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14
114. 맥시코 진출 (3)
‘그게 가능할까? 개인이 말이야?’
‘가능할 수도 있지. 당장 A사 정도 3~4개만 가지고 있어도 그 정도는 되니. 한 5년 정도 열심히 하면 달성할 것도 같은데. 물론 그렇게 하려면 엄청난 피의 길을 걸어야겠지만.’
정당한 경쟁으로 이길 수 없으면 불복하고 물리적인 수단을 동원할 사람이나 조직이 많았다. 특히 권력자나 슈퍼리치는 지고 참는 법을 모르기에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순순히 당할 수는 없고 같이 물리적인 방식으로 대응해야 했다.
‘내가 있으니 세인이나 가족이 위험하지는 않을 거야. 살의를 가진 자라면 언제든 처리가 가능하니.’
김세인은 수지의 말에 다시 마음이 심란해졌다. 그 말에 안심되면서도 뭔가 마음 한구석에 켕기는 기분이 들었다.
김세인은 벤 프리트가 만나자고 하여 드림호프의 사무실에서 약속을 잡았다. 자신이 방문하겠다고 해도 사무실로 찾아왔다. 대충 무슨 일로 만나려고 하는지 짐작이 되었다.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자동차 전시장 이야기는 레이튼에게 들었고 할머니의 의견도 들었습니다.”
그 용지의 소유자는 여전히 고모할머니였기에 김세인이 굳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었다. 아직 개발할 시기가 아니라는 말이었다. 더구나 그 지역은 개발하기 부적절한 위치라서 시간이 흐른 후에 개발하는 것이 유리했다.
“그런 곳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우연히 적당한 부지가 있어 알아보니 넬리 킴 회장님의 소유이더군요. 그래서 제안한 것입니다. 당장 급한 일은 아니지요.”
그렇게 말을 하던 벤 프리트는 김세인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조금 전에 알렌 스네핏이 호텔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고 그 사실을 들은 거야. 그래서 불안해서 너에게 온 것 같아.’
수지가 그런 사실을 설명했다. 갑자기 만나자고 연락이 온 사실이 의아했는데 그런 내막이 있었다.
‘천벌, 하늘의 심판을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이걸 어떻게 이용하는 것이 좋을까? 일단 에스퍼를 이용하여 압박하고 알렌 스네핏과 나눈 대화가 뭔지 실토하게 만들까?’
‘그렇게 해도 좋지. 죽은 마당이니 그 비밀을 지킬 이유도 없으니 입을 열 수도 있어. 나도 휴먼해킹으로 돕지. 앞으로 적당히 심부름꾼으로 이용해도 좋을 거야.’
“그거야 그렇죠. 그런데 요즘 저와 할머니를 적대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는데 혹시 들은 내용이 있습니까?”
김세인은 에스퍼를 개방하면서 벤 프리트를 노려보면서 질문을 던졌다. 잔뜩 긴장한 표정이던 벤 프리트는 달라진 김세인의 기세에 안색이 파랗게 질려갔다.
김세인은 수지가 휴면해킹으로 온갖 환상을 불러오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지그시 노려보기만 했다. 벤 프리트는 김세인과 시선이 마주치자 화들짝 놀라면서 시선을 피했다.
“그게 말이요, 이틀 전에 알렌 스네핏이라 자가 찾아와서 당신과 넬리 킴 회장을 응징한다면서 나에게 개입하지 말라고 압박을 했어요. 평소 알던 사람이라 거부하기도 곤란해서 적당히 맞장구를 쳤는데 그 친구가 오늘 새벽, 동부는 아침이지만, 호텔에서 뇌경색인지 뇌출혈인지 잘 모르지만, 어쨌든 뇌에 이상이 발생해서 변사체로 발견되었다고 해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는 상황에서 그들이 했던 일을 말하기 시작했고 김세인이 적당히 동조하니 알렌 스네핏에 관한 내용을 모두 말하기 시작했다. 알렌 스네핏이나 일당이 앞으로 무슨 일을 했을지 다 말했다.
“그걸 말씀하시려고 찾아온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내내 마음이 불편했는데. 더 이상 그냥 덮어두려니 불안하기도 하고 마음 한구석에 불편하기도 하고….”
말은 그렇게 했지만, 천벌을 받을까 두려워서 김세인에게 와서 용서를 구하려는 것으로 보였다.
”이런, 그런 일이 발생했다니, 참. 죽은 걸 좋아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잘 되었다고 말하기도 그렇고. 그분 사진을 우연히 봤는데 아주 풍채가 좋던데, 무리하게 움직이다가 건강을 해친 것 같습니다. 비만이 원인이겠죠?”
김세인은 약간 당혹스러운 기색을 보이면서 일부러 어색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다가 슬쩍 벤 프리트를 노려보았다.
“나야 절대로 나쁜 일에 관여하지 않을 생각이었습니다. 그저 모른 체하는 정도이지 다른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거야 그렇겠지요. 할머니와 잘 아는 사이인데 그러지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한데 그런 일이 있으면 일찌감치 알려 대비하도록 해주셨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김세인은 기세를 끌어올리면서 상대를 압박했다. 그러자 한 번 겁을 먹은 벤 프리트는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건 알렌도 전부터 알던 사이라, 히익….”
김세인이 노려보자 겁을 잔뜩 먹어서 그런지 쉽게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시선을 피하였다.
“자세하게 말을 해보세요. 전부터 이런 일이 있었습니까?”
“그러니까, 알렌이….”
그러자 다시 미주알고주알 떠들기 시작했다. 알렌 스네핏이 저지른 나쁜 짓을 전부 다 말했다. 김세인은 조용히 그 이야기를 들었고 적당히 필요한 질문을 던졌다. ‘인텔리전트 랍비’라는 유대인 친목 모임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내용을 전부 이야기했다.
김세인도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끝까지 듣고 있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그들의 정체를 어떻게 파악했는지 의구심을 가질 때 근거로 제시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앞으로 벤 프리트가 딴소리하지 못하도록 만들려면 그런 사실을 알고 있어야 했다. 그가 직접 말한 이상 항상 족쇄로 작용할 거라고 예상했다. 그렇기에 자세히, 그러면서도 억지로 말하도록 만들었다.
한동안 대화를 가장한 심문을 하다가 끌어올렸던 에스퍼를 해제하여 기세를 줄였다. 그러자 압박에서 풀려난 벤 프리트는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았다. 그래서 그런지 김세인과 시선도 마주치지 못했고 도망치듯이 떠나갔다.
김세인은 집에 돌아와서 고모할머니에게 벤 프리트가 이야기한 내용을 전했다. 자초지종을 듣고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천벌을 받을 놈. 잘 죽었다.”
알렌 스네핏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기에 악담을 했다.
“나와 할머니를 적대하던 자들이 여러 명 죽었던 사실까지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저나 할머니가 그들을 독살하거나 암살한 것은 아닌지 조사했다고 합니다.”
“그러고도 남을 작자들이지. 우리가 조금만 틈이 보였다면 공작을 벌일 수도 있었다. 그런 작자가 설치다가 이렇게 쓰러진 덕분에 운 좋게 귀찮은 상황을 피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런 자들이 가장 먼저 사용하는 수단이 공권력이라고 말을 했다. 수작을 부리는 건 어디나 똑같았다.
“증권 당국이나 국세청을 이용하여 조사부터 하고 뭔가 꼬투리를 잡는다면 영업을 방해하면서 우리를 압박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그런 사실을 대대적으로 언론에 알리면서 죽일 놈을 만들었겠지. 잘 죽었다.”
“저들을 어떻게 할까요? 한 놈이 죽었다고 해도 다른 놈들이 계속할 텐데요?”
김세인은 미수에 그친 상황이지만 나중에 그런 일이 벌어지면 딱히 좋은 대책이 없어 의견을 물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알렌 스네핏에게 동조했던 자들을 동일한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인데 그것도 조금 고루한 방식이라는 느낌이었다.
물론 흔적만 남기지 않는다면 문제는 없지만 그것도 계속되면 심증이 남아 보복의 대상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게나 말이다. 벤 프리트라는 자도 우습구나. 알렌 스네핏이 쓰러지니 와서 이실직고하다니. 가까이하기 그렇구나.”
다른 대책보다 벤 프리트를 멀리하자는 의견부터 냈다.
“적의 동태를 알려면 그자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적당히 구슬려서 뭐를 획책하는지 알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정보원으로 사용하면 어떻습니까? 그러기 위해서 할머니가 한 번 오라고 해서 만나는 게 어떨까요?”
“음,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고 살살 달래서 이용하자는 말이지? 그것도 방법이겠다. 나쁜 놈들.”
막상 응징할 방도가 없었다. 물론 할 수 있는 것이 없지는 않지만 그리 효과가 없어 보였다. 결정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어야 했는데 너무 평범했다.
“네가 본격적으로 반도체 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저들이 훼방을 놓을 것 같구나. 상황을 보면서 투자해야 할 거야.”
반도체 사업에 투자하는 걸 그리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지 그걸 핑계로 만류하려고 했다. 그러면서 방해가 있을 걸로 예상했다. 김세인도 그들이 나서서 방해한다면 사업이 지체되고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 고민이 되었다.
“일단 움직여보죠. 1~2천만 달러 정도 투자하면서 반응을 살펴보겠습니다. 부동산은 도망가는 건 아니니까요.”
부동산을 구입하고 하워드 레지턴스 의원을 만나면 그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 수밖에 없었다. 알렌 스네핏이 사라진 상황이라 포기할 수도 있고, 저들이 포기하지 않았다면 훼방을 놓을 것이니 그때 응징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두 곳은 그런대로 입지도 좋구나. 현재 농장을 하는 곳이라고 했지? 주인이 팔려고 할지 모르겠다.”
부동산은 팔 의사가 없는 경우 매입이 쉽지 않았다.
“이곳은 매물로 나왔다고 하니 거기부터 매입할까 합니다. 다른 곳은 매물로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일단 매입을 보류하려고 합니다. 굳이 두 군데나 살 필요는 없고요.”
“그렇기야 하지. 농장이니 그냥 운영해도 되는 일이고. 그런데 잘 될지 모르겠구나.”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세울 생각도 있었지만 급한 것은 아니었는데 하워드 레지턴스 의원이 샌버너디노를 개발하고 싶다고 해서 겸사겸사 추진했던 일입니다. 저들이 방해해서 그만둔다면 명분을 챙기면서 멈출 수도 있죠.”
정부의 승인이 나지 않아 포기한다면 명분을 챙기면서 그만둘 수가 있으니 어떤 관점에서 보면 손해는 아니었다.
“그러면 저들과 이 지역의 정치가들이 싸우도록 만들 수도 있겠구나. 너는 저들의 반대로 피해를 본 사람이 되는 것이고.”
“그렇게 되겠죠. 그러다가 저들의 관심이 사라지면 추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고요. 물론 저들도 알렌 스네핏이 사라진 상황이라 길게 대치하지는 못할 겁니다.”
김세인의 말에 고모할머니도 달리 말을 하지 않았고 전화기를 들고 벤 프리트에게 전화했다. 다음날 당장 집으로 오라고 호출했다. 김세인에게 자신들의 죄를 토설한 상황이라 쩔쩔매면서 찾아온다고 약속했다.
한국으로 돌아갈 짐을 싸고 잠자리에 들었다가 새벽에 우주선으로 가서 에스퍼를 수련하고 마법진을 공부했다. 그런 다음 그날 있었던 중요한 일을 보고받았다.
“수지 네가 시리아 전역을 사실상 장악했다는 말이지?”
11개 세력으로 분할되었지만, 그들은 암중에 수지의 통제를 받고 있었다. 그걸 아는 자도 있고 모르는 자도 있었다.
“물론이야. 지금은 기존 시장들을 회유하여 행정이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했고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직위를 해제한 후에 군정을 하면서 새로운 시장이나 행정책임자를 임명했지.”
“그러면 재건 작업을 하는 거야?”
“그건 시기상조이지. 지금은 통치체계를 구축하고 치안을 확보할 때야.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야.”
“식량은? 생필품은?”
“그건 어느 정도 확보한 상황이야. 돈만 있으면 가능하지. 시리아도 산유국이잖아. 석유와 천연가스를 수출해도 어느 정도 자금이 확보될 거야.”
수지의 설명에 내전만 종식되면 그런대로 살만한 국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농업도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었다.
“설마 다른 나라와 전쟁하려는 것은 아니지?”
“그럴 계획은 없지만, 가능성이 상당히 커. 최근 터키나 이라크가 귀찮게 하고 있거든. 특히 터키가 쿠르드족을 소탕한다면서 국경을 넘고 있고 그 때문에 국경지대에서는 연일 전투가 벌어지고 있어. 터키도 정상적인 국가는 아닌 것 같아.”
그러면서 터키의 만행에 대해서 언급했다. 대통령이 죽고 난 이후에 만만하게 생각하는지 함부로 터키군이 월경하고 있었다.
“참교육을 몇 번 해주었어. 그렇게 했는데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최후통첩을 보내는 상황이야. 그래서 얼마 전에 알레포 북부 지역을 무단으로 점령한 자들을 소탕했지. 300명 이상이 전사하고 200여 명 정도가 포로로 잡혔어, 나머지 1,000여 명은 제 나라로 도주했고.”
“잘못하면 전면전이 벌어질 수도 있잖아?”
“그러면 아예 터키 남부지역을 점령할 수도 있지. 터키와 전쟁을 한다고 해서 겁날 것도 없고. 하지만 터키의 상황이 그리 좋은 것은 아니니까 더 이상 도발을 하지 않을 거야.”
며칠 사이에 나라 하나를 통째로 집어삼키는 수지의 능력에 놀랐지만,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외계의 우주선이 나타났으니 지구의 수준에서 저항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