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16
116. SI 인터내셔날 (1)
벤 프리트가 방문하여 넬리 킴 회장과 면담했다. 그 자리에 김세인도 배석했고 적당히 어르고 달래 ‘인텔리전트 랍비’가 허튼짓을 하려고 하면 곧바로 알리도록 했다.
“그냥 말로 해서 효과가 있을까요?”
벤 프리트가 돌아간 후 같이 점심을 먹을 때 물었다.
“효과가 크지는 않겠지만 프리트 가문에서 움직이지 못할 거야. 그들이 움직이지 못하면 캘리포니아에서 허튼짓을 하는 자들은 많지 않아. 그리고 우리도 대비해야지. 레이튼에게 말을 해놓았으니 대책을 세울 거야.”
드림호프를 위시한 고모할머니의 조직도 다른 곳에서는 몰라도 캘리포니아에서는 어느 정도 정보수집 능력이 있었다.
“크게 문제는 없겠군요. 저도 아는 지인에게 저들의 움직임을 살피도록 했습니다. 그러니 아무것도 모르는 사이에 당하지는 않을 겁니다. 아울러 저들이 움직인다면 그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응징할 생각입니다.”
“그곳에 속한 자들은 하나하나 따로 상대하면 두려울 게 없어. 하지만 여럿이 모여 수작을 부리면 만만치 않아. 서넛이 모이면 우리와 대등할 것이고 열이 모이면 우리의 두세 배는 될 거야. 다구리를 당하면 장사 없어.”
“알고 있어요. 유대인들이 무서운 점이 그거죠. 하지만 그들만 뒤에서 공격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우리도 그럴 수 있어요. 저들을 상대하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죠.”
김세인은 더 말을 하려고 하다가 고모할머니에게 잔인한 인상을 줄까 걱정하여 그 정도에서 그쳤다.
“애랑은 매일 통화했지?”
한동안 말이 없자 그렇게 질문을 했다.
“그럼요. 당연하죠. 그래도 처제가 같이 있으니 그나마 안심이 되더라고요. 집의 경비도 강화했고요.”
“한국 갔다가 2월 말에나 다시 미국에 올 계획이라고?”
“그렇게 해야죠. 그때는 저만 잠시 왔다 가야죠. 이번에 고모할머니가 한국에서도 일을 처리하도록 조치했으니 굳이 움직일 필요는 없어요.”
“은행 업무도 인터넷인가로 처리할 수 있다니 세상이 참 좋아졌어. 물론 해킹인가로 은행의 돈도 빼간다고 하지만.”
그러면서 인터넷과 핸드폰 등의 등장으로 이루어진 세상의 변화를 이야기했다. 과거의 이야기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그런데 레이튼 말로는 멕시코 쪽이 심상치가 않다고 하던데 혹시 들은 것이 있어? 캘리포니아까지 그 여파가 미칠 수도 있어 걱정이라던데.”
현재 멕시코 서북부에서 벌어지는 각축전은 미국에까지 알려진 상황이었다. 갱들의 전쟁이지만 비즈니스 파트너가 바뀔 수 있는 일이었다. 캘리포니아 지역의 소비재의 상당 부분을 멕시코에서 수입해 오는데,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다.
“그리 걱정할 건 없습니다. 멕시코의 치안 상태가 전보다 나아지고 거래도 원활하게 진행될 거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김세인은 남들이 보면 희망 사항을 말하는 것으로 보이겠지만, 그렇게 이야기했다. 그렇게 만들 생각이지만 그걸 말할 수 없으니 답답했다.
“그랬으면 좋은데 일이 커지면 골치가 아파. 그러니 그걸 염두에 두고 일을 진행해야 해. 투자도 실물경제와 관련이 크니 주의할 필요는 있어. 방심하다 손실이 커지면 감당하기 어려워.”
그러면서 소비재의 수입하는 가격이 상승하면 물가가 오르고 경기가 하락하고 기업의 수익성이 나빠진다고 설명했다. 다 맞는 말이기에 그냥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대비할 것이라 대답했다.
김세인은 한국에 오자마자 최근 활발하게 영업하는 SI 인터내셔날의 업무를 점검하고 있었다. 인수할 때는 적자투성이였지만 지금은 손익분기점을 넘긴 상황이었다.
단지 영업이 잘되는 것에 비례하여 운전자금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었고 그걸 김세인과 SI 홀딩스의 가수금으로 충당하고 있었다. 계속 증자할 시간적인 여유도 없었다.
“이대로 저들과 계속 거래를 해야 할지 판단이 되지 않습니다. 그것 때문에 중국이나 인도네시아의 제조업체와 접촉하고 있지만, 나중에 문제가 없을지 걱정됩니다.”
“아무런 문제도 없을 겁니다. 다들 믿을 수 있는 거래처이니 그대로 진행하면 됩니다. 거래하는 물목이 생활필수품이니 꾸준히 주문이 들어올 겁니다. 수익도 괜찮지 않나요?”
“그거야 그렇지만 시리아는 여전히 분쟁 중이고 리비아는 동서로 나뉜 상황이라 정세가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대금을 받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직원의 안전도 문제입니다.”
“그건 거래처에서 알아서 보장할 겁니다. 그러니 염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처럼 다른 업체가 거래를 꺼릴 때 먼저 진출하면 시장을 장악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알고 두 나라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알고 영업을 지원하겠습니다.”
“싱가포르의 리오 메탈과의 협력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그쪽 리오 메탈과의 거래는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보유한 물량을 받아줄 업체를 개척하는 일이 쉽지 않아 국내의 동종 업체와 협업을 제안했고 외국의 업체와 협업을 추진 중입니다. 그래도 거래처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지사는 어느 정도 가동이 되고 있습니까? 한때는 주요 10여 개국에 지사가 있었지만, 회사의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다 철수하고 미국과 일본, 중국만 있다고 하던데.”
“프랑스 파리와 독일의 함부르크, 런던에 지사를 냈고 싱가포르, 시리아의 라타키아, 리비아의 벵가지에 연락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홍콩에는 지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SI 인터내셔날 상황에서는 한국에서는 답이 없어요. 그러니 세계로 나가 다른 나라의 상사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거래처를 뚫어야 합니다. 내가 암중에서 영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담당 영업사원들도 열심히 뛰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시리아와 리비아의 오더를 받게 된 경위를 적당히 각색하여 설명했다. 그런 설명에 어떻게 그곳에 진출할 수 있었고 위험한 거래임에도 문제가 없는지 이해한 표정이 되었다.
“설마 M&A를 할 때 도와준 회사가 뒤에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우군이라 할 수 있겠군요.”
“당분간 그런 거래가 많을 겁니다. 그렇기에 국제적으로 이루어지는 내부거래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줘도 못 먹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그거만큼 한심한 것은 없겠죠?”
“알겠습니다. 어떻게든 들어오는 주문은 다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본사나 각 지사에도 알려 착오가 없도록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그걸 문서로 남기지는 마세요. 나중에 문제가 될 소지도 있으니 넌지시 암시만 주도록 해요.”
김세인은 자신의 인맥으로 결정되는 일이란 사실을 알렸다. 그래야 적극적으로 주문을 받고 처리할 것으로 보였다. 시리아나 리비아는 정정이 불안하기에 영업에 소극적일 수도 있었다.
김세인은 유희원과 부재중에 일어난 일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대략 2주 동안 자리를 비웠지만 소소한 일은 상당히 많았다.
“건강하다니 다행이야. 항상 걱정되었는데. 더구나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혼자 보내었으니.”
“예원이도 같이 있었고 휴일에는 집에 가서 식구들이랑 같이 있었으니 그래도 괜찮았어. 더구나 혜진이도 집에 있으니 심심하지는 않았어. 그리고 애들과 전화도 자주 했고. 그런데 경제인연합회 모임에 나가지 않아도 되는 거야?”
연말에 경제인연합회 정기총회가 있었는데 김세인은 미국에 가느라 참석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약간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장우 사장이 대신 참석했잖아. 미국에 일이 있어 출장을 갔으니 어쩔 수 없지. 해외에 나간 경우는 참석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 조건이 있어. 신입이 참석하지 않았으니 말이 나오겠지만 그런 일에 신경 쓸 필요는 없지.”
“그런 규정도 있어요? 이장우 사장이 걱정하더라고요.”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암묵적인 규정이야. 병원에 입원해도 되고. 방법이야 많아. 국내에 있다면 어떻게든 가겠지만 미국에 있는데 어쩔 수 없지.”
김세인은 그렇게 말하고 달리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SI 인터내셔날의 최영석 사장이 꽤 많은 계약을 했다고 하던데 자기와 할머니가 뒤에서 힘을 쓴 거야?”
한쪽에서는 유희원을 따돌리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유희원을 챙겨주는 자들도 있었다. 그들은 여전히 유희원에게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고하고 있었다.
“내가 알던 사람이 도와줬어. 거기서 도와주기로 했기에 부실 덩어리인 인터내셔날을 인수한 거야. 국내에서 잘 모를 때 실적을 내서 덩치를 키울 생각이야. 물론 종목도 자원개발과 곡물 유통까지 확대하고 프로젝트 파이낸셜(PF)까지 진출하여 명실상부한 국제적인 큰손이 될 예정이야.”
그러면서 조만간 멕시코에 진출할 예정임을 알렸다.
“멕시코에 간다고? 한창 내전 중인 시리아와 리비아에 진출하더니 이제는 마피아가 활개를 치는 나라에 진출한다고? 너무 위험한 것 아니야?”
“걱정할 건 없어. 현지의 세력과 협력하여 시장을 개척할 것이니. 그래서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릴 것이니.”
김세인은 유희원에게 이장우 사장에게 말한 것과 같은 내용으로 배후에 있는 수지의 존재를 알렸다. 그 지역을 사실상 석권한 상황임을 알렸다.
“알았어. 그 정도라면 그런 모험을 할 수도 있겠네. 그런데 멕시코에 진출한다고 해도 어떤 이점이 있어?”
“멕시코의 GDP는 한국과 비슷해. 오히려 조금 더 많을 때도 있고. 그리고 미국과 가까워서 소비재 산업이 발달해 있어. 그렇기에 미국에 수출하는 것만 중계해도 이득이 커.”
“미국 시장을 바라보고 그러는 것이라면 이해를 하지만 거기는 치안이 불안하잖아? 기업을 운영하는데 치안이 불안하면 불확실성이 증가하여 위험하다는 말이 있잖아?”
“초기에는 중개무역만 할 생각이야. 이후 그 지역이 안정되면 현지에 투자할 예정이야. 그렇지 않으면 그 정도만 하고.”
김세인은 자신의 계획을 이야기하여 허점이 없는지 점검했다.
“참, 미국에서 문제 되는 일은 없었어?”
그러자 김세인이 로사리오 켄팅턴이 죽은 사실과 ‘인텔리전트 랍비’의 알렌 스테핏에 대하여 언급했다. 그런 이야기를 말하자 유희원은 걱정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세상 어디나 마찬가지인 것 같아. 이유 없이 시기하고 질투하고 미워하면서 파멸시키려고 하는 것은. 그렇다고 그들에게 얌전히 목을 내어 줄 수는 없지. 나는 그들에게 당하기 전에 먼저 물어뜯을 거야.”
“그래야겠지. 애를 위해서는 보기 좋은 장면만 보고, 듣기 좋은 소리만 들어야 하는데 계속 좋지 않은 일만 일어나니. 그렇다고 듣지 않고 모르고 지나갈 수는 없으니.”
유희원은 탄식하면서 애를 위해 미워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세인은 한국에 돌아와서도 멕시코의 일에 관심을 기울였다. 낮에는 자리를 비울 수가 없어 수지와 텔레파시로 이야기를 나눴다. 실시간으로 소식을 듣고 판단해야 했다.
‘살리나스와 엔리코가 연합했고 그쪽 병력이 쳐들어와 에르모시요 외곽에서 대규모 전투가 벌어졌다는 말이지?’
낮인데 멕시코는 이미 저녁이었다. 그렇기에 초저녁에 일어난 전투가 직전에 마무리되었고 그 내용을 보고했다.
‘양쪽에서 대략 500명씩 동원되었지. 하지만 전격전으로 큰 피해 없이 저들을 제압했어. 물론 포로도 450명을 잡았고.’
‘그럼 적은 50명이 죽은 거야? 아군은?’
‘아군은 20명, 적은 50명, 드론 10대와 안드로이드 10기를 동원했어. 그렇지 않았다면 양쪽에서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을 거야. 사람을 죽이지 않고 제압하는 것이 훨씬 어려워.’
‘그러면 에르모시요를 완전히 장악한 거야?’
‘응, 살리나스가 파견한 지부장을 사로잡았고 이번에 파견된 자들의 우두머리는 사살했지. 남쪽에 있는 쿨리아칸이라는 곳의 지부장인데 인간 말종이라 그냥 이번 기회에 깨끗이 제거했어. 쿨리아칸에도 바로 인원을 파견하여 현재 정리를 진행 중이야.’
‘안드로이드도 보낸 거야?’
‘응, 지금 킬러로 활동하고 있지. 본대가 오기 전에 보내서 정리했어. 대략 30여 명을 정리하니 저들 지휘체계가 무너졌어. 멕시코 경찰도 난리가 났지만, 살리나스의 하수인들만 설치고 있고 그런 자들은 사실상 갱단이나 마찬가지라 이번 기회에 정리할 생각이야. 이미 앞잡이로 알려진 상황이라 문제도 없어 보이고.’
‘거긴 경찰을 공격해도 문제가 없어? 한국의 경우에는 난리가 나는데. 그러다 조직이 없어지데.’
‘멕시코에서는 그런 일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라 크게 문제 될 건 없어. 명백한 증거만 없으면 다 넘어가는 실정이야. 더구나 이런 전쟁이 자주 벌어지는 상황이고 지역의 주인이 자주 바뀌기도 하니 특별히 문제 되지 않아.’
‘멕시코 전부를 다 장악할 거야?’
‘그건 불가능하지. 쿨리아칸까지만 정리하고 일단 휴전을 할 예정이야. 거기만 해도 캘리포니아보다도 더 넓은 지역인데.’
‘저들이 휴전 제의에 응할까? 그들이 상실한 지역을 어떻게든 회복하려고 할 텐데.’
인간은 항상 본전을 챙기려고 했다. 그렇기에 손해를 봤다면 쉽게 물러날 수도 없었다. 더구나 보스의 체면이 깎일 상황이라 내부에서 함부로 그런 주장을 하기도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