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2
12. E0-임시사용자 (3)
저택의 내부의 통로를 도는 것만 해도 500m는 족히 되었다. 저택의 대지만 해도 2에이커에 달하고 건물과 정원 사이에 구불구불 난 길이라 그 정도는 되었다.
한참 동안 달렸다. 속도가 늦으면 늦다고, 빠르면 빠르다고 인공지능 수지가 잔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호흡을 하고 몸 안에서 에스퍼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감지하라고 했다.
수지는 아공간으로 은신한 채로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는지 물었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규정이라 말한 후에 계속 따라다녔다.
무려 같은 코스를 네 바퀴나 돌았다. 조깅을 마치자 2,234m를 뛰었다고 수지가 알려주었다. 그 정도를 뛰고 나니 기진맥진했지만 에스퍼 덕분인지 조금 지나자 멀쩡해졌다. 그 사이에 숨을 고르는 체조를 했다.
이후에 제국기본격투술에 나온 일종의 품새를 연습했다.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1식이 전부였다. 1식은 에스퍼의 숙달이 없어도 전개가 가능했지만 2식만 해도 텀블링 같은 도약 자세가 연속적으로 이어져 에스퍼를 숙달하지 않으면 전개가 불가능했다.
1식을 전개하는 가운데 몸 안에 에스퍼를 감지하고 그걸 움직였다. 마법은 그렇게 형성된 체내의 에스퍼를 기반으로 외부의 에스퍼를 움직여서 전개했다.
태권도의 품새를 익히는 것은 그저 동작만 따라하면 되지만 격투술은 호흡이나 체내의 에스퍼 움직임까지 통제해야 했기에 몇 배나 난이도가 높았다. 수지가 옆에서 계속 지도해 주지 않았다면 익히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태극 1장 정도로 짧은데 한 번 전개하고 나면 기운이 쫙 빠지는군. 이걸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하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어.’
‘최소 한 달은 해야 한다.’
‘이건 나 혼자 하는 말이야. 그러니 이런 것은 일일이 반응하지 않아도 돼.’
‘제국기본검술도 익혀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검도 필요하다. 일단 목검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함 내부에 검이 있지만 그것은 비품이라 건네줄 수가 없다.’
‘C0 등급이 되어야 사용이 가능한 것인가?’
‘그렇다. 신변의 위협이 있다면 잠깐 대여는 가능하지만 훈련을 할 때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혹시 총도 있어?’
‘당연히 있다. 하지만 지구의 총과는 조금 다르다. 화약을 사용하지 않고 에스퍼 파워를 사용한다. 폭발도 보통 에스퍼 파워의 폭발을 이용한다.’
김세인은 설사 검을 빌릴 수가 있다고 해도 출처를 설명할 수 없기에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결국은 직접 나가서 구하거나 구해달라고 부탁하는 수밖에 없었다.
대략 1시간 정도 훈련을 하자 날이 완전히 밝아왔고 땀을 흠뻑 젖은 상태가 되었다. 아침 운동으로 그 정도가 적당한 것 같아 그치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땀을 잔뜩 흘린 상황이라 샤워를 할 수밖에 없었다.
“새벽에 일어나서 운동을 했다고?”
식당으로 가자 고모할머니가 기다리고 있었고 가정부가 아침 식사를 차리기 시작했다. 든든하게 아침을 먹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기에 상당한 양의 음식을 먹었다. 더구나 아침 운동마저 한 상태라 전보다 배 가까이 더 먹기도 했다.
“계속 운동을 하지 않으니 몸이 찌뿌듯해서 앞으로는 제대로 운동을 하려고요. 배도 나오는 것 같고요. 혹시 목검을 구할 수 있을까요?”
“그거야 나가서 사오면 되지. 마침 오늘 식료품을 사러 직원들이 마트에 가니 가는 길에 사오도록 하면 되겠다. 매일 운동하면 여벌의 운동복도 필요할 것 같구나.”
“그렇죠. 운동을 하다보면 갈아입어야 하니까요. 넉넉하게 다섯 벌 정도 있으면 좋죠.”
“검도를 배웠어?”
“그냥 조금 아는 정도죠. 시간이 있으니 제대로 익혀보려고요. 한동안 여기 있어야 할 것 같으니 빈둥거리지 말고 이것저것 제대로 해야죠.”
“지금 진행하는 것이 마무리되어야 한국에 돌아갈 수 있으니 한동안 있어야겠지. 그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뭐라도 해야지. 아직 학생이니 공부도 좀 더 하는 것이 좋고. 그보다 다음 주 월요일에 LA를 거쳐 샌프란시스코로 갔다 오자. 한 3일 정도 걸릴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요?”
“검사 결과가 나온다고 하니 그걸 가지고 접수를 해야지. 아울러 움직인 김에 몇 가지 살펴보고 농장도 살피고. 샌프란시스코에 가서는 스탠포드에 들러 유학문제도 상담을 받고 농장도 한 번 살펴보고.”
“고모할머니의 친척으로 등록하는 것이죠?”
“당장 효과는 없지만 나중에 법적인 조치를 취할 때 필요하지. 내가 아프거나 장례를 치르거나 할 경우에도 필요하고. 법적으로 사전에 위임장을 작성해 놓지 않으면 대리를 할 수가 없고. 하마터면 수술도 못해 죽을 뻔했어.”
현재 넬리 킴은 죽었을 경우 무연고자 처리가 되어 장례도 국가에서 주관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했다. 그런 사태를 방지하려면 후견인 지정이나 친척이 필요했다. 전에 총탄을 맞아 혼수상태가 되었을 때 법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도 논란이 많았다고 했다.
“알았어요. 그런 일은 없어야죠.”
“너도 마찬가지야. 내가 도움을 주려고 해도 그런 절차를 밟지 않으면 쉽지 않아. 그러니 이참에 정리를 해야지.”
“알았어요. LA에 하루 정도 머물겠네요.”
“그렇지. 거기서는 아파트에 머물 생각이다. 여기만큼 넓지는 않지만 그래도 꽤나 크니 마무는데 불편하지 않을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부집사인 캐시를 불러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확인을 했다. 목검도 부러질 경우를 생각하여 5개를 구하고 트레이닝복도 5벌에 검은색 도복도 5벌을 구해오기로 했다. 또한 최근에 출판된 컴퓨터 관련 서적도 몇 가지 사오도록 했다.
“신발이나 속옷, 양말은 필요 없어요?”
“그것도 필요하겠군요.”
캐시가 그 부분도 지적을 했고 속옷도 같이 구해오기로 했다. 그 정도 사오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나중에 더 구입하기로 했다.
아침을 먹고 고모할머니와 잠깐 티타임을 가진 다음 방으로 와서 간단히 한국에서 가져온 전공서적을 읽었다. 전에 비해 머리가 좋아졌는지 그 내용이 바로 이해가 되었다.
‘내가 머리가 좋아졌나?’
김세인이 책을 덮고 시계를 보면서 속으로 의구심을 표명했다. 책을 읽느라 시간이 빨리 갔고 한편으로 짧은 시간에 많은 분량을 읽었다.
‘당연하지. 신체개조 시술을 받았으니 지적능력도 훨씬 향상이 되었을 것이다. 시술 전에는 IQ 135 정도이었는데 150 정도로 좋아졌을 것이다. 이 정도라면 유피르 제국 사람 중에서도 중간 수준이다.’
수지가 바로 중간에 등장하여 의문을 해소해 주었다.
‘SP 수련은 하지 않는 것인가? 그것도 필요하다면서? 마도공학의 내용을 익혀야 하는 거 아닌가?’
‘굳이 급하게 익힐 필요는 없다. 에스퍼 파워가 어느 정도 모인 이후에 익힐 수가 있다. 아울러 임시사용자의 경우에는 배울 수 있는 내용에 제한이 있다. 일반적인 마도공학은 몇 가지만 배울 수 있다. 에스퍼 총량만 달성하면 SP는 어렵지 않다.’
김세인은 매번 등급을 따지니 결국 빠르게 등급을 올려 정식사용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정 수준이 되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승급이 이루어진다고 하니 그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기로 했고 그렇게 하기 위해 열심히 훈련하기로 했다.
‘다시 나가서 운동을 할까? 이번에는 체력단련실에 갈까?’
경비원이나 경호원, 직원들이 체력단련을 하기 위해 만들어둔 공간이 있었다. 최신 헬스 장비들이 있는 것을 잠깐 저택을 둘러 볼 때 보았고 필요하면 언제라도 사용이 가능했다.
‘기구를 이용한 훈련도 좋다. 그냥 하는 것보다 에스퍼 파워를 이용하여 훈련하는 것이 좋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 다른 사람보다 월등한 신체능력을 보일 수가 있기에 주의할 필요도 있다.’
김세인은 본관을 나와 직원 숙소로 사용하는 건물로 이동을 했다. 1층에 공용으로 사용하는 체력단련실이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고작 세 사람만 기구를 사용하여 운동하고 있었다.
“세인도 운동하려고?”
건장한 체구의 로든이라는 팀장이 아는 체를 했다. 경비원들은 네 명의 팀장이 통솔을 하고 있었다. 저택의 경비는 1일 3교대로 네 팀이 근무하고 있었다.
“그러려고요. 로든도 운동 좋아하나 봐요?”
“몸 쓰는 일을 하려면 필요하지. 항상 최상의 상태로 만들어 두어야 하고. 격투기도 좋아하면 옆에 링이 있으니 같이 해도 좋아. 근육만 붙이면 같이 스파링도 하면 좋고. 기구 사용은 할 줄 알아?”
“몇 가지는 사용을 해봤는데 몇 가지는 잘 모르겠어요.”
“내가 가르쳐 주지. 일단 사용법부터 익히자고.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부상을 당하는 수도 있으니.”
그러면서 기구 하나하나 설명을 하면서 시범을 보이고 사용하도록 했다. 특히 자세를 강조하면서 틀리기 쉬운 것과 부작용에 대하여도 설명을 했다.
“와우, 힘 좋은데. 익숙해지면 좋은 기록이 나올 것도 같아.”
김세인은 파워리프트나 다른 것들의 무게도 측정을 하면서 어느 정도가 적당한 수준인지 조언을 받았다.
‘항상 호흡이나 에스퍼의 움직임을 신경 써. 지금은 무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확한 자세가 더 중요해.’
수지가 중간에 나서서 잔소리를 했다.
제대로 호흡을 하고 올바르게 에스퍼를 사용하면 현재 수준보다 50% 정도 무게를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 정도라면 운동 중독으로 보이는 로든보다도 더 무거운 것을 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로든이 3대 550이라고 하던데 자신은 600도 훨씬 넘을 것 같았다.
대략적인 운동기구 사용에 대한 설명을 해준 로든이 떠나가고 김세인도 본격적으로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로든이 순서도 지정을 해주었기에 일단 그 순서에 따라 움직였다.
‘지금은 그 순서에 따라 훈련을 하지만 훈련과정이나 결과를 분석하여 조정할지 여부를 판단하자.’
훈련을 하는 내내 수지가 자세나 호흡, 에스퍼의 움직임에 대하여 지적했다. 잔소리를 해도 바로 시정이 가능한 것은 아니었고 여러 번 반복을 하여 교정했다. 물론 로든이 가르쳐준 방법도 문제가 있어 일부는 달리 하기도 했다.
각종 기구를 한 바퀴를 돌고 나자 기진맥진한 상태가 되었다. ‘하나 더’는 헬스클럽 강사의 전유물은 아니었다. 수지의 그런 행위를 보면서 김세인은 속으로 헛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에스퍼 파워를 사용하면 평소보다 훨씬 큰 힘을 낼 수 있다. 문제는 조금만 실수해도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집중하지 않으면 큰 사고가 난다. 지금은 무리하지 말고 정확한 자세만 연습한다.’
그렇다고 항상 안전하게 훈련을 할 수는 없었다. 무리할 정도로 훈련을 해야 한계를 돌파하고 에스퍼 파워의 총량이 증가했다. 안전하게 설렁설렁 해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더구나 에스퍼 파워의 총량을 키우기 위해 기본적으로 수련하는 제국기본검술이나 제국기본격투술은 2식만 되어도 난이도가 상당했고 마지막 8식의 경우에는 실제로 날아다녀야 했다.
“처음인데도 아주 잘 하는 것 같아.”
“생각보다 힘이 드는데요.”
“그래도 조금만 익숙해지면 나만큼 할 것도 같은데. 처음 치고는 운동능력이 뛰어난 편이야. 우리 요원들도 처음에는 세인보다도 못하는 경우가 더 많아. 기본적인 체력이 뛰어난 편이야.”
그러면서 처음 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의 한계가 보인다고 말을 했다. 그런 면에서 김세인은 우수한 재질을 가졌다고 칭찬을 해댔다. 아울러 매일 같이 운동하자는 이야기를 했다.