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1
11. E0-임시사용자 (2)
‘항상 이런 모습으로 있어야 하나?’
‘침묵모드를 해제한 상황이니 아공간 안으로 은신이 가능하다. 원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아공간으로 은신을 하면 조난신호를 외부로 보낼 수가 없기에 최소 반 아공간 상태로 있어야 한다. 본체가 아공간에 들어가면 외부와의 연락이 불가능하다. 단, 아공간에 들어갈지라도 사용자와의 교감은 행성 내라면 가능하다. 사용자와 항상 같이 있는 것이 원칙이다. 물론 사용자보호정책은 어느 정도 공개가 가능하다.’
대충 궁금한 것은 알 수가 있었다. 더 궁금한 것이 있어 물어도 대답할 수 없는 내용이라는 말로 거절했다.
‘지금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거야?’
‘그건 아니다. 이 행성의 정보를 수집 중에 있다. 다행이라면 여기에 행성의 정보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라인이 있어 그걸 이용하여 정보를 수집 중이다. 물론 그런 것이 없어도 가능하지만 무선으로 작업하는 것이라 에너지 사용이 많아진다.’
그 말에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었다. 아마도 저택에 있는 인터넷 서버에 접속하여 정보를 수집 중인 것 같았다.
‘그렇게 하면 흔적이 남을 수가 있는데 문제가 없을지 모르겠다. 이 세상에서 무단으로 다른 서버에 침투하는 것은 범죄이다.’
‘그건 유피르 은하제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단, 제국의 내부가 아니라면 사용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보수집 활동을 임의로 수행할 수가 있다. 양자컴퓨터라면 침투가 어렵지만 단순한 연산을 수행하는 C1 단계의 컴퓨터는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살필 수가 있다. 이 세상의 컴퓨터는 너무나 정직하다. 그냥 읽기만 하는 것이라면 언제든지 가능하다. 하늘에 있는 무선통신장치도 읽는 것이 가능하다.’
‘혹시라도 네가 수집한 정보를 내가 사용할 수 있어?’
‘유피르 제국에 위해가 되지 않는다면 사용자에게 정보제공이 가능하다. 지구에서 수집한 정보라면 제국윤리규정에서 금지하는 정보 외에는 활용이 가능하다.’
‘금지하는 정보도 있는 거야?’
‘무엇을 금지하는지에 대하여는 일괄적으로 정의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다르다. 목적에 따라서 제공할 수 있고 금지될 수도 있다. 사용자를 돕는 행위도 마찬가지이다.’
‘만일에 미국이나 러시아의 핵무기발사코드를 알려달라고 하면 알려줄 수 있나? 그런 일에 관여할 수 있나?’
‘그것도 사안에 따라 다르다. 대량학살을 하기 위해서라면 금지가 되고 그런 목적으로 발사하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면 가능하다. 그건 사용자와의 교감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사용자가 C0 등급이 될 경우에는 이 행성에서 획득할 수 있는 모든 정보는 제한이 없이 제공이 가능하고 조력할 수 있다.’
김세인은 바로 UP-130이 사라지면 의아하게 생각할 것 같아 장식장 한쪽에 올려놓으면서 그대로 있으라고 했다. 물론 그 상태가 아공간에 있는 것보다 정보 수집에 용이하다고 했다.
저녁이 되어 잠자리에 들었고 바로 정신에너지, 에스퍼 파워를 감지하기 위한 신체개조를 진행하기로 했다. 신체개조를 위해서 일종의 약품을 사전에 복용해야 했다.
‘이게 뭐지? 위험하지 않을까?’
‘진통제이자 에스퍼 파워를 농축한 약품이다. 사용자에게 맞춰서 제조한 것이라 위험하지 않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시술 할 때 주입해도 되지만 직접 마시는 것이 편리하다.’
그렇게 말하고 복용을 하라고 지시했다.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 그걸 복용하면 자고 있는 사이에 시술이 진행될 것이라 설명했다. 그 약을 복용한 순간 바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 순간 침대에 있던 김세인이 사라졌다. E0 등급의 임시사용자일지라도 처음 한 번은 우주선 내부에 들어갈 수가 있었다. 단지 그 사실을 알지 못하도록 약을 복용하도록 했다. 이것은 우주선 자체의 매뉴얼로 규정이 되어 있기에 임시사용자에게 알려 줄 수가 없었다.
김세인은 우주선 안으로 이동이 되었지만 잠이 든 상태, 사실상 마취를 한 상태이라 그런 사실을 알 수가 없었다. 옷을 입은 상태였지만 바로 알몸의 상태로 위로 떠올랐고 이후에 관처럼 된 장치 안으로 이동이 되었다. 그 안에 놓이자 뚜껑이 덮였다.
위잉 하는 소리와 함께 관처럼 생긴 장치가 작동을 시작했고 한동안 뭔가 작업을 시작했다. 대략 시간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 장치의 덮개가 열렸다. 그러자 김세인이 나타났다.
나타난 김세인의 모습은 들어갈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머리카락의 길이가 전보다 훨씬 길어졌다. 그것을 아는지 장치 위로 새로운 기계가 나타나서 김세인의 머리를 다듬기 시작했다.
다시 덮개가 닫히고 다시 한 번 작동을 했고 조금 지나서 다시 열렸다. 이후에 김세인의 머리에 헤드폰 비슷한 것이 씌어졌다. 이후 팔과 다리를 고정하는 것이 장착이 되었고 가슴에도 뭔가 장비가 부착이 되었다.
그 상태로 한동안 뭔가 작업이 진행되었고 김세인의 몸은 가꿈 움찔거리거나 부르르 떨기도 했고 통증이 있는지 얼굴이 찡그려지기도 했다.
점점 시간이 흐르자 충혈이 되어 몸의 색깔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동안 작업이 계속되다 모든 장비가 치워졌다. 장치가 다 사라지자 다시 덮개가 닫히고 1분가량 작동한 후에 뚜껑이 열렸다.
이후 김세인이 침대위로 이동이 되었고 각종 장치가 나타나서 옷을 입히기 시작했다. 벗길 때는 저절로 쉽게 되었지만 옷을 입힐 때는 하나하나 입혀야 했다. 그래도 속옷과 잠옷이라 네 가지 옷만 입히면 되어 금방 마무리가 되었다.
김세인은 다시 침대로 이동이 되었다. 사라졌던 사람이 침대위에 나타났다. 이불 속으로 넣지는 못하는지 그냥 이불 위로 눕혀 졌고 조금 지나자 김세인이 알아서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초겨울이라 날씨가 싸늘하기에 본능적으로 이불을 덮은 것이다.
김세인은 세상모르게 잠을 자고 있지만 한편으로 몸을 자주 뒤척였고 그러는 사이 김세인의 분위기가 묘하게 바뀌고 있었다. 이후에 한쪽에 있던 비행접시가 사라졌다.
아침, 아직 날이 밝아지지 않아 새벽이라고 할 수 있는 시간에 김세인은 눈을 떴다. 자리에서 일어나던 김세인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머릿속에 뭔가 새로운 것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이게 에스퍼 수련법인가?’
에스퍼 파워를 획득하는 방법이 있었다. 하지만 지구에 에스퍼 파워 자체가 희소하기에 수련을 해도 경지를 올리기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다. 비슷한 것이 지구에도 있는 것 같더군. 제국기본검술은 지구의 각종 검술과 비슷하니 익히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제국기본격투술도 마찬가지이다. 문제는 SP인데 그것은 지속적으로 도와줄 것이다.’
‘1년 조금 넘는 동안 기준 이상의 에스퍼 파워의 총량을 획득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김세인은 머릿속에 떠오른 것을 보면서 그걸 이루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아 암담했다. 간단할 것 같지만 몸으로 직접 전개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신체개조 시술을 받았기에 이미 감각이 전과 다를 것이다.’
‘그건 느끼고 있다. 감각이 전보다 훨씬 예민해진 것 같다. 청각이나 시력도 좋아진 것 같고.’
‘미세하지만 지구에 있는 정신에너지, EP를 느끼기에 그럴 거야. 여기도 EP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나를 부를 때 꼭 임시사용자라고 불러야 하나?’
‘그건 정하기 나름이다. 다른 명칭으로 불러주기를 바라나?’
‘그래. 가급적이면 내 이름인 세인으로 불러라. 너는 별도의 이름이 없나?’
‘전의 사용자가 불러주던 이름이 있는데 그건 유피르 은하제국의 언어라 발성이 쉽지 않다. 원한다면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어도 상관없다. 또한 사용자가 원한다면 남성이나 여성의 음성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언어도 한국어 외에 영어나 중국어 일본어로 바꿀 수가 있고 그 외의 다른 언어로 교환이 가능하다.’
‘벌써 지구의 언어를 전부 습득한 건가?’
‘인터넷에 접속이 되면서 어느 정도 가능하게 되었다. 현재 이런 시스템이 무선통신으로 바뀌는 과정이군.’
‘그러면 네 이름으로 수지가 어떨까? 가능하지?’
‘수지?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은 꽤 많은 것으로 안다. 보통 여자의 이름이군. 한데 세인의 주변에도 수지가 있었군. 국민학교 친구였던가? 전의 사용자도 학교 친구의 이름을 붙였는데 사람의 행동은 비슷하군. 그러면 말도 여성의 어조로 바꾸도록 하겠다. 단, 규정에 의거하여 어투는 지금의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임시사용자의 경우 나에게 명령을 내릴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음성은 여성의 소리이지만 여전히 딱딱했고 친근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런 것은 또 세밀하게 규정이 되어 있었다. 존댓말은 사용이 불가능했다. 나중에 B0 등급 이상으로 올라가면 존댓말을 해줄 수 있었다. B등급부터 일종의 관리자 등급이고 인공지능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었다.
‘여자 목소리로 바뀌었어도 어투가 너무 딱딱하다.’
마치 여자 아나운서나 텔레마케터를 상대하는 느낌이었다. 필요한 말만 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다. 규정을 준수할 수밖에 없다. 가급적 표준 언어체계로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수지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어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래도 목소리가 바뀌면서 듣기에 좋아졌다. 중립적인 기계적인 목소리보다는 훨씬 느낌이 좋았다.
‘앞으로 매일 검술과 격투술을 훈련해야 하는가?’
‘그건 기본이고 나중에는 마법과 마도공학을 배워야 한다. 그것을 익혀야 지능이 상승하고 에스퍼 능력이 향상되며 마도공학을 이해하는 안목이 형성된다. 지구에서 배우는 일반 공학으로는 물리적인 제약을 벗어나지 못한다.’
‘공간을 초월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말이고 그것이 마법과 마도공학이라는 말인가?’
‘그렇다. 워프를 하려면 워프반동을 이길 강인한 신체가 필요하기도 하다. 그렇기에 우주를 이동하는 우주선에는 에스퍼 능력이 일정 수준에 오른 자만이 승무원이 될 수가 있다.’
그러면서 마도공학이 무엇인지 설명을 했다. 일반적인 공학에 마법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마도공학이라고 했다. 그런 능력과 소양을 가져야 했다. SP라고 하는 것은 마법을 전개하는 능력 외에 마도공학적인 지식도 포함하고 있었다.
‘EP를 모으기 전에 에스퍼 파워가 뭔지에 대하여 알아야 한다. 아울러 그것이 어디서 기원했고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 필요가 있다. 흔히 방사능이라고 하는 것을 EP와 연관을 짓는데 그것은 아니다. 전혀 연관이 없다.’
김세인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차리고 그에 대하여 설명을 했다. 그러니 오히려 더 의문이 생겼다.
‘일종의 작용 반작용처럼 방사능에 적응하는, 대응하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방사능 같은 것에 대항하는 미지의 힘이다. 그것은 초월적인 뭔가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 질병에 대한 면역 같은 것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유피르 제국이 있는 은하에서 C2 문명을 이룬 곳은 유피르 행성 밖에 없고 나머지는 C1 문명 단계였거나 아예 문명이 존재하지 않는 행성들이라고 했다.
‘당장 에스퍼와 연관이 있는 것이 소리와 빛이다. 그에 대한 지구의 연구 수준은 아주 기초적인 단계이다. 이런 개념은 음양의 개념과도 나름대로 연관이 있다.’
문제는 에스퍼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나 실험이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지구에서는 발전할 수가 없었다. 지구의 인간 자체가 그런 에스퍼 파워를 감지할 능력이 없었다. 그것은 과학의 영역이 아니기에 감지 자체가 어려웠다. 패러다임 자체가 달랐다.
‘그러면 기氣나 심령이니 하는 것은 어떤가?’
‘어느 정도 비슷하다. 하지만 그 본질의 규명은 쉽지 않다. 그렇기에 C2 단계의 문명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기나 마법이 일상 속에 존재해야 마도공학이 자리를 잡고 그래야 공간을 초월하여 우주로 진출이 가능해진다. 양자컴퓨터나 VR이니 하지만 유사한 형태이지 진정한 의미로는 사실상 구현이 불가능하다.’
김세인은 사실 뭐가 뭔지 여전히 잘 이해가 되지 않았고 수지의 요구에 따라 세수를 하고 저택 밖으로 나가서 운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 EP의 단련이 체력단련부터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