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13
113. 맥시코 진출 (2)
“그냥 방치한다면 케레바가 저쪽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겠군. 아니면 모든 것을 버리고 탈출하거나.”
“그렇게 되면 우리는 서북부를 포기해야 합니다. 그 후에는 쿨리아칸이 버티지 못할 겁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건가? 쿨리아칸에서 그냥 철수하라는 말은 아니겠지? 그걸 에르난데스가 따르지도 않을 것이고.”
“엔리코와 타협하는 건 어떻습니까? 같이 ‘라 데코’를 제거한 후에 티후아나와 멕시칼리를 내주는 조건으로 말입니다. 사실 엔리코의 불만은 과달라하라에 갇혀 있기에 외부로 확장하려고 하고 그걸 우리 조직이 막아서 발생한 것 아닙니까?”
“결국 ‘라 데코’를 제거하여 나눠 먹자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더구나 그들은 사실상 연합을 탈퇴한 것이나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무단으로 영역을 확장했고 심지어 에르모시요까지 침략한 상황이니 우리와 엔리코가 응징해도 다른 조직에서 반대하지 못할 것입니다.”
훌라 멕시코의 조직부장을 맡고 있는 엘 파코의 말에 살리나스의 얼굴에 곤혹스러운 기색이 어렸다. 최근 폭력조직의 난동으로 인해 여론이 좋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대대적인 충돌은 멕시코 정부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의 개입까지 불러올 소지가 컸다.
“얼마 전에 치와와에서 벌어진 폭력조직 간 난동은 어떻게 되었나? 거기는 미국의 PMC인 로데코와 연합한 것으로 아는데.”
살리나스라도 꺼리는 것이 있는데 그게 바로 미국의 PMC(민간군사기업)이었다. 그들은 멕시코 갱들이 가지지 못한 첨단 무기를 운용했고 전투가 벌어지면 큰 피해를 입어야 했다.
물론 미국의 PMC도 비정규전을 벌이면 피해를 입어야 했기에 암묵적인 룰에 따라 서로 간섭하지 않았다. 물론 그것이 항상 지켜지는 것은 아니지만 알려진 조직은 충돌을 피했다.
“복잡합니다. 자기들끼리 이권을 놓고 싸운 걸로 압니다. 소냑이라는 자가 그동안 청소부 역할을 했는데 1년 전에 죽었고 그 때문에 휘하 조직이 붕 뜨면서 일이 복잡해지고 말았습니다.”
“책임자라도 있을 것 아닌가? 로데코에서 제거하려고 했나?”
“책임자와 실무책임자도 소냑과 같이 제거되고 말았습니다. 그런 이유로 그 지역은 무주공산이 되었고, 다른 조직은 로데코의 눈치를 보느라 개입하지 못하는 실정이고요.”
“소냑을 처리한 범인은? 로데코 내부에서 한 일인가?”
“아직 밝혀진 게 없습니다. LA의 조직인 레스티온이 청부했거나 로데코에서 진행한 일이라는데 그런 일이라면 쉽게 밝혀지지 않을 겁니다.”
“로사리오나 그 아들이 한 거 아닐까? 지금 하는 짓을 보면 그럴 가능성이 커 보이는데.”
“다시 한 번 조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만일 그들이 관여한 일이라면 로데코에 알려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엔리코와 연락을 해봐. 우리와 같이 움직일 의향이라면 최대한 지원해준다고 하고. 그렇지 않다면 서북부를 내주고 쿨리아칸에서 철수하고 그 인원으로 엔리코를 정리해야지.”
살리나스는 단호한 어조로 그렇게 선언했다.
김세인이 심야에 우주선으로 이동하여 에스퍼 훈련이 끝나자 수지가 흥분한 기색으로 벤 프리트와 알렌 스네핏이 만나서 이야기하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수지가 한동안 벤 프리트를 주시하다가 그 장면을 확보했다.
“이자는 악명 높은 유대인이야. 이스라엘 정부나 정보조직과도 연결되어 있어. 이스라엘이 행한 각종 테러에도 관여한 인물이야. 심지어 아랍의 테러리스트까지 조종하는 자야. 적대적인 인물을 그런 방식으로 제거했어.”
일단 상당히 부정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수지에게 찍힌 자라면 제 명을 살기 어려웠다.
“월가의 자본가이면서 석유 자본가야. 사실 지진 날 때 일본 엔저에 걸었다가 10억 달러 정도 날렸고, 이번 유가 급등사태로 인해 30억 달러가량 손해를 봤지. 유가 선물을 발행했다가 유가가 올라가면서 손실이 났어. 그것에 대한 보복인 것으로 보여. 전부터 넬리 킴 회장을 적대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유가 선물에서 손실이 낫더라도 김세인이나 넬리 킴 회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인데 이득을 봤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적대하는 행위는 비이성적이었다.
“이 작자는 로사리오 켄팅턴과 체형이 비슷한데?”
“맞아. 더구나 기저질환도 비슷해. 비만에, 신부전, 심부전, 부정맥, 지방간, 고혈압, 당뇨, 거기에 무릎의 관절염까지 있지. 머리에도 폭탄이 있고. 하지만 없는 질병이 하나 더 있어. 전립선이 좋지 않아. 치료를 받고 있고. 거기에 여성호르몬이 과다하게 분출되면서 여유증까지 심한 상황이야.”
수지가 흥분한 어조로 설명을 했다. 마치 잘 걸렸다는 어조였고 뭔가 기대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벤 프리트가 말한 대로 하늘의 심판이 필요할 것 같은데. 지금 당장은 말고 그자가 행동에 들어갔을 때.”
김세인도 굳이 놔두고 싶지 않았다.
“그동안 저런 자가 있어도 놓친 것 같아. 이제 세인이 B등급으로 올랐으니 미국 전체로 감시망을 확장할 예정이야. 그렇게 해도 되지?”
그런 조치는 김세인의 승인이 필요한 것 같았다. 수지의 한계인데 그 정도 제약이라도 있는 것이 다행이었다.
“그렇게 해. 미국 대통령이나 행정부의 중요 인사, 주지사, 상·하원 의원, 각 정보조직이나 압력단체 등을 주시할 필요가 있어. 나도 앞으로 미국에서 주로 활동할 예정이고. 재계, 특히 유대인, 저런 자들도 모두 감시해.”
“그렇지 않아도 중동의 일을 하면서 저자와 연결이 된 자가 자주 보여도 그러려니 했는데 이렇게 된 이상 저자와 연관이 된 조직도 흡수할 수 있으면 흡수하려고 생각 중이야.”
그러면서 언제 조사했는지 알렌 스네핏이 거느리고 있는 조직을 보여주었다. 로사리오 켄팅턴에 비해서는 엄청나게 활동 범위가 넓지만, 그가 직접 통제하는 조직은 PMC 하나와 경비회사 하나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다른 유대인들이 관장하고 있었다.
“이자는 남을 시켜서 일을 꾸미는 타입이야.”
수지가 조사한 것을 보여주었다. 알렌 스네핏은 테러조직을 운영하는 자들과 친분이 많았고 그들을 통해서 이슬람 인사들을 제거하고 있었다. 그나마 미국에서는 테러를 감행하지 않는다는 일종의 금기를 지키고 있었다.
“소냑이나 로사리오처럼 한국으로 암살자를 보낼 수도 있겠군. 그자의 성향을 보면 그럴 가능성이 농후한데.”
소냑은 실제로 실행했지만, 중간에 수지가 제거했다. 반면 로사리오는 실행하는 중간에 대역이 있어 지연을 시켰고, 그러는 사이에 죽어 최종적으로 진행이 되지 않았다.
“저들 뜻대로 되지 않으면 아랍의 암살자가 나타날 거야.”
그러면서 이스라엘 테러조직이 아닌 아랍의 테러조직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래야 유대인들이 의심을 받지 않기에 그런 방식을 사용했다.
실제로 적아가 불분명한 암살조직이나 테러조직이 꽤 많이 있었다. 돈을 목적으로 한 암살조직들과도 한 다리 건너면 연결되어 있었다.
“세상에 나쁜 놈들이 너무 많아. 나도 마찬가지이지만.”
김세인은 자신도 아주 선량한 사람은 아니지만, 자신보다 더 나쁜 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저자는 공권력까지 이용하여 귀찮게 할 것 같지?”
가장 귀찮은 수단이 공권력을 이용하여 귀찮게 하는 거였다. 아무리 짜증이 나도 막상 당하면 감수해야 했고 절차에 따라 이의를 제기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거부하는 행위 자체로 귀찮은 일이 벌어졌다.
“그럴 가능성이 크지. 그나마 세인의 고모할머니가 있기에 바로 나서지는 않을 거야. 하워드 레지턴스 의원도 있고 캘리포니아 출신 정치가들도 꽤 있으니. 저 정도면 귀찮아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어때?”
“어떻게 말이야?”
그러자 알렌 스네핏의 전신 사진을 보여주었다.
“몸 전체에, 특히 등에 혈전이 잔뜩 쌓여 있어. 한국에서는 담이라고 하던가? 비만 환자 대부분 그런 경향이 있지만 이자는 상당히 심해. 더구나 다혈질이니 자주 화를 내는 경향이 있는데 그곳의 혈전을 용해하는 거야.”
“그건 몸에 좋은 것 아니야?”
그러자 수지가 목 뒤를 동그라미 쳤다.
“이 부분만 혈전을 용해하면 머리로 피가 원활하게 통할 거야. 그러면 등에 있는 혈전이 위로 올라갈 것이고 머리에 있는 뇌혈관이 그냥 막히는 사태가 벌어지지.”
혈전 사이를 통해서 맑은 피가 흐르는데 혈전이 제거되자 일종의 거름막 역할을 하던 딱딱한 혈전이 사라지면서 다른 혈전이 뇌혈관으로 쏟아져 들어가 뇌혈관이 막히는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게 가능한 거야?”
“어려울 건 없어. 적당히 잠잘 때 시술을 하면 되지. 그러면 발견이 되더라도 이미 혈전이 이동한 상태라 흔적이 남지 않아 자연적인 뇌혈관 파열이나 뇌경색으로 진단이 될 거야.”
수지의 말에 김세인은 소름이 오싹 끼쳤다. 잠을 자는 사이에 그런 일이 벌어질 걸 생각하니 끔찍했다. 자신이 그런 일을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겁부터 났다.
“바로 시행하자.”
그러자 수지가 잠깐의 시간을 두고 준비가 되었다고 말했고 바로 안드로이드가 알렌 스네핏이 잠을 자는 뉴욕의 호텔 방에 나타났다. 캘리포니아에 있던 알렌 스네핏은 어느새 뉴욕으로 가 있었다. 김세인과 넬리 킴 회장을 공격하기 위해 공작하러 갔다.
안드로이드는 마도공학 장비를 사용하여 알렌 스네핏을 깊게 잠재웠다. 이어서 육중한 알렌 스네핏의 몸이 침대 위로 떠 올랐고 그런 상태에서 다른 장치를 이용하여 목 뒤에 사진을 찍듯이 빛을 투사했다. 그게 혈전을 용해하는 것 같았다.
“늦어도 한 시간 안에 문제가 생길 거야.”
“진짜 그렇게 될까?”
“비 올 때 우수관의 입구에 있는 철망을 제거했다고 보면 될 거야. 철망에 여러 가지 물체가 걸려 물이 잘 빠지지 않지만, 하수관은 막히지 않고 그럭저럭 물이 빠져. 하지만 그게 사라지면 당장 물은 잘 빠지는 것 같은데 온갖 쓰레기가 우수관으로 들어갈 것이고 결국은 막힐 수밖에 없지. 벌써 조짐이 보이는데.”
김세인은 계속 보고 있기가 불편해 결국 자신의 거처로 이동했다. 그걸 보고 있는 것이 심히 괴롭기 짝이 없었다. 아직은 그런 일이 쉽게 적응이 되지 않았다.
‘지켜보기 힘들어도 견뎌야 하나?’
김세인은 잠자리에 누워서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을 반추하고 있었다. 알렌 스네핏을 끝까지 지켜보지 못한 자신이 왠지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힘들어도 참아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고 살의를 가지고 있는 자를 그냥 놔둘 수는 없지 않아? 해결할 방도가 있는데도 그냥 두는 건 바보, 멍청이지.’
김세인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혹시라도 다른 방법이 없었는지 고민했지만, 달리 좋은 수단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자가 손을 써서 귀찮게 만든 다음에 수습하려면 애꿎은 자들마저 응징을 당할 수 있었다. 그자의 압력에 굴복하여 불의를 행한 자들을 용서할 수는 없는 일이고.’
그렇게 생각하자 그나마 마음이 조금 안정이 되었다. 사람을 죽일 때마다 마음이 불편한 것은 여전했다.
‘수지, 그런데 벤 프리트나 알렌 스네핏이 어떻게 나나 할머니에 대해 그렇게 잘 알지? 어디서 정보를 얻는 거야?’
김세인은 자신을 귀찮게 하다 죽어간 자들 여덟 명의 동태까지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 신기해서 수지에게 물었다.
‘저들 모임이 인텔리전트 랍비, 현명한 수도자라는 단체야. 거기에서는 미국의 각 정보단체에서 필요한 정보를 받고 있고 극비가 아닌 대부분을 정보를 확보할 수 있어. 세인이나 고모할머니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는 그리 어렵지 않게 확보가 가능해.’
‘정보 유통을 차단할 수는 없지?’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쉽지 않아. 그렇게 하려면 관련된 자들을 다 제거해야 하는데 그렇게 한다고 해서 될지 의문이지. 누군가 그 자리에 올 것이고 그게 그들의 임무인데.’
각 정보기관의 정보수집 기능 자체를 없애지 않으면 불가능했다. 그러니 포기하고 결정적인 것만 감출 수밖에 없었다.
‘권력을, 영향력을 가져야 해. 그런 정보가 있다고 해도 세인이 압도적으로 강하면 허튼수작을 부리지 않을 거야. 1천억 달러 이상의 재산을 가지면 알렌 스네핏 같은 자는 숨을 죽일 거야. 물론 그 정도가 되면 국가 차원에서 견제가 들어갈 거지만.’
약한 적들은 숨을 죽이지만 더 강한 적이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강해지면 새로운 강적이 등장했다.
‘그러면, 국가도, 미국도 피하게 만들려면?’
‘대략 2~3조 달러 정도면 되지 않을까? 지금의 100배 더 많은 재산을 가진다면 그 정도가 될 수도 있지.’
수지가 장난스러운 어조로 대답했다. 하지만 그것이 가능할지 의문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