자 투자회사입니다. 드림호프와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면서 가문의 사람을 위한 일종의 복지재단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로사리오 켄팅턴의 일은 참으로 민망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일을 획책한 자들은 사실상 사교계에서 퇴출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언급했다. 암암리에 도박이나 마약을 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걸 대놓고 언급하며 특정인을 파멸시키려고 하는 일은 용납이 되지 않았다.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소문이란 게 와전되는 경우도 많고 말을 하다 보면 실수할 수도 있고요.”
“그런 말이 나온 건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래서 초청장을 보낼 때도 상당히 조심스러웠습니다.”
똑같은 의도로 비치지나 않을지 걱정하는 기색이었다.
“할머니에게 그런 분이 아니란 말씀을 많이 들었기에 절대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대화를 마치고 자리를 떠났고 그 후에도 여기저기 다니면서 인사도 하고 인사를 하러 오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레이튼도 다른 사람에게 인사를 하러 몇 번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벤 프리트 회장이 협조를 요청하더군요.”
“뭔가 걸린 일이 있나요?”
“크게 걸린 일은 아니지만, 회장님이 소유한 부동산과 관련이 있습니다. 차이나타운 인근에 상업 용지를 가지고 있는데 거기에 자동차 전시장을 만들고 싶다고 합니다. 온라인과 연결이 된 시승장도 겸해서요.”
“대략 어딘지 이해가 되는군요. 거긴 공원용지가 아닌가요?”
전에 부동산을 살필 때 봤던 기억이 있어 물었다. 워낙 큰 덩어리라서 바로 기억이 났다.
“일부는 공원용지이지만 대부분은 상업 용지입니다. 큰 도로 사이에 있어 접근이 다소 불편해서 방치한 상황이지만 고가차도만 만들면 개발하는데 문제없습니다. 전부터 이야기가 나왔지만 덩치가 크고 경제성 문제로 결론을 내지 못한 상황입니다.”
“그냥 팔면 되지 않나요?”
“그가 그걸 매입해서 사업을 하면 투자비 회수가 쉽지 않죠. 그래서 그냥 저가에 임대하려는 것입니다. 회장님은 좀 더 있다 상가와 오피스빌딩으로 개발하자는 입장이고요.”
“그건 나중에 한 번 살펴보도록 합시다.”
김세인은 당장 어떤 결론을 낼 수도 없기에 판단을 유보했다. 그런 이권이 있기에 김세인을 초청한 거라 생각하니 씁쓸했다.
김세인의 고모할머니 넬리 킴 회장은 저택으로 방문한 국무부 차관인 새뮤엘 르버킨을 만나고 있었다. 김세인의 국적 관련하여 정부 측의 대화상대이기도 했다.
이민국이 아닌 국무부 차관이 방문한 것은 넬리 킴 회장이 한국계 미국인이고, 오래전부터 국무부 고위 공무원들과 친분이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그쪽과 연결이 되고 있었다.
“전화로 해도 될 텐데. 이렇게 직접 찾아올 이유가 있나요?”
고위 공직자, 그것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찾아온 사람이라 다소 껄끄러울 수밖에 없었다. 김세인을 후계자로 지정한 이후에 정부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우려하고 있었다. 그것을 알기에 해명하고 협조했는데 점점 간섭이 심해지고 있었다.
“혹시 조카손자가 가짜라고 하려는 건 아니죠? 법대로 하면 내가 양자를 들이는 것도 하등의 문제가 없는 것을 알 겁니다.”
넬리 킴 회장은 짜증스러운 어조로 먼저 한소리를 했다. 김세인이 등장한 이후 후계자 문제나 투자 문제에 대해 질문하는 횟수가 많아졌다. 그건 일종의 압력으로 다가왔다.
“아닙니다. 이미 미국에 오시면서 작성한 서류의 원본까지 확인한 상황입니다. 그 당시에 찍었던 사진도 확인했고요.”
순순히 뒤에서 조사한 사실을 인정했다.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런 것은 의미가 없었다.
“무슨 말을 하려고 왔습니까? 아직 학교를 졸업하지 않아 미국으로 올 상황은 아니라고 했는데요.”
김세인의 국적 문제도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 처리하는 것으로 양해를 받은 상황이었다. 한국에서 학교에 다니는 상황에서 국적을 바꾸는 것은 좋은 일 처리가 아니었다.
“그런 용건으로 온 것이 아닙니다. 단지 몇 가지 확인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세인 주니어와 드림호프가 투자하는 것마다 성공해서 혹시라도 내부정보를 유용하는 건 아닌지 조사했습니다. 물론 이 내용은 금융감독기관에서 시장의 동향을 모니터하다가 캐치 했습니다. 그러다가 세인 주니어가 실시간으로 투자 지침을 내리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군요. 애가 그런 방면에 능력이 있더군요. 같은 사실을 듣더라도 남들이 생각하지 않는 부분을 잘 찾아냅니다. 각종 투자도 그렇게 해서 성공했고요.”
“그렇습니다. 혹시라도 의혹이 있는지 살폈지만 그런 것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국제적으로 정체를 알지 못하는 세력과 거래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GH 리조트를 인수하면서 지분을 거래한 사실에 대해서 언급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자들과 거래한 사실이 문제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실체를 파악하지 못했지만 통일된 움직임을 보인 것은 사실이었다.
“그런 것까지 감시하고 있습니까?”
넬리 킴은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찾아올 때 그 부분을 언급할 것이라 짐작했는데 그것이 적중했다. 그렇기에 먼저 불쾌한 기색부터 내보였다.
“감시가 아니라 의혹이 있으면 조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우리가 할 일이고요. 이렇게 찾아온 것은 그들과 거래하다 사고가 발생할까 염려하여 그 사실을 전하려고 온 것입니다.”
“조사해보면 알겠지만, 비공식 공개매수를 했습니다. 그들의 일부가 약간의 프리미엄만 제공하면 지분을 넘기겠다고 했고요. 그래서 3%의 프리미업을 인정하기로 했죠. 그들이 매입한 가격보다 15% 이상 주가가 오른 상황이라 그 정도만 해도 충분한 수익을 냈고요. 당시 공시가 늦어 주가조작의 여지가 있다는 한국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매일 매입한 주식의 수량을 공시하기도 했습니다. 그것도 이미 알겠군요.”
“하지만 그 주체가 불분명합니다.”
“그래요? 그러면 마트의 주인이 누구이고 어떤 사람이고 다 알아서 물건을 삽니까? 그냥 거기 있고 팔고 있으니 사는 겁니다. 그들이 와서 지분을 판다고 하니 보유 여부만 확인하고 매입했습니다. 그들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주식의 소유자라는 것만 확인했죠.”
점점 질문의 내용이 도를 넘어가자 넬리 킴 회장이 단호한 어조로 항변했다. 그런 넬리 킴 회장의 태도에 달리 말을 하지 못했다. 김세인을 빌미로 해서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었다.
결국 아무런 성과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넬리 킴 회장의 태도를 본다면 설사 그 정체를 알지라도 함구할 것 같았다.
김세인은 미국의 고위 공직자가 고모할머니를 찾아와서 의혹에 대해 언급한 것을 일종의 협박으로 간주하고 수지에게 사건의 전모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미국에서도 심야에 잠을 자는 시간을 쪼개 우주선 안에서 각종 수련을 하고 있었다. 훈련을 하지 않으면 퇴보하는 느낌이라 꼬박꼬박 시간을 냈다. 훈련을 마치자 여느 때처럼 현안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미국에는 정보기관을 관장하는 조직으로 국토안보부가 있어. 거기에서 고모할머니와 너에 대한 여러 보고가 올라온 것 같아. 특히 재무부 시장감시국이라는 곳이 있는데 거기서 말이야.”
그러면서 일본 투자부터 엔화 투자, 유가 선물 투자, 주식투자 등의 투자에서 계속 성공하는 게 이상하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그런 이유로 넬리 킴이나 김세인을 조사했다. 또한 한국에서 김세인이 위협을 당할 때 조치했던 사실마저 언급되었다.
그들의 관심을 받게 되면서 GH 리조트의 M&A도 주목을 받게 되었고 그 과정에 석연찮은 부분이 드러나게 되면서 그 이면에 미지의 세력이 존재하는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이라도 여러 나라를 조사하는 건 쉽지 않아. 공권력이나 폭력을 동원하지 않으면 알고자 하는 것을 알기 어렵지. 그 사실이 대통령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면서 관심을 받게 된 거야.”
“그런 사실까지 대통령에게 보고가 되고, 그게 차관이 움직일 일이야?”
“올해 미국의 10대 슈퍼리치 중에 한 사람, 가문으로 고모할머니와 네가 선정되었고, 개인으로 가장 많은 세금을 낸 사람이 세인이니 당연한 일일 수도 있어.”
그러면서 부가적인 설명을 했다.
“나와 고모할머니가 10대 슈퍼리치라고?”
“그래. 네 자산이 188억 달러, 고모할머니 자산이 172억 달러로 집계되었어. 합계 360억 달러로 딱 10위야. 거기에 네가 드림호프를 증여받으면서 낸 세금이 개인이 낸 세금으로는 가장 고액이고. 거기에 일본 투자와 유가 선물 투자로 수입을 거두면서 엄청난 세금을 냈고.”
“문제는 없을까?”
“정보기관에서 조사하다 말았어. 더구나 중동의 상황이 심각하니 그쪽을 신경 써야 해서 너를 조사할 여력이 없다고 봐야지. 그래서 결국 네가 이용당하는 건 아닌지, 고모할머니의 조직이 있어 암중에서 움직인 것인지 염탐하러 온 거야. 거기에 조만간 중간선거도 있으니 정치권에서 바라는 것도 있고.”
약점이 있다면 그걸 빌미로 하여 기부금을 내도록 하려는 의도로 보였다. 어디건 정치인이 하는 행태는 비슷했다.
“결국은 지루한 숨바꼭질이 시작되었다고 봐야겠네.”
셀럽이나 부자들은 사법기관과 한두 가지 사건이 걸려 있기 마련이고 그걸로 인해 항상 대립하는 경우가 많았다. 음해인지 사실의 은폐인지를 놓고 음모론마저 횡행했다.
“그거야 어지간한 유명인이라면 다 겪는 일이야. 정보기관만이 아니라 기자들이나 파파라치까지 달라붙는 상황이야. 전부 틈만 보이면 물어뜯으려고 달려들 거야.”
“암담하네. 네가 없었으면 이유도 모르고 당했을 것 아니야?”
“그건 아니라 생각해. 내가 없었으면 그들의 관심을 받을 이유도 없지. 그저 돈 많은 운 좋은 사람 정도일 것이고. 물론 보복을 당했을 수도 있지만.”
수지의 말에 김세인은 맞는 말이라 그냥 웃고 말았다.
김세인은 레이튼 대신에 스타니엘 크레인과 같이 움직이고 있었다. 연말이라 다들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무시할 수 없는 사람이 만나자는 연락을 했기에 약속을 잡았다.
만날 대상자는 샌버너디노 카운티를 지역구로 둔 하원의원 하워드 레지턴스였다. 굳이 만날 필요가 있을까 했지만, 전에 얼굴을 봤던 적이 있기에 만나러 나갔다. 더구나 얼마 전에 국무부에서 사람을 보내 협박을 했던 적이 있으니 그럴 필요도 있었다.
거기에 서로 만나서 할 말이 있기도 했고 약간의 거래도 필요한 시기였다. 그렇게 하려면 약간의 작업이 필요했다.
“휴가 기간임에도 이렇게 시간을 내줘 감사합니다.”
하워드 레지턴스는 의례적인 인사가 끝나자 사죄를 먼저 했다. 연말 크리스마스 휴가 기간에 만나자고 약속을 잡은 것은 실례일 수밖에 없었다.
“이틀 전에 자선기금 마련을 위한 모임이 있었는데 먼저 잡힌 약속 때문에 참석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기금을 보내 준 것에 감사드립니다.”
넬리 킴 회장이 굳이 참석할 필요가 없다고 해서 벤 프리트가 주최한 파티에 참석했고 그 자리에는 수표만 보내 약간의 성의만 표시했었다.
“8월에 초대를 받았지만 나도 그때는 유럽에 가 있던 상황이라 참석을 하지 못했습니다. 다들 바쁘면 어쩔 수 없죠.”
둘은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말을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약간의 서운한 감정을 은연중에 드러냈다. 물론 겉으로 보면 의례적인 대화이지만 조금만 주의 깊게 살피면 맥락이 보였다.
“그리고 양대 슈퍼리치 리스트에 미국 10대 부자로 이름을 올린 것을 축하드립니다. 연초에 발표할 것이라 하더군요.”
“그래요? 한쪽은 통보를 받았지만 다른 한쪽은 아직 연락을 받지 못했습니다.”
“어제 늦게 심사작업이 끝났고 1~2주 후에나 공식적으로 발표가 될 것입니다. 그동안 이의신청도 받을 것이고 말입니다.”
난데없이 슈퍼리치 리스트 이야기를 꺼내는 하워드 하원의원의 태도에 김세인은 역시 예상한 것과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두 가지 목적을 위해 김세인을 만나려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