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15
115. 맥시코 진출 (4)
“리비아의 상황도 그리 나쁜 편은 아니야. 현재 서부의 영관급 장교 10여 명을 회유한 상황이고 언제라도 내부봉기를 일으킬 수 있으니. 단지 그렇게 하면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견제가 심할 것이고, 희생이 클 수 있기에 적절한 타임을 재고 있어.”
“나쁜 선택은 아닌 것 같군. 리비아도 조만간 정리되면 큰 문제는 없어 보여. 문제는 다시 군사정권이 들어선다는 것인데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그걸 위협으로 받아들일 수가 있겠어.”
“그거야 그들 입장이지. 유럽이나 미국과 전쟁을 하더라도 겁날 건 없어. 무기도 생산하는 중이니. 리비아에 무기공장도 여러 개 있더라고. 문제가 되면 우주선의 소형 전투함을 꺼낼 거야.”
수지의 선언에 김세인은 말릴 수는 없었다. 그저 최대한 피를 흘리지 않는 방향으로 처리하기를 부탁했다.
“그리고 이제 멕시코의 사업도 체계적으로 추진할 시점인 것 같아. 이걸 살펴봐.”
그러면서 모니터에 영상을 보여주었다.
“하여간 수지도 욕심은 많아.”
영상을 본 김세인은 그런 반응을 보였다. 티후아나를 근거로 활동하던 ‘라 데코’를 확장하여 인근 도시마저 장악하고 있었다.
“조직의 두목인 알투베 사콘느는 어떻게 한 거야?”
“제거하지 않은 상황이야. 가택연금 상태이지. 사실 조직의 자금 500만 달러를 횡령했어. 그리 큰 금액은 아니지만 공공연한 비밀이니 문제 삼기도 좋았어. 그걸 빌미로 하여 저택에 감금한 상태야. 그자에게 반감을 가진 자들도 많은 편이라 간단했지.”
“차라리 대역을 세우는 것이 낫지 않아?”
“그것도 고려했는데 저택에 여자가 20명이나 있어 골치 아파. 그래서 지금 12명을 내보내고 8명만 남겨놓은 상황이야. 다 정리하게 만든 다음 그렇게 하려고 작업 중이야. 아울러 조직의 수뇌부는 휴먼해킹을 통해 포섭 중이고.”
그러다가 또 다른 장면을 보여주었다. 한국어로 자막까지 붙여서 보여주었다.
“살리나스란 자와 엔리코란 자가 연합하여 이그니아가 장악한 지역을 공격하기로 했어. 이번 기회에 아예 멕시코의 암흑가를 장악할까 고민 중이야. 조금 시간이 걸리겠지만.”
“하지만 암흑가를 장악한다고 해도 마약 문제가 심각하고 갱들의 숫자가 많아 문제잖아. 그런 자들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을까? 자칫 통제불능의 상태로 빠질 수도 있는데.”
“이그니아도 마약을 취급할 수밖에 없어. 물론 슈비스케도 관여하는 상황이고. 비인간적인 일은 최대한 피하려고 하지만 당장 마약, 매춘, 도박 등을 근절하는 것은 불가능해.”
그러면서 멕시코에서는 그런 것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실토했다. 그걸 하지 않고 조직을 유지하는 게 어려웠다. 그걸 하지 않으면 조직의 존립 근거가 사라지고 말았다.
“하긴 사업의 원천이니 당장 없애기는 어렵겠지. 그래서 뭔가 방법이 있는 거야? 설마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돈이나 벌자 그런 의도는 아니겠지? 마약과 폭력이 난무해서는 문제가 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수지를 이용해서 그런 사업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건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과도기적인 조치였다.
“혹시 멕시코에서 슈퍼볼이라는 신종 마약이 등장한 건 알고 있어?”
“그게 뭔데?”
김세인이 멀고 먼 멕시코의 상황을 직접 가지 않은 상황에서 알 리가 없었다. 그동안 수지가 말해주니 암흑가의 상황이라도 알고 있었다.
“이게 그거야. 일종의 반마약이라고 할 수도 있고.”
그러면서 슈퍼볼이라는 마약의 성능에 대하여 설명했다. 수지가 개발한 신종 마약이었다. 기존 마약을 대체할 제품이었다.
“이게 마약이면서 마약 치료제라는 말이지?”
“그래. 이 마약을 사용하면 다른 마약은 효과가 없어. 그러면서 마약에 대한 내성이 점점 강해지지. 그러면서 한편으로 마약에 대한 중독 증상도 약해지고.”
“마약에 대한 내성이 강해진다는 의미는 뭐야?”
“일반 마약을 사용해서는 아무 효과도 보지 못해. 일종의 환각작용이나 각성작용을 얻기 위해 마약을 사용하는데 기존 마약을 쓰면 그냥 효과가 미지근해. 그러면 굳이 마약을 사용할까? 또한 중독 증상이 약해지면서 금단현상도 줄어들지. 한 달 정도 복용하면 기존 마약중독자의 90% 정도는 마약을 끊을 수 있어.”
그러면서 슈퍼볼을 유통하면서 한 달 사이에 5억 달러의 돈을 벌었다는 사실을 말했다. 서북부 지역만 유통해서 그 정도 돈을 모았으니 멕시코 전역으로 확대하면 엄청난 규모였다. 멕시코만이 아니라 미국이나 다른 중남미의 국가로 확산시키고 전 세계로 확대하면 아예 마약 시장을 석권할 수도 있었다.
그러면서 100여 명에 달하는 멕시코 암흑가의 주요 인물에 대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주로 그들이 휘하에 거느린 조직이나 그들이 보유한 재산에 대하여 설명했다.
“1천5백억 달러라면 1인당 평균 15억 달러에 달하는 재산을 가졌다는 말이네. 물론 상위 10여 명이 절반 이상 소유했지만.”
“20-80 법칙도 있잖아. 20명이 80%를 소유한 상황이야. 살리나스의 재산은 무려 400억 달러에 달해 25%가 넘지.”
살리나스는 암흑가의 인물이지만 한편으로 살리나스 그룹이라는 기업의 총수이기도 했다. 암흑가에서 번 돈으로 양지의 기업을 하나둘 차지했고 살리나스 통신은 그 중심에 있었다.
“미친 나라가 아니야? 어떻게 깡패조직이 국가의 기간 산업인 통신회사를 운영할 수 있어? 설마 그걸로 통신마저 감청하는 것은 아니겠지? 감청한다고 봐야 하나?”
김세인은 살리나스 그룹이 바로 살리나스 데 곤잘로란 인물이 소유한 회사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국가가 통제하기 불가능한 존재로 인정한 것 아니야? 대통령에 당선되면 취임하기 전에 잘 부탁한다고 인사를 간다니, 참.”
“이자를 제압하면 암흑가의 왕이 될 수가 있지. 제거하지 말고 대역을 내세울까도 고민 중이야. 나이가 있어 여자도 어떻게 하지 못하니 적당할 수 있어. 조직을 장악할 시간, 대략 2~3년 정도 대역을 내세우면 괜찮을 것도 같은데.”
김세인은 수지의 행위를 너무나 방관하는 것이 아닌지 고민이 되었지만 그렇다고 제동을 걸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았다. 수지가 추진하는 이그니아의 세력 확장이 멈춘다면 지금까지 확보한 우위가 사라질 수 있었다.
“멕시코도 장악하여 시리아나 리비아처럼 만들겠다는 말이야? 미국이 과연 턱밑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용납할지 의문인데. 설사 장악해도 문제가 없을까?”
“굳이 그런 사실을 드러낼 필요는 없지. 그런 다음 세인이 가지고 있는 SI 그룹이 진출하게 하면 괜찮을 것 같은데. 물론 사람을 보낼 필요 없이 투자만 하는 거야.”
“SI 인터내셔날이 시리아, 리비아, 멕시코에 투자하도록 한다는 말이야? 물론 그 책임자는 수지, 네가 통제하고?”
“안드로이드를 시켜 대역을 내세우면 되겠지. 현지가 안정되면 본사의 직원을 파견하고. 세인의 명의로 재산을 보유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유리하겠지.”
수지가 아무리 국가를 장악하고 재산을 가지고 있어도 그건 김세인과 별개의 것이었다. 그러니 김세인에게 재산을 넘겨주어야 했다. 독점 사업권을 넘겨줘서 돈을 벌게 해야 했다.
“SI 그룹이 멕시코에서 최대 재벌이 되도록 하면 되겠네.”
“그게 가능할까?”
“살리나스가 가진 통신사를 인수하면 되지 않을까? 멕시코 통신 시장의 45%를 장악한 회사인데. 물론 다른 여러 기업도 인수하고 금융시장에도 진출하고. 그거야 방법이 많을 것도 같아.”
수지의 말에 김세인은 말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한국에서 그렇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했다.
“그건 세인이 별로 원하지 않는 일이잖아?”
“필요하다면 해야지. 그런 방식은 그리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귀찮게 하는 자들이라면 그 방법도 괜찮은 것 같아.”
김세인은 전에는 정상적인 방식으로 처리하는 걸 선호했지만 수지가 하는 것을 보면서 정상적인 방식만이 옳다는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하지만 한국과 멕시코는 상황이 다르지. 한국은 사회가 안정되어 있고 치안도 잘 유지되고 있는 반면에 멕시코는 폭력조직이 기승을 부리고 치안도 엉망이잖아. 그러니 한국은 가능하다면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일을 처리해야 문제가 없어.”
수지의 말에 김세인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었다. 그렇기에 다른 지역에서도 한국처럼 합법적으로 일을 처리하려고 생각했다. 현지에 적당한 방법을 사용해야 했다.
아침부터 LA 저택이 들썩거리고 있었다. 넬리 킴 회장과 김세인이 오후에 한국으로 출발할 예정이라 그걸 준비해야 했다. 평소에도 아침잠이 적은 넬리 킴 회장이었기에 일찌감치 아침 식사를 했지만 집을 떠나기에 더 부산했다.
“여기 일은 정리가 된 거냐? 레이튼이 잘하겠지만 네가 벌인 일은 마무리도 네가 살펴야 한다. 벌이기만 하고 골치 아픈 상황에서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것만큼 짜증이 나는 일도 없다.”
“문제가 될 일은 없습니다. 반도체 공장을 세우는 일은 시작도 하지 않았고 공장의 부지로 쓸 농장의 매입 문제는 제가 나서지 않아도 될 일이고요. 계획을 세워서 하워드 레지턴스 의원에게 건네는 일이야 통상적인 일이고요.”
“나는 네 속을 잘 모르겠다. 너무 일을 쉽게 생각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너무 시장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것 같아.”
김세인은 무리하는 것이 아닌데도 노심초사하는 넬리 킴 회장을 보면서 답답했지만 그렇다고 수지의 존재를 밝힐 수는 없었다. 한 번 밝히는 순간 세상에 알려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저도 충분히 검토하고 한 일입니다. 어제저녁에 들은 보고인데 제가 만든 게임이 한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고 미국에서도 잘 나간다고 합니다. 제 능력이 생각보다 좋아요.”
“노파심이라 생각해라. 나이를 먹으니 걱정만 많아져.”
“그리고 SI 연구소도 몇 가지 공사만 마무리하면 조만간 완공된다고 합니다. 거기에 이번에 인수한 인터내셔날도 실적이 괜찮게 나왔다고 합니다.”
김세인은 SI 그룹의 실적을 언급했다. 아직 전체적으로 투자를 하는 상황이지만 제법 성과를 내고 있었다.
“이제 4학년이 되지? 졸업 후에 미국으로 올 생각이냐?”
“그렇게 해야죠. 그보다 이중국적을 가지는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알아보니 특례규정을 적용받을 수도 있어 보이고요. 안 되면 어쩔 수 없이 한국 국적을 포기해야 하지만요.”
“미국이야 이중국적의 보유가 허용되니 문제는 아니지만, 한국이 문제구나.”
한국의 국적을 포기하는 문제가 쉽지 않았다. 간단히 처리할 문제는 아니기에 신중하게 결정할 문제였다.
“어떻게든 되겠죠. 그보다 동부에 근거를 마련해야 할 것 같아요. 드림호프 뉴욕사무실이 있지만 좀 더 규모를 확대할 필요도 있고 거기에 집이 필요할 것 같아요.”
“언제까지 호텔에 머물 수는 없지. 보안이나 안전도 문제이고. 그건 천천히 결정해도 될 일이니 레이튼과 이야기 해.”
“그렇게 할게요. 그리고 오전에 벤 플리트를 만나기로 했는데 어떻게 할 겁니까? 하는 짓이 괘씸하지만, 적당히 하시죠.”
“잘 말을 해야지. 서로 싸워봤자 득이 될 게 아니니 잘 말해봐야지. 하지만 적당히 경고할 필요는 있어.”
김세인은 굳이 나설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여 그 정도만 말하고 다시 화제를 전환했다.
“캐시랑 같이 가신다고 했죠?”
“레온보다 캐시가 편한 것도 같고. 이제 네 일을 도와줄 필요는 없어 보이고. 희원이가 애를 가졌으니 나에게 신경 쓰지 않게 할 필요도 있고.”
“서울에도 집을 새로 장만할까요? 좀 좁지 않아요?”
“옆집을 사면 어떨까? 저번에 오른쪽 옆집 사람을 만났는데 있는 집을 내놓는다고 하던데.”
“그 아주머니요? 판데요?”
“두 아들이 전부 결혼해서 나갔는데 너무 집이 크다고 이사갈까 하던데. 거길 구하면 굳이 다른 곳으로 이사할 필요는 없지.”
“한 번 이야기라도 해봐야겠네요. 먼저 말했다가 비싸게 살까 걱정했는데 굳이 조금 더 돈을 준다고 아까워할 것도 아니고요.”
김세인은 여전히 자신이 소시민적인 생각을 한다고 생각했다. 굳이 그렇게 할 이유가 없는데 사소한 것에 연연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